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가 MBA를 인생의 휴가라고 했던가? 첫 학기가 시작한지 2주가 지났고, CIM까지 합치면 5주가 지났다. 지금까지 내가 겪은 바로는 MBA는 인생의 휴가가 아니다. 솔직히 매일매일 잠자는 시간이 모자라는 생활을 하거나, 잠을 자더라도 뭔가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생활을 계속 하고있다. 재수할때 놀면서도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것과 비슷하다. 뭔가 나를 강하게 구속하는 것은 없지만, 알 수 없는 pressure에 계속 시달리고 있다.
이번학기에 Turbo Finance와 Turbo Decision Science 를 들은 것은 실수였던 것 같다. 두 과목 모두 터보이다보니, 숙제도 많고, 한 수업에 나가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다. 경영학과를 나왔고, CFA Level 1 공부하면서 수리적인 부분이나 Finance도 어느정도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불과 4번의 수업으로 이 모든 자신감이 시월의 시카고 날씨처럼 바싹 얼어 붙었다.
일단 MBA는 실무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몇년씩 모델링을 하다가 온 사람들에게 나의 얄팍한 경영학 지식은 우스운 수준인 것 같다. 같은 클래스에 banking, finance에서 일하다 온 사람이 반 이상이다. 처음에는 내가 여기서 top 40% 안에 못들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Bottom 10% 에 들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Finance 과목에서 숙제가 하나 나왔는데 푸느라고 3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그리고도 다 못 풀었다. 문제는 불과 4문제였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도 3시간 이상 소요. 그래도 못 풀었다. 그리고 사람들이랑 모여서 논의해봤다. 그나마 풀었던 문제들도 많이 틀렸다. -_-;; 이 과목 들은거 처음으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교수가 수업에서 하는 말 – 이 숙제를 내면서 학생들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소요 시간이 6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문제를 엄청 어렵게 낸 것이라는 뜻이다. 중학교때 A급 수학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과학고를 가기 위한 아이들을 위해서 엄청 어려운 문제만 모아놓은 책이었다. 그 책 푸는 기분이었다.
MBA에 온 아이들이 평균대비 똑똑하고, 지적으로 수준이 높은 아이들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관련 실무 경험이 풍부한 애들이 많이 있어서, 단지 학부에서 얄팍하게 배우던 것과는 수준과는 깊이가 다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애초에 생각했던 것 보다 조금 더 따라가기가 힘에 부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면에 Accounting 이나 Strategy 과목은 Turbo가 아닌 기초과목을 듣는데, 이 과목은 나에게는 너무 느리다. 학부때 배웠던 것을 거의 복습하는 수준이다. 그래도 실망스럽기보다는 안도감이 든다. 이미 다른 과목에서 너무 힘들고 지쳐서 이 과목들은 약간 쉬어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마케팅관리 과목은 waiver를 받아서 듣지 않아도 된다. 대신에 다음학기에 이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과목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그것도 약간 걱정이 되기는 한다. 과연 또 어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다소 두렵다.
이럴때마다 나 스스로에게 되뇌이곤한다. 나는 여기 공부하러 온게 아니다. 나는 여기 new career 를 시작하기 위해서 왔다. 라고 말하면서 나 자신의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곤 한다. 바꿔말하면 MBA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기에 더 힘든 것 같다. job searching에 대한 압박감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Job searching에 비하면 학교 공부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여기서 처음 2년간 되뇌이지 (되뇌여야 하고): “나는 여기 수업들으러 온게 아니다. 나는 여기 research를 시작하기 위해 왔다.” 그래서 수업 들으면서도 머리 뒤쪽이 항상 무거운 constant pres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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