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책 리뷰를 한권 한권 올리기 보다는 한꺼번에 올리고 있다.
책을 선택하다보면 가끔 잘못 선택할 때도 있다. 아니, 사실은 생각보다 그럴 때가 많다.
하지만 지난 2월에는 좋은 책을 고르는 확률이 너무 형편 없이 낮았던 것 같다.

이카루스 이야기 by 세스 고딘
세스 고딘의 글은 원래부터가 별로 독자들이 읽기에 편한 글들이 아니다. 영어 원문을 보아도 굉장히 간결하게 쓰거나, 함축적으로 쓰기 때문에 원문 자체도 이해가 쉽지 않은 편이다. 예전에 보라빛소가 온다. 마케터는 사기꾼이다. 린치핀 등등을 읽을 때에도 그다지 의미가 와 닿지는 않았고, 그의 블로그를 볼 때에도 비슷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책 이카루스 이야기는 해도 좀 너무하다는 느낌. 원문의 문제인지 아니면 번역의 문제인지 누구를 탓하기 어렵지만 나의 생각에는 반반의 책임인 것 같다. 책의 내용도 처음 1-2챕터 정도의 내용이 무한 반복되는 느낌이고, 번역도 딱 봐도 너무 어색한 부분이 많다. 세스 고딘이 다양한 혁신으로 외국에서 유명세를 얻어가는 인물이긴 한것 같은데 TED를 봐도 그렇고, 딱히 insight가 넘친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

다윗과 골리앗 by 말콤 글래드웰
말콤 글래드윌의 책은 모두 알다시피 대중적으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매우 엄밀한 의미에서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공격을 받는다. 이번 책 다윗과 골리앗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좀 드는 면이 많다. 예컨대 동양속담에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낫다’라는 대목을 연상시키는 큰 물고기 작은 연못 효과의 경우도 그러하다. 너무 빡센 곳에서 크기 보다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성장할 수 잇는 곳에서 크는 것이 낫다는 요지인데,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 개인적으로도 스스로 경쟁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빡센 환경에서 경쟁하면서 오히려 (쪽팔리기 싫어서?) 모티베이션이 불타 오른 적이 몇번 있었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은 전적으로 동감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콤 글래드윌이 한마디로 책을 요약하는 실력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제목은 얼마나 자명한가!?), 그리고 그 주제를 통해서 아주 일관되게 사례들을 나열해서 달려가는 능력이 여실히 잘 드러난 책이라는 점이 좋았다. 특히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난독증이 많다는 점 등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 2월에 읽은 책 중에는 제일 낫다.

인생 수업 by 법륜스님
예전에 TV에서 법륜 스님의 강의를 들었을 때에도 아주 인사이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스님 말씀이니까 경청했던 적이 많다. 세속에서느 한 걸음 물러서서 인간사를 바라보시는 시각에서 느껴지는 초월의 기분을 나도 항상 느끼고 싶으니까 말이다. 무슨 일이든지 너무 힘을 주면 잘 안되고 오히려 힘을 빼고 있을 때 잘 되는 것이 느껴지고, 스님들의 말씀을 들을 때 그 분들은 세속을 떠나 있는 사람들이지만 왠지 그들의 말대로 해야 더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마치 바르셀로나의 최고의 스트라이커 리오넬 메시의 골은 강력한 슈팅이 아니라 마치 패스와 같이 발로 ‘톡’ 대는 것이 많음에서 느껴지는 깨달음이랄까.. 하지만 이 책 ‘인생수업’ 자체의 구성은 별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진 않다. 아마도 법륜 스님이 말씀으로 하신 강연들을 출판사의 누군가가 그냥 딕테이션 해서 옮긴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이보디보(Evo Devo)
Evo Devo는 Evolutionary Development 라는 뜻으로 진화생물학과 발생학을 접목시키는 분화라고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다른 종의 생물들의 신체구조는 사실상 굉장히 비슷한 몇가지 형태의 원형에서 발생한 것이며, 진화의 측면에서 이런것들이 모두 짜 맞춰진다는 내용은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었다. ‘세상은 이렇게 생겨먹지 않았을까’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달아 주었다고나 할까…그렇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너무 전문적인 내용들도 많고, 초파리의 염색체를 하나하나 쪼개서보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도무지 책의 내용에 집중할 수 없었고, 결국 이 책은 반 정도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