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해서 알게 된지는 오래 되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항상 한번쯤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 이유는 1) 오마에 겐이치 라는 저자의 (다른) 책들이 좋아서, 2) 제목이 시사하는 바가 멋있어서, 3) 일본인 컨설턴트가 쓴 전략에 관한 책이 왜 미국에서도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지 궁금해서 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이 책에 대해서 내가 읽고 싶었던 바로 그 이유가 바로 이 책이 가진 세가지 가치임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가치는 다음의 세가지로 볼 수 있다. 1) 전략적 사고관에 대한 가치, 2) 작가의 존재에서 오는 가치, 3) 시대적 가치이다.
먼저 시대적 가치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은 1982년에 나온 책이고, 일본어 제목은 ‘기업참모(企業参謀, kigyo sanbo)’ 이다. 1980년대 초반의 상황을 잠시 떠올려보면, 일본 기업들이 한참 잘나가던 시절이고, 전자, 자동차, 카메라, 등등의 분야를 위주로 일본 기업들의 미국 침공이 시작되며, 미국 내에서는 일본 기업의 ‘시스템’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던 바로 그 시기이다. 안타깝게도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처음 책이 출간된 후로 많이 업데이트 되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계속 사례들은 대부분 70년대 사례들이다. 예를 들면, “이전의 카메라에는 플래시가 달려 있지 않았는데, 어떤 회사가 카메라에 내장 플래시를 장착하기 시작하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는 식이다. -_-;
따라서 이 책의 가치가 당시는 지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음을 염두하면서 읽어야 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일부는 저자가 일본 기업의 시스템과 미국 기업의 시스템을 비교하는데 할애하고 있는데, 사실 여기에서 저자는 ‘일본의 기업이 왜 이렇게 잘 되고 있는가?’ 라는 부분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지금 지나고 나서 보면 갸우뚱 해 지는 부분이 많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을 수 밖에 없었을테니 경영학에서 얼마나 case study라는 것이 short sighted되기 쉬운가에 대해서 다시금 경계하게 된다.
예컨대 애플이라는 회사의 케이스 스터디를 한다고 할때 과연 80년대를 보느냐 90년대를 보느냐 2000년대를 보느냐, 그리고 2000년대도 전반기를 보느냐 후반기를 보느냐에 따라서 너무 다르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작가의 밸류에 대해서 말해보겠따.
오마에 겐이치의 글은 단순명쾌하고 직관적이며, 때로는 현실 비판적이기도 하고, 인사이트가 넘친다. 반면 앞서 언급한대로 때로는 조금 단정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가 가장 value를 두는 부분은 바로 그의 비판적 사고관이다. 그는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고, 문제와 개선점을 지적해내는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과는 달리 2000년대 그의 저서들은 대부분이 일본 사회의 비판에 집중되고 있어서, 참으로 시대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그만큼 그는 세상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고관을 가지고 있으며, 단순히 비판이 아닌 분명한 개선안을 제시한다. 그의 관심분야는 기업에 그치지 않고, 사회, 문화, 교육등 다방면에 이르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아무튼 이 책에서 그는 대부분의 그의 career를 보냈던 미국의 산업계에 대해서 비판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당시만해도 미국인들이 생각하고 있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일본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전략적 사고관에 대한 가치이다.
이 책의 제목이 말하듯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사실 그가 기업의 참모들에게 어떤 식으로 전략적 사고관의 훈련과 습관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여기에는 MBA학생들이나 경영학과 학생들, 그리고 경영 컨설턴트들에게 유용한 많은 지식과 프레임웍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전략가의 마음가짐의 핵심은 바로 책 중간에 언급되는 세가지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1) 분석적 능력, 2) 일관성, 3) 유연성.
분석은 MECE한 분석을 통해서 문제를 제대로 Structuring하고, Actionable한 해결책을 얻어 내는 것을 말하고, 일관성은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논리적인 분석을 하는 것과 애초에 세운 가정과 가설에 충실하게 풀어 가는 것을 말하며, 마지막으로 유연성은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유연하게 자신의 논리를 수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Structuring 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바로 structuring. 사실 문제를 어떻게 구조화 할 것인가? 라는 문제가 문제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보통 문제를 정의(Define) 하고, 그 다음에 구조화하고, 그 다음에 우선순위에 따라서 문제를 풀어가고, 나중에 결론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 문제 해결의 프로세스이다. 그 중에서 정의하는 것은 ‘What’의 문제로서 비교적 간단한 훈련으로 모두들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구조화(structuring)의 문제는 훈련이 좀 더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구조화를 한 뒤에도 보통 두세단계 정도 다시 한번 스스로 생각해서 놓친 부분이 없는지, 각각의 구조 사이에서 겹치거나 하는 부분은 없는지에 대해서 잘 생각해 봐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structuring을 잘 해도, 자꾸 문제를 더 깊게 생각해 보면 Mutually Exclusive라는 부분에서 혼란을 겪게 된다. 어떤 한 부분이 바뀌면 애초에 서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다른 부분에서 변화가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
간단한 예로, Revenue = Price * Quantity 라고 정의하고, Revenue를 늘리기 위해서 가격을 올리던지, 판매량을 늘리던지.. 라고 생각해도, 대부분의 경우 탄력도의 문제 때문에 가격과 수량은 항상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진다든지..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문제를 단순화한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고, 훨씬 더 복잡한 문제에 접어들면 더 다양한 문제들이 생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경우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말해주고 있다. 한마디로, ‘흠.. 당황하지 말고, 잘 생각해서 다시 나눠보면 분명 actionable한 단위의 해결책으로 나눌 수 있어’ 라는 마음가짐이라고 얘기한다.
책의 제목이 The MIND of the strategiest 라고 해서인지, MIND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그것은 자신감, 치밀함, 당황하지 않는 평정심, 그리고 유연함과 같은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