지난 1주일 동안, Kellogg MBA의 친구들 약 30명과 함께, 시애틀 및 Bay Area에 있는 High Tech Industry에 있는 기업들을 방문하는 Tech Trek을 다녀왔다.
출발하던날 일리노이
Disclaimer
나는 그곳에서 일해본 사람도 아니고, 살아본 사람도 아니고, 하루에 2-3개의 기업을 훑고 지나가다시피 바라본 사람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거의 ‘느낌’과 ‘주관’에 기반해서 쓴 글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
방문 기업들
먼저 방문한 기업들만 List-up을 해 보자면, 총 14개 기업을 방문했다. (방문순서대로)
Microsoft
Amazon
T-Mobile
Google
Symantec
Facebook
Intel
HP
Yahoo
Salesforce.com
Adobe
Yelp
eBay
Cisco
위의 리스트에서 보다시피 유명 기업을 위주로 방문했다. 아쉬움이 있었다면 Apple이 빠진 것이었는데, 대신에 개인적으로 애플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Apple앞에 있는 BJ’s Restaurant에서 식사를 하면서 회사 이야기를 들었다. 그 밖에 Zynga같은 게임 회사도 좀 보고 싶기는 했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방문 리스트에서 빠졌다.
저녁 무렵에 애플을 개별 방문. 아쉬움을 달랬다.
Day 1 at SEATTLE (12/12-13) – Amazon & Microsoft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인 지난 12월 12일 일요일, 우리는 시애틀로 향했다. 첫째날 밤에는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는 한 술집에서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과의 Mixer가 있어서, 이곳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High Tech기업들이 Bay Area에 있지만, Amazon, Microsoft 등 몇몇 기업은 시애틀에 자리잡고 있다. 시애틀은 다른 기업들과 조금 떨어져 있는 대신에, 아름다운 도시 경관과 Bay Area에 비해서 깨끗한 느낌을 준다. 물가나 세금도 싸서, 가족과 함께 조금 한적한 생활을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시애틀의 기업을 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 예전 업무와 Amazon과 연관성을 느껴서 더 관심이 갔다. 아무래도 P&G에서 일하면서 e-Commerce관련된 일을 하기도 했고, Amazon 이라는 회사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Amazon의 매출이 eBay를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만큼 성장을 계속 하고 있고, 수익성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 아직 그런대로 아기자기한 기업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고, 너무 과도한 확장 보다는 e-Commerce에 집중한 사업 분야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MS는 너무나 큰 거대 공룡이다. 무엇보다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예전에도 얼핏 말한적이 있지만, 나에게 MS 한국의SK-Telecom과 비슷한 느낌의 회사다. 게다가 X-Box같은 콘솔게임도 만들었다가 Bing같은 서치엔진도 만들고. 개인적으로는 약간 기업의 mission자체가 불투명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해서 MS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하는 편이다. 앞으로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가장 미래가 불투명한 회사가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고,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하지만, 돈이 많고,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므로, 지속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한다. 아무튼 여러모로 종합해 보건대, 일하고 싶은 회사는 아니라는 뜻이다. 어디까지나 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Day 2 at Mountain View & Palo Alto – Google, Symantec, & Facebook
둘째날부터 Bay Area로 내려왔다. 처음 가본 곳은 구글.
꿈에도 그리던 구글을 처음 보는 느낌은 역시나 감개무량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구글플렉스도 보고, 직원들이 반바지차림에 애완견을 끌고 출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무래도 대기업에서 일하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다.
드디어 가본 구글 플렉스! 감동의 순간!
Google은 확실히 성장 모멘텀을 타고 있었다.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고, 사람도 많이 필요한 상황인듯했다. Core business인 광고 시장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그러면서도 Android나 Chrome같은 새로운 제품들도 점점 제자리를 잡고 있어서인지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문제는 Facebook으로의 인재 유출이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조직 문화의 dilution 인데, 나름대로 이런 부분을 ‘성장’과 접목시켜 나가고 있는 듯 해 보였다. 전반적으로 유아기를 벗어나서 이제는 청소년기에 접어든 듯한 회사처럼 보였다고나 할까?
Symantec로비의 모습
Symantec의 비즈니스 분야는 사실 잘 모르긴 했지만, Clouding, Mobile등의 환경변화로 인해서 사람들의 보안에 대한 걱정이 점점 커짐에 따라서 앞으로 전망이 밝아 보였다. 하지만, 역시 대기업 같은 각진 빌딩에 옹기종기 큐비클들이 붙어 있는 모습은 나의 예전 회사를 연상시켰다. 굳이 내가 떠나온 곳과 비슷한 곳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고 나는 느꼈다.
Facebook본사의 곳곳에는 이 그림이 걸려있다.
FB 방문기념 인증샷!

