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읽은 책 – 어떻게 삶을 측정할 것인가 그리고 미친듯이 심플

 

5월에 읽은 책은 단촐하게 2권이다.

5월은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책을 많이 못 읽었다. 5월 4주 중에서 첫 주에 휴가를 다녀온 것을 제외하곤 나머지 3주는 주당 100시간 이상을 일했다. 이렇게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주당 100시간을 일하려면 주중에 거의 18시간 이상을 일하고, 주말에 살짝 일을 해 주면 된다. 따라서 아래 두 권은 거의 5월 초에 읽고, 5월 말에 트레이닝을 가면서 살짝 읽었다고 보시면 될듯하다.

몇달째 미루고 있는 맥주 번개는 과연 언제 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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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심플

애플의 광고를 담당했던 광고 에이전시의 캔 시걸이 쓴 책이다. 스티브 잡스와 일하면서 그가 느꼈던 “심플함의 힘”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이라서 저자는 캔 시걸이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스티브 잡스에 대한 제3의 관찰자적 시점이라고 보면 된다.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심플하게 살자’ 라는 것인데, 책은 그렇게 심플하게 쓰지는 못했다는 느낌이다.  비슷한 내용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되고 있어서 약간 읽기 지루하다. 시간의 순서도 아니고, 그냥 주제별로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메시지가 비슷하다 보니 지루함이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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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

경영학 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슨텐슨 교수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서 쓴 책이다. 하버드 MBA 출신인 그는 몇 년에 한번씩 동창들의 모임에 갈 때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학창시절에는 너무나 건전했던 자신의 친구들이 온갖 스캔들에 연루 되거나, 회사를 옳지 못한 방향으로 가져가거나, 아니면 이혼으로 개인적인 불행을 겪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경영학 교수의 입장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측정(measure)’`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측정이라고 말하니까 좀 어감이 그렇긴 한데, 과연 우리 인생의 지표를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가? 라는 것이 이 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나의 5월은 정말 너무나 힘든 한달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나 이 책은 hyper competitive 한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연 스스로의 삶의 지표를 무엇으로 삼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의 단초를 제공해준다.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혹은 한 조직의 리더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 같다.

경영학 공부를 했다고 하면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이익에만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경영학만큼 윤리가 더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가 또 있을까? 나도 언젠가 크리슨텐슨 교수처럼 경영학이 아닌 직업윤리나 한 인간으로서의 철학을 담은 책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체 맥주를 보유한 크래프트 맥주 펍 7군데 돌아보기 (이태원 Pub Crawl)

 

이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번 소개했지만 나는 요즘 맥주에 빠져 있다.

미국 유학 시절부터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던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관심이 홈브루잉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주말이면 이태원의 펍들에서 살다 시피하는 이른바 ‘맥덕’이다.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분들의 관심사와는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맥주 산업 역시 산업적으로 굉장히 다이내믹한 산업이다. 수십년 동안 과점 구도였던 맥주 시장이 점점 변화하고 있고, 2년 전부터 이태원의 몇몇 펍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크래프트 맥주 바람이 이제는 홍대, 강남, 서래마을, 부산 해운대 등까지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태원 외부로 크래프트 맥주의 바람이 퍼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한민국 크래프트 맥주의 메카는 이태원이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우리 회사 동료 15명 정도를 데리고 이태원 펍 크롤 (펍 순례)를 돌았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그 코스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아래 소개한 곳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된 레시피로 만든 맥주가 있는 곳이다. 몇몇 곳들은 유통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기들이 원조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다. 요즘 크래프트 맥주 중에는 같은 곳에서 생산하는 맥주를 다른 이름으로 판매하는 이른바 “리브랜딩”하는 곳들이 많다. 크래프트 맥주가 유행이라고 해서 마셔봤는데, 맛이 다 똑같더라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바로 리브랜딩 맥주를 마셨기 때문이다. 즉, 다 같은 맥주였고, 이름만 바꿔서 부른 것.

하지만 아래 소개하는 곳은 모두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레시피로 만드는 곳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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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출발점은 경리단 입구에서 남산 3호 터널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육교가 적절하다.

 

 1. 맥파이 브루잉 Magpie Brewing

경리단 입구 육교 있는 골목 안쪽으로 10발자국 들어가면 외국인들이 맥주 컵을 들고 득시글 거리는 곳이 보인다면 바로 그곳이다. 

사실 모든 것은 맥파이에서 시작되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크래프트 맥주의 성지 이곳은, 아쉽게도 한국 사람들이 하는 곳은 아니다. 캐나다인과 미국인 홈브루어 4명의 동업으로 시작되었다. 필자가 2012년 한국에 돌아왔을 때만 해도 제대로 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이곳 뿐이었고, 사실 지금 알고 지내는 많은 사람들이 맥파이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가 알게 된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여기가 그라운드 제로 (ground zero)라고 할 수 있다. 페일에일, 포터, 엠버에일이 있고, 페일에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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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더 부스 The Booth

맥파이에서 10발자국 더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맥파이 바로 옆에 문을 연 더 부스는 ‘한국맥주가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라는 기사 하나로 한국의 맥주 생태계를 뒤바꾼 전직 이코노미스트 기자 다니엘 튜더가 공동 창업한 곳이다. 사람들은 한국 맥주에 대해서 그렇게 자신있게 ‘깠던’ 다니엘이 차린 곳이라면 얼마나 맛있는지 관심을 갖고 가게 되었고, 현재 더 부스는 강남,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편, 해운대, 삼성동 등 6군데 이상의 점포를 거느린 크래프트 맥주 업계의 ‘큰손’ 이 되었다. 다니엘 튜더는 그 이후 이코노미스트를 그만두었는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다니엘이 한국 맥주에 불만을 품고 회사를 그만두고 맥주집을 차려서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 하지만, 사실 그 사건들의 연관관계는 그리 크지 않다고… Bill’s Pale Ale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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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크래프트 웍스 Craftworks

맥파이/부스 골목을 나와서 이태원쪽으로 가다가 나오는 보라색 밀크 쉐이크 집이 나오면 왼쪽을 주시하라. 안쪽으로 입구가 살짝 들어가 있어서 주의하지 않으면 못 찾을 수 있다. 

맥파이와 한국 크래프트 맥주의 원조를 다투는 곳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맥파이보다 좀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곳이다. 외국인 홈브루어들이 주인인 이곳은 그들 커뮤니티에서는 꽤 유명한 곳이긴 하다. 나는 꼭 갈 일이 있지 않으면 가지 않기 때문에 이번 펍 크롤에서 생략했던 곳이나, 그래도 자체 맥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소개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더 부스의 Bill’s Ale  을 만든 빌이라는 사람이 북한산 페일에일을 레시피 공모로 제공해 준 곳이기도 하다.  사실 Bill은 내가 보기에는 국내에 존재하는 최고의 홈브루어인데, 너무 착해서 탓.  북한산 페일에일, 지리산 IPA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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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ade in 퐁당

크래프트 웍스를 나와서 경리단 입구쪽으로 건널목을 건너자. 유명한 츄로스 가게가 나오면 뒤를 돌아보라. 2층에 Made in 퐁당이 있다. 

용산에 세계맥주 가게로 처음 문을 열었던 퐁당은 신사동 가로수길 점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크래프트 맥주 펍으로 거듭나더니 급기야 올해 초, 이태원에 진출하면서 자체 맥주까지 소개하기 시작했다. 퐁당은 사실 신사점이 좀 더 넓고 쾌적하고, 분위기도 좋긴 하지만 이태원 펍 크롤을 한다면 한번쯤 들러 볼 만한 곳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위치가 아주 기가 막히게 좋은데, 경리단에서 이태원쪽으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도 하는 곳이다. 모자이크 에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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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은 이태원점 사진을 찾지 못해서 신사점 사진을 올립니다)

 

5. 로비본드 Lovibond

녹사평역 근처, 이태원 입구쪽으로 가서 길을 건너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있다. 그 오른쪽을 살짝 보면 그리스 레스토랑 산토리니가 있고, 그 건물 지하 1층에 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펍 (2014년 5월 현재)이며, 비어포럼 운영진 중에 한명인 이인호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아직까지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펍들에는 제대로 된 안주나 페어링 같은 것들이 잘 되어 있지 않은데, 로비본드는 피자, 미국식 팟 pot 요리, 그리고 맥주에 맞춤된 감자튀김 소스 등이 나온다.  술도 훌륭한데,  열대 과일 향이 나는 트로피칼 에일과 에스프레소 향이 나는 포터  2종 모두 좋다.  약간은 미국 서부나 영국식 정통 펍이나 몰트 하우스에 온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다. 로비본드라는 이름은 맥주 전문 용어인데, 이인호 사장이 워낙 홈브루잉에 달인이라서 생각해 낸 이름이다. 맥주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몰트는 색 단위를  10L, 30L, 40L, 60L과 같이 표현하는데, L이 바로 Lovibond의 약자. (높을수록 진한 색을 나타낸다) 2014년 주류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았던 포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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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e Ale Porter

 

6. 사계 Four Seasons

로비본드에서 나와서 해밀턴 호텔 쪽으로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나는 골목으로 들어가라. 예전 바토스 자리를 지나서 쭉 올라가다보면 JR펍이 나오고 그 건너편 건물 지하 1층에 사계가 수줍게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크래프트 맥주 펍이 외국인들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다면 토종 홈브루어들의 대응이 바로 사계라고 할 수 있다. 사계는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담론을 이끄는 비어포럼의 운영진 5인방이 운영하는 곳이며, 맥주 이름을 노을, 미리내, 개나리 와 같이 모두 한글로 짓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식의 가스트로 펍 분위기와 유사한 독특한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으며,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안주들이 준비되어 있다. 직접 작성하는 레시피로 만든 맥주들이 시즌마다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가끔 가주지 않으면 금새 이 곳의 트랜드를 놓칠 수도 있다. 코코넛 향이 듬뿍 나는 미리내 포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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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라일리스 탭 하우스 Reiley’s Tap House

사계에서 나와서 해밀턴 호텔 쪽으로 길을 건너자. 오른쪽으로 좀 가다보면 스무디 킹이 나오는데 그 건물 3층이다. 이곳이 바로 펍 크롤의 종착지이다.

