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레주메 리뷰 공지

 

제가 요즘 약간의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서 다시 레주메 리뷰를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죄송하게도 이번에 리뷰 비용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10,000원에서 50,000원으로 인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처음에 무료에서 만원으로 인상할때와 같은 이유입니다. 최소한의 정성을 기울여서 어느 정도 완성된 레주메를 보내 주셔야 하는데, 돈 만원 정도는 가볍게 생각하셔서 그런지, 기본적인 레주메의 내용이나 포맷이 완성이 안된채로 보내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가격을 인상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돈을 벌려고 레주메 리뷰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이렇게 모은 돈을 어디에 써야 할지도 좀 고민 중입니다. 지금까지 1년에 약 50-60명 정도는 보내주시는데, 그 중에서는 정말 황당한 레주메도 많았지만, 좋은 MBA에 합격하셨다고 나중에 소식을 전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합격 소식을 접할 때마다 너무 기쁘기도 하고, 그 중에 몇분은 나중에 오프라인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했고요..

 

그런 분들과 교류하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니, 본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는 분들의 레주메를 더 많이 보고자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했으니, 많은 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참고로 컨설팅 회사 RA 및 인턴 레주메는 Conflict of interest여지가 있으므로 리뷰 하지 않고요, 박사과정 레주메도 제가 볼 능력이 없는 관계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MBA 지원 레주메 및 일반적인 대학생들의 취업 레주메 위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luckyme.tk@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2015년 4월 mbablogger

 

 

 

De Hallen – 천장이 높은 문화공간

 

암스테르담에서 요즘 자주 가는 hot place가 있어서 소개한다.

Vondelpark 근처에 있는 De Hallen 이라는 곳인데, 문화예술 공간이자, 레스토랑들도 많이 있고, 커피숍이자 도서관도 함께 있는 곳이다. 작고 예쁜 샵들도 많아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라서 소개한다.

예전부터 나는 천장이 높은 공간을 좋아했는데, 이렇게 천장이 높고 채광이 좋은 곳이 너무 좋다. 여유가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다양한 문화공간 + 레스토랑 등이 함께 있는 천장이 높은 건물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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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상대적 기준

 

암스테르담에 온 지도 한달이 넘었다. 지난번 정착기에서 언급한대로, 이 곳도 working hours가 만만치 않게 길다. 세계 어디를 가던지 컨설턴트들은 work and life balance가 화두인것 같다.

상대적 기준에 따른 Work & Life Balance

 

이 곳 암스테르담의 컨설턴트들에게도 work & life balance는 중요한 화두인데, 얼마 전에 이 곳에 있는 컨설턴트들과 저녁을 먹다가 재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암스테르담에서 San Francisco로 트랜스퍼를 가는 컨설턴트가 있었는데, 이유를 들어보니 그 곳이 좀 더 working hours가 짧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뉴욕에서 암스테르담으로 트랜스퍼를 온 사람은 뉴욕보다는 암스테르담이 좀 나은 것 같다고 한다. 미국이라고 다 같은게 아니라 미국도 동네마다, 지역마다 working hour의 기준이 다른 것 같다. 한국에서 온 나는 한국보다는 그래도 주말에는 일을 안하는 암스테르담이 나은 것 같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주말에 일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점은 사람들이 자신의 work & life balance를 생각할 때, 주변의 준거집단을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는 컨설턴트들은 주변에 친구들이나 MBA동기들이 대부분 tech industry 에서 일단다. 즉, 작은 벤처들에서 일하거나,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해서 큰 규모의 tech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주변 친구들을 기준으로 자신의 생활을 평가하는데, 너무 차이가 많이 나면 그만 둔다는 것이다.

