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Time Report – 켈로그에서의 1년을 마치며

 

오늘로서 켈로그에서의 3번째 학기가 끝났다. 켈로그는 쿼터제이므로 정확하게 1학년이 끝난셈이다. 오늘 있었던 Gad Allon교수의 operation 수업을 마지막으로 모든 수업이 끝났다.

집에 돌아오면서 든 생각은 세가지이다.

1. MBA 무용론의 불식

MBA는 1) 단순히 학벌을 따기 위한 방편이거나, 2) 커리어의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탈출구로 사용되거나, 아니면 3) 2년 간의 job searching 기간일 뿐 아무런 배움이 없다는 것이 MBA 무용론의 골자이다. 나 스스로도 학부를 경영학과를 나온 이유만으로 불과 얼마 전까지 ‘과연 내가 MBA에서 얼마나 많이 배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은 모두 불식되었다. 확실하게. 오히려 시간과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1년쯤 학교를 더 다녀야 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용한 지식을 많이 배우게 되었고, 앞으로 나의 커리어에 관련된 영감을 듬뿍 얻었다.

이번학기 내가 들었던 과목은 Technology Marketing, Research Methodology in Marketing, Operations, Business Law 이렇게 네 과목이다.

Tech Marketing 은 소비재 마케팅 출신에다가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에서 허우적거리던 나에게 확실히 보다 넓은 시각을 제공해 주었다. Tech Marketing과 내가 P&G에서 경험했던 전통적인 마케팅과의 가장 큰 차이점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아마도 Ecosystem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Technology 산업에서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전통산업과는 많이 다름을 느꼈다. 특히 혼자 잘한다고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구성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한편을 먹고 열심히 경쟁과 협력을 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매니저들이 조율해 나가야 한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Research Methodology 과목은 주로 회귀분석(regression)을 사용한 마케팅 조사방법론 수업이라고 보면된다. clustering, factor analysis, conjoint analysis 등의 주요 조사 방법론을 배웠다. 솔직히, 그리고 부끄럽게도, 내가 이 수업에서 배우는 회귀분석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도 모르고 그 동안 어떻게 마케팅을 했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마케터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새삼 느낀다.

Business Law 과목은 미국의 상법, 그 중에서도 Corporation 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배웠다. Presser 교수는 corporation의 발명이야말로 미국이 전 세계 경제에게 선물한 가장 큰 공헌이며, 21세기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corporation 을 꼽았다. 그리고 그 corporation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와 문제들에 대해서 법적인 시각에서 배웠고, 교수는 이 수업이 앞으로 우리들이 경영 일선에서 일하는 동안 감옥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이 수업의 내용을 실무에 사용할지는 몰라도, 정신적으로 많은 inspiration을 주었던 수업임에 100% 확신한다.

Operation 과목을 가르친 Gad Allon 교수는 미국에서 가장 기대되는 40세 이하 교수 40명에 들었던 교수이다. 그의 수업은 구조화(structured) 되어 있다. 항상 컨설턴트들이 좋아하는 구조화나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같은 접근법이 강의에도 사용되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앨론 교수의 수업은 상대적으로 매우 체계적이어서 이런 면에서 쏙쏙 이해되는 수업이었다. 이 수업은 improvement, risk, trade-off 와 같은 생산관리에 있어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서 하나씩 깊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 수업이었다.

이런 생각들이 세 쿼터를 끝낸 지금에야 드는 이유는 Kellogg 의 학사일정이 처음 두 학기에는 대부분 core에 맞춰져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경영학과 학부를 나온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많은 내용이 중복되는 것이 사실이라서, 사실 core 수업은 별로 재미가 없었다. 빨리 elective들을 많이 들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MBA 의 효용을 항상 투자 내지는 학비(비용) 대비 분석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교육의 효용을 돈으로 환산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이 주는 inspiration 과 knowledge는 단순히 몸값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꿈의 크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로 측정되어야 한다.

나의 꿈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바뀌었는가? 라는 질문에는 지금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지만, 허황된 꿈일지언정 자꾸만 큰 꿈을 꾸게 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MBA를 오기 전에는 꿈이 작아지더라도 구체화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재미있다.