Facebook의 headquarter는 예전에 HP가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한마디로 대학생 기숙사의 라운지나 큰 창고를 연상시킨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퀭한 눈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coding에 열중하는 모습은 흡사 한국의 게임회사들과 유사한 분위기였다. 사람들의 책상과 책상 사이를 가로막는 칸막이도 없고, 다들 회사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카페테리아에는 음료수나 음식이 넘쳐나고 있었고, 식당에는 구글에서 스카우트해온 요리사들이 최고의 음식을 해 준다. 오히려 이곳에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에 가면 모든게 다 있어서 집에서 요리도 안하고, 회사에서 먹고 계속 앉아만 있다보니 운동 부족을 호소한다고 하기도 한다. 물론 회사에서 운동을 하려면 얼마든지 support해주고, 좋은 시설들도 있지만, 많이 이용하는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 너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여기 있으면 함께 젊은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느낌을 받았으나 함께 투어를 했던 친구들 중에서는 너무나도 자유로운 이들의 분위기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았다.
재미있었던 경험은 Mark Zuckerberg를 본 것이었다. 우리 그룹이 회사 입구에 서 있었는데, 우리를 지나가면서 Hi~ 라고 인사를 건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의 모습이 이 회사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보여준다고나할까? 그 다음날 그는 Time에서 선정한 The Man of the Year에 뽑혔다.
Day 3- Intel, HP, Yahoo
이 날은 가장 우울하고 재미없는 날이었던 것 같다. 인텔과 HP는 나에게는 삼성을 연상시키는 거대 하드웨어 기업이었다. 회사의 분위기도 똑같아서 높은 큐비클 벽들이 사람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처음 입사해서 몇년은 로테이션을 돌면서 이것저것을 배우는 기간으로 여겨지고, 그 다음에는 평생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오랜 기간을 이 회사에서 머물면서 배움의 댓가를 지불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나의 회사는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우리가 야후를 방문한 날은 야후가 감원을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야후를 방문하기 하루 전날에 야후가 공식적으로 700명 정도를 감원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정말로 회사를 방문하기에 딱 안좋은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후의 캠퍼스는 놀랍도록 평온했다. 사람들이 이러한 사태를 어느정도는 예견하고 있었던 듯 했다.
나는 야후 역시 미래가 밝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CEO조차도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기업인지 모르는 이런 곳에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만, 한가지 이 회사가 좋았던 것은 문화였다. 무언지 모르게 이 회사의 사람들이 좋은 분위기를 지금까지 만들어 왔음을 느낄 수 있었고, 회사 곳곳에서 인간적인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Day 4 – Salesforce, Adobe, Yelp
Salesforce.com 은 재미있는 기업이었다. 사실 이들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막상 회사를 방문해보니 꽤나 흥미로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21세기의IBM같은 느낌? Oracle, SAP등의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을 고객으로 그들에게 CRM Solution을 제공해주고, Groupware를 제공해 주지만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일들을 계속 하고 있었다. 예컨대 기업들을 상대로 Facebook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 준다든지 하는 일들 말이다. Salesforce.com의 경우는 대기업스러운 느낌이 나기는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매력적이었던 약간 특이한 회사로 기억되었다.
Adobe는 앞으로의 모바일 인터넷 환경과 HTML5 환경에서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예정인지에 대한 전략도 뚜렷하지 않고, 대부분 판매를 위한 마케팅, 세일즈 직원을 뽑고 있는 듯 해서 관심이 매우 반감되었다.
yelp에 있는 맥주 스탠드. 아이패드에는 Yelp의 엔지니어들이 만든 앱이 들어있어서 맥주가 얼마나 남았는지, 몇잔이나 마셨는지 등을 알 수 있다.

Yelp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직 150명 밖에 되지 않는 젊은 조직이었다. 회사의 층마다 사람들의 자전거를 세워둘 수 있는 스탠드가 있었고, 꼭대기층에는 언제든지 직원들이 마실 수 있는 맥주 스탠드도 있었다. 아직 할 일도 너무 많고, 비즈니스는 매일 성장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레스토랑 리뷰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거의 25% 정도만 레스토랑 리뷰이고, 나머지는 쇼핑을 비롯한 다양한 컨텐츠가 올라오고 있으며, 영어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아시아쪽은 비즈니스 방식이 많이 다르다고 하면서 진출을 아직 유보하고 있었는데, 뭐가 어떻게 다른지는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상태인 듯한 느낌이었다.
Yelp의 층마다 있는 바이크 로비~
Day 5 – eBay, Cisco
eBay에는 젊은 컨설턴트 출신의 사람들이 전략을 담당하고 있었다. eBay는 e-commerce분야는 그냥 제자리걸음 수준인 것 같았으나 paypal 비즈니스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해외와의 거래나 몇몇 신용카드가 먹히지 않는 카테고리 등에서의 전자상거래에서 Paypal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 듯 하다. 단순히 eBay내에서의 지불 수단이 아닌, eBay이상의 비즈니스 분야로 성장하고 있었다.
