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nston 정착기

 

8월 8일 일요일. 드디어 Evanston으로 들어왔다. 에반스톤은 정말 작고 아름다운 곳이다. 나의 아파트는 Chicago Avenue에 있는데, 창밖으로 작은 공원이 하나 있고, 길 건너편엔 와인샵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는 Whole Food Market 이 있다. 캠퍼스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Shopping Around

일요일에는 계속 시장을 보느라고 시간을 보냈다. Target과 H Mart라는 한국 상품들을 파는 곳에도 두번이나 갔다. 필요한 물건을 잔뜩 샀지만, 막상 집에 돌아오면 모자란 물건들이 발견된다. 예를 들면, 설겆이 하고 그릇을 말리는 트레이나 샤워커튼에 끼우는 링 등, 아주 짜잘하지만 없으면 불편한 물건들을 빼먹고 사지 않아서 한동안 불편하게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반면에 몇가지 “비싼” 물건들도 장만을 했다. 예를 들면 이 포스팅도 나의 새로운 맥북에서 쓰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4도 샀다. 지금 미국에서도 아이폰4는 물건이 없어서 주문하면 2주 가량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32기가짜리 모델은 다소 재고가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32기가짜리로 구입했다. 그리고 Sony NEX-5 라는 카메라도 하나 구입.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전자제품들을 한꺼번에 많이 사보기도 처음인것 같다. 이런게 인생의 행복이랄까..

미국에 처음 살면서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이 바로 가구들. 나는 다행히 Class of 2010 의 선배에게 가구를 좀 받아서 처음 방에 들어갈 때에는 썰렁한 느낌이 덜했다. 그런데 사실 자세히 보니 소파나 서랍장은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나라면 절대로 남에게 팔지 않을 만한 물건이랄까. 역시 미국에서 지내면서 가장 서글픈 때는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 등쳐먹을때 라고 누군가가 말했는데, 이 말이 생각나서 괜히 슬펐다. 어쨌거나 그래서 소파도 마련하고 침대도 마련했다.

오늘 (8월 12일)은 골프 용품을 사러 갔다. 아이오와에 있는 형이 골프 클럽은 줬기 때문에, 나의 경우에는 신발과 장갑 정도만 구입하면 됐는데, 다른 사람들은 클럽도 구매했다. 골프만큼 장비가 많이 필요한 운동이 없다. 도대체 무슨 장비가 그렇게 많이 필요한지…

아무튼 이래저래 며칠간 쓴 돈이 거의 5000 달러에 달한다. 첫날부터 정확하게 카운트를 한 것은 아니니까 조금 더 썼을지도 모른다. 수입이 없는 학생 생활이 비로소 시작되었다는 압박감이 들기 시작한다.

Small University Town

Evanston에 온 것은 처음이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어딘가 닮아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Berkeley 와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것 같다. 작은 대학 마을, 그리고 곳곳에 있는 커피숍과 샌드위치 가게들, 서점들 등등. 어딘지 모르게 UC Berkeley 앞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Michigan Avenue 가 나오고, 조깅을 하기에도 좋고, 산책을 하기에도 좋다. 동네에는 작은 샌드위치 집들과 Whole Foods 같은 식료품 점등이 있고, 길들은 위험하지도 않고 깨끗하다.

Northwestern University는 시카고 다운타운 쪽에도 캠퍼스가 있어서 Evanston과 시카고 사이에 셔틀버스가 운행을 한다. 낮시간에는 10-15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어서 편리하고, 늦은 시간에는 30-40분 간격으로 있다. 그래서 시카고 다운타운까지도 셔틀을 타면 쉽게 갈 수 있어서 좋다. 며칠 전에도 한번 이 버스를 타고 시카고 다운타운까지 갔는데, 30분 정도만에 갈 수 있어서 딱 좋았다. 사실 차가 있다고 해도 시카고의 주차료는 워낙 살인적이어서 별로 이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이 셔틀버스의 존재는 에반스톤의 학생들에게 큰 힘을 줄 것임에 분명하다.

Buying a car

차를 사는 것은 미국 생활에서 가장 피곤한 프로세스라고 생각한다. international students 들의 언어 및 문화생활의 적응을 위해서 Kellogg 에서 마련한 ACE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2명의 한국 학생들은 이미 여기 들어와 있었다. 지금 현재는 이들 가운데 한명이 차를 구입해서 이 친구에게 거의 10명 가까운 사람이 ride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모두 빨리 차를 사야 이 곤란한 상황이 해결 될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나도 며칠간 몇몇 딜러들을 돌아다니면서 눈팅을 하고 다녔다. 한국에서는 그랜져 TG를 탔는데,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구입한 첫차여서 굉장히 애착이 많이 갔던 차다. 그 차는 검은색 2009년형이어서 여기서도 뭔가 검은색 2009년형 차를 사려고 했었다. 그 차는 나와 내 와이프가 검둥이라고 불러서 왠지 검은 차에 애착이 많이 가는 것 같다.

어쨌든, 그 차를 중고에 판 가격이 2100만원이어서 달러로 환산하면 1800 달러 정도 된다. 그 정도 가격에서 차를 찾고 있는데, 혼다 Accord 2008년 형이 딱 그 정도 가격인것 같아서 눈팅중이다.

하지만 차를 구매하는 프로세스는 만만치 않다. 미국은 모든 것이 negotiation 기준이다. 따라서 가격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얼마나 말을 잘하고, 얼마나 잘 딜러와 흥정하는가가 관건이다.

사실 나는 흥정에 둔한 편이어서 이런 문화가 매우 불편하다. 함께 온 어떤 동문의 말처럼 ‘이러니까 우리나라가 FTA 협상같은거 하며는 미국애들한테 홀라당 털리지’ 라는 상황이 이해가 된다. 이들은 협상이 생활화 되어 있다. 그러니 나처럼 협상이 불편하기만한 한국 사람들에게 미국인들의 협상 기술은 한수 위일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수일 내에 차를 살것 같기는 한데, 뭔가 석연치 않은 불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느림에의 적응

미국은 느리다. 내가 인터넷을 설치하는데도 1주일이 걸렸다. 하지만 이것은 빠른 편이었다. 인터넷 설치 뿐 아니라 무언가 얻어내는데에는 매우 시간이 걸린다. 한국에서 수많은 고객센터 직원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던 것이 미안할 지경이다. 한국에서 고객센터 직원들이 상냥하게 말하던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고객님~’ 이라는 소리가 그리울 지경이다.

사실 지난 2주간 포스팅이 없었던 것은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집 앞에 있는 카페에 가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무언가 셋업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인터넷을 빨리 설치하고 싶었다.

은행에 가서 계좌를 만들고, 가지고온 여행자 수표를 입금하는데 걸린 총 시간은 약 3시간. 최근에 차를 사러 딜러샵에 가서 최종적으로 가격을 받아 내는데 거린 시간도 약 3시간. 이정도는 감내해야 한다. 한국에 돌아가면 고객센터 직원들에게 다시는 불평을 토로하지 않으리라.

Kellogg! Kellogg!

역시나 Kellogg의 위상은 여기서도 높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MBA를 준비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Harvard, Stanford, Wharton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이 세 학교의 위상이 높은 것은 진실이다.

하지만, Kellogg, Northwestern도 중부에서는 명문 학교이다. 나 조차도 여기에 오기 전까지 몰랐던 몇몇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먼저 Northwestern은 전체 미국 학부 순위에서 11-13위 정도를 오가는 정도이다. 이 정도는 Columbia, Dartmouth 같은 Ivy League 학교들의 바로 다음 정도이고, Cornell, Brown, Rice 같은 사립 명문보다는 조금 좋은 정도인것 같다.

하지만 중부에 위치한 만큼, 미국의 industry 와 매우 밀접한 관련도 무시하지 못한다. 예컨대 중부는 미국의 공업, 농업의 중심지이다. 이는 뉴욕이 금융의 중심지인것과 비슷한 효과다. 시카도부터 동쪽으로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인 디트로이트가 있고, 서쪽으로는 아이오와, 인디애나, 캔사스같은 농업의 중심지들이 있다. 미네소타, 시카고는 항공 산업이 발달해 있고, Caterpillar 같은 건설회사도 시카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처첨 시카고 및 northwestern 지역은 미국의 산업의 중심지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Northwestern 은 U of Chicago와 함께 중부 지역을 이끄는 대표적인 학교다. U of Chicago 가 다운타운에 입지 해 있어서 조금 서민적인 학교라면 NU는 좀더 luxurious한 사립학교라고 할 수 있다.