2. 불안감의 극대화

문득 생각해보니,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마음은 내가 6살때 아차산에서 친구들과 길을 잃었을 때의 마음과 비슷했다.

한없이 불안했고, 한없이 막막했다.

이런 기분은 내 미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 스스로도 아무런 짐작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나 스스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늘 이런 불안함과 막막함은 한동안의 집중력의 원천이 된다. 이런 불안함과 막막한 시간을 자양분으로 삼아서 어떤 한가지 일에 좀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얼마나 힘들게 찾은 일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나의 성격상 그렇게 힘들게 찾을 일 조차도 오래 지나지 않아서 싫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지금의 방황들은 그 이전까지의 것들과 다른 면이 있다. 그것은 내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다.

이 나이에 이렇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극도로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에반스톤의 한적한 삶을 즐기는 지금은 나에게 매우 아이러니한 휴가이다.

첫번째 생각도 그렇고, 두번째 생각도 그렇고… 아무튼 MBA라는 곳은 참 나에게 많은 아이러니를 안겨준다.

3. 후반전에는 분발한다.

1년간의 켈로그 생활을 100% 즐겼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솔직하게 좋은 점도 많았지만, 나쁜 점도 많았다. 생각했던 문제들 – 언어, job, 문화 – 등도 있었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문제들도 많이 있었다.

당분간의 휴식이 끝나면 다시 후반전의 휘슬이 울릴것이다. 그러면 전반전에 2-1 로 지고 있는 축구팀의 선수와 같은 기분으로 학교를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구장의 잔디도 슬슬 적응이 되었고, 상대편 선수들도 낯이 익은 것이다. 후반전에는 꼭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의 후반전은 45분이 아니라 30분이다. 그 이유는 내가 12월 말에야 다시 에반스톤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미운정 고운정이 많이 든 에반스톤. 떠날 생각을 하니 많이 그리울 것 같았다.

4P도 모르는 마케터

 

경영학과 학부를 나왔고, 마케터로 5년간 일했고, 최고의 마케팅 스쿨이라는 MBA를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4P, 3C, STP, IMC 같은 단어들은 나에게는 낯선 단어들이다. 게다가 P&G 에서 실무를 할 때는 이런 단어를 단 한번도 쓴 적이 없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모두들 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이다.

먼저 이런 마케팅 프레임웍에 대한 위험을 이야기해보자. 딱히 마케팅 프레임웍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SWOT부터 이야기하겠다.

나는 SWOT 을 왜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Framework이라는 것은 생각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다. 그런데 SWOT 은 현상 분석이라는 명목 아래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현상 분석이라는 것이 indicated action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대체 그래서 뭘 어쩌라고… 라는 식으로 결론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케팅을 잘한다는 P&G에서는 4P, 3C, STP 같은 용어를 쓰지 않는다. 학부를 졸업하고 처음 입사했을 때에는 나도 신기했다. 10년 이상 마케팅을 했다는 베테랑들에게 물어봐도 이런 용어들을 잘 몰랐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개념들을 완벽하게 체화해서 쓰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훨씬 더 고난이도로 응용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굳이 프레임웍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에 P&G에서 많이 쓰는 프레임웍 (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것)은 바로 Who, What, How 였다.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가?

생각해보면 Who 와 What이 바로 STP 이고, How가 4P mix 와 3C strategy 등이 결합된 개념이다. 하지만 Who What How라고 하면 누구나 알아듣기 쉽다. 마케팅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에서도 쉽게 알아본다.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4C, 3C 같은 어려운 단어들을 쓰지 않아도 된다. 한국의 구매담당자도, 필리핀의 IT 담당자도, 인도의 PR 담당자도, 터키의 영업 담당자도 WHO WHAT HOW 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그래서 마케팅 부서에서 만든 문서들에는 어려운 마케팅용어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물론 회사들마다 내부인들만 알아볼 수 있는 암호같은 약자들이 넘쳐나는 현상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뭔가 다른 부서에서만 알고 있는 비밀 같은 것들이 없고, 세계 어떤 오피스에서 일하는 누구에게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는 프레임웍은 참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솔직히 나는 STP 이해하는데 몇년 걸렸다. 대학교때 코틀러 교수님의 Marketing Management 책을 두번이나 읽고도 이해를 못했다가 알 리스의 Positioning이라는 책을 읽고서야 이해가 되었던 개념이었다는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경영학과 공부를 몇년씩 해도 STP의 개념은 여전히 오묘하고 깊은 맛이 있다.