이태원이라면 역시 이국적인 분위기, 외국인들이 북적거리는 가게 안의 분위기, 펍이나 레스토랑의 직원들도 몇명은 외국인으로 구성될 것 같은 느낌일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을 원한다면 라일리스에 꼭 가야 한다. 이태원에서 가장 많은 20여 종의 탭 (드래프트) 맥주를 가지고 있고, 자체 제작한 제주 IPA와 서울 스위트 스타우트 Seoul Sweet Stout 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병맥주도 가지고 있다. 안주들도 괜찮은 편이긴 한데, 가격은 아주 착하진 않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스윗 스타우트 추천, 하지만 맥덕이 아닌 일반인들은 제주IPA를 더 좋아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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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며…

위에 소개한 7군데에서 한잔씩만 마셔도 7잔의 맥주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여러 사람이 가서 사람 숫자보다는 적은 맥주를 시킨 다음에 나워서 마실 것을 권한다. 크래프트 맥주 업체들은 착해서 그런지 잔을 넉넉하게 달라고 하면 알아서 잘 해 주는 것 같다.  위에 소개한 코스를 거꾸로 역행해도 아무 문제 없다.  나의 경우에는 7시에 시작해서 11시 정도에는 끝이 났는데, 데려갔던 모든 사람들이 엄청나게 만족스러워해서 기뻤다.

아직까지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업계는 서로서로 다 같이 친구인 편이다. 위에 소개한 업체중에 한두군데를 제외하면, 오너들이 홈브루잉을 위해서  가끔 만나서 맥주를 만들던 곳이며, 여전히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저마다 각자의 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각 펍마다의 색깔이 전혀 다르고, 그 특징들이 맥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맥주 마시기 좋은 날씨가 오고 있다.

 

 

 

 

4월에 읽은 책

 

4월에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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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어떤 분야나 그렇겠지만 기업 및 경영 분야에서도 제일 잘 나가는 “브랜드”가 있다. 많은 브랜드를 꼽을 수 있겠지만 역시 최고로 꼽히는 곳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골드만 삭스, 그리고 맥킨지 앤드 컴퍼니일 것이다. 이 세곳을 모두 경험한 저자가 과연 세계 최고 인재들이 기본기에 충실한 이유에 대해서 들려준다니 어찌 베스트셀러가 안되겠는가?

사실 이 책은 정말 정말 재미 없는 책이다. 실제로 저자가 말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 없다면 정말 재미가 없는 책이고, 저자가 처했던 상황과 그나마 조금 비슷한 상황에 있었다면 약간 공금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딱 하나, 저자의 브랜드이다. 만약에 다른 학교, 다른 회사를 다녔던 누군가가 썼다면 아무런 주목을 못 받았을 책이다. 즉, 내용 자체에서 오는 인사이트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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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자소서

내가 이 책을 사서 읽은 이유는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책의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싶어서였다. 만원 남짓하는 책이었는데, 예스24에서 자소서라는 검색어로 찾을 경우에 순위가 높아서 구매했다. 결과적으로는 나는 돈을 낭비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지금의 취업 준비생들의 절박한 심정과, 그런 그들의 절박함과 불안함을 이용한 이런 책들이 잘 팔린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 것에 대한 댓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 자체가 인생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기 보다는 약간의 전술적인 조언만이 담겨있는 책이기에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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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도 풀지 못한 조직의 비밀 – ORG 우리에게 왜 조직이 필요한가 ?

제목도 매력적이고 주제도 매력적인데, 내용은 그보다는 못 미치는 평이한 내용이다. 조직의 비밀에 대해서 인사이트 있는 사례를 거의 없었던 책이다. 하지만 조직이라는 것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 것인지, 왜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지에 대해서 기본적인 해답을 얻을 수는 있는 책이다. 책의 제목과 주제는 조직 생활을 좀 오래 해본 사람들에게 끌리는 책인것 같은데, 내용은 조직 생활을 막 시작한 사람들에게 어필할 만한 내용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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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라리언 전략 – 거꾸로 생각하면 사업이 보인다

우리 회사에 계시는 이지효 상무님이 쓰신 ‘컨트라리언 전략’ 이 책은 신사업 발굴에 대한 “거꾸로 바라보기”를 다룬 책이다. 중간에 우리 회사의 프레임웍들이 많이 등장해서 나로서는 아주 친숙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사실 이 책의 타겟 독자들은 일반적인 독자들이라기 보다는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위에 있는 매니저들을 위한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는 우리 회사 안에서도 가장 인사이트 있고, 컨텐츠 장악력이 좋으시기로 소문난 최고의 컨설턴트로 꼽히시는 분이 때문에, (우리 회사분 책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저자를 믿고서라도 한번쯤은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 3월에 하기로 했던 맥주 번개를 4월에도 끝내 못 하고 말았다. 5월에도 5월 9일과 16일에 모두 약속이 있는데, 23일은 시간을 비워둘까 한다 ****

 

 

 

전략을 바라보는 세 번째 관점: 적응

 

전략에 대한 마지막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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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을 바라보는 세 번째 관점: 적응

처음에 우리가 살펴 본 산업 조직론적인 관점으로 전략을 설계하는 것은 산업을 먼저 분석하고 기업 내부의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번째로 살펴 본 내부의 핵심 역량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는 전략이나 사업 분야를 정의하는 것은 기업 내부에서 출발하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무에서는 두 가지 방식이 복합적으로 쓰이게 된다. 산업과 경쟁이라는 요소는 기업 외부적 요소 중에서도 전략을 형성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빠뜨릴 수 없다. 그리고 두 번째 요소인 기업 내부의 핵심 역량 역시도 우리 회사가 무엇을 잘 하는 회사이고, 무엇을 잘 못하는 회사인지 이해하지 않고서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며, 어떤 전략을 수행해야 할지에 대해서 감을 잡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에 발생하는 문제는 이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다. 무엇보다도 환경이 너무나 급속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불과 6개월에서 1년 전에 정의했던 산업과 경쟁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 쉽게 바뀌어 버린다. 그리고 우리의 핵심 역량도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서 그 의미가 쉽게 퇴색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마블 코믹스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마블은 1939년에 세워진 회사이며, 1999년까지만 해도 만화책 출판으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던 회사이다. 그런데 불과 10년만에 비즈니스 모델은 완벽하게 캐릭터 판권사업으로 바뀌었으며 그 덕분에 회사의 잠재 가치와 미래는 송두리째 바뀌어버리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에 대한 분석을 하는데 3개월, 실행을 하는데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면, 그 전략의 실행을 완료할 시점이 되면 지금까지 실행했던 전략은 무용지물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적응력을 높여라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으므로, 이를 예측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보다는 어떠한 환경의 변화가 생기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유기적인 생명체와 같은 조직을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GE(제너럴 일렉트릭, General Electric) 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1890년대에 세운 기업이며, 설립 당시만 해도 전구나 램프와 같은 가정용 전기기구를 만들던 회사였다. 하지만 지금 2014년의 GE를 보면 에너지, 금융, 엔진과 터빈,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 등에서 대부분의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고 있으며, 가정용 전자제품이 전체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심지어 GE는 가정용 전자제품 사업분야를 매각하려고 하고 있다.

GE가 지금과 같은 사업 형태를 구성하게 된데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은 잭 웰치(Jack Welch) 임이 분명하다. 그는 1981부터 2001년까지 20년 동안 GE를 이끌어오면서, GE가 1위 혹은 2위를 하지 못하는 부분은 거의 모두 매각해버렸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수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되었다. 그가 취임할 당시에 약 40만 명이었던 GE의 근로자 수는 2013년 현재 약 30만명 밖에 되지 않지만, Jack Welch 가 CEO로 있는 20년 동안에 GE의 시장가치는 4천억 달러 (원화가치로 약 450조) 이상 증가하였다. 그리고 가전제품과 항공기 부품 등을 만들던 GE는 이제 완벽하게 금융과 에너지, 헬스케어 중심의 회사로 탈바꿈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잭 웰치의 무자비한 해고와 사업 매각에 대해서 “Neutron Jack (중성자탄 잭)” 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를 20세기 최고의 경영자이자 전략가로 꼽는 사람도 많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잭 웰치가 저성장의 시대에도 끊임없이 GE를 성장의 궤도에 올려 놓았고, GE라는 회사를 완전히 변화 (transformation) 시켰다는 점이다. 산업 조직론적인 관점에서나 핵심 역량의 관점에서나 기업의 DNA와 역량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GE라는 회사는 30년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여전히 잘 번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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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기업 변신(Corporate Transformation)과 M&A 전략

국내에도 이런 사례가 하나 있다. 바로 두산그룹이다. 두산은 국내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재벌그룹이다. 1890년대에 고 박승직 창업주가 세운 박승직 상점이 그 모태가 되어서 지금까지도 한국의 최대 재벌의 하나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두산은 1950년대 정부로부터 불하 받은 OB맥주(당시의 이름은 동양맥주)를 비롯하여 90년대 후반까지 무역업, 식음료, 광고, 주류, 출판, 의류 등과 같이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소비와 관련된 사업을 주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가지고 있었다. 특히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 내기 보다는 해외의 판권을 국내에 사들여 와서 오퍼레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97년 외환위기를 거쳐서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걸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중공업과 제조업 위주로 완벽하게 바꾸어버렸다. 그룹의 대부분의 매출을 창출하던 내수/소비재 위주의 사업을 모두 매각하고 중공업, 건설, 중장비 등으로 회사를 변혁시킨 것이다. 이제는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와 같은 건설/중공업 계열사의 매출이 전체 그룹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90년대 후반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기업이 재탄생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GE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두산그룹의 경우도 혁신의 중심에 M&A가 있었다는 점이다. GE는 각 산업 내에서 1위, 2위인 업체만을 유지하겠다는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충족하지 못하면 매각해 버렸다.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이 해외 기업들에게 개방되면 그 존재 자체가 위협 받을 것이라고 여겨지던 두산그룹은 2001년 한국중공업 인수, 2007년 미국의 Bobcat 인수를 비롯하여 대규모 M&A를 성공적으로 이룩하면서 기업을 완벽하게 변모시켰다. 특히 두산의 경우에는 M&A를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이렇듯 한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 변화(Corporate Transformation) 사례를 보면서 우리가 배울 점은 기업 내부적으로 길러진 핵심 역량이라는 것은 좀처럼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을 때에는, 특정 기준에 따라서 핵심과 관련 없는 부분들을 과감하게 떼어내거나, 핵심 외부로부터 조달하는 것도 한 방법이란 점이다.

Google 의 다변화 전략

원래 기업이 갖고 있던 비효율적인 운영이나, 성장이 낮은 산업을 처분함으로써 기업을 변화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기업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대안을 발굴해 내는 모델도 있다.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구글(Google)이다. 구글이 말하는 스스로의 존재목적은 전세계에 존재하는 정보를 모든 사람에게 접근 가능하게 하고 유용하게 하는 것이다. (Google’s mission is to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 다소 광범위한 미션을 정해 놓고서는 이 안에 해당되는 거의 모든 사업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것이 구글의 특징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구글은 스탠포드 대학의 대학원생이었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1995년도에 설립한 회사이다. 이 회사는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검색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검색 엔진으로 시작했지만, 지금 대부분의 수익은 광고에서 얻고 있다. 구글은 직원들이 80%만을 자신들의 일에 관련된 시간에 쓰고 나머지 20%는 전혀 자신의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해도 좋다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이 정책 덕분에 많은 직원들은 그 시간을 본인이 평소에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시도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에 쏟고 있다. 직원들은 꼭 자신과 같은 부서 사람들과만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에서 마음과 뜻이 맞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함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대표적인 제품 중에 하나가 바로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Chrome)이다.

