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시청률을 스타킹과 비교하지말자 – 마케터가 바라본 무한도전 시청률 논쟁

 

무한도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나도 일명 ‘무도빠’에 속한다.

한때 30%의 시청률을 보이던 무한도전이 2010년에는 15~20% 사이의 시청률을 냈다. 예전에 비하면 떨어진 것이 사실인데, 최근 들어서 무한도전의 시청률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특히 요즘은 무한도전 시청률이 올랐는지 내렸는지,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경쟁 프로그램인 SBS 스타킹에 이겼는지 졌는지가 연예 뉴스에 top뉴스로 오르내릴만큼 관심사이다.

무도에게 시청률이란?
방송사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이고, 광고주는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보내고 싶어한다. 결국 광고주들이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 돈을 더 많이 쓰려고 하기 때문에 시청률이 중요하다. 방송사에게 ‘시청률 = 돈’ 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이것은 단순히 숫자만 볼때는 사실이다. 하지만 광고주 입장에서는 그 프로그램의 타겟이 누구인지도 중요하다. 지난 1월 초에 방영된 무한도전에서는 각종 조사를 통해서 무한도전과 스타킹의 시청자층이 누군지를 비교했다. 결과는 무한도전은 젊은 층에서 많이 보고, 스타킹은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가 많이 본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두 프로그램의 광고 시청자층이 전혀 달랐다.

그렇다면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Apple-to-apple로 비교하는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두 프로그램이 시간대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시청자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면, 이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비교하는 것은 어쩌면 전혀 다른 두가지를 비교하는 것은 아닐까? 매주 어떤 프로그램이 이기고 지고를 따지기 보다는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한 집단의 시청자가 이번주에는 무한도전을 볼까? 안볼까? 를 가지고 고민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한도전의 15% 와 스타킹의 15%를 비교한다면 어느쪽이 더 높고 낮고를 따지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두 프로그램에 대해서 광고주가 대하는 목적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분석이 보다 정확해 지려면, 매주 두 프로그램의 전체 Share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봐야 한다. 혹은 두 프로그램 사이에서 시청자의 switching이 일어나는 것인지 알아봐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스타킹을 보지 않고, 아마도 많은 무도 시청자들이 스타킹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도를 보거나, 못(안)보거나의 선택이 아닐까?

그렇다면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도 20대-30대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프로그램 순위를 비교하거나 예능프로중에서 젊은 층의 사람들 사이에서 보는 프로그램들을 비교하거나, 아니면 무도의 과거 시청률과 비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D나 제작자 입장에서는 광고수입대비 제작비의 트랜드도 봐야 할 수 있다. 어떤 측정치를 이용할지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무도 VS 스타킹의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연령대가 높은 아주머니들에게 TV란?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들을 보면 대부분 드라마이다. 그런데 그 드라마들을 보면 대부분 시청자들이 겹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래 자료를 보면 시간대가 다른 아침드라마, 일일드라마가 많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이들 시청자들은 비슷한 사람들을 넘어서 같은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어머님을 예로 들자면, 거의 모든 드라마를 보시는데, 그 이유는 TV가 우리 어머님께는 가장 훌륭한 Entertainment 도구이자 친구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노트북이 우리 어머님께는 TV가 아닌가 생각되는데, 그 뜻은 ‘심심할때마다 켜보는 기계’ 이다.

광고에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Frequency 와 wearout 이다. 같은 광고에 3회 이상 노출되면 소비자들은 그 광고의 메시지를 잘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따라서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SBS 아침드라마 장미의 전쟁에 광고를 하고, KBS 아침드라마 사랑하길 잘했어에 광고를 또 하는 것은 별로 얻는 바가 없다. 비용대비 효과가 좋을 것 같은 곳 한군데만 하면 된다.

내가 우리나라의 아주머니들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1% 시청률 (혹은 1GRP) 에 대해서 아주머님들에게 쓸때는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같은 크리에이티브를 사용한다는 가정하에서 말이다. 그분들은 보통 3-4개 이상의 드라마를 다른 시간대에 이리저리 옮겨다니시면서 동시에 보시기 때문이다.

무도의 문제점 – 시청률 보다는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
무도의 문제점도 물론 있다. 지난 소비자 조사를 보면, ‘무도는 계속 보는 사람만 본다’라는 것이 명확하게 진단되었다. 멤버들의 캐릭터도 너무 명확하고, 그들 사이에서 쓰는 용어나 별명들을 계속 본 사람이 아니면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되지 않고, 계속 같은 사람들만 보는 것도 문제는 문제다. 따라서 간단한 포맷으로 계속 새로운 출연자가 나오는 ‘전국노래자랑’의 21세기 버전인 스타킹에게 밀리는 것이다.

물론, 시청자 타켓 자체가 그런 프로그램의 특성을 따라가는 이유도 분명 있다. 하지만 무도의 새로운 시청자 유입은 분명 중요한 이슈다. 다시 이 글의 제목으로 돌아가서 마케터 입장에서 무도에 광고를 더 쓸 것이냐? 말것이냐?를 고민한다면, 이것은 중요한 이슈라는 말이다. 내가 3개월간 무도에 광고를 해서 어느정도 인지도 향상의 재미를 봤다면, 또 다시 같은 사람들에게 조금 다른 메세지로 새로운 광고를 하는 것은 효율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기존에 탄탄한 시청자 층을 가지고 꾸준히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되어 주는 것이 가장 건강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쉬운 이야기인데, 참으로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현재 무도를 계속 보는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계속 보는지, 혹시 새로운 시청자가 왔다갔다면 어떤 이유로 왔다갔는지 등을 따져봐야할것이다.

**
위의 이야기에 대해서 시청률과 광고수주액이 정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KOBACO가 광고를 패키지로 파는 old paradigm 안에서는 위의 이야기는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단순히 같은 measure (시청률)이라고 해서, 그냥 apple-to-apple로 비교하려는 뉴스/기자들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