NU가 11-13위권이라면 Kellogg는 Top 5안에 항상 든다. 물론 MBA 순위라는게 누가 매기느냐에 따라서 엿가락이지만,, Kellogg는 앞서 언급한 industry 와 밀접하다는 이유 및 team work culture, 그리고 오랜 전통으로 항상 top 5 안에 드는 상위권 랭킹을 유지해 왔다.

지원 서류를 준비하다보면 모든 학교가 마치 나의 학교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나도 그랬다. 나는 Harvard를 제외한 top 12학교에 거의 모두 지원했는데, 지원할때마다 모든 학교에 애착이 생길 정도로 많이 알아봤다. 미국의 대학은 저마다의 특생이 뚜렷해서,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모든 학교에 애착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막상 Evanston에 와보니 Kellogg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 오랜 나의 로망이었던 미국 대학의 학교 T-shirt도 사고, 학교 캠퍼스도 거닐어보니 더욱 애착이 커진다.

익숙한 낯설음

‘아! 이제 정말 유학생활 시작이구나’ 라는 느낌이 든것은 아이너리하게도 한국 마켓인 H-mart (한아름마트)에 갔을 때였다. 뭐랄까, 한국적이면서도 미국적인 그 분위기가 내가 미국에 있음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 것 같았다.

확실히 미국 유학 경험은 돈이 얼마가 들던지 한번쯤 해 볼만한 경험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교민수가 350만 정도라고 하는데, 이정도면 거의 부산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며, 이들도 우리나라의 일부이자 미국 사회의 일부로서 살고 있다.

이런 미국에 살고 있는 교민사회와 유학생 사회를 경험해 보는 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사람으로서 한번쯤 겪어야할 느낌은 아닌지 생각해 봤다. 대략 우리 인구를 5000만이라고 생각하면 7% 정도는 외국에 있다는 이야기.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앞으로 나의 유학생활이 어떻게 전개될지 나도 알수 없지만, 이 낯설고도 설레인 느낌은 지금 내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대형마트(hypermarket)에 대한 생각들.

 

미국에 온지 5일째. 그 동안 필요한 물건들을 사느라고 대형 마트들을 돌아다녔다. Target, Wal Mart, Costco, Best Buy, Staples 에 갔었다. 오늘은 최근에 느끼고 있는 대형마트(hypermarket)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Hyper of Korean hypermarkets

아무래도 P&G에서 일하면서 대형마트에 수없이 드나들다보니, 대형 마트에 가면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많은 것을 보고 또 느끼게 된다. 지난 몇년 동안 다녔던 국내 대형 마트만 해도 100여곳이 넘는 것 같고, 몇몇 점포들은 정말 수없이 드나들었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형마트는 약 350여개가 넘는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이 모든게 지난 10년 정도의 시간 동안 생겨났다는 점이다. 이마트, 홈플러스(테스코), 그리고 롯데마트의 주도하에 수많은 점포들이 생겨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대형마트를 좋아할 줄은 아마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동네마다 시장이 있었고, 그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몇몇 사람들은 말했다.

Walmart & Tesco

하지만 월마트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실패한 이유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대형마트를 싫어해서는 아니었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참고로 월마트는 2005년경 이마트에 인수되었다)

월마트의 실패에 반해서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global player는 바로 TESCO 이다. Tesco Korea는 Tesco 내에서 영국에 이어서 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branch 이다. 물론 한국 지사가 영국 지사에 비해면 턱없이 작겠지만, 어쨌든 Tesco Korea는 HomePlus 라는 이름으로 철저하게 현지화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Promotion War in Korea

우리나라 마트의 특징은 누가봐도 심각한 수준의 프로모션이 아닐까? 예전에 P&G에 있던 어떤 외국인 상무는 한국 대형마트의 프로모션을 보면서 ‘한국은 매일매일 크리스마스’라고 했다.

물론 소비자들을 위해서야 1+1 이나 2+1 같이 강력한 프로모션들이 좋은 일일 수 있지만, 가끔은 샴푸나 세재를 저렇게 많이 사서 도대체 다 쓰기는 할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샴푸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처럼 펌프가 달린 패키지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퍽 퍽 퍽 펌프를 눌러서 쓰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참고로 샴푸 카테고리는 80% 이상이 프로모션 팩이라는 이름의 패키지 상품이다. 원래는 컨디셔너나 에센스 같은 제품을 잘 사용하지 않는 한국의 소비자들을 위해서 고안된 이 프로모션 팩은 결국 한국의 강력한 대형마트의 성장과 함께 샴푸+샴푸+샴푸 팩과 같은 기형적인 제품들을 낳고 말았다.

사실 소비자들은 이 패키지를 사서, 집으로 가져저가서는 그대로 포장재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 2차 포장재는 심각한 환경오염일 뿐 아니라, 제조사가 그대로 가격을 떠안아야 하는 burden 이기도 하다. 한동안 그린 마일리지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2차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있기는 했지만, 금새 흐지부지됐다.

일본의 상점가(商店街、しゅうてんがい)

이쯤에서 잠시 일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인 친구 다이스케와 함께 교토의 상점가를 지나게 되었다.

일본에는 작은 마을에 가도 항상 이러한 상점가가 하나씩은 있다. 1km 남짓한 거리 혹은 더 긴 거리의 양쪽을 빼곡히 메운 상점들이 즐비한 곳이 바로 이런 상점가이다. 우리나라에도 일제시대에 이뤄진 몇몇 거리에서는 이런 상점가를 볼수 있는데, 이를테면 서울의 명동이나 청주의 본정통같은 곳이 바로 그런 곳이다.

다이스케에게 일본에서도 혹시 우리나라처럼 기업형 SSM과 동네 수퍼들의 다툼과 같은 일들이 있었는지 물어봤다. P&G에서 일하면서도 항상 일본에서는 왜 대형마트가 성공하지 못했는지 늘 궁금하곤 했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은 일본의 생선이나 육류의 유통구조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다이스케의 생각은 좀 달랐다.

다이스케는 지역 주민들이 이런 상점가에 대해서 좀 더 애착을 갖고 이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했다. 그리고 결국은 이런 지역 상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 지역의 주 소비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좀 더 community 차원에서의 저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나는 이러한 의견에 굉장히 미국적인 사고방식으로 물어봤다.

‘대형 마트가 생기면 물건 값도 싸고, 편리하고, 편의시설이 들어와 있는 경우에는 one stop shopping도 가능해져서 가족들의 오락공간으로도 좋지 않은가?’

라고 말이다.

다이스케의 한마디가 나를 놀라게 했다.

‘그러면 어딜 가든지 똑같은 물건밖에 없잖아’

이 말이 곧이곧대로 모든 상점가에서 파는 상품들이 다 다르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일본에도 체인 스토어나 프랜차이즈 스토어가 많이 있다. 하지만 분명 일본의 상점가는 지역적 특색을 살린 상점들이 많거나, 혹은 대형마트에서 보는 획일화된 상품이 아니라 조금씩이나마 차별화된 상품을 볼 수 있다.

대형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동네마다 작은 시장이 있었던 것들이 이마트로 대체되었다.
동네마다 작은 전파상이 있던 것들이 하이마트로 대체되었다.
동네마다 작은 장난감 가게들이 Toys R Us 로 대체되고 있다.
동네마다 작은 문방구들이 있던 것들이 링코나 베스트오피스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은 이런 경향이 더 심해서 대부분의 물건들이 대형화된 체인 스토어에서 팔리고 있다. 위에서 말한 것들 이외에도 Home Depot 나 Lowe’s 같은 철물점 등을 대체한 상점들도 있고, 가구점도 대형화되어서 Ikea 도 들어온지 오래 되었다.

이런 추세로 보면 분명 한국에서도 모든 카테고리들이 이른바 category killer 들에 의해서 대형체인화 될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 나타나는 모든 추세들이 그러하듯이 어느 한 방향으로 달리지만은 아니할 것이다. 대형화도 물론 가속화 되겠지만, 일본의 쇼텐가(상점가) 처럼 작은 규모의 스토어들도 생겨날 것이다.