사실상 구글은 검색, 광고 등과 같은 본질적인 사업 영역 이외에도 회사 내에서 수백에서 수천개의 미니 프로젝트들이 자발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구글 내부에는 실리콘 밸리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서 나오는 아이디어 중에는 크롬 브라우저와 같이 시대의 요구를 정확하게 읽어서 최고의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구글의 전략은 최대한 다양한 팻 프로젝트(Pet Project)들이 사원들의 강력한 모티베이션에 따라서 활성화되도록 함과 동시에 이들 중에서 성공 가능성이나 시장의 기회가 큰 것들을 적절히 발굴해서 구글이라는 회사가 환경의 변화와 시대의 요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구글은 지난 10여년 동안 매일같이 트랜드가 바뀌는 실리콘 밸리에서도 꾸준히 최고의 기업으로 살아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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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창립자 세르게이 브린(오른쪽)과 레리 페이지(왼쪽)]

 

 

맺음말

전략은 결국 선택의 문제이다. 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산업 조직론적인 관점과 같이 산업의 특성 및 경쟁의 강도 등을 분석하여 우리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인가를 분석하는 방법과, 핵심 역량의 관점과 같이 우리의 내부적으로는 어떤 자원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것이 지속적으로 최대치가 발휘될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인지를 고민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GE, 두산, 구글과 같이 변화하는 환경과 경쟁 상황에 일일이 대처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자신들의 비즈니스 분야를 재정의하면서 내부 혹은 외부로부터 변화된 환경 아래서 가장 필요한 것들을 사오거나 조직 내부에서 다양성을 배양하여 필요한 부분을 내재적으로 길러내는 방법 등이 있다.

어떤 접근 방법을 택하는가는 기업의 전략가들의 몫이겠지만, 어떤 하나를 택하는 것이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인지하고 있다. 세 가지 방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분석과 적용을 통해서 전략을 개발해야만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사건이 보여준 리더십의 붕괴 현상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서 온 나라가 애도의 분위기다. 내 주변만 봐도 많은 기업들이 계획했던 마케팅 행사와 캠페인을 취소하고, 애도의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직접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안산에 살고 있는 지인의 지인은 실제로 사고의 희생자의 가족 중에 한명이라서, 세월호 사고가 더욱더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항공 때에도 직접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았으나, Kellogg MBA 출신의 B사 컨설턴트가 비행기에 타고 있다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 하지만 모두들 분노를 느끼는 부분이 조금씩 달라서, 얼마나 이번 사건이 사람들의 공분을 살만한 것들을 포괄적으로 포함하고 있는지 놀라올 뿐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라고 한다면 리더십의 부재이다.

선장

첫번째로 화가 나는 리더십의 부재는 (모두들 공감하겠지만) 바로 선장이다. 선장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할 수 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이제와서 아무리 사법처리를 하고, 벌을 가한다고 해도 한 사람이 무책임한 리더십이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것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겠는가? 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고꾸라지고 있는 기업에서 혼자만 살겠다고 거액의 보너스를 챙겼던 리먼 브라더스의 CEO였던 리처드 펄드 (Richard Fuld)같은 사람이 정확하게 같은 케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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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화가 나는 것은 바로 구조대책 수립에 대한 리더십의 부재이다. 이런 사고가 터지면 누군가 한명이 리더십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두지휘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언론에 나와서 국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뉴스를 보고 있으면 기가 차다. 한번은 군수가 나오고, 또 한번은 해경이 나오고, 또 한번은 군에서 나오고, 언제는 정부 행정 관료가 나오더니만, 이제는 아예 정신나간 민간인도 인터뷰에 응해서 모든 사람을 혼란에 빠뜨린다. 모든게 지휘체계가 확립이 안되어 있다는 증거다.  아니면 뻔하다. 누구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티나는 자리에는 얼굴 비추기 좋아하는 수 많은 대한민국의 리더들이, 구조나 상황보고 같은 부담스런 자리에는 누구하나 서고 싶어하지 않는다. 원래 이런 상황일 수록 공식적인 창구를 통한 보도만을 현장 상황에 대한 공신력 있는 통로로 여겨야 하는데, 이런 사람이 없으니 너나 할것 없이 언론사가 각자 정보의 소스를 경쟁적으로 구하려다가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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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화가 나는 리더십의 부재는 사회적 분위기를 주도하는 리더십의 부재이다. 언론이나 정치계가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동을 수차례 하는 것은 바로 사회 전체적인 여론을 주도하는 리더들과 국민들과의 감정차이 입장차이 온도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이다. 몇몇 언론은 보험료나 계산하고 있고, 몇몇 정치인은 시를 짓는다고 해서 네티즌의 분노를 샀다. 나름대로야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도 충족시키고, 애도의 분위기에 동참한다고 생각하고 한 일일텐도, 이런 일을 했을 때 국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서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는 모습만 보여주어서 결국 국민들과 스스로가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보여준 꼴이 되었다.  일부 정당의 대표들이 내린 지침을 보면 ‘골프치지 마라’가 상위에 올라와 있어서 정말 어이상실의 극단을 보여준다. ‘그래 너희에게는 지금 이 상황에서 그게 중요하겠지…’라는 허탈한 생각 뿐이다.

 

 

손석희

 

결국 이번 사건으로 책임감을 보여준 몇몇 사람들은 반대로 국민들에게 높은 점수를 샀다.  후배 기자들이 무책임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한 손석희 같은 사람들은 위기의 상황에서 대조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모르겠다.

사고가 3일이 지나도록 나는 왜 선장이 배를 버리고 제일 앞서서 탈출했는지, 도대체 현장의 총 책임자는 누구인, 언론과 정치권은 사회의 분위기를 제대로 읽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서 반성은 하고 있는지…

 

 

 

전략을 바라보는 두 번째 관점 – 자원과 역량의 관점

 

전략을 바라보는 두 번째 관점 – 자원과 역량의 관점

*** 집필하고 있는 책의 전략 부분 세번째 글입니다. ***

 

전략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관점이 마이클 포터의 산업 조직론의 관점이었다면, 또 다른 대표적인 시각은 자원과 역량의 관점이 있다. 전략을 단순히 기업의 행위 관점이 아니라 “자원(resource & capabilities)”의 관점 및 기업 내에 형성되어 있는 ‘핵심 역량(core competency)’ 중심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핵심 역량’ 같은 단어들은 아마도 한 두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단순히 개별 프로젝트의 성공이나 개별적인 비즈니스 성공이 아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현대 경영 전략사에 있어서 중요한 트랜드이다. 어떤 사업에 진출해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보다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은 무엇이며, 그것을 더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인가? 라는 질문이 점점 더 중요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에게는 창업 단계부터 그 기업이 존재하고 번창할 수 있었던 자원과 역량이 존재한다. 특히 오랜 기간 생존한 기업이거나 산업 내에서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1위의 자리에 오르는 기업이라면 그 기업만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자원과 역량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들은 다양하다. 쉬운 예는 아마도 희소한 자원이나 경쟁사 보다 뛰어난 인력을 갖고 있는 경우일 것이다. 풍부한 자본, 유능한 인재, 정부와의 좋은 관계 등은 모두 매우 좋은 자원의 예이다.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을 갖고 있다면 그 기업이 경쟁에서 승리할 확률은 높다. 자원 가운데에서 가장 대표적인 자원은 인적자원이며, 사람들은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인재를 꼽는다. 혹자는 삼성이나 현대가 자본을 많이 축적하고 있어서 무엇을 하던지 그들을 이길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이미 많은 산업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였기 때문에 무섭다고 한다.

이런 관점은 앞서 우리가 살펴본 바와 같이 삼성이나 현대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산업의 경쟁강도나 수익성, 혹은 성장성 등을 분석하는 산업 조직론적인 관점과는 매우 다르다. 이번 장에서는 역량의 관점에서 전략을 분석하고 세우는 것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 한다.

역량의 관점에서 설명한 한국 재벌의 성장

전략을 역량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많은 기업들의 성공을 설명할 수 있지만, 한국 재벌에 대한 설명만큼 명쾌하게 역량의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드물다.

우리나라가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는 풍부한 부존자원이 없다. 특히 한국전쟁 직후에는 우리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서 우리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그 중심에 재벌이라고 불리는 기업집단들이 자리잡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과거 한국 정부의 경제 개발에 대한 큰 그림은 수출 주도형 경제였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족한 자원을 몇몇 기업들에게 집중시키고, 이들에게 수출을 통한 성장을 독려함으로써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부(wealth)를 가져오려고 했다. 정부는 해외로부터 자본의 서포트를 받기도 하고, 기술의 지원을 받기도 하면서 어렵게 마련한 자원을 가능성이 있는 몇몇 기업들을 중심으로 나누어주었다. 더불어 한 국가의 기틀인 내수확충, 필수적인 도로건설, 교통수단 확충, 주거용 아파트 건설, 설탕/밀/면과 같은 생필품 공급, 석유/화학/조선/철강과 같은 대형 장치 산업, 이동통신과 같은 기간산업, 군수산업 등을 뒷받침 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잘 수행할 수 있는 기업들에게 나누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따라서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자원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경제개발 정책에 참여하여 대규모 사업권을 따낼 수 있는 기회에 대한 접근권과 이를 잘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할 목적에서 보여줄 인적, 금전적 자원이었다. 한마디로 풍부한 자본, 훌륭한 인재, 그리고 정부와의 커넥션 및 정부 관료들에 대한 로비 능력이라는 것이 경제 개발 초기에 사업을 일으키기 위한 가장 주요한 핵심 역량이었고, 이러한 핵심 역량만 있다면 어떤 사업에 진출해도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이 방법으로 성공한 기업들 중에는 현재도 존재하는 재벌들이 많은데, 이러한 재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비관련 다각화이다. 당시에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성숙한 경제였다면 각 산업마다 성공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역량과 자원이 달랐을 테지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던 중에는 굳이 산업별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더라도 훌륭한 인재, 정부의 지원, 축적된 자본이라는 삼박자만 갖추면 어떤 산업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기업들은 그 중에서도 정부와의 커넥션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정부에 대한 로비를 열심히 했고,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오늘날에 재벌들을 보면 서로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여러가지의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우리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는 단계에서 한두가지의 역량만 보유하고 있으면 어떤 산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비관련 다각화를 통해서 성장한 대규모 기업집단이 존재하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인도, 베트남 등등, 정부 주도형 경제개발을 택하면서 산업별 초기 경쟁상황이 비교적 취약했던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시각이 급속하게 바뀐 것은 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의 기업들이 국내로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씩 열리면서부터이다. 철저하게 내수 시장에서 보호받던 대기업들에게 무한 경쟁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무엇을 정말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꼭 특정 산업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러 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자신들만의 “핵심역량”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근본적인 역량과 관련성이 적은 사업들을 매각하기 시작하였다. 그 기업이 더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덜 중요하거나 자신이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을 매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몇몇 재벌 기업들은 너무 많은 서로 다른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이한 여러 사업을 한 사람이 통솔하는 시스템 보다는 각각의 사업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지주회사의 역할만을 하겠다면서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가? 와 같은 질문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술을 마시면서 밤새도록 이야기 할 수 있는 질문이다.  “관리의 삼성”과 같은 말이 있다시피 삼성그룹이 경영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아주 엄격한 관리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핵심 역량”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에 있어서 가장 큰 경쟁상대로 손꼽히는 애플의 경우에는 혁신적인 제품을 디자인해서 출시하면서, 자신들의 하드웨어 제품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공급했다. 이른바 ‘에코시스템(eco-system)을 탁월하게 구축해 내는 능력이 바로 애플과 그 회사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의 능력이었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에는 혁신과 디자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의 대부분을 한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어서인지 스티브 잡스의 사후에 급격하게 혁신적인 이미지가 쇠퇴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역량으로 사람들이 손꼽는 것 중에 하나는 산업 내의 성공사례를 과단성 있고 빠른 투자와 실행 능력을 통해서 따라잡는 능력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삼성을 남의 것을 베껴서 그대로 만든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역량조차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반대로 이런 능력을 높이 사는 사람들도 많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이런 능력을 어떤 한 두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문화 전체에 녹여내고 있고, 시스템적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애플처럼 리더를 잃고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삼성의 핵심 역량이 한국에서 존재하는 최고의 인재들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인 중에서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거나 아니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사람들 중에서 학계에 남는 사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박사가 선택하는 직장이 바로 삼성이다. 특히나 국내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은 삼성전자를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손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미국의 주요 대학에서 졸업하는 능력 있는 공학박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인다.

