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arketer whose first language is not English

 

취업에 대해서 MBA를 오기전에 생각했던 것과 막상 오고 나서 취업에 대해서 알아보니 좀 다른 사실이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은 Marketing Job을 갖기 어렵다는 사실. 왜 이런 사실을 오고 나서 깨달았을까? 참 바보같다. 왜냐하면 몇몇 사람들이 나에게 미국 CPG 회사, 예컨대 P&G, Johnson & Johnson, Unilver 에 취직하는 것은 어떻냐고 물어봤을 때마다, 나는 그 사람들이 참 마케터의 역할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했던 마케터의 역할은

1) 소비자를 이해한다. 뼛속까지..
2) 제품과 브랜드를 이해한다. 뼛속까지..
3)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아주 잘.

이 중에서 로컬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 나라의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원칙은 소비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High Tech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high tech 산업에서는 심지어 기술에 대한 이해까지 필요하다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작년인가…MBA 지원자들 사이에서 Kellogg는 외국인 마케터는 아예 뽑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꽤나 그럴법한 소문이다. 왜냐하면, 외국인은 미국에서 취업하기 어려운데, 게다가 외국인 마케터는 미국 회사의 마케터 포지션으로는 절대 취업할 수 없고, career switch 를 해야 하는 위험을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high tech 쪽으로 가는 많은 사람들이 operation, supply chain management 등의 롤을 맡거나 아니면 한국과 관련된 제휴나 거래처 관리 등의 역할을 맡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마케팅을 택할 것이냐 아니면 high tech 인더스트리를 택할 것이냐의 기로에 노이게 되는 것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고, 무엇을 하는 것이 자기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더불어 지금 지원을 준비하는 한국인 마케터가 있다면, 현지에서 마케팅에 취직하겠다 는 둥의 이야기를 에세이에 쓰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라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커리어는 전혀 현실성이 없음을 밝혀 둔다.

Being Selective with scarcity mindset

 

미국에 온지 두달, 켈로그 학기가 시작한지 한달 남짓이 지났다. 지금까지는 오리엔테이션의 시간이자 정보 습득의 시간이 많았다. 그동안 있었던 일 가운데 하나는 바로 클럽들이 회원 및 리더십 포지션에 대해서 리크루팅을 했고, 몇몇 case competition, conference, GIM trek, career trek 등에 대한 리더십 포지션 선발이 있었다. 나는 high tech 클럽과 Tri club (트라이애슬론 클럽) 두군데의 리더십 포지션에 지원했고, high tech 에서는 미끄러지고, Tri Club은 co-chair 로 선발되었다. 아직 고민중인 리더십 포지션이 하나 더 남아있기는 한데, 아직 지원할지 안할지는 모르겠다. 가입한 클럽은 high tech, marketing, consulting, retail 등의 컨설팅 클럽과 wine club, asian management association 과 같은 social activities 클럽이 있다. 사실 몇몇 클럽을 더 들긴 했지만, 활동을 하지 않을것 같은 클럽은 drop 했다.

이렇게 보면 꽤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과 한국 사람들 가운데는 이보다 많은 클럽에 가입하고, 그 외에도 case competition와 trek의 리더십을 맡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주변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 ‘나도 뭔가 더 해야 하는게 아닌가?’ 라는 peer pressure 에 쉽게 노출되게 된다.

여기까지만해도 괜찮다. 정작 더 심한 스트레스는 바로 취업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것도 힘든 일이겠지만, 일단 어떤 industry 에 포커스를 해야 할지 조차도 매우 힘든 결정이다. 여기에 온 사람들 모두 자신의 커리어를 계속 이어 나아가는 것과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새로운 커리어 기회가 나타날때마다 자신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것 같다.

사람들을 흔들리게 하는 또 다른 이유중에 하나는, 한국 사람들과 같은 international students 들은 어떤 인더스트리에 도전을 하던지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한가지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Plan A, Plan B, Plan C 이렇게 계속 만들다보면 더 복잡성이 높아지고, 계속 끝없는 고민속으로 빠져들게 마련인것 같다. 정리하면; 1.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무지하게 많다.2. 각 옵션의 기대치(성공확률)은 낮다. 3. 옵션간에 서로 독립적인 확률이 아니고 서로 얽혀 있다. 4. 많은 pressure가 있는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나도 예외없이 그런 생각들이 자라나서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난 2-3주 동안 엄청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 be selective 였다. 일단 취업에 있어서 2개의 인더스트리에 집중하고, 지원하는 회사의 숫자도 극히 적은 숫자로 제한하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모든 회사에 지원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서이다. 그리고 클럽 활동은 트라이애슬론 클럽 이외에는 극히 제한하려고 한다. 이렇게만 제한해도 그 외에도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다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더 이상의 Searching 혹은 researching 은 그만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집중할 때다. 이것저것 Explorer 하기에는 나이도 너무 많고 시간과 에너지도 많지 않다. scarcity mindset 을 갖자!!

Who said MBA is a vacation?