다원화는 어느 인더스트리에서나 나타나는 추세이다. 대형 마트가 이미 5세대형 스토어라는 이름을 걸고 더 진화하고 있지만, 분명 그것에 반대하는 새로운 움직임들도 나타날 것임에 틀림없다.

미국에 오기 며칠전 신사동 가로수길을 걸어가는데, 골목골목 작은 상점들을 둘러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의 지유가오카나 다이칸야마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레스토랑도 마찬가지. TGI Friday’s 나 베니건스가 맛있다고 여겨진 시기는 물건너갔다. 그들이 파리를 날리고 있는데에는 분명 동네마다 생긴 더 작고, 더 맛있고, 더 친밀한 레스토랑들이 너무나 많이 있기 때문이다.

Mass production, Standardization, Cost efficiency 같은 미국의 대형 산업의 정신에 거꾸로 가는 현상들이 많이 나타날 것 같다.

한편으로 이런 경향이 가장 심한 미국에서, 앞으로 2년간 이런 트랜드를 많이 보고 싶은 개인적 소망이다.

[wine] 완벽한 조합 – Codorniu, Schug & De Martino

 

한국떠나기 1주일쯤 전에 대학교때 사람들과의 저녁식사 모임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였고, 내 송별회 비슷한 성격도 있어서 내가 와인을 많이 준비했다.

얼마 전에 Dailypick에서 소개했던 청담동에 있는 뜨리앙 이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모임을 했다. 뜨리앙은 마침 내가 알고 지내던 형의 동생분이 하는 곳이라서 한번 가보려고 했던 곳이기도 했는데, 음식이 너무나 훌륭했다. 분위기도 밝고, 통유리로 청담동 골목의 풍경이 보이는 곳이라서 10명 정도의 모임이라면 적당한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Codorníu Pinot Noir

시작은 스페인 까딸루니아 지방의 Penedes에 있는 Codorniu 라는 와이너리에서 사온 Pinot Noir 로 만든 Cava로 했다. 부부동반으로 온 분들이 많은 자리였는데, 역시 가벼운 스파클링으로 시작하니까 여자분들도 손쉽게 마시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처음부터 무겁게 레드로 시작한 적이 많았는데, 스파클링으로 시작해 보니 확실하게 그 차이가 느껴졌다.

Codorniu Penedes의 Pinot Noir Cava는 향이 정말 은은하고 향긋하다. 약간의 딸기향도 나고, 여자분들이 너무너무 좋아할만한 와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판매가 안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와인 정보; http://www.codorniu.com/cavas_detalle.html?id=cw438f1e802f21a)

Codorniu의 다른 스파클링 와인(cava)인 Anna 도 집에서 식구들과 마셔봤는데, 와인을 전혀 하지 못하시는 우리 어머님도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셨다. 너무나 향긋하고 은은해서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샐러드나 전체와 함께 먹기에 딱이다.

슈그, 소비뇽 블랑 (Schug, Sauvignon Blanc)


그 다음으로 준비한 와인은 Schug (슈그) 소비뇽블랑이었다. 이름은 꼭 독일와인같은데, 캘리포니아 와인이다. 신세계 백화점 지하에 있는 와인 코너에서 산 와인인데, 요즘 신세계에서 몇몇 와이너리들과 직수입 계약으로 가져오는 모양이었다.

이 모임이 있기 얼마 전에 왠지 캘리포니아 소비뇽블랑이 마시고 싶었다. 그립거나 예전 맛을 못 잊어서라기 보다는, 와인을 처음 배울때 베린저를 마신 적이 있었는데, 뭔가 좋은 맛이었던 것 같기는 한데, 맛이 잘 기억이 안났다. 그래서 백화점에 갔을 때 화이트 와인 중에서 캘리포니아 소비뇽 블랑을 추천해 달라고 했던 것이었고, 거기 있는 매장 직원이 ‘가격대비 만족도’를 보장한다는 말에 샀던 와인이다.

Schug 와인도 나쁘지 않은것 같았던 기억이다. 하지만, 그 후에 마셨던 데 마르티노가 너무 강렬해서 Schug는 사실 잘 기억이 안난다. 다음에 다시 한번 California 소비뇽 블랑은 시도해봐야겠다.

데 마르티노, 싱글 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De Martino, Single Vineyard Cabernet Sauvignon)


처음으로 와인이 맛있다고 느꼈던 것은 예전에 도곡동 회사 근처에 있는 스타쉐프라는 음식점에서 몬테스알파 카버네 소비뇽을 처음 마셨을 때였다. 그때 처음으로 와인이 떨떨하고 시큼하기만 하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다. 좋은 음식에 좋은 와인이 어우러질때의 기분도 처음으로 느껴본 것 같다. 왠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스타쉐프에 가면 몬테스 알파를 시킬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나서 1865 같은 어느정도 quality가 보장된 대중적인 와인들을 마시면서 와인이 조금씩 맛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데 마르티노는 이런 나의 와인경험에 또 다른 전개를 마련해 준것 같았다. 솔직히 앞으로도 이렇게 7-8명 이상 모이는 모임에서 두세병씩 와인을 준비해야 한다면 데 마르티노를 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격대비 맛의 quality 가 너무 훌륭했다. 내 와이프도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분들도 와인의 맛을 많이 칭찬했다.

데 마르티노 싱글 빈야드는 너무 무겁지도, 시큼하지도 않으면서 은은하고 천천히 맛을 전해주는 느낌이었다. 다음에 다시 이놈을 볼 기회가 있으면 외면하기 힘들것 같다.

이렇게 세 와인을 모두 마시고 나서 생각해 보니, 이날 저녁은 이야기도 참 즐거웠지만, 음식과 와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준비했지만, 이렇게 와인을 잘 준비해보기는 처음이 아니었나 생각해서 속으로 너무 뿌듯했다. 좋은 스파클링 와인으로 시작하는 것의 가치와 De Martino 라는 의외의 수확을 건진 날이었다.

7년만의 미국행

 

8월 2일 오전 7시. 부시시 일어나서 10분만에 밥을 먹고, 5분만에 씻었다. 그리고나서 계속 무언가 빼먹은게 없는지 생각한다.

없다. 분명히 빼먹은 것은 없다. 하지만, 계속 무언가 빼먹은 느낌이다.

7시 40분. 대절해 놓은 콜벤이 집 앞에 와 있다. 이민가방 하나와 트렁크 2개를 1층까지 옮기고 나니, 무더운 삼복더위에 온 몸에 땀이 비오듯 한다. 불과 20분전에 한 샤워가 아까울 뿐이다.

9시에 공항에 도착. 짐을 부치고 와이프와 어머니와 간단히 커피를 한잔 하기로 했다. 장모님과 장인어른까지 공항에 마중 나온다고 하셔서 잠시 기다리고 있었다.

와이프를 한국에 두고 가야 하는 마음이 무겁다. 원래 나의 계획은 MBA를 내 인생의 2년간의 재충전의 시기이자, 결혼과 출산의 시기로 삼으려는 것이었는데, 와이프의 career가 걸려 있어서 결혼과 출산의 시기로 삼으려던 계획은 일단 접기로 했다. 하지만, 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는 생각에, 언제든지 보고 싶을때면 미국으로 오기로 했다.

하지만 감정적인 이유 이외에도 행정적인 이유로 이러한 옵션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지는 않다. 비자도 언제 입국할지 알아야 배우자의 F2를 받기가 수월하고, 보험도 애초에 배우자까지 들지 말지를 결정해야 복잡하지 않다. 중간에 추가하기에는 추가적 비용도 들고, 절차도 복잡하다. 어쨌거나 우리는 그런 행정적인 이유를 생각하기에는 감정적으로 너무 안타까움이 커서, 일단은 보고 싶을때면 언제든지 보기로 했다.

눈물 흘리는 와이프에게 작별을 고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11시 40분 비행기가 인천 공항을 뜬다.

나의 여정은 좀 복잡하다.

어머님을 모시고 아이오와 Ames 라는 도시에 있는 형네 집으로 일단 가서, 며칠간을 보낸다. 그리고나서 Evanston 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비행기에는 어머님과 동승했다.