그렇지만 우리가 핵심 역량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아야만 우리가 어떤 전략을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자신들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핵심역량을 정의하기

핵심역량을 정의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몇 십년 동안 훌륭한 비즈니스를 일궈온 중견기업의 CEO에게 ‘당신 기업의 핵심 역량은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그 CEO는 선뜻 답을 못할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이러한 전략적인 생각을 굳이 해 보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본인의 사업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결과를 창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에 인접사업으로 진출하거나 아니면 90년대 후반에 한국 대기업이 겪었던 것과 같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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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세제, 탈취제, 칫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P&G의 브랜드 포트폴리오]

예컨대 P&G나 Johnson & Johnson 과 같은 소비재 기업의 경우에는 수 십에서 수백가지 다른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소비재라는 단어로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있지만, 이들은 샴푸에서부터 감기약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를 커버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것일까?

많은 경영학자들은 P&G나 Johnson & Johnson의 핵심역량을 브랜드 매니지먼트에 있다고 본다. 즉, 이들 기업에게는 어떤 제품, 어떤 산업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브랜드 자체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소비자들에게 마케팅하며, 리테일 채널을 통해서 판매하는 역량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 자신도 그 사실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마케팅 부서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주고 사업을 주도적으로 계획해 나가도록 하며,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고 교육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번 형성된 핵심 역량은 다른 산업이나 다른 제품에도 얼마든지 전이(transfer)가 가능하기 때문에 반복가능(repeatable)하다는 장점이 있다. 심지어는 어떤 나라에 진출하더라도 이러한 핵심 역량에 집중해서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이러한 소비재 기업들은 전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국제기업이라는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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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처음에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서점에 머물지 않았다. 아마존은 책에서 CD, DVD, 의류, 신발 등으로 계속 카테고리를 확장시켰고, 지금에 이르러는 아마존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터넷 쇼핑의 모든 것이 되어버렸다. 아마존 로고에서 첫글자 A에서 네번째 글자 Z까지 화살표로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은 영어표현에서 모든 것을 뜻하는 “A부터 Z까지”를 상징한다. 아마존은 어떠한 핵심 역량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처럼 인터넷 쇼핑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마존이 만약 처음에 스스로의 핵심역량을 ‘좋은 책을 선정하여 파는 능력’으로 정의했다면 과연 지금 아마존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많은 사람이 답을 알고 있다시피 아마존의 핵심 역량은 빠른 시간안에 복잡한 물류를 처리할 수 있는 물류 처리 능력과 아마존을 통해서 물건을 산 사람들에게 그 사람과 비슷한 취향의 사람이 구매했떤 것을 기반으로 또 다른 제품을 추천해 주는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능력이다. 스스로의 핵심역량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나이키 역시 핵심 역량 측면에서 흥미로운 모델이다. 나이키는 처음에 신발에서 시작해서 의류, 운동기구라는 방식으로 늘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왔다. 나이키가 스포츠 제품 영역에서 매우 훌륭한 회사임은 분명하지만 역시 나이키는 신발로 출발한 회사이다. 나이키는 탄생 자체가 1960년대의 한 육상 선수와 그 코치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은 육상선수들이 가장 좋은 퍼포먼서를 낼 수 있는 신발을 디자인하다가 나이키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나이키의 DNA안에는 “신발”이라는 요소와 “최고의 퍼포먼스를 도와준다”라는 두 가지 요소가 처음부터 있었다. 나이키는 농구와 테니스로 사업 영역을 넓힐 때에도 신발 사업으로 먼저 진출하였고, 그 후에 골프 사업에 진출할 때에도 항상 신발을 앞세웠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 이후에는 의류, 그리고 그 다음에는 공이나 골프채 등과 같은 운동 기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나이키의 이 모델은 너무나 반복적이어서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방하지 못한다.

사업의 운영 방식상에서는 위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지만, 나이키는 스스로의 핵심 역량을 이야기할 때에 디자인과 마케팅이라는 두 가지에 방점을 둔다. 따라서 나이키 본사는 디자인과 마케팅과 관련된 업무 영역에만 집중하며, 생산이나 유통과 같은 분야는 모두 외주 업체를 사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즉, 핵심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모두 아웃소싱을 함으로써 조직 자체를 굉장히 가볍고 날씬하게(lean) 유지하면서 핵심 인재의 확보에 집중할 수 있다.

위의 사례들은 모두 자신들의 핵심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한 사례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정의한 핵심 역량의 특징은 산업이나 분야가 바뀌더라도 반복 가능하다는 특성과 다른 경쟁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다는 명확한 특징이 있다. 스스로의 핵심 역량을 제대로 정의한 후에는, 그 분야에 집중 투자해서 그 사업 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의 강력한 성장률을 보여준다는 특징도 있다. 당신이 진정한 전략가를 꿈꾼다면 가치사슬(value chain) 의 여러 요소 중에서 우리 회사의 핵심 역량이 어디에 놓여 있고, 그 영역이 경쟁사에 비해서 어떠한 강점을 갖는지, 그 산업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과는 일치 하는지 등에 대해서 면밀한 분석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자원과 핵심역량 확장하기  

이처럼 자신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한 업체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제조나 서비스에 필요한 비용구조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산업과 유사한 사업으로 진출하거나 (나이키가 조깅화에서 시작해서 테니스화, 농구화, 골프화 등으로 확장한 사례) 아니면 고객의 접점을 찾아서 계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P&G나 Johnson & Johnson이 마트나 편의점과 같은 리테일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 위주로 넓혀 가는 사례) 즉, 일단 핵심을 제대로 정의한 후에는 비용을 공유하거나 고객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면 그만큼 사업 다각화에 있어서 성공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일단 한번 정의된 자신의 핵심 역량을 바꾸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원래 자신들이 잘 하던 것들을 계속 고집하기만 하다가 결국은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성장을 멈추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럴 때에는 좀 더 창의적으로 다시 한번 자신들의 핵심 역량을 해석해야만 한다. 특히 자신이 속한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이 멈추는 경우에는 조직 내에서 위기감도 커지고, 활력이 떨어지므로, 우리 기업의 핵심역량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 중에 하나는 미국의 만화책 회사였던 마블 코믹스 (Marvel Comics) 이다. 마블 코믹스는 수 많은 만화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스파이더맨, X맨,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토르(Thor), 아이언맨(Ironman), 헐크(Hulk) 등이 있다. 얼핏 듣기에도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캐릭터 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친숙하게 들리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이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해서 제작된 영화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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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코믹스는 미국 내에서 가장 큰 만화책 출판사였다. 마블 코믹스는 수퍼 히어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수 많은 만화를 출판하면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종이로 된 만화책을 덜 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간단한 만화를 보기를 더 원하거나, 인터넷을 통해서 손쉽게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다운로드 받아서 보기를 원하게 되었다. 90년대 후반에 마블 코믹스는 파산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새로운 수퍼 히어로를 주제로 만화책을 더 찍어내는 것은 당시의 마블에게는 너무나 힘겨워보였다. 하지만 마블은 매우 스마트한 방법으로 회사를 턴어라운드 하는데 성공하였다.