IMC 라는 단어를 처음 들은 것은 P&G에서 일한지 몇년 되었을 때였다. 처음에 대학생들이 IMC, IMC 하도 그래서 도대체 뭔가 싶었다. IMC 공모전 같은 것도 많이들 나간 모양인지, 레주메에 보면 IMC라는 단어들도 많이들 눈에 띄었다. 혹시라도 후배들의 레주메를 보다가 이런 단어가 나오면 꼭 물어본다. ‘그런데 IMC가 뭐야?’ 그러면 후배들은 @.@….. (이 선배 경영학과 선배 맞나? P&G에서 마케팅 하는거 맞나?)

알고보니 IMC의 개념은 P&G에서 말하는 holistic marketing communication 과 같은 개념이었다. holistic 이라는 단어는 GMAT 공부할때나 볼법한 어려운 단어다. 하지만 개념은 surrounding audio system 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즉, 우퍼, 서브우퍼, 각각이 스피커 등등이 모두 다른 기능을 하지만, 그것들이 합쳐졌을 때, 그 모든 시너지가 발휘되면서 훌륭한 사운드를 듣게 되는 것 처럼,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면 마케팅의 효과가 극대화 되는 것이다. P&G 마케팅에서 Holistic Marketing은 처음이자 끝이다. 굳이 IMC같은 어려운 단어로 개념화 하지 않더라도 항상 숨쉬고, 물마시듯이 해야 하는 것일 뿐이었다.

켈로그에서도 아무리 academic 하다지만, 많은 어려운 개념을 배우지 않는다. 이번학기까지 4과목의 마케팅 수업을 들었지만 한번도 4P, 3C, IMC 등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그냥 그런 것이 있다는 정도면 충분하다. 그런것에 얽메이면 오히려 숲을 못 본다.

차라리 충실하게 통계적/ 경제학적 기본기를 쌓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새롭게 어려운 개념들 (대개 영어 약자로 이루어진다)은 금새 바뀌므로, 그때그때 살짝 알아두기만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핵심이다.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것은 그 사람을 유식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벽을 쌓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얼마전에 Triathlon 을 했다고 글을 올렸는데, 트라이애슬론을 종종 ‘철인삼종’ 이라고 오역하는 경우가 많다. 철인 경기는 트라이애슬론 중에서도 가장 힘든 코스의 일종일 뿐이다. 그냥 삼종경기, 혹은 트라이애슬론 이라고 번역해야 맞다.

하지만 여전히 철인삼종의 이미지가 남아서 그런지 이런 명칭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운동을 시작조차 못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개인적으로 초보자들이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가장 힘든 것은 명칭에서 오는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톰 행크스에게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면 톰행크스가 변호사인 덴젤 워싱턴에게 말하는 장면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어떻게 된건지 나에게 설명해봐요. 4살짜리 아이도 이해할 수 있게요.’
‘Now, explain it to me like I’m a four-year-old.’

쉽게 말하자.

8년만의 트라이애슬론

 

지난 주말 Galena라는 곳에서 트라이애슬론 대회가 열렸다. Galena는 일리노이 주의 작은 마을로 1920년대 미국의 도시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도시이다. 이 작은 도시에서 매년 5월 경이면 트라이애슬론 대회가 열리고, 시카고 인근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대회에 참가한다.

이 대회의 거리는 좀 애매하다. 1km 정도 수영을 하고, 30km 정도 자전거를 탄 후, 6km 정도 달리기를 한다. 흔히 말하는 올림픽 코스(1.5k수영/ 40k 자전거 / 10k 달리기)의 2/3정도 거리이다.