12시간 반의 비행시간은 30대 초반인 나에게는 영화, 책, 생각할 시간과 기내식,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사이사이에 졸음을 끼워넣으면 금새 지나가는 시간이다. 아니, 어쩌면 졸음과 졸음 사이에 영화, 책, 생각하기, 기내식을 끼워넣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60대 중반인 어머님에게 12시간 반의 비행은 고역이다. 비즈니스 클래스는 말 그래도 모든 서비스의 초점을 30-40대 비즈니스맨에게 맞춰 놓은듯 하다. 비즈니스맨이 아닌 60대 장년 여성에게는 그냥 조금 편하게 지루할 뿐이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 다시 8월 2일 오전 10시다.

시간이 되돌려졌다.

문제는 12시에 아이오와 드모인(Des Moines)으로 출발하는 국내선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것이다. 2시간의 transit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우리는 계속 security 들에게 부탁해서 본의아니게 새치기를 해야 했고, 그러고도 겨우겨우 비행기에 탔다.

좁은 이코노미석, 국내선 비행기. 그래도 다행히 1시간만에 드 모인이다.

공항에는 형이 나와 있고, 나의 조카 지아도 나와 있었다. 먼 발치에서 보이는 우리 모습에 겁먹고 외면하는 지아의 모습이 귀엽다.

*~*~*~*

미국에 온 것은 2003년에 전경련 Young Leader’s Camp 에서 보내준 9박 10일 연수가 마지막이었다. 무려 7년만이다. 20대에도 몇달씩 여러번 왔던 미국이지만, 그때 왔던 미국과 지금 서른이 넘어서 온 미국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이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한 것이다. 이제는 한국에서 사는 것이 너무나 익숙하다.

한국에서 돈을 벌면서 세금을 내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모든 문화와 소비의 중심인 30대를 사는 것과, Minority 학생으로서 미국에서 사는 것에는 분명 큰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은 언제나 ‘살기 편한 나라’로서 내게 다가온다. 뉴욕을 제외하고는 어딜 가나 자연이 가깝다. 풀과 나무, 하늘과 구름이 어디를 보아도 풍성하게 보인다.

어떤 건물을 가도 넓은 공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극단적으로는 나의 일본에서의 경험들과도 대비되어서 무언가 이 나라의 여유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Des Moines 공항에서 한 시간 정도 차를 달리면 Iowa State University 가 있는 Ames 가 나온다. 여기가 형이 형수님과 그리고 두 아이와 가정을 꾸리고 있는 곳이다.

8월 3일 하루종일 낮잠과 밤잠을 뭐가 뭔지도 모르고 번갈아가면서 자고 나니 어느덧 8월 4일 수요일이다.

Mall들을 돌아다니고 Best Buy나 Staples 같은 대형 마트를 돌아다니다보니 정말 미국에 온게 실감이 난다.

오후에는 형네 집에 있는 잔디를 깎았다. 잔디를 깎고 나니까 뭔가 정말 미국의 중산층의 삶을 본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런 느낌이 들었다. 다른 어떤 나라에서 이렇게 잔디를 깎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routine 으로 여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미국인들에게 잔디깎기라는 것은 세계 다른 어느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만 같았다.

8월 5일 새벽 다섯시..

조카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깼다. 시차를 극복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것 같다.

Justice –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Book Review

1년전 쯤에 YouTube에서 마이클 센델의 강의를 봤다. 하버드의 넓은 대형 강당에서 수많은 학생들에게 둘러싸여서 과연 무엇이 옳은 일이며, 무엇이 옳지 않은지에 대해서 미묘한 질문을 던지며 학생들에게 깊은 생각의 단초를 제공하는 그 강의 동영상은 내가 작년에 봤던 YouTube 중에서 가장 인상깊지 않았나 생각한다.

서점에서 Justice 라는 책이 나와 있어서 집어 들었더니 마침 그 강연을 했던 마이클 샌들이 같은 주제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쓴 책이었다. 저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과연 우리 사회와 국가에서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여러 각도에서 다루고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절반정도 읽었을 때 흥미를 잃긴 했다. 교수의 시각에서 정치철학에 대해서 다룬 글이다보니 첫 부분을 장식했던 인간의 도덕과 정의에 대한 딜레마 보다는 중반부로 갈수록 이마뉴엘 칸트, 존 롤스, 로크나 밀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들의 정치와 국가에 대한 사고관을 주로 다루고 있었다.

내용을 더욱 지루하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책의 저자인 마이클 샌들 교수의 생각은 나와 있지 않고, 계속 질문만 던지고 있거나, 그 질문에 관련된 여러가지 시각만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는 뭔가 새로운 지식과 결말을 내려주기를 바랬는데, 나의 그런 기대와는 다른 책이었다.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소수집단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 과 같이 사회에서의 소수에 대해 일정한 혜택을 주는 제도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와 같은 한 국가나 단체가 과연 과거사나 자기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도덕적인 책임감을 갖는가? 하는 문제들이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역시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소개하기 보다는 A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고, B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예를 들면 모병제에 대한 내용이라든지 기부금 입학제도 같은 주제는 나 또한 평소에 주변 사람들과 자주 토론하는 주제이다. 사실 이런 내용들은 무엇이 옳은가? 라는 질문에 단정적으로 뭐라고 대답할 수 없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그럴 경우 이런 시각도 있고, 저런 시각도 있다는 것은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어서 이 책에 대해서는 조금 실망이 컸다.

결국은 정의(justice)를 무엇으로 정의(define)할 것인가에 따라서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챕터에 다다라서야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떤 이는 정의란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법한’ 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 (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쯤에서 독자들도 눈치챘겠지만, 나는 세번째 방식을 좋아한다. (중략) 정의에는 어쩔 수 없이 판단이 끼어든다. 구제금융이나 상이군인훈장, 대리 출산이나 동성혼, 소수집단우대정책이나 군 복무, 최고경영자의 임금이나 골프 카트 이용권을 두고 어떤 논란을 벌이든, 정의는 영광과 미덕, 자부심과 인정에 대한 대립하는 여러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후략)

Implication to MBA applicants

사실 이 책을 고를 때에는 MBA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implication 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간쯤 읽었을 때 그런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려할 점들과 정치철학의 역사에 대해서만 줄기차게 설명하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업무환경 안에서 ‘과연 무엇이 옳은 일인가?’ 라는 질문에 스스로 많이 부딪힌다. Google에서 Don’t’ be Evil 이라고 말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P&G에서도 항상 Do the right things right 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이 right thing 이며, 무엇이 Not Evil 인지 궁금해 하곤 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다른 가치관들이 존재하고, 너무나 다른 정의관이 있을 수 있는데, 과연 누구의 어떤 시각에서 옳은 일이란 말인지…

말하는 사람들은 흔히 Top Management 인 경우가 많다. 그 위치에서는 명확한 가치판단을 하기 보다는 정치적으로 행동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들었다.

MBA 에세이에서도 가끔 이런 질문이 등장하곤 한다. Ethical Dilema 를 묻는 질문들 말이다.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의관을 먼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스스로 생각한다. 예컨대

내가 생각하는 윤리적인 행동 혹은 옳은 일이란 어떤 것이다.
A라는 상황에서 이런 정의에 어긋나는 이런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내 생각대로 행동하기에는 너무 많은 X, Y, Z라는 Barrier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떤 행동을 해서 이러한 barrier 들을 제거했다 혹은 다른 사람들의 alignment 를 이끌어 냈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고, 무엇을 배웠다. 혹은 일은 해결했지만 어떤 점은 아직도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너희 학교에서 이런 점을 배우고 싶다.)

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가상으로 생각해 본 Essay 형식과 주제일 뿐이나, 혹시라도 이런식의 질문이 나온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란다.

재지원 질문 – What has been improved?

 

이 블로그를 처음 열 때 대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바로 재지원에 대한 질문이었다. 아마도 재지원자들이 가장 정보를 찾는데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재지원하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이메일도 보내고 질문도 aggressive하게 하시는 것 같다.

전에 여러번 밝혔다시피 나도 재지원에 합격을 했다. 재지원을 하게 되면 불리하다는 둥, 유리하다는 둥, 학교마다 다르다는 둥 많은 소문이 있지만, 내 생각에는 그래도 좀 유리한 면이 많은 것 같다.