 

도대체 누가 MBA를 인생의 휴가라고 했던가? 첫 학기가 시작한지 2주가 지났고, CIM까지 합치면 5주가 지났다. 지금까지 내가 겪은 바로는 MBA는 인생의 휴가가 아니다. 솔직히 매일매일 잠자는 시간이 모자라는 생활을 하거나, 잠을 자더라도 뭔가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생활을 계속 하고있다. 재수할때 놀면서도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것과 비슷하다. 뭔가 나를 강하게 구속하는 것은 없지만, 알 수 없는 pressure에 계속 시달리고 있다.

이번학기에 Turbo Finance와 Turbo Decision Science 를 들은 것은 실수였던 것 같다. 두 과목 모두 터보이다보니, 숙제도 많고, 한 수업에 나가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다. 경영학과를 나왔고, CFA Level 1 공부하면서 수리적인 부분이나 Finance도 어느정도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불과 4번의 수업으로 이 모든 자신감이 시월의 시카고 날씨처럼 바싹 얼어 붙었다.

일단 MBA는 실무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몇년씩 모델링을 하다가 온 사람들에게 나의 얄팍한 경영학 지식은 우스운 수준인 것 같다. 같은 클래스에 banking, finance에서 일하다 온 사람이 반 이상이다. 처음에는 내가 여기서 top 40% 안에 못들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Bottom 10% 에 들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Finance 과목에서 숙제가 하나 나왔는데 푸느라고 3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그리고도 다 못 풀었다. 문제는 불과 4문제였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도 3시간 이상 소요. 그래도 못 풀었다. 그리고 사람들이랑 모여서 논의해봤다. 그나마 풀었던 문제들도 많이 틀렸다. -_-;; 이 과목 들은거 처음으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교수가 수업에서 하는 말 – 이 숙제를 내면서 학생들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소요 시간이 6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문제를 엄청 어렵게 낸 것이라는 뜻이다. 중학교때 A급 수학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과학고를 가기 위한 아이들을 위해서 엄청 어려운 문제만 모아놓은 책이었다. 그 책 푸는 기분이었다.

MBA에 온 아이들이 평균대비 똑똑하고, 지적으로 수준이 높은 아이들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관련 실무 경험이 풍부한 애들이 많이 있어서, 단지 학부에서 얄팍하게 배우던 것과는 수준과는 깊이가 다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애초에 생각했던 것 보다 조금 더 따라가기가 힘에 부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면에 Accounting 이나 Strategy 과목은 Turbo가 아닌 기초과목을 듣는데, 이 과목은 나에게는 너무 느리다. 학부때 배웠던 것을 거의 복습하는 수준이다. 그래도 실망스럽기보다는 안도감이 든다. 이미 다른 과목에서 너무 힘들고 지쳐서 이 과목들은 약간 쉬어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마케팅관리 과목은 waiver를 받아서 듣지 않아도 된다. 대신에 다음학기에 이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과목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그것도 약간 걱정이 되기는 한다. 과연 또 어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다소 두렵다.

이럴때마다 나 스스로에게 되뇌이곤한다. 나는 여기 공부하러 온게 아니다. 나는 여기 new career 를 시작하기 위해서 왔다. 라고 말하면서 나 자신의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곤 한다. 바꿔말하면 MBA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기에 더 힘든 것 같다. job searching에 대한 압박감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Job searching에 비하면 학교 공부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0 Fall Started!

 

한국은 추석을 맞고 있던 이번 주에 이곳 켈로그에서는 첫학기가 시작되었다. 1학년의 첫 학기 수업은 거의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학부에서 얼마나 많은 수업을 듣고, 자기 자신의 Finance 및 수학 실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waiver 를 받거나 turbo course들을 들을 수 있다.

나는 이번 학기에 Strategy, Accounting 은 그냥 보통 수업을 듣고, Decision Making & Statistics 과목과 Finance 과목은 turbo를 듣기로 했다. 사실 두과목이나 turbo를 듣는 것이 좀 부담스럽긴 한데, 따분한 수업을 들으면서 가만히 앉아있는 것 보다는 그래도 좀 빡센 수업을 듣기 위해서 turbo를 선택했다. turbo는 한마디로 두 학기에 걸쳐서 해야 할 수업을 한학기에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수업 이전에 reading 도 엄청나게 많고, 수업 속도도 빠르다. 예컨대 turbo finance 수업의 경우, 딱 두시간만에 가뿐하게 Gordon Growth Model 을 끝냈다. 사실 정규 파이낸스 수업이었다면 한참 time value of money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텐데 말이다.

Decision Making & Statistics도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 수업은 원래 확률 & 통계 + regression 으로 이뤄진 두개의 수업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이번 학기의 후반부에는 regression을 통계 패키지로 돌려보는 시간을 주로 가질 것이라고 하니, 꽤나 빡셀 것 같다. 미국의 수학교육방식이라는 것이 처음에 원리와 원칙을 천천히 가르치다가 뒷부분으로 갈수록 갑자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어서 좀 긴장된다.

Accounting과 Strategy 는 학부의 경영학과 수업과 많이 다르지 않다. 속도도 빠르지 않고…

하지만 좀 많이 다른점은 확실히 discussion 이 많다는 것이다. 이번주 전략 수업은 심지어 한시간 반 동안 discussion 만 했다. 나는 첫 시간에는 케이스를 읽지 않고 들어갔다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두번째 시간에는 애들이 너무 말을 많이 해서 발표 기회를 못 잡고, 한두번 짧은 답변만 하고 나와버렸다.

