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llogg MBA 광고전략론 – 나의 P&G 뛰어넘기

이번학기에 켈로그에서 듣는 수업중에 가장 흥미로운 수업은 단연 Advertisement Strategy 이다. 이 수업은 광고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데, 브랜딩이나 마케팅의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는데서 출발해서 구체적으로 광고 에이전시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미국에서의 광고 에이전시들의 특성은 어떤지까지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Marketing Management 수업을 선수강 해야 하므로 보통 2학년들이 많이 듣는 수업이지만 1학년 중에서도 나처럼 마케팅 일을 하다가 온 사람은 선수강 과목을 Waiver받아서 이번 학기에도 들을 수 있는 1학년들이 꽤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이번 학기에 이 수업에 들어와 있는 1학년들은 이미 예전에 마케팅 업무를 많이 하던 사람, 혹은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이다.

난 P&G 마케팅 출신이니까 마케팅 수업은 완전 땅짚고 헤엄치기지…내가 이 수업을 듣기 전에 들었던 생각이다. 실라버스를 봐도 거의 내가 예전에 하던 일을 그대로 옮겨 적어 놓은 듯한 인상이 들만큼 내가 하던 일과 연관성이 높았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고 듣기로 결심했는데, 사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어려움이 하나둘이 아니다.

수업은 주로 TV광고, 프린트 광고, 혹은 인터넷 광고 등등의 광고 및 캠페인을 보고, 그에 대한 토론으로 주로 이루어 진다. 대부분의 내용이 토론으로 이루어지므로, 나와 같은 international student들은 한마디 치고 들어가기도 힘든 상황. 게다가 대부분의 광고라는 것이 그 나라의 문화, 그 중에서도 특히 유머코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좀처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들도 간혹 있다. 특히 히스패닉, 흑인 사회 및 동성애자 등의 Minority 들의 유머코드, 카우보이에 대한 문화적 이해, Super Bowl 자동차 광고들이 미국 전역에 있는 딜러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토론을 하기 시작하면 대화의 내용조차 따라가기 힘들 때가 종종 있다. 브라운 면도기도 담당했었고, 카투사에서 2년간 근무했지만, 지난번에는 미국 군대 상황을 가정한 필립스 전기 면도기 광고도 잘 이해하기 힘들었다. -_-;

내가 잘 모르는 내용에 대해서 배우는 것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가장 많이 드는 혼란은 바로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다른 learning이 있을때다.

이런 경우는 보통 두가지 중에 하나이다. 1) 내가 너무 P&G에서 배운 마케팅 프레임웍에 집착했거나, 2) 내가 너무 P&G에서 경험한 industry에 빗대어서 생각했거나.

사실 두가지 모두 generalist로서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진정한 Generalist라면 어떤 산업, 어떤 직종, 어떤 제품에 대해서 이야기 하더라도 그 산업/제품/직종에 자기 자신을 몰입 시켜서, 그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척척 내놓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나는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 이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 말은 ‘P&G를 떨쳐내자’ 라는 것이다. P&G에서 배운 마케팅은 어쩌면 다른 산업을 이해하는것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super bowl 광고들에 미국 회사들이 수십 million $를 쓰는데, 그들 대부분은 payout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Chrysler Eminem Super Bowl Commercial – Imported From Detroit 광고라든지, Groupon의 Tibet Ad 등이 바로 그런 예이다. 주로 이런 광고들은 P&G에서 정의하는 ‘광고를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라는 Rule들에서 매우 벗어나 있다. 참고로 Panten 중국의 광고만 봐도, 얼마나 P&G가 일관된 Brand Equity 를 가지고 각 나라에 적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중국어를 전혀 몰라도 대충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된다.

한가지 무서운 점은, 평소에는 TV를 켰을 때 나오는 대부분의 미국 광고가 P&G광고 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튀는 광고들 –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은 아래 두 광고들처럼 나의 기존 마케팅 상식을 벗어난 경우들이 많았다.

P&G에서의 경험들이 많은 가르침을 주고, 마케팅에 관해서만큼은 깊은 지식을 주었음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에 일했던 곳에 대한 자부심이 크면 클수록 자칫 생각의 유연성을 잃어버리기가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서 새로운 카테고리, 새로운 문화, 새로운 제품을 만났을 때에는 새로운 프레임웍이 필요한 곳에서 예전에 배운 것들을 얼만큼 유연하게 바꿔서 적용하는 가가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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