Advantages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경험이다. 이전 지원에서 인터뷰까지 갔던 경험이 있다면, Adcom 과의 인터뷰나 alumni 와의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열번의 mock up 인터뷰보다 한번의 실전이 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두번째로 떠오르는 유리한 점은 학교에대한 리서치가 이미 많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처음 지원할 때 어느정도 알아보고 했다면 말이다. 그 다음에 더 알아보면, 제로선상에서 출발하는 초지원자 대비 유리한 포인트를 얻고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자꾸 보던 학교들 웹사이트도 익숙해지고, 자기도 모르게 어디에 어떤 메뉴가 있는지 다 외우게 된다. :)

세번째가 아마도 가장 실질적인 benefit 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GMAT을 보지 않아도 되는 점과, 학교에 따라서 추천서를 하나만 내도 된다고 하는 점이다. 나도 이번에 Kellogg 에 합격했을 때 추천서를 하나만 내서 정말 시간과 노력을 많이 save했던 기억이 난다.

GMAT을 보지 않고 바로 에세이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만약 GMAT 성적이 낮아서 실패한 것 같아서 자꾸 GMAT을 다시 보는 경우만 아니라면 말이다.

Disadvantages

하지만 물론 단점도 많다.

가장 어려운 점은 심리적 압박이다. 나는 대학때도 재수를 했는데, 당시의 심정은 ‘이번에 또 떨어지면 세상 끝이다’ 였다. 하지만 세상은 끝나지 않고 삼수를 했다. ^^

어쨌거나 MBA 지원준비라는 것이 회사 생활과 함께 하다보면 엄청나게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를 쓰게 만드는 행위이고, 돈도 많이 깨지다보니 정말 이번에는 꼭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장난 아니다.

나도 돌이켜 보면 MBA 재수할때가 내 인생의 바닥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이 즈음에서 나의 wife에게 이런 시절을 참고 사귀어 준 것에 대해서 감사.

혹시라도 waitlist 로 떨어졌거나 하면, 그 학교에서 정말 눈에 불을 켜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볼 것이다. 실제로 나는 Stanford, Kellogg 등의 설명회에서 재지원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Adcom에 따르면 작년 지원서류를 바로 옆에 펴 놓고 리뷰한다고 했다! 엄청 끔찍한 일이다.

How did you improve your candidacy?

에세이 소재의 고갈은 둘째치고, 보통 재지원자에게는 무엇이 작년대비 improve 됐냐고 꼭 물어본다. 이 질문에 대한 해석이 굉장히 어렵다.

보통 10월초에 apply가 시작이 되고, 최종적으로 ding을 받게 되는 시점은 보통 3-4월이다. 다시 재지원을 하면 또 다시 10월 경에 원서를 내게 되는데, 실제로 Ding을 받은지 6개월 정도의 시간만이 지나갔을 뿐이다. 현실적으로 무엇인가가 dramatic 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운 시간이라고 나는 스스로 생각한다.

Career 라는 것이 ‘career path’라는 말을 쓰듯이 연속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말도 안되는 jump 를 들이대면서 improvement 를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career goal 이 굉장히 달라졌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왜 그렇게 career goal 이 달라졌는지에 대해서 강력한 rational 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나도 career goal 에서는 큰 변화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화’라는 방법을 택했다. 내가 이 길을 가다보니 점점 더 나의 꿈이 구체적으로 잡혔다. 라는 식의 논리다.

그러려면 애초에 내가 목표로 했던 career goal 에 대해서 좀 더 tight 하게 define을 하고, 그 내용에서 무엇 무엇 무엇이 더 필요하고 느껴서 나는 이런 것을 보충했노라 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리고 반대로 내가 무엇 무엇 무엇을 하다보니 내 career goal 에 대해서 좀 더 감을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나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career goal 을 가지게 되었다 고 말할 수도 있을 것같다.

My Story + Tip

나의 경우에는 후자를 택했다.

마케터로서의 career path를 가던 중에, 나는 운이 좋게도 새로운 assignment 를 받았는데, 그것이 마침 인터넷마케팅과 eCommerce 관련된 것이어서 덕분에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가 좀 더 수월했던것 같다.

결론적으로 나의 조언은 이렇다

1) career goal 을 너무 drastic 하게 바꾸지 말 것
2) career goal 을 좀 더 구체적으로 define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더 필요한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고 할 것
3) 그리고 그것을 얻었다고 할 것

혹은 3)번과 2)번의 순서를 바꿔서 결과론적으로 써도 나느 별로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PS. 혹시라도 기본적인 내용인데 … 노파심에서 쓰면

이전 해와 같은 에세이 소재는 절대 쓰지 않는게 좋다. 재활용은 금물. 처음부터 모든 에세이를 다시 써야 한다. 이것은 기본적인 원칙이다.

간사이 여행기 – 다이스케와 함께 한 기온 마츠리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간 일본 간사이 지역에 다녀왔다. 와이프의 일본 고베 출장에 가방이라도 들어주겠다고 따라나선 것이었다. 대신에 와이프가 바쁜 일이 끝나면 해야 할 나만의 Agenda도 있었다. 1) 고베 와규 먹기, 2) 일본 3대 마츠리 중의 하나로 교토에서 매년 7월 16, 17일에 열리는 기온 마츠리 보기 3) 일본의 3대 온천 중에 하나인 아리마 온센에 가서 온천물에 몸 담그기.

첫째 날 – 7월 15일

첫날 아침에 가볍게 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와이프를 차에 태우고 김포공항으로 갔다. 김포에서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인천보다 멀지 않아서 편했다. 공항 라운지에서 차와 과일을 즐길 여유도 있었고.

오후 4시 반 대한항공 비행기로 6시쯤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예전에 나도 출장으로 가끔 오던 곳인데, 확실히 일본은 몇 년 만에 와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마치 정체된 사회 같다.

도착하자마자 와이프는 컨퍼런스 콜이 있다면서 미팅에 잡혀 버렸다. 그래서 예전에 나와도 함께일했고, 이번에 같이 간 와이프 팀의 팀원들과 함께 ‘타지마야’ 라는 야키니꾸집에 갔다. 간만에 먹는 고베 와규였지만, 가게 안에 연기가 너무 자욱해서 먹으면서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둘째 날 – 7월 16일

아침. 결과적으로 배탈이 났다. 원인은 저녁 때 먹은 와규 때문인지, 아니면 공항 라운지에서 먹은 키위 때문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먹는 순간에는 양쪽 모두 기분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몸안에 있는 것들을 싸그리 비워내고 나니 좀 어지러웠지만 일단 물을 많이 마시기로 했다. 그리고 편의점으로 가서 포카리 스웨트나 아미노 워터 같은 류의 음료를 몇 개 사서 교토행 전차에 올랐다. 전차에서 홀짝홀짝 거리면서 한국에서 로밍해 온 아이폰으로 기온 마츠리에 대해서 검색을 해 봤다.

기온 마츠리는 일본의 3대 마츠리 중에 하나인데, 규모로는 일본 최대였다. 그리고 7월 한달 동안 내내 교토에서 벌어지는 마츠리로서 대단히 유명한 마츠리였다. 하지만 조선 사람들도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에 잘 안가는 것과 같이 일본 사람들도 교토의 기온 마츠리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많지만 막상 가서 본 경우는 별로 없다고 한다.

높은 천장이 인상적인 교토역

기온 마츠리는 간단히 말해서 교토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이 동네마다 가마를 만들어서 가마를 어깨에 지고 거리를 횡보 하는 행사였다. 정확하게 무엇을 위해서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본도 과거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풍요의 기원과 조상에 대한 제사의 의미가 아닐까? 라는 것이 내 일본 친구 다이스케의 생각이었다.