나는 2002년-2003년도에 와세다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일본 친구들도 사귀고 운동도 할겸 트라이애슬론 클럽에 들었다. 그 당시에 이타코라는 도시에서 열린 대회와 도쿄 인근에 있는 오오시마 라는 섬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그 후에 2004-2006년에는 군대에 있었고 그 동안에는 수영 연습을 할 수가 없었기에 마라톤만 해마다 1-2번씩 나갔다. 2009년도에 마지막으로 하프마라톤을 뛰었는데, 정말 힘들어서 죽을 뻔 했던 기억이 있다.

꼬박 8년만에 다시 하는 트라이애슬론이었다.

토요일 아침 대회이기 때문에 금요일에 일찍 수업을 마치고 3시 반쯤 와이프와 함께 에반스톤을 떠났다. 갈레나에 도착한 것은 8시가 다 되어서이다. 원래는 3시간이면 가는 곳인데 대회가 열리는 Apple Canyon Lake를 못 찾아서 한참을 헤매다가 늦었다.

어둑어둑해지고 있을 무렵에 수영에서 자전거로 갈아타는 Transition Area 1에 자전거를 두고, 호텔 앞에 자리한 자전거에서 달리기로 바꾸는 Transition Area 2에도 셋업을 끝냈다.

다음날 6시에 일어나서 와이프가 해 주는 아침밥을 먹고 대회장으로 향했다. 켈로그에서 출전하는 사람은 40~50명 가까이 되었기 때문에 곳곳에 켈로그 티셔츠를 입은 친구들이 눈에 띄였다. 이번 대회를 위해서 사이클져지(jersey) 를 맞춰 입었기 때문에, 쉽게 서로를 알아봤다.

수영이 시작되는 곳으로 셔틀을 타고 이동했다. 수영을 하게 된 Apple Canyon Lake는 한마디로 똥물이었고 열라 찼다. 딱 보면 들어가기 싫은 물이었다.

출발은 남/녀로 크게 나뉘어서 하고, 나이대에 따라서 차례로 출발한다. 나는 남자 30대가 출발하는 9시 12분 출발이었다.

총성이 울리고 물에 뛰어들었는데, 물이 정말 더럽고, 더럽게 찼다.

수영을 끝내고 사이클로 갈아탈려 올라왔는데, 발바닥에 돌맹이가 너무 많이 밟혀서 아팠다. 원래 선수들은 이장면에서 멋지게 wet suit(웻 수트)를 벗으면서 바쁘게 달리면서 재빨리 자전거로 갈아 타는데, 나는 발바닥이 아파서 슬슬 걸었다.

자전거 코스에 비하면 똥물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언덕이 너무 많았고, 어떤 곳은 1마일 정도 계속해서 오르막길이었다. 수 많은 여자들에게 추월당하고 거의 한시간 20분 가까이 자전거를 탔다.

수영과 자전거를 끝낸 다음의 달리기는 상쾌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갈레나 레이스는 거리가 짧아서 마음부터가 가볍다.

모두 끝낸 기록은 2시간 15분 정도였다. 원래 목표시간은 2시간 안에 들어오는 것이긴 했지만, 이 정도도 만족스러운 기록이다. 완주를 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하므로…

레이스를 끝내고 와이프와 함께 갈레나 시내를 둘러보고 관광을 했다. 트라이애슬론은 항상 경치가 예쁜 곳 주변으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이렇게 레이스를 끝낸 뒤에 그 곳 주변을 보는 것이 큰 낙으로 알려져있다.

기록은 더 빨라지지 않아도 좋으니 40, 50, 60 까지 계속 이렇게 트라이애슬론을 하고, 주변 도시를 와이프와 거닐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갈레나 호텔과 다운타운 사진들: CLICK

MBA Blogger 새로운 필진: Terry & M

 

새롭게 Terry님과 M 님이 영입되었습니다. (현재 저까지 6명입니다)

Terry 님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셨던 경험을 생생하게 공유해 주실 예정입니다.M 님은 비판적인 사고에 있어서 매우 일가견이 있으신 분인데요, 두분 모두 앞으로 좋은 포스팅이 많이 기대 됩니다.

