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ice –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Book Review

1년전 쯤에 YouTube에서 마이클 센델의 강의를 봤다. 하버드의 넓은 대형 강당에서 수많은 학생들에게 둘러싸여서 과연 무엇이 옳은 일이며, 무엇이 옳지 않은지에 대해서 미묘한 질문을 던지며 학생들에게 깊은 생각의 단초를 제공하는 그 강의 동영상은 내가 작년에 봤던 YouTube 중에서 가장 인상깊지 않았나 생각한다.

서점에서 Justice 라는 책이 나와 있어서 집어 들었더니 마침 그 강연을 했던 마이클 샌들이 같은 주제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쓴 책이었다. 저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과연 우리 사회와 국가에서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여러 각도에서 다루고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절반정도 읽었을 때 흥미를 잃긴 했다. 교수의 시각에서 정치철학에 대해서 다룬 글이다보니 첫 부분을 장식했던 인간의 도덕과 정의에 대한 딜레마 보다는 중반부로 갈수록 이마뉴엘 칸트, 존 롤스, 로크나 밀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들의 정치와 국가에 대한 사고관을 주로 다루고 있었다.

내용을 더욱 지루하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책의 저자인 마이클 샌들 교수의 생각은 나와 있지 않고, 계속 질문만 던지고 있거나, 그 질문에 관련된 여러가지 시각만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는 뭔가 새로운 지식과 결말을 내려주기를 바랬는데, 나의 그런 기대와는 다른 책이었다.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소수집단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 과 같이 사회에서의 소수에 대해 일정한 혜택을 주는 제도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와 같은 한 국가나 단체가 과연 과거사나 자기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도덕적인 책임감을 갖는가? 하는 문제들이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역시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소개하기 보다는 A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고, B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예를 들면 모병제에 대한 내용이라든지 기부금 입학제도 같은 주제는 나 또한 평소에 주변 사람들과 자주 토론하는 주제이다. 사실 이런 내용들은 무엇이 옳은가? 라는 질문에 단정적으로 뭐라고 대답할 수 없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그럴 경우 이런 시각도 있고, 저런 시각도 있다는 것은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어서 이 책에 대해서는 조금 실망이 컸다.

결국은 정의(justice)를 무엇으로 정의(define)할 것인가에 따라서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챕터에 다다라서야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떤 이는 정의란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법한’ 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 (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쯤에서 독자들도 눈치챘겠지만, 나는 세번째 방식을 좋아한다. (중략) 정의에는 어쩔 수 없이 판단이 끼어든다. 구제금융이나 상이군인훈장, 대리 출산이나 동성혼, 소수집단우대정책이나 군 복무, 최고경영자의 임금이나 골프 카트 이용권을 두고 어떤 논란을 벌이든, 정의는 영광과 미덕, 자부심과 인정에 대한 대립하는 여러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후략)

Implication to MBA applicants

사실 이 책을 고를 때에는 MBA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implication 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간쯤 읽었을 때 그런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려할 점들과 정치철학의 역사에 대해서만 줄기차게 설명하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업무환경 안에서 ‘과연 무엇이 옳은 일인가?’ 라는 질문에 스스로 많이 부딪힌다. Google에서 Don’t’ be Evil 이라고 말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P&G에서도 항상 Do the right things right 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이 right thing 이며, 무엇이 Not Evil 인지 궁금해 하곤 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다른 가치관들이 존재하고, 너무나 다른 정의관이 있을 수 있는데, 과연 누구의 어떤 시각에서 옳은 일이란 말인지…

말하는 사람들은 흔히 Top Management 인 경우가 많다. 그 위치에서는 명확한 가치판단을 하기 보다는 정치적으로 행동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들었다.

MBA 에세이에서도 가끔 이런 질문이 등장하곤 한다. Ethical Dilema 를 묻는 질문들 말이다.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의관을 먼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스스로 생각한다. 예컨대

내가 생각하는 윤리적인 행동 혹은 옳은 일이란 어떤 것이다.
A라는 상황에서 이런 정의에 어긋나는 이런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내 생각대로 행동하기에는 너무 많은 X, Y, Z라는 Barrier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떤 행동을 해서 이러한 barrier 들을 제거했다 혹은 다른 사람들의 alignment 를 이끌어 냈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고, 무엇을 배웠다. 혹은 일은 해결했지만 어떤 점은 아직도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너희 학교에서 이런 점을 배우고 싶다.)

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가상으로 생각해 본 Essay 형식과 주제일 뿐이나, 혹시라도 이런식의 질문이 나온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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