다이스케는 내가 2002년 와세다 시절에 사귀게 된 친구이다. 와세다 교환학생 시절에 외국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일본인 와세다 상학부 학생들과 함께 섞여서 듣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수업에서 나에게 한국말로 인사를 걸어온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다이스케였다. 주변에 한국 친구들이 몇 명 있어서 인사말을 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튼 그 후로 같이 수영을 다니기도 하다가 많이 친해지게 되었고, 나의 수영실력을 보더니 나에게 트라이애슬론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알고보니 그는 당시 대학 4학년이었는데, 2-3학년 시절에 트라이애슬론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것이었다. 그의 도움으로 나는 와세다의 ‘노스웨스트’라는 트라이애슬론 동아리에 들어가서 결국 레이스 완주도 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 후에 내가 2003년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2006년 내가 P&G에 입사하기 직전에 가족들과 함께 도쿄여행을 간 적이 있었을 때 다시 재회하였다. 당시 조카들을 데리고 도쿄디즈니랜드에 가려고 간 것이었는데, 잠시 다이스케를 만나서 저녁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다시 4년이 흘러 나는 P&G를 퇴사하고 MBA를 가려고 하는 시점. 다이스케의 예전 이메일로 메일을 보냈더니 답장이 왔고, 마침 오사카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여 연락이 닿게 된 것이었다. 마침 기온 마츠리 시즌이니 함께 기온 마츠리를 보러 가자고 한 것도 다이스케의 아이디어였다.

어느덧 교토 역에 도착해서 다이스케에게 전화를 걸었다. 4년 만에 만난 그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니죠조 앞에서 다이스케와 함께

그는 현재 일본의 AICPA 학원에서 매니저로서 일하고 있었다. 주요 업무는 마케팅으로 일본인 중에서 AICPA 를 따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었다. 특히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일본인들을 많이 만나는데, 지난 2년 동안 세계 구석구석을 안다닌 곳이 없다고 한다. 그곳에서 일본인들과 만나서 나눈 이야기들을 나중에 나에게 많이 들려주었다.

일단 다이스케를 만나서 처음으로 간 곳은 니죠조(二條城) 라는 곳으로 과거 도쿠가와 막부에서 교토에서 사용하기 위한 성이다. 이곳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에도막부의 종말을 고하는 대정봉환(네이버 백과사전)이 일어난 곳이기도 했다. 다이스케의 친절한 설명으로 역사공부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아름다운 킨카쿠지의 전경

그 다음으로 간 곳은 금각사(wiki) 이었다. 2002년에 다른 친구들과 함께 간사이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공사중이라서 보지 못해서 이번 기회에 보기로 하고 온 것이었다.

다이스케와 근처 소바집에서 교토의 소바를 맛 보고 은각사(네이버 백과사전) 로 향했다. 원래 이 날은 일본도 장마인지라 하루종일 비가 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하루종일 날씨가 맑아서 다이스케가 나를 하레오토코(睛男) 라고 불렀다. 일본말로 하레는 맑은 날씨를 뜻한다.

그런데 우리가 긴카쿠지(은각사)에 들어서 대청마루에 앉자마자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말 꼭 맞는 타이밍이었다. 대청마루에 한참 앉아서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한참을 쉬고 있었다.

긴카쿠지의 처마 아래서 소나기를 피하며

그리고 나서 긴카쿠지의 정원을 걸어다니면서 보니 이끼가 매우 아름다웠다. 어쩜 이렇게 이끼가 곱게 자라고 있을까? 몇십년 동안 너무나 평화로웠던 장소였음을 뽐내고 있는 듯 했다.

긴카쿠지의 구석구석에서 만난 아름다운 이끼들

그 다음에는 헤이안진구(http://100.naver.com/100.nhn?docid=850153) 까지 보고 나서 기온 마츠리가 시작하는 야사카신사(http://100.naver.com/100.nhn?docid=848125) 로 향했다.

야사카진자 – 교토시내에서 좋은 집안의 자제들이 선발되어 올해 마츠리에서 영매로써 시작전에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야사카 신사의 앞길이 바로 기온 마츠리가 행해지는 시죠이다. 사실 여기쯤 왔을 때 너무 지쳐서 우리는 교토의 명물인 부츠츠케를 먹으러 상점으로 들어갔다. 부츠츠케는 교토식 오차츠케인데, 교토에서는 부츠츠케를 먹으라는 뜻은 ‘당신 이미 우리집에 너무 오래 있었으니 그만 돌아가 달라’ 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가 숨겨진 음식이라서 호기심에 조금 먹어보았는데, 속이 좋지 않았음에도 꽤 맛이 좋았다. 오차쯔케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만 한 음식이었다.

이 곳에서 다이스케와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야기의 핵심은 이제 중국의 시대가 왔다는 점이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외국에서 일하고 있는 일본인들과 이야기 해 본 다이스케의 결론은 곧 중국이 전 세계를 평정하고 일본도 별볼일 없어 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한국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해질 것임에 분명했다.

재미있는점은 그가 돌아다니면서 만난 싱가폴, 홍콩, 뉴욕, 시카고, 호놀루루, 영국 등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조차 자신들이 중화민족이라는 강한 의식을 갖고 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비록 중화인민공화국의 국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나름대로의 큰 커뮤니티에 대한 의식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무서운 점이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이제 중국의 시대가 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깐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아닌 시대에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인류 역사에서 중국은 항상 중심에 있었고, 불과 19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의 예외적인 시대에 우리가 태어나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공상을 해 보았다.

나는 일본 친구와 만나서 일본어로 이런 심도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기뻤다. 그리고 세계가 돌아가는 트랜드에 대해서 동시대적인 감성을 공유하고 있는 점이 기뻤다.

기온 마츠리 전경 – 교토 중심가에는 이런 가마들이 수십개가 있었다.

가마에 달린 등들이 아름다웠다.

가게를 나와서 마츠리 구경을 좀 더 하고 우리는 오사카 역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다이스케와 또 다시 언젠가 어디선가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셋째날 – 7월 17일

원래는 좀 미적미적 놀다가 온천이나 갈까? 라고 생각한 날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호텔 데스크로부터 연락이 왔다. 앞방에 묵고 있는 우리와 함께 온 PR 담당자가 너무 아파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방으로 가보니 그가 배를 움켜쥐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일행중에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나와 내 와이프가 응급차를 함께 타고 병원으로 따라갔다.

응급실에 들어가자 의사가 이것저것 문진을 했는데, 나와 와이프는 결석을 의심했다. 그가 너무 고통스러워했기 때문이다.

검사를 이것저것 해 봤는데, 다행히 결론적으로 결석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단순한 급성장염으로 2-3시간 진통제 맞고 쉬고 나니 그도 곧 괜찮아졌다.

온천 여행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응급실과 구급차에서 통역을 해 준 덕분에 나는 그에게 약간 ‘은인’ 처럼 포지셔닝이 됐다. 좀 쑥쓰러웠지만, 남을 도와줬다는 생각에 기뻤다.

그의 상태가 호전되어서 저녁에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참으로 다이내믹한 2박 3일의 간사이 여행이었다.

내가 다시 고베, 오사카, 교토 같은 간사이 지역을 여행할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이게 혹시 간사이에 오는 마지막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한국에는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Switch – Stanford MBA Chip Heath교수와 전직 HBS Case Writer Dan Heath가 말하는 어떻게 조직의 변화를 이끌 것인가?

 

Chip Heath 와 Dan Heath 의 Switch 를 읽었다. 작년에 MBA 준비하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에 하나가 이들 형제가 쓴 Made to Stick 이었는데, 올해 그들의 두 번째 책인 Switch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읽게 되었다.

Heath Brothers

Chip Heath 는 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의 교수로, 사람들의 행동심리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며, Dan Heath는 Duke Univ의 Center for the Advancement of Social Entrepreneurship 의 Fellow 인데, 전직 HBS의 Case Writer/ Researcher 였다고 한다. 그들은 꼭 비즈니스와 관련된 주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면서 어떤 하나의 Framework 을 제시해 주기 때문에 기억에도 많이 남고, 일상 생활이나 회사생활에서의 활용도도 높은 것 같다.

Switch Framework

이들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Framework 는 아래와 같이 간단하다. 괄호안에 있는 것들은 작가들이 책에서 인용했던 사례들로서, 나중에 독자들이 remind 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써 놓은 것이다.

여기서 Rider는 이성적 사고이며, Elephant는 감성이고, Path는 환경이다. 한마디로 조직원들에게 이성적으로 이해를 시키고 설득하는 과정, 그리고 그들의 감성을 움직이는 방법들, 마지막으로 그러한 변화가 계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다.