참고로 두 분 모두 Kellogg 2012 이십니다.

happycat 님의 To B-school or not to B-School Part 2도 기대하고 있구요, echo님과 LukeSungho 님의 첫 포스팅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 밖에 동부와 서부의 좋은 학교의 많은 분들의 참여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tkim2012@kellogg.northwestern.edu

기분 좋은 기부

 

며칠 후에 자전거를 오래 탈 일이 있어서 자전거 샵에 점검차 갔다. 몇달 전에 자전거를 샀던 바로 그 샵이다. 이 자전거 가게는 중고 자전거를 사고 파는 곳이며, 수익금은 모두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 기부하고,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자전거를 제공하거나, 자전거 수리, 타는 법 등을 가르쳐 주는 곳이다. Evanston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Howard 역 근처에 있다. 참고로 Howard 역 근처는 부유하지 않은 동네이다.

http://www.therecyclery.org/

몇달 전에 여기서 windsor라는 괜찮은 브랜드의 자전거를 괜찮은 가격에 샀다. 좋은 자전거를 좋은 가격에 사고 나니,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내가 낸 돈이 기부된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이 더 좋기도 했다.

오늘 다시 이 가게에 자전거를 점검하러 갔는데,

나: 나 주말에 자전거로 장거리를 점검하러 왔어
점원: 응, 그래. 저기 맨 뒤에 가서 해
나: 응?
점원: 저기 끝에 자전거 리프터(홀더) 하나 남았으니까 저기 가서 해
나: 내가 하는거야?
점원: 아… 너 여기 처음 와보니?

이 곳은 매일 저녁 7시-9시에 open shop이 열린다. open shop 은 자원봉사자 한명이 나와서 가게를 보고, 지역 주민들은 그냥 이 곳의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자신의 자전거를 각자 알아서 고치는 것이었다. 물론 돈을 내고 사야 하는 부품이 있으면 사기도 하는데, 부품 가격도 매우 싸다. 대신에 한시간동안 이 샵의 각종 도구를 사용하는 값은 $10. 이 돈은 물론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 기부된다.

자원 봉사자는 자전거 수리에 어느정도 기술이 있는 사람으로,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자전거를 봐주기도 하고, 조언을 해 주기도 한다. 이 사람 역시 돈을 벌기 위해서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자전거 핸들에 감을 테잎 하나를 샀다. $15 불이었다. 그리고 뒷바퀴에 나는 끽~끽~ 거리는 브레이크 소리를 고치기 위해서 오늘의 자원봉사자였던 리처드와 여러가지 원인을 분석해서 여기저기 기름칠도 해보고 했으나, 소리를 없앨 수는 없었다. 체인과 기어에 기름칠을 하고, 바퀴에 바람도 넣고 한시간만에 핸들에 감은 테잎값 까지 총 $25을 내고 집에 왔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거의 다 얻었고, 매우 적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했다. 그런데 그 돈이 이 동네의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 기부된다니, 참으로 기분 좋은 기부였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객이 원하는 것들은 모두 얻으면서 수익은 기부하는 서비스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왔다.

우리는 왜 그토록 늦게까지 일했을까?

 

요즘 나에게는 상대적으로 많은 여가시간이 존재한다. 상대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예전에 회사를 다닐때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도 나의 여가 시간의 변화는 매우 심했다. 물론 한가할때는 매우 한가할 때도 있었지만, 정말 빡세게 일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흔히 말하는 표현으로 ‘토나오게’ 일했던 것이 사실이다.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면서 일할까? 도대체 우리는 왜 그렇게 많은 야근을 한거지?

‘일이 많아서?’ 라고 단순화 하기에는 마음 속에서 수많은 다른 이유들이 꿈틀댄다.
‘일을 못해서?’ 라고 말하기에는 인정할 수 없는 자존심도 있고, 단지 그래서만은 아니었던것 같은 막연한 느낌도 있다.

무엇이 정말 가장 큰 이유였을까 생각해봤다.

내가 생각해 보건대 밤 늦게까지 (혹은 새벽까지) 일을 많이 한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 이유들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일찍 집에 갈 수 있으리라.