마블 코믹스는 자신들의 역량과 자원을 ‘만화책 출판’이라는 비즈니스로 한정 짓지 않았다. 마블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형성해 놓은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를 추종하는 수 많은 팬들을 자신들의 자산이자 역량으로 규정하였고, 이들을 토대로 한 영화 판권 판매와 캐릭터 상품 판매로 사업을 재정의하였다. 그 첫 시작으로 스파이더맨과 같은 캐릭터의 만화를 영화로 제작하는데 있어서 판권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블은 이렇게 성공한 영화의 캐릭터에 대한 지적 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를 가지고 다양한 캐릭터 상품 판매와 비디오 게임 등의 판매에 있어서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두었다. 스파이더맨 등 몇몇 캐릭터의 지적 재산권을 활용하여 성공을 통해서 마블은 캐릭터 기반의 영화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보게 되었고, 급기야 2000년대 중반부터는 자신들만의 영화 스튜디오를 설립하였다. 만화책 회사가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정하기까지는 불과 10년도 걸리지 않았는데, 이렇게 마블이 혁신적으로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많은 영화 작업을 대형 영화 스튜디오와 함께 하면서 그들의 영화 제작 노하우를 습득한 후에 내부적으로 역량이 쌓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마블 코믹슨느 캡틴 아메리카 (우리나라에서는 ‘퍼스트 어벤져’라는 제목으로 개봉),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 시리즈, 토르 시리즈, X-맨 등의 영화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급기야 2012년에는 캐릭터들을 한 군데 모은 영화 어벤져스 (Avengers)를 개봉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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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파산 직전에 있었던 마블 코믹스는 불과 10여년 만에 회사의 가치는 몇 배로 뛰었고, 결과적으로 2009년 말에 디즈니(The Walt Disney Company)에 43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5조원)에 매각되었다. 캐릭터를 기반으로한 지적 재산권 관리와 판매에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핵심 역량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바로 디즈니이기 때문에, 당시에 디즈니가 마블을 매입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사업을 확장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인데, 디즈니는 자신들의 핵심 역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회사이고, 또 자신들이 잘 관리할 수 있는 분야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마블 코믹스를 사는 것은 너무나 합리적인 결정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종이로 된 만화책을 멀리 하고 있다는 환경의 변화는 비단 미국의 만화 출판 업계만 직면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이나 일본과 같이 만화라는 장르가 한 산업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이러한 문제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시대를 풍미한 수 많은 만화책 출판사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지금 한국에서는 웹툰이 대세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만화가들이 현실과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고 인터넷으로 옮겨 온 것이다. 환경의 분석을 정확하게 수행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마블 코믹스의 경우에는 인터넷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거의 하지 않은 점이다. 마블은 인터넷 분야는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마블은 지속적인 만화 캐릭터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신에 예전과 같이 한 에피소드 당 길게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만화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짧은 스토리 안에서도 캐릭터의 힘을 유지할 수 있는 ‘영화적인’ 캐릭터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만화책 생산이 마블의 핵심적인 사업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캐릭터에 대한 지적 재산권 판매가 핵심사업인 만큼 만화책 제작은 연구개발(R&D)의 영역으로 축소되고, 대신에 자신들이 갖고 있던 숨겨진 자산(hidden asset)을 핵심으로 확장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2015년 개봉 예정인 어벤저스 2편은 한국에서 촬영을 진행하여 한동안 우리나라를 떠들석 하게 했다. 도로와 교량을 며칠씩 차단하면서 촬영을 하는 것을 허락할 만큼 가치있는 투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많이 있지만, 어쨌든 한국 사람들에게는 마블의 캐릭터 사업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한발 더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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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마블 코믹스의 대표적인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이 어벤저스에 참여할 수 없는 이유는 마블이 영화산업에 진지하게 참여하기 이전에 이미 소니 픽쳐스에게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대한 권한을 넘겼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을 어벤저스의 틈에서 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게 된 점은 아쉽지만, 마블 코믹스가 영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배우기 위해 치뤄야 했던 수업료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전략을 바라보는 첫 번째 관점 – 산업의 수익성 관점

 

전략에 대한 두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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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을 바라보는 가장 일반적인 관점은 자기 기업을 어떤 위치 (position)에 놓을 것인가? 에서 출발하는 관점이다. 일반적으로 산업조직론(industrial organization) 관점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이것이며, 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 교수가 이 분야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관점은 전략을 선택함에 있어서 그 산업구조와 경쟁에 대한 분석을 우선으로 한다. 그리고 그러한 분석의 툴로서 가장 유명한 것이 포터 교수의 5 forces model이다. 한 산업을 경쟁강도, 신규진입의 가능성(진입장벽), 공급자와 기업간의 협상능력(bargaining power), 수요자(고객)과 기업간의 협상능력, 대체재의 존재 여부라는 5가지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그 산업의 수익성에 대해서 분석을 할 수 있으며, 그 분석에 따라서 어떤 산업에 진출할 것인지 말 것인지, 혹은 이미 진출한 기업이라면 향후에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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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forces model diagram]


 

경쟁 강도

경쟁의 강도가 강할 수록 수익률이 낮다. 경쟁의 강도가 높게 되는 데에는 일반적으로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산업 내에서 비슷한 규모의 경쟁자가 너무 많거나, 가격 이외에 별로 차별화 요소가 없거나, 산업 자체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된 전통 산업이기 때문에 성장이 매우 더디거나,에 업체들이 가격만으로 경쟁을 심하게 하거나, 혹은 장기적으로는 1-2위 정도의 업체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많은 업체들이 버티기 경쟁을 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산업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경쟁 강도가 무척 심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산업 내에 비슷한 규모의 경쟁자가 많은 경우는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 (업체들의 숫자가 엄청 많은 것은 아마도 진입장벽이 낮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일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뒷부분에 다시 설명하고자 한다) 때로는 장래가 유망한 산업이라서 많은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뛰어들었는데, 성장이 더딘 산업이거나 가격 이외에는 별로 차별화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는 IMF이후에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손쉽게 점포수를 늘린 사례가 있다. 많은 회사원들이 명예퇴직을 하거나,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서 직장을 잃고 나서, 퇴직금을 활용하여 치킨가게 피자가게 등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개설했는데, 막상 치킨이나 피자가 큰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가격할인이나 무료 음료와 같은 서비스 경쟁으로 치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피자가게나 치킨가게들은 동네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서로간에 치열한 경쟁을 하다가 2-3년도 못 버티고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았다.

최근의 태양광 에너지의 소재 산업의 경우도 흥미롭다. 태양광 에너지가 대체 에너지로서 장래가 유망한 산업이라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많은 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시장에 참여했다. 게다가 태양광 소재 분야는 제2의 반도체 분야라고 인식되었다. 태양광 에너지를 모으기 위한 판넬의 소재라는 산업의 특성상 산업 내의 표준화가 중요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이 경쟁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며, 때로는 과감한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과 매우 유사한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세계적으로 몇 개 업체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는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고, 스스로가 마지막에 살아남는 2-3개 업체 안에 들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반대로 업체간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법률과 제도로서 독과이 유지되는 보호를 받거나 업종 자체가 자연적인 독과점이 형성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니면 굉장히 수익률이 좋지 못해서 한두 업체만이 살아남아 유지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수익률은 매우 높은 산업이지만,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높은 수익률을 몇몇 업체만이 누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업체들은 대부분 비상장 기업인 경우가 많으며, 자신들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몹시 꺼린다.)

때로는 일부러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산업도 있다. 한국에서는 도로, 철도, 전기, 수도, 담배와 같은 제품 및 서비스가 바로 공기업에 의해서 운영되는 분야이다. 이러한 분야는 한 기업에서 모든 것을 공급하여 규모의 경제를 최대화 하는 경우에 그 비용이 혁신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분야이거나, 정부가 나서서 특정한 형태로 단일화 하지 않으면 쓸데없는 중복 투자가 벌어지는 분야이거나, 아니면 정부가 통제하지 않는 경우에 불법적인 요소가 많이 생겨날 수 있는 산업들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과거에 전기회사가 단 하나의 국영기업에 의해서만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적어도 지역별로는 단일 기업 혹은 2개 미만의 기업이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한 지역에서 여러 전기회사가 전기를 공급한 경우에 전봇대나 전선 등의 기준이 모두 달라지게 되었고, 만약 전기회사가 파산하는 경우에는 그들이 사용하던 전봇대와 전선이 흉물스럽게 남아 있는 경우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이렇게 독점적인 기업들을 국유화 해서 운영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가격을 통제하기 위함도 있다. 독점적 기업은 시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높은 가격과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데, 전기, 수도, 도로 등과 같이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요소들의 경우에는 가격이 높아질 경우에 저소득층은 이용하기 어려워지거나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수준의 공급량이 발생하기 어렵게 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산업 내에서의 경쟁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주된 원인이 업체의 숫자일 수도 있고, 산업의 특성일 수도 있고, 차별화가 어렵거나 쉽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러한 산업에 진출하기 이전에는 과연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거두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면밀하게 분석을 해 보고, 과연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인지 미리 계획하지 않고서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한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일 수록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일상재(commodity)가 대표적으로 이러한 특성을 갖는 산업인데, 이런 산업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원가를 낮추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거나 아니면 기존의 업체들과는 전혀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혁신적인 기술의 일상재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에게는 ‘원가를 낮추는 것’이 모든 것의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며, 동시에 그에 따라서 구매, 제조, 제품개발 등의 활동이 줄을 맞추어서 잘 정렬이 되어야 할 것 이다. 그 일련의 행동들을 기업의 전략에 맞게 잘 배치하는 것이 바로 전략가의 주된 업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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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면도기의 대명사 질레트, 면도날이 5개 달린 Fusion (퓨전) 제품은 질레트에게 또 한번 큰 성장을 가져다 주었다]

공급자의 협상력 vs. 고객사의 협상력

남성용 면도기 시장은 크게 물을 사용하는 웻 쉐이빙(Wet shaving) 시장과 전기를 사용하는 드라이 쉐이빙(Dry shaving) 시장으로 나뉜다. 그런데 물을 사용해서 면도를 하는 wet shaving 시장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브랜드는 바로 질레트(Gillette) 이다. 질레트의 경우에는 국내 시장에서 2위인 쉬크(Schick)나 3위인 도루코에 비해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질레트를 생산하는 기업에게 있어서 주요 고객은 다름 아닌 편의점 체인이나 대형 마트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가 대부분 유통재벌의 계열사이거나 대기업의 계열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형적인 ‘갑’의 위치에 서 있는 업체들을 상대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질레트는 대형 편의점 체인이나 마트에게 물건을 공급하는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강자인 마트와 편의점들에게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강하다.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이 질레트 면도기를 많이 찾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질레트가 특정 편의점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면 그 편의점 체인은 고객들로부터 많은 불평을 듣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질레트는 제품 혁신을 끊임없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3개의 날을 가진 마하 3라는 제품 혁신이 질레트의 가장 큰 히트상품이었는데, 최근에는 날이 5개나 달린 퓨전(Fusion)이라는 제품을 출시하여 좋은 소비자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이외에도 모터를 내장하여 작은 파동을 피부에 만드는 질레트 파워 (Gillette Power) 라인업을 출시 하는 등, 지속적으로 면도기 시장에서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마트에 가보면 면도기 매대에서 많은 부분을 질레트가 차지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대형마트입장에서 보면 질레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도가 되면 아무리 대형마트가 갑의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도 질레트에게 절대적인 힘을 휘두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질레트 입장에서는 가격인상에 대한 요구도 당당하게 할 수 있고,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에 맞는 대우를 대형마트 측에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익률과 매출이 상승할 수 있음은 당연한 결과이다.