Direct the Rider

조직원들의 이성에 호소하는 Direct the rider 부분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Follow the Bright Spots 였다. 우리는 흔히 문제가 생기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항상 ‘뭐가 문제지?’ 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작가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What’s working’ 을 찾아서 그것을 계속적으로 drive할 것을 강조한다.

나는 이 의견에 100% 동감했다. 다만 현실에서 이런 일들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나도 회사생활을 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P&G에서는 항상 report를 할 때 what’s working 과 what needs to be improved (what’s not working) 을 구분해서 전달한다. 그런데 What’s working이 discussion 의 초점이 되기 어렵다. 그리고 때로는 Management 에서 What’s working 부분에서 XYZ 가 잘 되고 있다고 하면, 그것을 이렇게 저렇게 고쳐서 더 잘하라는 direction을 줄 때가 많다.

이 경우에는 마케터로서 짜증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열심히 잘 해 놨는데, 일단 잘 한것은 더 잘 하고, 못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issue 를 고쳐놓아야 한다니… 일이 두배로 늘어난 느낌만 들 뿐이다.
이런 경우 똘똘한 manager들은 이렇게 얘기해 줄 것 같았다. ‘안되는 것들은 다 집어치우고, 잘 되는 것에만 집중하자고..’ 아무리 생각해도 manager의 역할은 자꾸 일을 벌리는 것이 아니라, 일을 쳐내 주는데 value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Rider(이성), Elephant(감성), Path(환경) 을 모두 holistic하게 잘 address해야 한다라는 말은 다소 고리타분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뻔해 보일 뻔 했던 이 책의 내용을 군데군데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인사이트들이 숨어있다. 바로 Point to the destination 에서 보여준 사례 같은 것들이었다.

작가들은 Rider가 Elephant 편이라고 말한다. 즉, 감성적으로 귀찮고, 지겹고, 하기 싫어서 변화를 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이성은 그러한 코끼리의 감정을 합리화 시켜주는 이유를 백만가지 찾아내게 마련이다.

BP에서 했던 No Dry Holes 사례는 Black & White Goal 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흑백논리이다. 목표를 정할때는 모 아니면 도 와 같은 것을 정해야 한다는 뜻. BP에서 석유를 찾기 위해서 시추를 했을 때 막상 파보면 석유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시추율이 다른 경쟁사 대비 높다고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BP의 Top manager가 No Dry Holes라고 말하면서, 이제부터는 팠다가 석유가 나오지 않는 경우는 용납하지 못한다고 했다. 물론 수많은 조직내의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30% 정도였던 성공률이 60-70% 까지 높아졌다고 한다.

나도 회사 다니면서 너무 비슷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 30% 매출 신장이 목표였는데, 환율의 영향, 경기의 영향 등을 이유로 들면서 결과가 20%만 나와도 ‘우리는 성공한 거야. 짝짝짝’ 하면서 결과를 합리화 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B&W Goal 을 세웠다면 조직원들에게 이런 자기합리화의 룸을 주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조직원들이 깝깝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Top management 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goal 이라면 B&W Goal 을 셋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Motivate the Elephant

Elephant 부분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Shrink the Change. 예를 들어 도장을 10개를 찍어야 하나를 공짜로 주는 쿠폰이 있다면, 도장 자리를 12개를 만들어서 2개를 미리 찍어서 주는 편이 그냥 10개 짜리를 주는 것 보다 훨씬 사람들의 참여율이 높다는 것. 즉, 사람들에게 우리의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계속적으로 알려주라는 것이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Elephant는 게으르고, 빨리 결과물을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Shape the Path

마지막으로 Rally The Herd 부분도 재미있는 사례가 있었다. 사람들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너만 지금 이상하게 뒤쳐지고 있어’ 라는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면 매번 지각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계속적으로 다른 99% 의 학생들은 제 시간에 출석하는데, 너희들만 지각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communication 하라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사례는 호텔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서 고객들에게 타월을 재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사례였다. 그냥 고객들에게 ‘타월을 재사용하세요’ 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별로 재사용을 하지 않지만, ‘80%의 고객들이 한 타월을 두 번 이상 재사용하십니다’ 라고 써 놓으면, 재사용율이 쭉 올라간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 말, 표정 등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나 혼자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지 잘 알기에, 이러한 사람들의 특성을 이용해서, ‘지금 변화의 물결이 마구 몰아치고 있는데, 너 혼자만 멀뚱멀뚱 혼자 있는 거다.’ 라고 말해주는 방법이다.

Essay 쓸 때 활용해 볼 수 있는 점.

Switch 의 부제는 – How to Change Things When Change is Hard 이다. 변화를 만들어 내는 방법.

사실 이러한 Topic은 MBA 에세이에 단골로 나오는 주제이다. 올해 Kellogg의 선택 에세이 중에도 조직에 저항이 거셀 경우에 변화를 만들어 낸 경험을 쓰라는 질문이 있는데, 이러한 에세이 질문의 이 책의 부제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비단 Kellogg 뿐 아니라 분명 많은 MBA의 에세이에서 변화를 이끈 경험이라는 것은 단골 주제이다.

그 밖에도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조직의 변혁을 만들어 내는 사례들이 나오는데, 자신에게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잘 생각해보면, 내가 그 당시에 이렇게 frame에 따라서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닌데, 참 비슷하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경우 reverse engineering 기법을 활용해서, 그 당시에 내가 했던 행동을 essay 로 옮기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그런 사례가 없다면, 앞으로 조직 내에서 변화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세이를 쓰는 것은 과정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조직 내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그 부분에 Switch의 원칙들을 적용시켜서 실행해 보자. 아마도 2 Round 정도에는 결과를 쓸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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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MBA 지원 준비하면서 혼자 책 읽기가 쉽지 않은데, 여러 사람이 함께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다음 1주일간은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의 Justice –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읽어볼까 하는데, 만약 함께 참여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오늘이나 내일쯤 책을 구입해서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약 350 page의 책으로 1주일에서 10일 정도면 읽을 수 있을듯 하여, 이 블로그에 책에 관한 Review는 27일 경에 올릴 예정이다. 그 이후에 댓글이 많이 달리면 기쁘겠다 ^^

Motivate, Inspire and Change

 

어제는 시카고 MBA에 있는 (엄밀하게 말하면 졸업하고 아직 시카고에 머물러 있는) 친구와 한시간 전화통화를 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했지만, 대략 motivation 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핵심 주제였다. 우리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내가 가장 motivate 될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Motivate Me

일 뿐 아니라 삶 자체에서도 내가 왜 살고 있는지, 무엇이 나의 하루하루를 굴러가게 만드는지에 대한 설명이 바로 Motivation 이다. 하지만 Motivator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 같다. 나를 motivate 하는 것이 바뀌기도 하고, 또 motivate 하는 것의 강도가 달라지기도 하고, 나를 긍정적으로 motivate 하던 것이 완전히 부정적으로 motivate 하기도 하고..

나의 경우는 크게 두가지 motivator 가 있는 것 같은데, 하나는 지적 호기심,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이 두가지는 내가 무슨 검사를 하든지 항상 일관되게 나오기 때문에 이제 나는 거의 이것을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Inspire Me

Motivator 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 혹은 인물 등이 나타날 때가 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motivator 가 생기거나, 갑자기 나의 행동과 사고에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때로는 나도 몰랐던 나를 찾은 것 같은 때도 있다. 나는 그것을 inspiration 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누구나 inspire 받고 싶어하겠지만, 사실 어디서 그런 inspiration을 얻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인터넷에 떠도는 많은 아티클들과 블로그 포스팅이 있지만, 그 중에서 무엇이 나에게 motivation과 inspiration 을 줄지에 대해서 알아보려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서 우리는 차라리 포기를 택한다.

MBA 준비하면서 inspiration을 얻은 곳들

오늘의 본론은 여기부터이다. 내가 MBA 지원 과정에서 스스로를 inspire할 수 있었던 것들을 소개한다.

1. TED.com
TED.com 에 들어가서 TED Talks 들을 볼 것. TED에는 보통 18분 내외의 inspiring한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꼭 TED Talk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한 연설이나 강연 중에도 inspiring 한 것들이 올라온다. 요즘 best seller 가 되고 있는 마이클 샌델의 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강연도 사실 나는 TED.com에서 처음 봤다. (Link: Michale Sandel 강연 What’s the Right Thing to do @ Youtube)

출퇴근 길에 하루 하나씩만 보자. 개인적으로 알랭 드 보통의 TED Talk과 최근것 중에는 Jamie Oliver의 Talk 를 추천한다. 그리고 지휘자에 따라서 어떤 리더십 스타일이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던 Itay Talgam 의 TED Talk 도 인상 깊다. 에세이를 쓰다가 지치면 보자.