Cisco는 완전 대기업으로서 국내 대기업들의 전자회사를 연상시키는 조직화/ 대형화 추세를 보여주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외부 손님들에게 시스코의 제품들을 전시 및 시연해서 보여주는 그런 빌딩이었는데, 장소가 그래서 그랬는지 참 으리으리한 느낌의 회사였다는 인상이 남아있다. 사업 분야야 뭐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탄탄하고, 성장일로를 걷고 있었다.
Which company did you like the most?
투어를 끝낼 때 즈음에,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은 바로, ‘어떤 회사가 가장 좋더냐?’라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너무 다른 의견을 보였다. Facebook은 너무 자유로워 보여서 싫다는 사람도 많았고, 의외로 Intel, HP, Cisco와 같은 거대 하드웨어 기업에 호의를 표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Google, FB, Yelp 같은 작고 젋은 조직들이 좋았는데, 뭐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고..
한마디로 실리콘 밸리의 여러 기업들은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크기도 다르고, 역사도 다르고, 분위기도 천차만별이고. 이들을 High Tech, 혹은 IT기업이라는 한마디의 단어로 묵기에는 이들은 너무 달랐다. 그리고 마치 여기에 S&P 500 혹은 Fortune 500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모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이들 안에는 다양성과 규모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뭐라고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고민들…
첫날부터 나를 괴롭혔던 생각은 바로 기업의 Core Competency를 가진 조직에서 일해야 하는게 아닐까? 라는 문제였다. 예컨대 아마존은 Supply Chain Management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Google은 Product Management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고 Salesforce.com이나 Cisco같은 회사들은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회사의 핵심 인재로서 성장하고 있음을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 나 같은 마케터가 가장 빛날 수 있는 회사가 과연 어디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었다.
두번째 고민은 바로 실리콘밸리 혹은Bay Area라는 곳이라는 장소가 주는 매력에 대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단 실리콘밸리에 입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곳에 있는 인재들은 계속 돌고 돌기 때문에 여기에 들어오는 것이 어렵지, 일단 들어오기만 하면 얼마든지 다른 기회들을 찾아서 성장하면서 이곳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같은 마케터가 Supply Chain Manager라든지, 아니면 다른 그 어떤 job을 찾아서라도 일단 이곳에 오는 것이 중요한가?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두번째 고민에 대해서 첨언을 하자면, 한국 사람들 가운데 Samsung, LG 등의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은 이곳에 있는 하드웨어 회사들에 비교적 취업의 기회가 있는 편이다. 간혹 아시아쪽의 밴더들을 관리하거나 삼성, LG등과의 파트너십 관련된 업무를 맡기기 위해서 그런 사람들을 뽑는 경우가 종종 있거나,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일을 시키기 위해서 사람들을 뽑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런 사람들은 평소에 하던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단 실리콘 밸리로 한발 들여놓고 그 다음에 더 좋은 포지션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step in the door’전략을 쓰는 경우가 많다.
세번째 고민은 바로 Generalist에 대한 미련이었다. 내가 만약 Microsoft에 들어가서 윈도우 7의 Project Manager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너무 협소한 한 분야에 나의 노력을 쏟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마케팅을 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브랜드의 전략과 operation 전반에 걸친 일을 담당해 왔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어떤 한 부분에 국한되게 된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이 있었다.
호텔앞에 있는 크레인. 자세히 보면 꼭대기에 누군가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두었다.
San Jose 공항에서..
Conclusion
내가 이번 Tech Trek을 경험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실리콘 밸리 or Bay Area 라고 불리우는 이 곳은 바로 기업가(entrepreneur)들의 아이디어와 그것을 execute하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그 아이디어의 일정 부분을 stock 으로 받는 사람들의 열정과 돈에 대한 애착(?)이 일궈낸, 세계 경제를 이끄는 엔진이라는 것.
이곳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정신, 아이디어, 그리고 주식으로 표현되는 돈에 대한 열정이었다. 모두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업을 중심으로 모이고, 그 곳에는 항상 스톡옵션으로 대변되는 꿈의 실현이 뒤따라 다니고 있었다. 얼마전에 구글에서 많은 인재들이 페이스북으로 유출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에는 다름아닌 주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의 사람들에게 회사가 생기고, 성장하고 인수되는 것에는 바로 ‘주식’ 이라는 또다른 큰 모티베이션이 항상 뒤따라다니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둘째는 과연 이곳이 나의 미래와 어떻게 Fit 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인데… 이 내용에 대한 결론은 사실 투어를 모두 끝내고 돌아오기 바로 전날 P&G에서 일하시던 어느 선배님 (현재는 구글에 계심)의 댁을 방문해서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생각이 정리되었다.
시애틀에서 본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