질레트와 같은 소비재의 경우에는 최종 수요고객이 원하기 때문에 공급업체가 어느 정도 협상력을 갖게 되는 경우였다. 하지만 일상재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시장 내에서 그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의 수가 적으면 공급자의 협상력(bargain power)이 구매자의 협상력에 비해서 훨씬 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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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 등에 주로 사용되는 골판지]

예컨대 한국의 골판지 산업을 한번 보자. 골판지는 택배 상자나 화물용 상자의 원재료가 되는 종이 제품으로서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산업은 아니다. 골판지 제품의 주요 고객처는 대형 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 업체들이다. 이들 역시 앞서 언급한 마트나 편의점처럼 대부분이 대기업 계열사이거나 인터넷 공룡들이다. 따라서 중소형 골판지 업체들이 절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골판지 업체들은 수익률도 높지 않고, 200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수많은 업체가 존재하면서 가격경쟁이 격심한 산업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골판지 업체들간에 M&A 가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국내의 골판지 업체들은 단 몇곳 만을 남기고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골판지 업체들이 협상에 있어서 어느 정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고,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가격도 조금씩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공급업체와 수요업체간에 경쟁에 있어서 공급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공급업체들 간에 기업 합병이 일어남으로써 한 때는 협상력이 약했던 공급업체들의 협상력이 강해지는 것은 많은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공급업체간에 기업 합병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이 목격된다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수익률 하락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기미가 보이면, 그에 앞서서 원자재의 대체재를 찾거나 공급선을 해외로 다변화 하거나 아니면 극단적인 경우 공급업체를 합병해 버리는 등의 전략을 미리 세울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전에 미리 수익률 악화를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규진입자의 위협

서해안이나 남해안에 가 보면 외딴 섬에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러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낚시꾼들은 섬에 들어가서 라면도 먹고, 간식도 사 먹곤하는데, 보통 이런 외딴 섬에는 매점이 한두개 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런 곳에 가면 매점들이 폭리를 취하게 된다. 같은 라면이라도 이 섬 안에만 들어가면 가격이 2-3배로 뛰게 된다. 완벽하게 고립된 외딴 섬에서 낚시꾼들은 많은데, 음식을 판매하는 매점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모르긴 해도 이런 매점들의 수익률은 엄청나게 높을 것이다. (물론 절대적인 매출 크기는 작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외딴 섬에 새로운 다리가 놓여서 이제는 차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자. 덕분에 이 섬에 들어와서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도 조금씩 생겼다. 그러다보니 매점도 하나 둘씩 생겼다. 그러면 당연히 경쟁의 강도가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에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던 매점의 수익률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산업에 새로운 업체들이 활발하게 진입할 수 없는 이유를 ‘진입장벽(entry barrier)’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외딴 섬의 매점들과 같이 지리적으로 매우 떨어져 있는 경우도 진입장벽의 예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적인 산업에서 관찰되는 것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 중에 하나는 산업에 진입하기 위해서 면허(라이센스)가 필요한 경우이다. 예컨대 국가나 협회에서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러한 기준을 통과하는 업체들에게만 면허나 허가를 내 주는 경우이다. 기존에 이러한 면허나 허가를 얻은 업체들은 자연적으로 진입장벽이 보호를 받게 된다. 산업별로 보면 많은 협회들이 있고, 이들은 특정한 면허제도를 만들어서 시장의 신규진입자를 보호하기도 한다 예컨대 서울의 개인택시의 경우에는 이러한 진입장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예이다. 개인택시 면허를 국가에서 더 엄하게 관리하여 발급했더라면 초과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고, 택시 기사들의 수익률이 조금 더 높아졌을 가능성은 있다.

면허나 규제를 통한 진입장벽 형성을 제외하고도 산업의 특성상 자연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경우도 많다. 예컨대 대규모 장치산업의 경우에는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높아서 산업이 최초로 형성될 당시에 진입한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신규 진입이 거의 없는 사례들도 많다. 예컨대 이동통신사업이나 대형 정유공장 등의 경우에는 최초 설비투자규모가 수천억원에서 조단위에 이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처럼 산업에 초기 진입하기 위해서 막대한 규모의 지출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새로운 업체가 선뜻 진입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반대로 말하면 기존에 그 산업 내에 있는 업체들로서는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보장 받는 것이다.

고객과의 영업기반이 진입장벽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우가 그렇다. 국내의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최종 고객은 결국 현대기아차 그룹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현대기아차의 부품업체들은 현대기아차의 모회사/자회사 관계에 있거나, 오랜 동안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새로운 업체가 시장에 진입해서 부품을 납품하기는 좀처럼 어렵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혁신적인 기술변화가 있지 않는 한, 새로운 업체의 스펙으 사용했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선뜻 새로운 업체를 사용하려고는 하지 않는 다고 예상하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강력한 무언의 진입장벽은 바로 기존 업체들의 보복이다. 누군가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순간 기존 가격보다 엄청나게 낮은 가격으로 판매를 함으로써 새롭게 시장에 들어온 업체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새롭게 시장에 들어온 업체 역시 가격으로 대응하게 된다. 물론 고객 입장에서는 신나는 일이지만, 그렇게 신규 진입자가 가격경쟁에서 낙오되어 퇴출되고 나면 기존 업체는 다시 예전의 가격으로 가격을 슬그머니 올리는 일이 많다. 그 동안에 출혈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한 손해분을 보충하기 위함이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시장에 새로운 업체가 들어와서 마구 경쟁하던 시기가 그리워지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일 뿐이다.

대체재

위에서 언급했던 외딴 섬의 매점 사례로 돌아가보자. 외딴 섬에서 자신들만의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매점들에게는 섬과 육지간에 다리가 놓이게 되고 새로운 업체가 들어서는 것도 두려운 일이지만, 사람들이 다음번에 섬에 들어올 때에는 자기들만의 식량과 간식을 싸오는 경우도 두려운 시나리오이다. 게다가 이제는 그 섬 안에 식사를 제공하는 민박집이나 숙박업소가 많이 생긴다면 매점 입장에서는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전혀 대체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특정 산업을 대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컨대 과거에는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신문을 읽거나 잡지를 읽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라는 특정한 시간 안에서 책과 신문과 잡지는 경쟁관계에 있었고, 지하철 역 내부와 플랫폼 근처에서는 이들이 서로 좋은 가판대를 차지하려고 경쟁을 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이 모든 경쟁은 부질없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에는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대체재가 이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이제는 책과 잡지와 신문이 모두 힘을 합쳐도 스마트폰을 이길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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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VOD 스트리밍의 강자 넷플릭스(왼쪽)과 오프라인 비디오 렌탈점 블록버스터(오른쪽). 결과는 넷플릭스의 완승이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던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비디오 렌탈 체인점이 있었다. 이 비디오 렌탈점은 미국의 대도시부터 중소규모의 도시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볼 수 있었고,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다. 블록버스터는 수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비디오 렌탈 업계의 1위로 군림했지만 블록버스터에게 치명타를 입힌 것은 비디오 렌탈 업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최대의 DVD 배달 서비스이자 VOD(Video On Demand)업체인 넷플릭스(Netflix)였다. 넷플릭스는 처음에는 웹사이트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DVD를 선택하면 우편으로 그 DVD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것을 사업모델로 삼았다. 하지만 인터넷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점차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고객들이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순식간에 블록버스터의 매출은 급감하였고, 급기야 2010년에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짧은 미래 안에 쉽게 다른 무엇인가로 대체될 수 있는 산업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대체제들은 산업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보다는 다른 산업으로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그 출현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막상 나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가 되면 이미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게다가 IT기술이 발달하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산업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사례가 여기저기서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산업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트랜드에 대해서 눈과 귀를 열어둘 필요가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략은 세 가지 형태로 구현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마이클 포터의 5 forces model은 산업내에서의 수익성과 경쟁구도를 분석하기 위한 툴이다. 그렇게 산업에서의 수익성과 경쟁구도를 분석해 보는 이유는 어떠한 전략을 취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얻기 위함이다.

예컨대 고객의 협상능력이 크고, 업체간의 경쟁강도가 높은 경우에는 남들보다 싼 가격에 대량의 물건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승리하는 형식의 싼 생산비용을 기반으로 한 가격경쟁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러한 환경아래에서는 남들보다 훨신 더 싸게 제품을 생산하거나 아니면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무언가를 만들던가의 선택을 해야 한다. 전략적 방향성이 완전하게 달라지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같은 제품이지만, 전혀 다른 시장 환경을 가진 곳에서 비싸게 파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포터는 전략을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하여 단순화시켜서 설명했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형태로서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구매, 생산, 판매 등에 있어서 최대한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남들보다 더 싼 가격에,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하는 방식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높은 마진을 얻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생산 효율성이 향상될수록 이익이 고객과 설비 업자들에게 돌아가기 쉽고, 경쟁사들이 쉽게 벤치마킹하므로 지속적으로 효율성에 있어서 우위를 가져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 번째는 바로 차별화 하는 것이다. 이른바 가치 사슬(Value Chain)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활동들 중에서 몇몇 가지에 대해서는 포기하지만, 다른 무언가에서 집중하여 차별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컨대 차별화의 대표적인 예로 거론되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의 경우에는 저가 항공사이다. 이들은 기내식을 제공하지도 않고, 여행사를 통한 티켓 판매를 하지도 않는다. 이들이 취항하는 공항은 보통 가장 비행편수가 많은 도심 근처의 공항이 아니라 약간 외곽에 위치한 공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을 포기함으로써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남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공급할 수 있었다. 가격이라는 한가지 요소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다른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선택과 집중을 실현한 것이다.

마지막 사례는 바로 세분화 전략이다. 다른 말로는 틈새 시장(니치, Niche)에 대한 집중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맥주 회사 중에는 보스턴 비어 컴퍼니 (Boston Beer Company)나 시에라 네바다 (Sierra Nevada)와 같은 회사들이 있다. 과거의 미국 소비자들은 버드와이저나 밀러, 쿠어스와 같은 가벼운 라거 맥주를 주로 마셨는데, 샘 아담스나 시에라 네바다는 이보다는 좀 더 쌈싸롬한 맛이 나는 에일 계통의 라인업이 주력이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맥주들을 크래프트 맥주라고 부르면서 기존의 대형 제조사의 맥주와는 차별적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러한 크래프트 맥주 회사들이 등장할 당시에는 대형 주류회사 입장에서 바라볼 때 이 시장은 너무 작은 틈새 시장으로 인식되었다. 시장 크기도 너무 작고, 대형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이런 작은 시장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 보다는 매출이 훨씬 큰 라거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맞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이러한 틈새시장이 점차로 커지고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대형 제조사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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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의 경우에는 크래프트 맥주의 사례와 같이 처음에는 누구나 무시할 만한 규모로 작은 시장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존의 강자들이 간과하고 있었으나, 어느 샌가 강자들에게 대적할 만한 규모로 성장하거나, 아니면 강자들은 아무리 그 시장을 공략하고 싶어도 틈새시장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개척한 업체들이 너무 강해서 강자들이 쉽게 소형 업체들을 꺾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틈새시장 전략에는 한계도 있다. 말 그래도 틈새시장이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데, 시장의 성장성이 예상보다 뒤떨어지는 경우이다. 아직은 작은 시장이지만 앞으로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진입했으나, 계속 작은 상태로 머물러 있어서 낭패를 보는 경우이다. 또 다른 경우는 장기적으로 틈새 시장이 주류(Main) 시장에 흡수되어 버리는 경우이다. 처음에는 차별화가 확실하게 된다고 생각했으나, 시장이 커지면서 성격이 비슷하게 되어 버리는 경우가 이런 경우이다.

지금까지 마이클 포터의 주된 이론 중에 하나인 5 forces model 과 세가지 형태의 전략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 보았다. 이 내용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이유는 포터만큼 전략에 대해서 체계적이면서도 간결하게 설명한 학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80년대에 등장한 포터의 이론들은 현재 전략 이론들을 형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포터의 이론들도 80-90년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형태의 다른 이론들로부터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전략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들에 대해서 살펴볼 차례이다.

