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기부

 

며칠 후에 자전거를 오래 탈 일이 있어서 자전거 샵에 점검차 갔다. 몇달 전에 자전거를 샀던 바로 그 샵이다. 이 자전거 가게는 중고 자전거를 사고 파는 곳이며, 수익금은 모두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 기부하고,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자전거를 제공하거나, 자전거 수리, 타는 법 등을 가르쳐 주는 곳이다. Evanston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Howard 역 근처에 있다. 참고로 Howard 역 근처는 부유하지 않은 동네이다.

http://www.therecyclery.org/

몇달 전에 여기서 windsor라는 괜찮은 브랜드의 자전거를 괜찮은 가격에 샀다. 좋은 자전거를 좋은 가격에 사고 나니,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내가 낸 돈이 기부된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이 더 좋기도 했다.

오늘 다시 이 가게에 자전거를 점검하러 갔는데,

나: 나 주말에 자전거로 장거리를 점검하러 왔어
점원: 응, 그래. 저기 맨 뒤에 가서 해
나: 응?
점원: 저기 끝에 자전거 리프터(홀더) 하나 남았으니까 저기 가서 해
나: 내가 하는거야?
점원: 아… 너 여기 처음 와보니?

이 곳은 매일 저녁 7시-9시에 open shop이 열린다. open shop 은 자원봉사자 한명이 나와서 가게를 보고, 지역 주민들은 그냥 이 곳의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자신의 자전거를 각자 알아서 고치는 것이었다. 물론 돈을 내고 사야 하는 부품이 있으면 사기도 하는데, 부품 가격도 매우 싸다. 대신에 한시간동안 이 샵의 각종 도구를 사용하는 값은 $10. 이 돈은 물론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 기부된다.

자원 봉사자는 자전거 수리에 어느정도 기술이 있는 사람으로,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자전거를 봐주기도 하고, 조언을 해 주기도 한다. 이 사람 역시 돈을 벌기 위해서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자전거 핸들에 감을 테잎 하나를 샀다. $15 불이었다. 그리고 뒷바퀴에 나는 끽~끽~ 거리는 브레이크 소리를 고치기 위해서 오늘의 자원봉사자였던 리처드와 여러가지 원인을 분석해서 여기저기 기름칠도 해보고 했으나, 소리를 없앨 수는 없었다. 체인과 기어에 기름칠을 하고, 바퀴에 바람도 넣고 한시간만에 핸들에 감은 테잎값 까지 총 $25을 내고 집에 왔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거의 다 얻었고, 매우 적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했다. 그런데 그 돈이 이 동네의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 기부된다니, 참으로 기분 좋은 기부였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객이 원하는 것들은 모두 얻으면서 수익은 기부하는 서비스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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