애들도 직장 경력이 길어서 그런지 accounting 수업에서 T account entry 하는데도 질문이 많다. 내가 회사다닐때 우리 회사에는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땐 어떻게 해야 하는거냐? 라는 질문이 대부분이다. 교수님도 대부분 ‘뒤에 가면 배운다’ 라는 답변이 많다. :)

첫 한주간의 수업을 끝낸 느낌은 전반적으로 mixed 이다.

수학/파이낸스는 확실히 금융 쪽에서 일하다가 온 애들이 많아서 그런지 좀 높은 레벨의 수업을 들으면 따라가기 숨가쁘고, 전략/회계 수업은 좀 낮은 레벨의 수업들이라서 그런지 좀 지겨운 느낌이다. 학부를 경영학과를 나온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느낌을 가질 것 같다.

다음주쯤엔 내가 신청한 마케팅 과목에 대한 waiver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학부에서 마케팅 원론, 관리까지 다 들었고, 마케팅 관련 일까지 오래 했는데, 차마 마케팅관리 수업은 들을 수는 없어서 waiver를 신청했다. 부디 잘 되었으면 좋겠다.

Statistic 숙제를 하다가 한시간째 같은 문제를 풀고 있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켰다. 앞으로 이 과목 숙제를 하다가 블로그에 글을 많이 쓸것 같다.

International student? or just a foreign passport?

 

Kellogg에 와서 한가지 놀란 점은 International Student 의 비중이 생각보다 작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의 International student라고 함의 기준은 국적만 외국인인 경우가 아니라 education, professional background 모두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의 경험이 주를 이루는 경우를 말한다. 여권만 미국여권이 아닌 학생들로 치자면 30% 가량 되는 것 같긴 하지만, 사실 캐나다 친구들은 international 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고, 그 외에도 대부분 미국에서 학부를 다녔거나, 아니면 미국에서 직장을 다닌 친구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업시간에도 case에 대한 토론이 미국 시장에 대한 이야기 중심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외국에 대한 사례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것이 비단 Kellogg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추측으로는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미국에서도 중부는 미국 산업의 중심이다. 뉴욕이 금융, 캘리포니아가 하이테크라면 시카고를 중심으로한 중서부는 항공, 금융, 건설, 농업, 자동차, 소비재 등이 모두 모여있는 곳이다. 국외의 시장이나 변화에 민감한 금융이나 하이테크에 비해서 아무래도 제조업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다보니 좀 더 미국내 시장에 대해서 치중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다.

미국내에서 체류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나와 비슷한 케이스의 international students는 우리 섹션 68명 중에서 5-6명 수준이다. 그래서 그들끼리 모여서 이런 이야기를 좀 한 적이 있었는데, 모두 나와 비슷한 의견이었다.

Kellogg의 미국 학생 구성도 중서부 출신이 조금 더 많은것 같다. 아무래도 일리노이, 위스콘신, 미시간, 오하이오, 아이오와, 미네소타 등에서 온 친구들이 많다. 물론 동부와 서부 출신들도 많긴 하지만, 아무래도 인구수를 대비해서 볼 때 중부에서 좀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인도 친구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시카고 지역이 예전부터 인도 이민자의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우리 섹션에서도 어림잡아 10~15% 정도는 인도인인 것 같다. 참고로 내가 지금 듣고 있는 수업 팀의 경우에는 6명 중에서 4명이 인도 친구이다.

Career Management Center에서 보여준 작년 international student들의 취업 현황을 보니 약 50% 이상이 미국 현지에서 취업을 하였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모든 경향을 고려해 볼때, 이 중에서 과연 미국내의 경험이 전무했던 나와 같은 international student 는 몇명이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

3주만에 아이폰4 잃어버리기

 

9월 4일 토요일 저녁 8시 30분. 시카고 오헤어 공항. 형이 살고 있는 Iowa Ames로 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G1 게이트. 오헤어 공항에서 American Airline은 G 게이트 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Argo tea 에서 차도 하나 사서 홀짝거리면서 맥북프로에 다운받은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 머릿속은 형네 집에 가서 형수님이 해주시는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뭔가 한국에 한발자국 다가가는 느낌이랄까…

비행기에서는 책을 읽었다. 요즘 수업에서 reading이 너무 많아서 책을 읽을 시간이 좀 부족했는데, 마침 불을 꺼 놓은 비행기 기내가 글을 읽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시카고에서 아이오와 드모인 공항까지는 불과 1시간 거리. 금방이다.

PANIC

비행기에서 내려 형에게 전화를 걸려고 주머리에 손을 뻗었다. 불룩한 주머니에는 당연히 나의 아이폰4가…

어라? 그 불룩한 주머니는 지갑이었네? 나는 당연히 그 주머니에 아이폰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는데…그럼 내가 아까 가방에 넣은 것이 아이폰이었나? 라고 살펴봤으나, 그것은 여권.

잃어버렸다. 얼렁 나가서 AA 의 데스크를 찾아봤으나 내가 타고 온 비행기가 마지막 비행기여서 그랬는지 공항에 직원이 한명밖에 없고, 시카고 공항도 모두 닫았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녀도 대충 lost & found의 전화번호만을 주고 사라져버렸다.