Alain de Botton

Jamie Oliver

Itay Talgam

2. 교보문고
무작정 서점에 간다. 서점만큼 좋은 inspiration 은 없다. 일단은 best seller 코너부터 시작해서 한바퀴를 돈다. 특히 나의 career 와 관련된 섹션을 지나쳐서는 안된다. 여기서 에세이의 단초가 많이 나온다. 내가 내 나름의 전문분야라고 생각했던 분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곳이다.

또 지나쳐서는 안되는 곳은 바로 ‘나는 이렇게 성공했네!’ 부류의 책들이 쌓인 곳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써 놓은 것을 읽는 것은 정말 에세이 쓰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특히 리더십 에세이를 쓸 때 많은 inspiration 을 얻을 수 있다.

3. 대화, 가까운 사람이거나 낯선 사람이거나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천재들은 혼자 발전하는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머릿속으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발전하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지라 주변에 나보다 똑똑한 사람, 나와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많이 발전하는 것 같다. 마치 이 블로그처럼…

지금은 나의 와이프가 되었지만, MBA 지원 준비 당시 나의 여자친구는 가장 큰 조력자였다. 참고로 우리 둘의 성격은 너무나 달라서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그녀는 굉장히 많이, 그리고 잘 꼬집어 주었다. 그녀는 여전히 나의 가장 큰 inputer 이다.

그리고 무작정 낯선 사람들을 만나 보는 것도 좋다. 사실 TED가 너무 좋아져서 나는 TEDxSeoul 이라는 모임에 나갔다. 얼마전까지 활동하다가 지금은 유학을 이유로 빠져있지만, 그곳의 사람들과 interaction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나 직장인들은 결국 ‘회사’ 라는 틀안에 갇힌다. 회사마다 다른 언어, 다른 문화를 쓰지만, 우리는 그 안에 너무 빨리 동화되고 편해져 버린다. 그래서 다른 회사,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이 왜 나와 다르게 말하고 이해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은 나의 생각을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4. 책 vs. RSS Feed
나의 좌우명은 수불석권이다. 책을 계속 읽는 나의 습관에 대해서는 예전에 썼던 개인 블로그의 포스팅으로 대체한다.

http://www.luckyme.net/172

여러 장르의 책을 골고루 읽는 것은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써놓고 보니 참 고루한 표현이네).

하지만 책을 한권 읽다보면 사실 틈틈이 지루해지는데, 이런 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장치가 바로 RSS Feed 이다. 나는 마케팅 관련된 포스팅들을 하루에 10-20개 이상 본 것 같다. 마케팅 관련된 것들은 TV 광고나 지면 광고등 비교적 visual 적인 것들이 많아서 이것이 가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많은 blog 들을 읽었는데, 그 중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Change Me

내가 MBA 지원준비를 하면서 얻은 부산물 중에는 나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점이 있다. 어떻게보면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생각된다. 내가 모르던 나에 대해서 발견할 수록 좀 더 본질에 접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내가 모르던 나를 알게 될 때의 징후들이 2가지 있다. 가슴이 쿵쾅거리거나 얼굴이 후끈거리는 것이다.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은 흥분과 기쁨 때문이고, 얼굴이 후끈거리는 것은 부끄럽고 창피한 나 자신과 대면해서이다.

어제 친구와의 전화로 돌아와서…

그 친구가 이 블로그 왜 하냐고 물었다.

무엇보다도 이 blog의 부제가 설명해 주듯이, 이 블로그는 내 diary 이다. 내 인생의 turning point가 될 MBA 시절에 대한 diary. 그것을 기록해 두는 것이다.

7월과 8월 그리고 어쩌면 그 후에도 MBA Apply 에 대한 글들이 더 올라올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과거의 기록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억이다. 나는 Sharing (공유)의 가치를 믿는다. 그리고 내가 sharing 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기쁘다.

그 친구는 차라리 그 시간에 너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라도 한통 더 거는게 valuable 하지 않겠는가? 라고 되물었다. 왜 불특정 다수에게 말을 걸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그때 떠오른 TED Talk 가 아래 Jonathan Zittrain: The Web as random acts of kindness 라는 Talk 였다. 아래 TED Talk 는 분명 나의 어떤 부분을 바꾸어놓았다. 친구가 나에게 왜 옆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얼굴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호의를 배푸는지 물었을 때, 내 얼굴이 후끈거렸던 이유는 그것이 나에 대한 진실이기 때문이고, 아래 TED Talk를 보면서 가슴이 뛰었던 이유는 내가 이런 것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TED Talk 으로 마무리

(붉은색 subtitle 버튼을 누르면 한글 자막도 골라 볼 수 있다)

– 끝 –

http://video.ted.com/assets/player/swf/EmbedPlayer.swf

Change

Wine Note; Ruffino Il Ducale, Toscana 2006

 

얼마전에 스페인의 까딸루니아 지방을 여행할 일이 있었다. 와이프의 친구가 Wharton MBA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된 것. 두 사람은 Classmate 로 만났다가 인종과 국경을 넘어선 사랑의 결실을 보게 된 것이었다. 와이프의 대학교때 Best Friend 이기 때문에, 우리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됐지만,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 표를 샀다.

막상 결혼식은 하루. 하지만 스페인까지 갔는데, 결혼식만 보고 오기 아까워서 우리는 와이너리 투어를 하기로 했다. 스페인 카딸루니아 와이너리 투어에 대한 글은 여기:

http://www.luckyme.net/168

스페인 사람들 (maybe 까딸루니아 사람들)의 와인 사랑은 정말 대단했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식사를 하는데, 식사 전에 appetizer 로 sparking wine (cava)를 마시고, 생선이 들어간 샐러드를 먹으면서 화이트 와인을, 그리고 마지막에 고기를 먹으면서는 레드와인. 기본이 세잔이었다.

와이너리 투어도 하고, 이렇게 계속 와인에 흠뻑 취한 며칠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오면서 와인 탐구에 대한 나의 열정도 다시 불이 지펴졌다. 먼저 한국에 있을때부터 틈틈이 마트나 백화점에 가서 와인을 한병씩 사서 마셔볼것과, 그 후에 와인노트를 작성할 것, 그리고 미국으로 MBA에 가면 내 반드시 Napa Valley 와 Sonoma County 를 꼭 가보리라고 굳게 다짐했다.

그 후로 마트나 백화점에 있는 와인코너에 가면 한참씩 와인을 고른다. 지난 한달간은 거의 카탈루니아의 추억에 젖어서 Mas La Plana 를 마셨다. 그러다가 이번에 마트에 가서 우연히 손에 쥔 Ruffino Il Ducale . 어디서 들은것은 있어서 super Tuscan 와인에는 산지오베제(Sangiovese)가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마침 에티켓을 보니 Sangiovese 60%, Merlot 20%, Syrah 20% 라고 쓰여 있길래 샀다. Super Tuscan 은 아닌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낮은 가격에 약간의 향을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Tuscan 와인을 한번도 마셔보지 못해서 산 것이기도 했다. Tuscan 와인이라는 미지의 세계가 과연 어떤 맛을 지니고 있을지 너무나 궁금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와서 와인을 오픈했는데…

그런데 솔직히 Il Ducale .. 내 취향은 아니었다. 바디도 완전 무겁고, 담배향에 가까운 두꺼운 향. 거의 불고기나 푹 삶은 고기를 먹을 때 마셔줘야 할 것 같은 Red Wine 의 느낌이랄까..전반적으로 너무 강한 와인이었다.

인터넷으로 좀 더 Ruffino 와인에 대해서 search 해 보았다. Ruffino 는 Toscana 지방에서 가장 큰 wine maker였다! (스페인의 Torres 같은 존재인가보다.) 가장 유명한 와인으로는 리제르바 두깔레 오로 끼안티 클라시코(Ruffino, Riserva Ducale Oro Chianti Classico) 가 있다고 한다. 10만원대 와인이라니 한번 try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