1) 갑/을 관계의 역학으로 인한 업무 발생 빈도 및 load의 비예측성
2) 매니저 혹은 고객의 변심으로 인한 업무 scope 변경
3) 조직 내의 bottle neck 존재
4) 나의 업무 처리의 비효율성
5) 예측할 수 없는 외부효과
6) 회사에 오래 있고 싶어서
7) 문화적인 요인들 (기업, 국가, 산업)

1)번의 경우는 대표적으로 고객사가 존재하고, 우리가 고객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단순히 우리가 에이전시 비즈니스를 하거나,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한다고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예전에 내가 P&G에서 일할 때도 생각해보면, 분명 제조업체는 갑에 해당할 것 같지만, 비즈니스 관계상 을에 놓이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이 이유는 단순히 회사가 어떤 업종에 있느냐에 따라서 결정되지만은 않는다.

이 경우의 해결책은 좀 더 예측 가능하면서 게으른 ‘갑’을 만나야 한다는 것 밖에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즈니스에서 이런 ‘갑’을 선택할 수 있는 ‘을’은 없다. 복불복처럼 좋은 ‘갑’을 만나기를 고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갑’을 길들일 수는 있을 것 같다. 나의 ‘갑’이 도대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원인을 파악할 수만 있다면…

2) 번은 1)번과는 조금 다르다. 1)번이 빈도 및 양의 변화가 예측될 수 없는 이유가 회사나 상대방과의 관계에 기반한 것이라면, 2)번의 경우는 단순히 내가 상대하는 상대방의 변심이 심한 경우다.

사실 1)번의 경우는 내가 처한 포지션이 그런 경우가 많아서 변화시키기가 더 어렵고, 2)번의 경우는 내가 상대하는 사람이 한명인 경우가 많아서 좀 더 manageable 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2)의 경우에 성격 자체가 우유부단해서 혹은 성격 자체가 이것도 보고 싶어하고 또 저것도 보고 싶어해서, 결국은 모든 옵션을 다 봐야 직성이 풀리는 보수적 성격이거나,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의 위치가 위태로워서 불안해서 이것저것 시키는 사람도 있다. (흔히 말하는 면피용 자료 만들기) 아쉽게도 이렇게 사람 자체의 특성이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에는 업무를 줄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신뢰를 쌓아 주거나, 매니저 혹은 고객사의 용기를 북돋워 주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3) 번의 경우는 정말 힘든데, 이 경우에 해결책은 bottle neck을 없애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럼 ‘그 bottle neck이 내가 없앨 수 있는 것이냐?’ 의 질문이 나올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 중에 절반 이상은 알고보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내가 영향력을 행사해서 좀 더 bottle neck을 완화 시킬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4)의 경우는 내가 잘못한 것들이니까 내 스스로 답을 찾아야 될 것이다. 도대체 내가 왜 2시간씩 저녁을 먹었을까? 내가 왜 이따위로 모델링을 했을까? 내가 왜 이렇게 아침에 잠을 많이 잤을까? 등등이 이 경우에 해야 할 질문들이다.

5) 번의 경우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serious issue 들이 발생하는 경우다. 갑자기 고객들이 알 수 없는 클래임을 할 때, 신문에 얼토당토 않은 기사가 날때 등이 이런 경우다. 이 경우의 해법은, 이런 경우의 수를 미리 파악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스텝들을 정의해 두어서, 최대한 빨리 해결하거나, 매니저들에게 문제 해결이 어떤 식으로 될지에 대한 안심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6)번의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회사를 좋아하는 사람들. 애 보기 싫어하는 워킹맘, 마누라와 아이들 피해서 조용히 일하고 싶어하는 남자들, 딱히 집에 가도 할 것 없은 싱글들 등등. 이런 사람들이 사실은 회사에서 빨리빨리 퇴근해 줘야 다른 사람들도 좀 더 일찍 간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겠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것이다.