형을 만나서 일단 lost & found에 전화를 해 봤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고, 미국은 마침 노동절 휴일이라서 토,일,월 3일 연휴였다.

아…. 이대로 일단 화요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Black Market for iPhone

9월 6일 월요일에 공항에 내려 lost & found에 가봤으나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화요일에는 수업이 일찍 있어서 수요일에 다시 한번 가봤다.

공항 lost & found에 있는 러시아 억양이 강한 아줌마는 말 그대로 나를 비웃었다.

‘너 지금 아이폰 잃어버리고 찾으러 온거니? 아이폰은 아무도 안돌려줘~’

AT&T store 와 apple store 를 왔다갔다하면서 알게 된 사실; 아이폰은 미국 내에서 AT&T의 보조금을 받고 사면 16G 는 199$, 32GB 는 299$에 살 수 있지만, 그냥 사면 각각 $599, $699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물론 TAX가 여기서 더 붙는다.

즉, iPhone을 잃어버리고 다시 사려면 $600 이상 든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iPhone의 블랙 마켓은 너무나 발달되어 있어서, 보통 $600-$800 에 거래가 된다. 왜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가하면, AT&T와의 계약이 없이 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으로 반출하거나, 해킹해서 다른 통신사로 이용하려면 돈이 더 든다는 것이다.

그럼 기존의 AT&T계좌를 해약하고, 다시 계약하면 싸지 ㅇ않을까? 보통 AT&T에서 주는 아이폰의 약정도 2년이라서, 2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350$ 정도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구매하려면 199$ 정도가 들고, 미국에서는 activation fee라는 것이 새로운 계좌를 만들기 위해서 35$ 정도 들어서 결국은 똔똔이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미국에서 아이폰의 black market이 커서, 아무도 돌려주지않는다는 사실.

꼭 아이폰이어야만 하는가?

이쯤에서 나도 고민했다.

과연 꼭 다시 아이폰을 사야 하는가? 결론은 YES 였다.

첫째로 스마트폰이 MBA 생활하는데 꼭 필요했는데, 다른 스마트폰들도 가격이 비슷하게 들었다. 따라서, 일단 스마트폰을 할꺼면 아이폰이 대안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이폰4에 완벽하게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바꾸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social security number가 없는 외국인은 1년안에 AT&T와의 약정을 해지 할 경우 처음에 내는 500$의 deposit을 돌려 받을 수가 없다. 따라서 계속 계약을 이어갈 수 밖에 없고, 스마트폰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 대안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다른 핸폰을 보고 있노라면 잃어버린 아이폰이 계속 눈앞에 아른거릴 것 같았다.

인간은 누구나 괴로운 심리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합리화 (rationalization)를 한다. $599를 24개월로 나눠서 ‘그래, 한달에 내는 돈은 얼마 안돼’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나는 1대100 나가서 5천만원 땄으니깐.’ 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문득 슬퍼지기도 하고..

결국 다시 아이폰을 사서 터벅터벅 집으로 왔으나, 집에 와서 몇시간 갖고 노니까 금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인간은 간사하다.

How to protect your iPhone?

그러면 아이폰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알아본 바에 따르면 Apple의 Mobile Me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잃어버려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모바일미도 아이폰을 가져간 사람이 전원을 꺼 놓으면 그만이다. 마지막으로 어디까지 가져갔는지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정도가 전부이다.

AT&T의 보험(insurance)가 있긴 하다. 하지만 월 $12 정도를 내야 한다. 24개월 동안 낸다고 하면 거의 $300 가량을 내야 하는 결론. 결국 새로 사는 것 보다는 싸지만 만만치 않게 많은 돈이 든다.

그 밖에 3rd party 에서 제공하는 다른 보험제도도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들도 역시 금액이 약간 비싸다는 단점이…

결론적으로는 지금까지 알아본 바로는 AT&T의 보험이 돈이 조금 들기는 해도 깔끔하다는 것이었다. 같은 학년에 있는 일본 여자학생이 KWEST에서 아이폰을 잃어버렸는데, 바로 AT&T보험이 들어져 있어서 $199에 다시 아이폰을 새것으로 받았다고 한다. 부럽다.

Mobile Me Family Plan도 좋은 옵션이기는 하다. 5명까지 가입하면 1년에 $149에 구매할 수 있다고 하니까, 한 사람당 $30 정도에 위치 추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용대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DON’T EVER LOSE YOUR iPHONE 4

이것이 내가 얻은 결론이다.

절대

다시는

잃어버리지 말자.

여기까지 나의 미국에서의 최대 삽질 스토리였다.

Kellogg의 학풍과 그 안에서 나를 찾기

 

CIM Week

CIM이 시작되었다. CIM은 3주간 진행되는 켈로그의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기간이자, 대기업으로 치자면 신입사원 연수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CIM의 모든 행사는 섹션별로 진행이 된다. 섹션은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 반을 나누던 것과 비슷하다. 나는 highlanders 라는 섹션에 소속이 되었고, 그 밖에도 다른 섹션들은 Cash Cow, Buckets, Poets, Moose, Jive Turkey, Big Dogs 등등 예사롭지 않은 이름들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섹션들끼리 sister section도 있고, enemy section 도 있어서, 서로 응원도 하고 야유도 하고 한다는 점.