 

 

 

 

전략의 기초 (objective and strategy)

 

집필하고 있는 책의 전략 부분에 대한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관심과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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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에서가장중요한단어, WHY

‘전략이란 무엇인가?(What is strategy?)’ 라는 질문 역시 경영학과 수업이나 MBA 수업의 첫 시간에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전통적인 답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데, 그것은 ‘어떤 목적(objective)을 달성하기 위해서 취하게 되는 일련의 행동(series of action)’ 이라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다른 미사여구가 붙을 수는 있지만, ‘목적을 달성한다’라는 점과 ‘일련의 행동’이라는 점에서는 거의 모든 정의가 일치한다. 다시 말해서 어떤 목적이 없는 행동이나, 일련의 행동이 아닌 단발적인 행동은 전략이 아니다. 요컨대 전략을 세운다는 것도 아주 간단하게 말한다면 목적 (혹은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방법을 짜는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목적을 세워야 하는데, 사실 실무에서는 이것부터가 쉽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기업의 존재 목적이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 그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포지셔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실무에서는 목적과 전략 자체를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전략을 세우는 사람은 전략을 세우기 전에 과연 왜 우리가 그런 전략을 세우고자 하는 것인지를 먼저 충분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략이라는 것은 바로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함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왜 그 전략을 수행하는지에 대해서 모르고서는 전략을 수행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로 실무에서는 전략(Strategy)과 실행(Execution)에 있어서, 전략(strategy)을 세우는 것에는 뛰어난 두뇌와, 면밀한 분석, 그리고 인사이트(insight)가 필요할지 몰라도 시간은 상대적으로 실행에 비해서 오래 걸리지 않을 때가 많다. 실제로는 실행(execution)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조직에서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애초에 전략을 세운 사람들보다 많은 수의 사람이 참여하게 되거나, 심지어는 최초의 전략을 수정해야만 하는 일들이 부지기수로 생긴다. 하지만 처음에 전략을 입안했던 사람이 우리가 어떤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전략을 수행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분명하지 않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실행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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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직에서 전략을 만드는 사람은 주로 리더십 레벨인 경우이며,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그 전략에 구체성을 더하거나 아니면 실행을 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행위도 그 밑에서 실행하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전략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전략과 실행의 연쇄 (Cascading)라고 하기도 한다.

예컨대 우리 회사를 한국의 건설 회사라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우리 회사의CEO는 우리가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하면서 전략기획부서에게 중국 진출 전략을 계발해 보라고 했다. 그 목적은 한국 시장은 점차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데, 중국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의 잠재력도 크기 때문이다. 전략 기획 부서의 부장님은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해서 다양한 고민을 한 끝에 직접 진출, 합작을 통한 진출, 그리고 중국 업체 인수를 통한 진출이라는 세 가지 옵션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해 오셨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외국 업체가 단독으로 진출해서는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고, 중국 정부에서의 규제상으로도 중국 업체와의 합작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결론이었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중국 진출을 위해서 최적의 합작 업체를 찾기가 녹녹치 않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중국 전문가들에게 의뢰를 하거나, 컨설팅 용역을 고용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조금 더 조사를 해 보니 중국 건설업에서는 중국의 각 성(省) 정부와 건설업체와의 관계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중국 성 정부들과 네트워크를 수립함으로써 적절한 합작 업체를 모색해 보기로 했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회사 레벨의 전략은 합작을 통한 중국 진출일 수 있지만, 이 일을 맡은 부서 레벨의 관점에서는 중국의 지방 정부와의 합작사를 물색하는 것이 전략의 수준으로 올라오고, 그것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은 한단계 더 세부 내역으로 내려가게 된다.

따라서 내가 지금 수립하는 전략은 누군가의 실행일 수 있으며, 그 사람이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무언가 나름의 전략을 고민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변하지 않는 것은 애초에 이러한 큰 그림에서의 전략을 수립했던 목적이다. 거꾸로 말하면 어떤 전략을 실행 단계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지금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이유를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왜? 왜? 왜? 라고 여러 번 질문을 해서 거슬러 올라갔을 때, 그 일을 하고 있는 목적이 애초에 일을 시작한 목적과 명확하게 일치해야만 조직 전체적으로 낭비되는 시간과 노력이 없을 것이다.

IKEA, 가구산업을재편하다.1)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취하게 되는 행동을 ‘하나의 행동’이 아니라 ‘일련의 행동’이라고 표현하게 된다. 종종 전략(strategy)과 전술(tactic)을 비교하는 사람들은 전략은 여러 개의 전투(戰鬪)로 이루어진 전쟁(戰爭)을 이기기 위함이고, 전술은 개별적인 전투를 이기기 위한 방책을 말한다하고 비유하기도 하는데, 나도 이러한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즉, 어떤 하나의 행동이 다른 행동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가 가구 회사를 운영한다고 해 보자. 하지만 우리는 아주 럭셔리한 가구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이면서도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저가의 가격으로 가구를 팔고자 한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매장에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마트와 같은 형태로 전시하여 사람들이 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가구를 담을 수 있게 하고 싶다. 왜냐하면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가구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이 되어 있다고 느끼며, 2-3년 주기로 가구를 교체하고 싶어하는 경우도 많은데, 고가 위주로만 가구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서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 니즈 (unmet needs)가 존재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인 방향성이 원자재 구매에서부터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두 달라지게 된다. 원자재는 최대한 저렴한 것으로 구입해야 하고, 제품의 디자인은 단순하고 실용적일 수록 좋다. 정교한 디자인으로 수십년을 쓰는 것 보다는 실용적이지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서 사람들이 자주 구매하고 자주 교체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판매 공간도 대형 마트와 같이 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가구를 담을 수 있게 하려면 완성형 가구가 아니라 조립형 가구 형태로 판매를 하는 것이 매장 공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렇다면 가구를 부품상태로 박스에 넣어서 판매하면 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구들이 조립된 이후에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서는 궁금해 할 수 있으므로, 매장 곳곳에 가구가 최종적으로 조립된 형태를 보여주는 쇼룸을 자연스럽게 배치하면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위에 언급한 가구 업체는 바로 스웨덴 대표적인 가구 회사이자 전세계 최대 가구 체인인 이케아(IKEA)의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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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바르 캄프라드는 1943년 그의 나이 열일곱에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60년이 지난 지금 230억 유로가 넘는 매출, 45% 가량의 매출이익률을 기록하는 이케아를 건설하였다. (IKEA는 잉그바르, 캄프라드, 엘름타리드(그의 가족 농장), 아군나리드(그의 마을 이름) 의 약자이다) 캄프라드는 처음에 무역회사로 IKEA를 시작했고, 만년필, 액자, 시계, 보석 등을 카달로그 판매를 통해서 판매하였다. 그러던 중에 그의 경쟁사가 가구판매를 통해서 높은 이익을 거두는 것을 주목하여 1950년대 이후에는 가구에 전념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가구판매에 전념하게 될 무렵에는 스웨덴 사람들이 전후의 호황기를 맞아서 가구를 많이 구입하고 있었고, 많은 가구 업체들이 가격경쟁을 시작하고 있던 때였다. 가격만으로 경쟁하고 싶지 않았던 캄프라드는 고객들이 직접 상품을 볼 수 있는 전시장을 만들고자 했다. 첫번째 이케아 스토어는 2층 건물이었는데, 1층에는 가구, 2층에는 빵과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러한 쇼룸 개념의 이케아 스토어는 대박의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스웨덴의 다른 가구업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서, 스웨덴 가구상 협회는 많은 가구 제조사들에게 이케아에게 가구 공급을 중단하도록 압박을 넣었다.

캄프라드는 이러한 시련을 다시 한번 극복했는데, 그것은 바로 몇 가지 혁신을 통해서였다. 첫번째는 가구 업체들에게 통상적으로 대금 지급이 100일 가량이었던 업계 관행을 깨고, 10일 안에 대금을 지불한 것이었다. 두번째는 스웨덴에 비해서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었지만 가격이 스웨덴의 절반 수준에서 가구를 공급 받을 수 있었던 폴란드를 공급원으로 활용한 것이었다. 폴란드의 가구 제조 기술은 낙후되어 있었지만, 캄프라드는 스웨덴에서 사용하던 중고 가구 제조 기계들을 공수하여 폴란드의 가구공장에 설치하였다. 이로써 경쟁사들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가구를 공급 받을 수 있었다. 세번째는 DIY(Do It Yourself) 개념을 가구에도 도입한 것이다. 즉, 소비자가 구매할 당시엔 박스에 납작한 판의 형태로 가구가 담겨 있는 플랫 팩(Flat Pack)을 도입한 것이 바로 이케아 혁신의 일부분이었다. 이 포장법을 통해서 이케아는 조립비도 절감하고, 매장 내에서의 공간 활용도 최대화 할 수 있는 일석 이조의 혁신을 이룩했다. 특히나 고객이 가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쇼룸 공간과 여기서 마음에 드는 가구를 고른 다음에 플랫 팩에 담긴 가구를 픽업할 수 있는 공간을 분리한 것은 이케아의 스토어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케아의 사례를 들으면 ‘저가 전략의 성공’이라고 단순화하여 생각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케아는 단순히 저가 전략으로 치부될 수 있는 단순한 사례가 아니다. 스칸디나비아의 실용적인 가구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가구 디자인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들은 이케아를 선택하고 있고, 이케아 또한 이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가격도 무조건 저가로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놀랍게도 이케아는 매년 2-3% 이상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게다가 플랫 팩(Flat Pack)과 같은 혁신적인 포장도 한번 이루고 마는 거이 아니라, 공간을 줄이거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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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의 플랫 팩(Flat Pack) 포장. DIY를 통하여 가격 감소는 물론 매장내 공간효율성 향상까지 가능하게 해 준다]

이케아의 사례는 전략에 따라서 기업 운영에 관련된 일련의 행동들을 가지런히 배치한 아주 전형적인 사례이다. 전략에 맞추어 집중할 것들과 포기해야 할 것들을 아주 명확하게 한 후에, 이러한 점들을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도태되지 않도록 혁신을 지속해 오고 있다. 즉, 전략은 특정한 목적 (실용적인 디자인의 가구를 저렴하게 제공)에 대해서 확실한 방향성을 세우고, 그 목적을 다루기 위한 일련의 행동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으로 만드는 것이다. 구매에서 디자인, 제조와 판매를 아우르는 일련의 행동의 모든 단계에서 최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하고 집중하는 것이 바로 전략의 기본적인 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케아는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에 1985년 미국, 1998년 중국, 2000년 러시아, 2006년 일본에 진출했다. 2010년 현재는 26개국에서 280여개 매장을 보유 중이며 연간 6억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이 쓰여지고 있는 2014년 현재, 한국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케아의 성공 공식이 한국의 가구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가치 사슬 (Value Chain)

그렇다면 ‘일련의 행동’이라는 것은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한 기업이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일련의 행위를 거쳐 시장에 가치 있는 물건과 서비스를 내 놓는 과정을 가치사슬이라고 한다. 가치 사슬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며, 특정한 형식을 따를 필요는 없다. 구매–> 제조 –> 판매와 같이 간단한 형태로 나타내는 것도 가치 사슬이라고 부를 수 있다. 즉, 원재료나 반제품을 구매하여, 제조행위를 통해서 부가가치를 더한 후에 판매를 하는 것도 일종의 가치 사슬이다.