7)번은 가장 심각한 문제다. 한국과 일본 등의 살인적인 업무 시간에 대해서 나의 미국인 MBA 친구들도 익히 잘 알고 있다. 그 사회에서 문화가 업무시간에 미치는 영향은 아마도 절대적일 것이다. 일본의 직장인 남자들 중에서 집에 일찍 들어가면 무능해보여서 야근을 하거나, 집 근처 역의 라면집에서 라면을 먹고 들어가는 남자들이 꽤 많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할때만 그렇게 늦게까지 하지는 않는다. 술먹을때도, 밥먹을때도, 모두 모두 늦게 한다. 우리 문화적 특성상 일도 앉아서, 술도 앉아서, 고스톱도 앉아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로 시간의 구애를 덜 받으면서 느긋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Switch라는 책의 저자 Heath Brothers의 블로그에서 얼마 전에 서서 하는 standing meeting을 많이 하라고 한 글을 봤는데, 나는 매우 공감했다. 서서 하다보면 대화가 길어지지 않고, 쓸데없는 논의를 잘라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마도 서서 미팅을 하면 다들 불안해 하지 않을까? 일단 커피 한잔 뽑아서 앉아서 이야기 하는 것을 워낙들 좋아하니 말이다.

나는 올 여름을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보낼 예정이다. 너무나 해보고 싶었던 산업이라서 많이 설레지만, 한국의 컨설팅 업계는 살인적으로 긴 업무시간으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좀 걱정이 되기는 한다. 미국의 컨설팅은 출장이 많아서 악명 높기는 하지만, 업무 시간이 한국처럼 길지는 않다. 도대체 어떻게하면 앞으로 컨설턴트들이 집에 더 일찍 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답답하긴 하지만, 답이 없을 것 같지도 않다.

MBA Blogger 네번째 필진, Columbia Business School의 Echo 님입니다.

네번째 필진 영입이 완료 되었습니다. 현재 Columbia Business School에 1학년으로 계시는 Echo 님입니다. 저와는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echo 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읽고 제가 감동하여 먼저 영입을 제안하였습니다. 앞으로 좋은 활동 많이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관심 있는 mba blogger 들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참여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아래 메일 주소로 연락 주세요.

tkim2012@kellogg.northwestern.edu

MBA Blogger의 세번째 필진을 소개합니다. -Luke Sungho

 

며칠 전에 행복괭이 – happycat 님을 소개드렸고, 이미 행복괭이 님의 포스팅도 올라왔는데요, 곧바로 또 다른 필진을 소개해 드립니다!

바로 Luke Sungho 님이시구요, 지금은 한국에 계시지만 곧 UC Berkley의 Haas School 로 MBA를 떠나신다고 합니다. 앞으로 MBA에 합격하셨을 때의 이야기부터 유학생활을 준비하는 생생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또 미국 서부에서 일어나는 일도 생생하게 듣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tech industry 쪽으로 경력을 고려하신다고 하니, bay area 및 실리콘밸리의 생생한 이야기도 듣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MBA Blogger로의 입성을 희망합니다. 관심이 있으신 MBA 입학 예정자, 재학생, 그리고 졸업 예정자 분들께서는 아래 주소로 메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kim2012@kellogg.northwestern.edu

HONOR CODE – 한국대학에 돌아간다면, 가져가고 싶은 한가지

 

켈로그를 다니면서 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한국의 대학생활로 돌아간다면 한국의 대학문화에 적용하고 싶은 한가지 문화나 제도는?’

나에게 그것은 honor code 이다.

honor code는 아마도 대부분의 MBA에서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켈로그는 학생 주도와 자율로 유명한 곳. honor code 역시 학생들이 만들었고, 학생들이 지켜 나가고 있으며, 학생들 스스로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런 학생 주도의 자율성에 진정한 감동이 있다.

honor code가 무엇인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양심에 맡긴다’ 이다. 즉, 많은 부분에서 제도나 체벌을 만들지 않고서도 학생들 스스로 ‘이런 것들은 꼭 지키자’라고 만든 것이고, 모든 학생들이 지키겠다고 서약하고 따르는 일종의 자기 통제 및 제어 수단이다. 대부분의 MBA들이 처음에 학교에 지원할때 website에서 지원서류를 내면서 반드시 사인 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때는 이것이 이렇게까지 생활 전반에서 이야기될지는 몰랐다.