섹션은 첫 학기동안의 켈로그의 생활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을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니게 된다. 대학생활에서 처음에 어떤 반에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친한 친구들이 대충 결정되는 것과 비슷하다. 섹션은 인종, 전문분야, 성별 등을 골고루 고려해서 결정된다고 하는데, 우리 하이랜더 섹션에는 한국인이 3명 있다. 특이하게도 올해는 자이브 터키 섹션에 7명의 한국인이 몰리는 현상이 있었는데, 뭔가 학교측에서 착오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CIM 2010 의 주제는 AweCIM 이다. 음.. 대부분 짐작을 하겠지만, 켈로그의 모든 행사는 학생들의 리더십 아래서 조직되다 보니, 다소 유치하기도 하고, 다소 엉뚱하기도 하다. 그래서 AweCIM같은 주제가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일주일동안의 CIM은
– Cheering competition: Section별 응원대결
– Photo Contest : 그날마다의 미션에 따라서 섹션별로 사진을 찍어서 운영진에게 보내기
– Amazing Race: 에반스톤과 노스웨스턴 캠퍼스를 달리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마라톤 + 보물찾기 경기
– CIM olympic: 말 그대로 운동경기 대결
– Section Showcase: 춤, 노래, 연기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장기자랑 대결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과 함께 수업과 파티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교실 한 편에서는 section showcase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다음 수업의 리딩을 하는 아이들을 동시에 볼 수 있고, 몇몇 사람들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도 하면서 일주일을 보내게 된다. 따라서 일단 CIM이 시작되고 나니, 그렇게 자주 얼굴을 보던 다른 섹션의 한국 사람들도 거의 만날 수가 없고, 심지어 빨래를 돌릴 시간도 좀 부족한 지경이다. 빡센 첫 학기의 시작을 진정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Kellogg Culture

솔직하게 말해서 나도 처음에 MBA 지원을 준비할 때 학교의 위치와 함께 랭킹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Top 7 중에서 어디를 가던지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어디를 나오던지 졸업을 해서 MBA라는 일종의 라이센스를 따게 되는데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2년이라는 시간을 어디서 어떤 사람들과 보내고, 그 이후에 내가 어떤 커뮤니티에 속하게 되는가는 나에게 중요한 문제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MBA가 있고/없고에 비해서는 마이너한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top MBA 인지 아니면 그 이외의 MBA인지에 비해서는 더욱더 마이너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의 경우에는 어떤 학교에 가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오히려 뒤늦게 학교에 오고 나서 점점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아마도 미국 학교들에 대한 정보에서 접근성이 뒤지는 한국인들의 대다수가 그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관찰한 켈로그의 가장 뚜렷한 특징 – 심지어 다른 학교를 가보지 않고도 이것은 정말 뚜렷하다고 할만한 것 – 은 바로 1) 학생들의 리더십, 2) 팀 중심의 문화 및 커리큘럼, 3) work hard, play harder 의 문화이다.

학생들이 모든 것을 나서서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언급했으므로 패스. 팀 중심의 문화는 CIM부터 섹션으로 시작해서 모든 커리큘럼이 팀웍으로 이뤄지고, 그룹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많다는 것. 그리고 비슷한 커리어 트랙을 가는 사람들 끼리도 경쟁보다는 협동을 하려는 학풍 (이것은 아직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님). 그리고 마지막에 언급했던 것은 바로 켈로그의 ‘놀자’ 문화이다. work hard, player harder 같은 말은 사실 거의 모든 조직과 모든 학교, 그리고 심지어 몇몇 회사마저도 늘 하는 말이지만, 켈로그에서는 정말 심하게 논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른 학교에서 살짝 놀리기도 한다고 한다. ‘북서쪽에 있는 맨날 파티만 하는 애들’ 이라고 하면, 대략 b-school 계에서는 안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KWEST가 시작되고 지금까지 하루도 빼지 않고 파티가 있었다. 즉, 내가 마음만 먹었다면 지금까지 20일 정도 연속으로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내가 confirmation bias 를 가지고, ‘켈로그에 와서 켈로그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룹으로 일하는 것에 강한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혼자서 생각하고 글쓰고 음악듣기를 즐기며, 혼자서 일하는 것이 훨씬 편한 사람이다.

돌이켜보면 일본에서도 동아리가 가장 많다는 와세다에서의 교환학생, 고참에게 ‘자유’ 보다는 리더십을 강조하는 미군에서의 카투사 생활, 그룹 내에서 가장 멍청한 한명이 이해할 때까지 몇번이고 설명을 반복한 뒤에야 한발한발 움직이는 P&G 의 일하는 방식, 그리고 학생들이 스스로 살림을 꾸리고, 리드하며, 팀웍을 쌓고 밤새 파티를 하는 켈로그까지. 어느 하나도 나의 원래 성격과 FIT한 것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뭐랄까.. 나는 그저 찰리 브라운에 가까운 성격이라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이다.