가치 사슬은 1979년에 마이클 포터의 논문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포터의 책에서 처음 언급된 형태는 아래와 같이 조금 더 복잡한 형태를 나타낸다. 이 가치사슬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기업의 운영 활동을 나누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 종류는 기업의 본원적 활동(primary activities)이다. 기업의 본원적 활동은 원재료/재고 등의 구매활동(inbound logistics)을 시작으로, 원료나 자원을 활용한 제조/생산/운영 (operation)을 거쳐서 외부물류(outbound logistics)를 통해서 기업 바깥으로 나갈 채비를 하게 된다. 그 후에는 마케팅과 영업활동(Marketing & Sales)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판매가 되며, 제품과 서비스 판매에 따른 서비스 (Service) 또한 기업의 본원적 활동으로 분류된다. 즉, 기업의 본원적 활동은 모두 기업의 주된 활동인 제조나 서비스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원재료/자원 조달, 생산/운영, 외부물류, 마케팅/영업 그리고 서비스로 이루어진다.

기업의 보조적 활동 (Secondary Activities)은 본원적 활동을 지원해주는 활동들을 말한다. 기업내의 인프라 구조, 인사관리 정책, 기술, 그리고 구매 정책 등을 포함한다. 기업 내에서 특정한 한 행위에 국한되기 보다는 여러 영역에 걸쳐서 영향을 미치지만, 실질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기 보다는 실제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에 대해서 도움을 주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보조적 활동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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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포터의 가치사슬]

이와 같은 가치사슬은 기업을 분석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단 기업이 하는 업무의 영역을 의미 있는 단위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기업이 다른 한 기업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할 때에 과연 가치사슬의 각 영역 중에서 어떤 부분에 더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인지, 혹은 그러한 강점을 나타내기 위한 보조적 활동은 어떠한 특징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등이 주된 관심사일 것이다. 경쟁사보다 더 우월한 퍼포먼스를 지속적으로 보이는 기업을 벤치마킹 하려고 할 경우에도 특정한 한 부분을 벤치마킹해서는 소용이 없다. 예컨대 한 기업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 우월한 영업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파악한 후에 그것을 단순하게 벤치마킹해서 우리 기업에 적용한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단지 ‘영업’이라는 가치 사슬의 한 단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앞/뒤로 연결되어 있는 가치사슬의 또 다른 단계들이 그 특정 기업의 우월한 영업전략을 뒷받침 하기 위한 방식으로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영업과 마케팅간에 통합된 기획을 한다거나, 영업에서 충분히 실력발휘를 할 수 있도록 제조와 구매에서 또 다른 특별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훌륭한 영업사원을 보유 할 수 있는 고용정책, 인사정책, 혹은 트레이닝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한 기업의 전략적 우위를 분석할 때에는 그 기업 내부의 활동 하나하나를 의미 있는 행위 단위로 나누어 보고, 그러한 행위들을 연결하는 일련의 묶음을 동시에 분석해 보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전략을 분석하거나 세우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는 논의를 본격적으로 전략의 분석과 수립으로 옮기고자 한다.

 

 

1) IKEA의 사례는 신시아A 몽고메리의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page 81-91 에서 재인용

 

3월에 읽은 책 – 숫자로 경영하라 + 근황 업데이트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먼저 3월로 예정했던 맥주한잔 이벤트를 못 한 것. (이 건은 4월에 꼭 하려고 함)

그리고 또 하나는 2월에 읽은 책 이후로 다음 포스팅이 3월에 읽은 책이 되어버린 것.

그리고 3월에 읽은 책은 꼴랑 2권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변명 +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였다.

올해는 상하이에 있는 호텔에서 보낸 밤과 집에서 보낸 밤의 숫자가 거의 비슷비슷할 정도인것 같고, 상하이 호텔에 있는 비즈니스 센터 직원이 얼굴을 알아볼 지경이 되어버렸다. 호텔 룸도 웬만하면 deluxe room으로 업그레이드도 시켜준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상하이에서 호텔과 우리 회사 오피스, 그리고 클라이언트 오피스를 제외하면 가본 곳도 별로 없다.

아무튼 이렇게 여행이 많고 빡센 생활을 하다보니 책 읽을 시간이 조금씩 줄고 있다.  상해를 오가는 비행기와 버스 안에서 책 읽을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중인데, 3월에는 House Of Cards 라는 미드를 챙겨보다가 시간을 많이 까먹었다.

지금부터 다행스러운 것은 며칠 전에 지금 하던 프로젝트가 일단락 된 것이고 (물론 그 다음 단계가 진행 중이지만),  불행스러운 것은 5월 1일까지 끝내야 하는 또 다른 개인 프로젝트가 2개나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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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3월에는 서울대학교 최종학 교수님의 숫자로 경영하라 1,2 권을 읽었다.

최종학 교수님은 내가 학교를 다닐 당시에는 안계셨던 분인데, 최근에 서울대학교 MBA 수업을 들었던 한 지인의 소개로 이 책에 대해서 알게 되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정말 정말 정말 강추할 만한 책이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회계에 대한 책이지만, 국내외 금융계 및 M&A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회계 공부를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 M&A 와 관련해서 국내외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어하는 사람 등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

1권은 2009년 경에 쓰여진 것으로 보이고, 2권은 2012년 경에 쓰여진 것으로 보이는데, 최신의 사례만 읽겠다고 2권만 읽으면 안된다. 1권에서 이미 많은 설명이 이루어지는 사례들이 2권에서 그 이후에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1권과 2권을 연이어서 함께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근래에 본 경영학 책 중에서 가장 실무와 초보 모두의 관점에서 보아도 좋다고 할 만한 책이며, 사례들이 풍부하고 회계 이론에 대한 배경지식도 폭넓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이 책만 보아도 최종학 교수님의 내공이 느껴지기 때문에, 언젠가 시간이 되면 특강이라도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강의도 책만큼 인사이트가 넘칠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2월에 읽은 책

 

2014년부터 책 리뷰를 한권 한권 올리기 보다는 한꺼번에 올리고 있다.

책을 선택하다보면 가끔 잘못 선택할 때도 있다. 아니, 사실은 생각보다 그럴 때가 많다.
하지만 지난 2월에는 좋은 책을 고르는 확률이 너무 형편 없이 낮았던 것 같다.

이카루스이야기

이카루스 이야기 by 세스 고딘

세스 고딘의 글은 원래부터가 별로 독자들이 읽기에 편한 글들이 아니다. 영어 원문을 보아도 굉장히 간결하게 쓰거나, 함축적으로 쓰기 때문에 원문 자체도 이해가 쉽지 않은 편이다. 예전에 보라빛소가 온다. 마케터는 사기꾼이다. 린치핀 등등을 읽을 때에도 그다지 의미가 와 닿지는 않았고, 그의 블로그를 볼 때에도 비슷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책 이카루스 이야기는 해도 좀 너무하다는 느낌. 원문의 문제인지 아니면 번역의 문제인지 누구를 탓하기 어렵지만 나의 생각에는 반반의 책임인 것 같다. 책의 내용도 처음 1-2챕터 정도의 내용이 무한 반복되는 느낌이고, 번역도 딱 봐도 너무 어색한 부분이 많다. 세스 고딘이 다양한 혁신으로 외국에서 유명세를 얻어가는 인물이긴 한것 같은데 TED를 봐도 그렇고, 딱히 insight가 넘친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

david

다윗과 골리앗 by 말콤 글래드웰

말콤 글래드윌의 책은 모두 알다시피 대중적으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매우 엄밀한 의미에서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공격을 받는다. 이번 책 다윗과 골리앗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좀 드는 면이 많다. 예컨대 동양속담에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낫다’라는 대목을 연상시키는 큰 물고기 작은 연못 효과의 경우도 그러하다. 너무 빡센 곳에서 크기 보다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성장할 수 잇는 곳에서 크는 것이 낫다는 요지인데,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 개인적으로도 스스로 경쟁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빡센 환경에서 경쟁하면서 오히려 (쪽팔리기 싫어서?) 모티베이션이 불타 오른 적이 몇번 있었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은 전적으로 동감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콤 글래드윌이 한마디로 책을 요약하는 실력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제목은 얼마나 자명한가!?), 그리고 그 주제를 통해서 아주 일관되게 사례들을 나열해서 달려가는 능력이 여실히 잘 드러난 책이라는 점이 좋았다. 특히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난독증이 많다는 점 등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 2월에 읽은 책 중에는 제일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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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업 by 법륜스님

예전에 TV에서 법륜 스님의 강의를 들었을 때에도 아주 인사이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스님 말씀이니까 경청했던 적이 많다. 세속에서느 한 걸음 물러서서 인간사를 바라보시는 시각에서 느껴지는 초월의 기분을 나도 항상 느끼고 싶으니까 말이다. 무슨 일이든지 너무 힘을 주면 잘 안되고 오히려 힘을 빼고 있을 때 잘 되는 것이 느껴지고, 스님들의 말씀을 들을 때 그 분들은 세속을 떠나 있는 사람들이지만 왠지 그들의 말대로 해야 더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마치 바르셀로나의 최고의 스트라이커 리오넬 메시의 골은 강력한 슈팅이 아니라 마치 패스와 같이 발로 ‘톡’ 대는 것이 많음에서 느껴지는 깨달음이랄까.. 하지만 이 책 ‘인생수업’ 자체의 구성은 별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진 않다. 아마도 법륜 스님이 말씀으로 하신 강연들을 출판사의 누군가가 그냥 딕테이션 해서 옮긴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evo

이보디보(Evo Devo)

Evo Devo는 Evolutionary Development 라는 뜻으로 진화생물학과 발생학을 접목시키는 분화라고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다른 종의 생물들의 신체구조는 사실상 굉장히 비슷한 몇가지 형태의 원형에서 발생한 것이며, 진화의 측면에서 이런것들이 모두 짜 맞춰진다는 내용은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었다. ‘세상은 이렇게 생겨먹지 않았을까’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달아 주었다고나 할까…그렇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너무 전문적인 내용들도 많고, 초파리의 염색체를 하나하나 쪼개서보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도무지 책의 내용에 집중할 수 없었고, 결국 이 책은 반 정도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