honor code가 있기에 교수와 학생들은 서로 믿게 되고, open book, take home exam 등도 상호간에 신뢰를 기반으로 시행된다. 교수가 학생을 믿고 시험 중에 교실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지난학기에는 교수가 실수로 시험문제를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적이 있었다. 시험날 아침에 있었던 일이었다. 그 교수는 자신의 실수를 금새 눈치챘는지, 몇분 안에 바로 이메일을 보냈다. 그 이메일에는 딱 한 줄이 적혀 있었다. ‘honor code.’ 한마디로 양심껏 자신이 잘못 보낸 메일을 보지 말고, 그냥 학교에 와서 시험을 보라는 것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honor code를 지켰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honor code를 지킨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도 대부분 honor code 를 지켰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오늘 수업 관련된 팀 모임을 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실제 기업에서 벌어지는 의사 결정과 유사한 의사결정들을 통해서 business performance 를 만들고, 이것이 학점에 반영되는 중요한 미팅이었다. 물론 교수님은 없고, 학생들끼리 모여서 한다. 5번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우리 팀은 이미 4번의 기회를 쓴 상태였다. 즉, 마지막 기회였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점수는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른 팀들의 평균 점수정도 밖에 얻지 못했다. 물론 몇번 더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더 좋은 점수가 나오면 그것을 낼 수도 있는 상황. 우리는 시뮬레이션을 한번 더 돌려서 어떤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기는 했지만, 그것을 점수로 내지는 않았다.

집에 오는 길에 혹시 다른 팀들은 여러번 더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제일 잘 나온 점수를 낸 팀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하지만 일단 기본적인 전제는 ‘모두가 honor code를 지킬 것이다’ 라는 것이다. 이것은 ‘모두가 자신의 최대한의 이익을 위해서 양심을 버릴 수 있는 경쟁상태이다’ 라고 학교생활을 가정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솔직히 말하면 후자의 느낌이 들었던 적이 학부를 다니던 시절에 종종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하면, ‘한국처럼 경쟁이 심한 곳에서는 honor code의 도입은 힘들꺼야’ 라고 말한다. 사실 이런 말이 나를 가장 슬프게 하는 말이다. 한국의 현실상으로는 규율과 규제가 없이는 스스로 통제가 안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너무나 각박한 현실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만약 한국의 대학에서 다들 스스로 양심을 지켜서 컨닝하지 말고 시험을 보자고 한들,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아니, 어쩌면 이것을 뛰어넘는 더 무서운 것은, 아마도 한국의 대학생들은 스스로가 이런 honor code를 만들자고 제안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먹고 살기 힘들고, 스펙을 멋지게 쌓아야만 취업이 되는 현실에서 어쩌면 학생들 스스로가 honor code를 만드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몽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미국이 대학생들, 대학원생들은 경쟁과 스펙 쌓기가 우리나라만큼 빡세지 않아서 그런가? 라는 반문도 해본다. 그들도 나름 다들 ‘죽도록 힘들게’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은 한국에서처럼 획일화된 잣대로 사람들을 한줄로 세우려는 경향이 훨씬 덜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양심을 지키고 살자는 자율규범을 만든 것은 여전히 기특한 행동인것 같다.

언젠가 나의 모교인 서울대부터 모범을 보여서 훌륭한 honor code 가 생기고, 많은 학생들이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길 희망한다.

새로운 MBA Blogger를 소개합니다.

 

지난 1년 가량을 저 혼자 끌어왔던 저의 블로그에 새로운 필진을 소개합니다.

Kellogg class of 2011에 있는 필명 ‘행복괭이’ 군입니다. 이제 MBA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심정과, 그 후에 회사에서 일하면서 겪으실 많은 일들에 대한 포스팅 등도 많이 기대되고요, 저와는 달리 공대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서 새로운 시각에 대해서 저도 기대가 많이 됩니다.

앞으로는 저와 함께 글을 올릴 예정이구요, 서로간에 되도록이면 조금 다른 영역의 글을 올리려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성원과 RSS Feed, follow, 댓글 등을 요청드리며, ‘행복괭이’ 군의 글도 많이 많이 응원해 주세요.

그리고 혹시 앞으로 MBA 생활과 MBA 로서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계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에 대해서 글을 올리시고 싶으신 분은 tkim2012@kellogg.northwestern.edu 로 문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제 막 MBA 생활을 시작하실 많은 학교의 2013 분들 가운데서, MBA 준비 및 앞으로의 풋풋한 신입생 생활에 대해서 글 남겨 주실 분이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