아이가 어른이 되듯이 뭔가를 배워간다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인 것이다. 나에게 원래 부족했던 부분을 강제로 누군가가 자꾸 채워넣는 느낌이다. 물론 well rounded person이 된다고 해서 반드시 edge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weakness 를 parity 로 만들면서도 얼마든지 자신의 strength 를 키워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Leadership 수업의 교수님이 자기 자신이 accomplishment 를 이루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장점을 써서 보내라고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이 수업의 팀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Kellogg 의 강한 팀워크 문화에 빠져들다보니 뭔가 interpersonal skill을 써야 하나? 라고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결국 analytical skill 이라고 써서 보냈다.

어디까지나 나는 나다.

파티에 가는 것도 좋기는 한데, 가기 싫은데 억지로 갈 필요는 없다. 이 정도면 됐다 싶은 순간이 있으면 집에 간다. 팀에게 누를 끼치거나, contribution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 성격 자체를 내가 켈로그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team person으로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International CIM

 

CIM 은 Complete Immersion in Management 의 약자로서 Kellogg 의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KWEST여행을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간 동안, 내가 속하게 되는 Section에 대한 정보를 받았고, CIM에 대한 정보도 이메일로 받았다. 그러니까 약 1주일 전에야 자신이 어떤 Section 에 속할지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이다.

Section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만, 켈로그의 특징 중에 하나는 바로 팀웍에 있기 때문에 처음에 정해지는 섹션에 따라서 수업을 어떤 아이들과 듣게 될지가 정해지고, 어떤 이들과 팀을 이루게 될지도 정해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섹션은 중요성을 지닌다.

CIM은 3주 동안 진행된다고 하는데, 거의 밤 12시가 넘어야 끝날 정도로 빡센 스케줄이 계속 된다고 한다. 그렇다. 나도 지금 같은 생각이다. 도대체 뭘 하길래 맨날 12시까지, 그것도 3주 동안이나 계속되는 것일까?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한국 사람들끼리 모여서 만들어낸 speculation은 다음과 같다.

1. 애들이 아직 어려서 늦게까지 놀고 싶어한다. 그래서 놀 껀수를 계속 쓸데없이 만든다. – 따라서 그냥 째도 상관없을 것 같다.
2. 첫 3주동안 사람들이랑 친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어느정도 아이들을 얽어매어서 늦게까지 남도록 만든다. – 따라서 그냥 째도 상관 없을 것 같다.
3. 빠지면 치명적으로 손해가 되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끝까지 있어야 한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일단은 1,2번 중에서 하나이길 바란다.

오늘은 CIM의 워밍업에 가까운 international CIM 이었다. international student 들에게 미국에서 직장잡기, 미국 문화에 친숙해지기 등등 조금은 쓸데없고, 다 아는 것이지만, 다시 들어도 나쁠 것 없는 정도의 정보들이 주어졌다. 나는 반은 듣고, 반은 무시한 것 같다.

하지만 무언가 모르게, international 사이에서도 빡센 기운이 감돈다. 사실 캐나다, 영국 같은데서 온 애들은 거의 international student 라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일단 영어와 문화가 완벽하게 적응되어 있으니, 별도의 오리엔테이션이 필요없다. 그리고 인도 애들 역시 언어 면에서 크게 딸림이 없으니, 세션에서도 줄기차게 손들고 발표하는 애들은 역시 인도애들.

international student 들끼리의 경쟁관계는 물론 아니지만, 아무튼 나보다 많이 준비되어 있고 적응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고, 내가 top 보다는 bottom 쪽에 가깝다는 느낌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내일부터 8시에서 시작해서 12시까지 계속되는 CIM이다. Section 리더들에게서 온 이메일의 주요 요지는 단 하나였다. CIM 이 시작되면 잠이 부족하니, 많이 자 둘것.

이제부터 그 조언을 충실히 실행해야 겠다.

KWEST @Dominican Republic

 

Kellogg MBA의 2년의 시작은 바로 KWEST 프로그램이다. KWEST는 2학년 학생들이 세계 각지의 여행을 여러가지 계획해서 1학년 학생들이 그 여행들의 리스트를 보고 자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를 신청하는 것이다. 1학년 들은 우선순위에 따라서 10개 정도 선택해서 신청하면, 2학년들이 신청한 사람들의 우선순위에 따라서 사람들을 여행에 배정해서 같이 떠나게 된다. Kellogg에서는 뭐든지 학생들이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말을 처음부터 실감하게 된다.

나는 그래도 여기저기 전 세계를 많이 다녀봤지만 남미쪽은 한번도 안가봤기 때문에 10개 모두 중남미 쪽으로 몰빵을 했다. 그리고 캐리비안해는 미국인들이 즐겨 가는 휴양지이기도 하기 때문에 많은 옵션이 있었다. 주로 아르헨티나, 칠레 등을 높은 순위에 놓긴했는데, 신청을 늦게 한 탓인지 5위 정도로 신청한 도미니카 공화국이 당첨되어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지금 나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해변의 한 호텔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MT vs. KWEST

KWEST는 우리나라의 문화로 간단하게 해석하자면 MT다. 학교가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과 1주일짜리 MT를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KWEST가 훨씬 스케일이 크고, MT에 비해서 더 잘 조직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따.

하지만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Outdoor Activity 와 Night Life인것 같다. 이 두가지가 모두 미국적인 문화의 산물이라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사실 해변에 계속 누워있고, 하이킹을 즐기며, 밤마다 파티를 하는 이들의 문화가 나에게도 많이 낯설다. 하지만 둘러앉아서 술 마시는 게임만 하는 MT에 비해서는 훨씬 내용이 있다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든다.

그렇다. MT는 get to know each other 라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서 ‘술’ 이라는 매개체에 많이 의존하게 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MT가서 밖에 한번도 안나가고 술만 마시다가 온 경우가 많지 않은가? 대학의 MT, 직장의 워크샵 겸 MT 같은 것도 너무 시간을 짧게 내서 술만 마시다가 뻗어서 오는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너무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닌지…

선입견을 배제하고 친해지기

우리 팀은 총 28명이다. 대부분이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이들이고, international students 들은 한 7-8 명 가량 되는 것 같다. 참고로 동양인 남자는 나 혼자이다. 이 점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데, 좋은 점은 아무래도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있으면 그들하고만 친해지기 쉽다는 점이고, 나쁜 점은 그래도 약간 심심하다는 것.

이 여행에는 한가지 룰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무슨 학교를 다녔고, 어떤 일을 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말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내면서 생각해 보니까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친해지게 만드는 재미있는 룰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람들을 그 사람의 백그라운드로 판단하기 쉽다. 어느 학교를 다녔고, 무슨 일을 했는지에 따라서 선입견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우리나라에서 좀더 심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만나면 사람들은 그 사람이 뭐하는 사람이고, 어디 살고, 또 무슨 학교를 나왔는지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경향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이렇게 백그라운드를 물어보지 않고, 며칠동안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친해지는 방법을 찾아야만 하도록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처음에는 유치하기만 했던 이 방법에 나름대로 시사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을 백그라운드에 따라서 정보를 탐색 및 분석한 후에야 누군가와 친해지기 시작하는, 어른이 된 언젠가부터 생긴 이 버릇에 대해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 주었다.

Big Reveal

오늘 밤에 Big Reveal 이 있었다. 다들 한명씩 돌아가면서 누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서 추측하고 맞추는 것으로 KWEST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에는 Last Name 이 KIM 이라서 매우 명백하다고 생각했는데도, 나를 중국인이나 일본인이라고 guess 한 아이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이탈리아, 스패인, 포르투갈, 그리스에서 온 애들을 구분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성이 KIM인데… 그리고 내 나이도 25살이라고 말해주는 고마운 아이들이 있었다. 25세…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Dan 과 Jen 이라는 아이들. 이들은 사실은 커플이었는데, 여행 기간 내내 자신들이 커플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Dan 은 아주 많이 취해서 바에서 도미니칸 여자들과 어울리기도 했는데, 앞으로 당분간 인생이 좀 힘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

Kellogg에는 consulting 출신이 많고, 또 consulting으로 가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올해에는 유독 Banking과 Private Equity 출신들이 많은것 같다. 심지어 이번에 Kellogg에 오는 한국 사람들 중에도 consulting 출신이 한명도 없다.

물론 예전에 잠깐이라도 consulting에 있었던 사람들은 많지만, 오기 직전까지 consulting에서만 일하다가 온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미국 아이들의 대학은 대부분 내가 모르는 대학이었다. 우리 그룹은 Cornell 출신이 가장 많고, UC Berkeley 나 Williams College 같은 알만한 곳의 아이들도 몇몇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머지는 거의 들어보지 못한 곳 출신의 아이들이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함께 온 JV 들이다. Kellogg에서는 학생과 함께 따라오는 사람들을 Joint Venture – 줄여서 JV 라고 하는데, 이들도 다들 훌륭한 사람들이라서 Big Reveal 을 하기 이전까지 누가 JV 이고 누가 Kellogg에 오는 사람인지 알 수가 없었다.

Alex 와 Chelsea 라는 커플도 첼시가 훨씬 활발하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려서 모두들 둘다 켈로그 학생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Alex 혼자만 켈로그에 오는 것이었다.

From Tomorrow…

내일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작은 학교에 community service를 간다고 한다. 항상 미국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본받을 점 중에 하나는 이렇게 여행을 와서도 community service 하나 쯤은 해 주는 센스를 지녔다는 점이다.

그리고나서는 지금 있는 곳에서 좀 떨어진 남쪽 해변으로 가서 2-3일 정도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매일매일 먹고 놀고 마시고 하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이런 기회가 와도 별로 즐기는 편이 아니었는데, 확실히 여행이라는 것은 자신이 속해있던 곳을 떠나서 자기 자신과는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평소 술을 안마시는 내가 오늘만 벌써 4잔의 맥주를 마셨다.

에반스톤에는 토요일 오후에나 돌아간다. 그리고나서 일요일부터는 international CIM 이라는 행사가 있다. 아~ 이제부터 정말 빡센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 느껴진다.

My Apartment @Kellogg – 1500 Chicago Avenue

 

Sony NEX-5로 찍은 내 방의 파노라마 샷. NEX-5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 중에 하나이다.

에반스톤에 들어온게 8월 7일. 오늘로 꼭 2주가 된다.

처음에 내 아파트 문을 열었을 때는 정말 막막했는데, 이제는 정말 집 다운 집이 되었다. 집 하나를 셋업하는데 적어도 2주 정도는 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몇몇 가구들을 선배로부터 받았는데도 이렇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사람들은 오죽했을까..

나의 아파트는 1500 Chicago Avenue 라는 곳으로 학교에서 걸어서 10분 내외의 거리에 있다. 시카고 애비뉴는 에반스톤에서도 중요한 도로중에 하나로 이 도로상에 여러 상점이 있어서 아침에는 컨테이너 트럭이 지나가는 소리가 가끔 들리고, 밤에는 앰뷸런스, 소방차, 경찰차 등의 사이렌 소리도 가끔 들린다.

게다가 내 방은 2층이라서 이런 소리들이 좀 들리는 편인데, 아침에 이런 소리들을 들으면서 깨는 것도 그다지 기분 나쁘지는 않고, 오히려 좀 활기찬 느낌이 든달까…

내 방에서 바라본 Chicago Avenue. 길 건너편으로 Raymond Park 라는 작은 공원이 있다. 아직 산책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작아서 산책하기에 괜찮은 편이라고 한다.

가장 공이 많이 들어간 나의 식탁이자 책상이다. 여기서 밥도 먹고 일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그런다. 책상에는 새로 산 맥북 프로, 아이폰이 있고, 한쪽편에는 Sony Vaio 넷북도 있다. 보통 한쪽편에는 윈도우를 한쪽 편엔 맥을 띄워놓고 써서 아주 편리하다.

책상을 자세히 보면 이런 느낌… 새로산 매직 마우스가 빤짝빤짝 빛나고 있구나! ㅋㅋ 왼쪽 구석에보면 프린터도 있다. 저 프린터가 바로 맥북 프로를 사고 공짜로 받은 프린터인데, 그냥 돈을 주고 사려면 80$ 정도 하는 것이다. 득템하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TV를 보기도 한다. 내가 일본에서 일본어 실력이 급격하게 는 이유는 TV프로그램을 많이 봤기 때문이어서, 미국에서 와서도 TV는 공을 좀 들여서 샀다. 삼성 LCD를 샀는데, 꽤 돈을 투자한 TV여서 그런지 맘에 든다.

TV를 보면서 두대의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노라면 나도 멀티태스킹이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건 여담이지만, 미국의 TV에서도 P&G 광고가 연속으로 나온다. 질레트, 팬틴, 페브리즈 광고가 동시에 나올때가 많다. 그 이유는 P&G가 광고 스팟을 통으로 사서 디스카운트를 많이 받기도 하는데, 한국에서는 특히 이런 경향이 심했다.

아… 역시 P&G 무서운 회사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세계 어딜 가나 이렇게 비슷한 operation을 하고 있다니.

새로 산 소파. 여기에 앉아서 TV를 보다가 낮잠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무릎에 랩탑을 올려 놓고 쓸 수 있는 lap table도 하나 사서 여러모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소파는 $260 정도 투자했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

저 램프도 선배에게 받은 것인데,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실내 조명이 형광등이 아니라서 이렇게 램프를 켜서 하는 것이 중요한데, 분위기 있는 등을 사기 위해서 많은 유학생들이 IKEA를 몇바퀴씩 돌면서 고민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또 한번 lucky 했다고나 할까.

위의 방은 침실. 사실 혼자 살기에는 별도의 침실이 필요없는데 언제 와이프가 올지 몰라서 일단 1  Bedroom 으로 얻어 놓긴했다. 하지만 역시 혼자 살기에는 썰렁할 만큼 크다. 이 방을 좀 안 썰렁하게 채우는 것에 대해서 요즘 고민중이다.

세면대. 확실히 생활용품 회사를 다녀서 그런지 이런 자질구래한 생활용품에 관심이 많다. 궁금한 것들은 이것저것 써봐야 직성이 풀린다고 할까? 오랄비 전동칫솔이나 질레트 퓨전, 로레알 페이셜 클리저등 은 한국에서부터 오랜 친구. 다른 것들은 미국이나 일본 재품들을 조금씩 시도해보고 있다.

미국 욕실의 가장 불편한 점 중에 하나는 바로 욕실 바닥에 배수가 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바닥에 이것저것 깔아 놨다. 가끔 빨아줘야 한다는 점이 좀 불편하기는 하다.

부엌이다. 밥솥은 사다 놓고 2주 동안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고, 그 옆에 보이는 빨간 토스터기는 매일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설겆이 후에 식기를 건조하는 트레이는 H-Mart 에서 샀다. Target 에서 파는 것은 뭔가 미묘하게 맘에 들지 않는다. 사실 여기에 살다보면 그런것이 참 많다. 뭔가 미묘하게 맘에 들지 않는 것들…동서양의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고 할까?

남자가 혼자 살면서 가장 무너지기 쉬운 부분이 바로 식생활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잘 마시지 않던 탄산음료도 거의 매일 마신다. 앞으로는 고기와 밀가루 음식을 좀 줄이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겠다.

—

오늘은 KWEST를 떠나는 날이다. 나는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간다. KWEST(https://kellogg.campusgroups.com/kwest/home/) 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링크를 통해서 하기로 하고, 아무튼 1주일간 집을 비워야 해서 방 청소를 한 김에 이렇게 방 소개도 했다. 무엇보다 내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하는 나의 와이프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