(참고로 IT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룰루랄라 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친한 한 대만친구가 애플에서 일하는데, 애플은 정말 working hour가 한국 기업 못지 않은 것 같다.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에 다니는 친구들도 가끔 근무시간이 길다는 이야기를 한다)

반면 뉴욕에 있는 친구들은 주변에 투자은행이나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 그들도 컨설턴트들보다 집에 늦게 가면 늦게 가지, 일찍 가지 않는 직종들이다. 그래서 집에 좀 늦게 가더라도 주변 친구들보다는 좀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온 나는 과연 누구와 내 근무시간을 비교하는지 생각해보았다. 나의 경우에는 친구들 중에서 대다수가 대기업에 다니거나, 컨설팅, 혹은 예전 직장인 P&G 와 같은 외국계 기업들에 다닌다.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사법고시,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공무원이나 변호사로 일하는 친구도 간혹 있다. 예전에는 간혹 banking에 있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빡센 곳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이제는 거의 얼굴을 못본지 오래 되어서 소식이 끊긴 친구들이 많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어떤 회사를 다니던지 집에 일찍 가기가 힘드니까 그냥 포기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주변에 대안이 있어야지 그걸 보면서, 여차하면 나도 편한 삶을 찾아서 옮길까? 라는 생각을 할텐데, 주변을 둘러봐도 별반 나은 상황이 없거나, 연봉을 많이 희생해야 한다면 그냥 지금 직장에 다니는게 낫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심지어는 연봉이 많지 않은 나의 공무원 친구들도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결론적으로 저마다의 비교집단에 따라서 work and life balance를 많이 따지게 되는데, 한국은 비교대상들조차 힘든 삶을 사는 친구들이 많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퇴근시간

 

네덜란드에 있는 (컨설턴트 말고)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대부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한 한국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오후 5시 정도에 퇴근한다고 한다. 사실 이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된 의미의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하다.

서울은 출퇴근 거리가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되는 사람들이 많아서, 6시 혹은 6시 반에 퇴근해도 집에 오면 7시에서 7시 반, 그리고 샤워하고 씻고 나면 여덟시 가까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꾸역꾸역 8시에 저녁을 먹고 9시가 되면, 어느 덧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저녁은 어떻게 가족과 먹었는지 몰라도, 아빠가 올때까지 기다린 가족도 뭔가 서운하고, 만원 전철과 버스에 몸을 싣고 열심히 집에 일찍 왔는데 막상 급하게 밥먹고 애들 볼 충분한 시간도 없었던 아빠는 허무하다. (working mom의 경우에는 허무함이 2배)

그러면 무슨 일이 생길까? 6시 혹은 6시 반에 퇴근하지 못하고 7시를 넘기게 되면, 일단 집에 가봤자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나와 같은 생각으로 집에 안가고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있다. 그들과 저녁을 먹기로 한다. 야근할 때 먹은 밥값은 청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근을 하다보면 회사에 따라서 11시 혹은 12시가 넘으면 택시비를 대주는 곳이 있기 때문에 힘들게 지하철을 타느니 택시를 타고 나중에 비용을 청구하려는 일도 생긴다. 그러면 7시 반에 퇴근할 수 있었던 사람이 결국 밥먹고 1-2시간 더 일하다가 11시에 집에 가는 셈이 되어 버린다. 회사 입장에서도 개인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시간 활용은 아니다.

네덜란드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니, 5시나 5시 반쯤 퇴근하고 집에 오면 6시 이전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심한 경우에는 4시 반에 퇴근한다는 사람도 봤다)

암스테르담은 도시도 작아서 회사와 집간의 거리가 1시간 이상 되는 곳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그야말로 저녁이 있는 사람이 가능하고, 가족과 저녁을 먹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의 의미가 생긴다.

결론적으로 서울과 같이 통근 거리가 긴 도시일수록 6시 전에는 퇴근해야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하다. (아니면 도시를 줄이던지, 교통을 확충하던지… 퇴근하는 것이 지금처럼 전쟁같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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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사임한 구글 CFO

 

마침 오늘 뉴스 중에서 나의 눈길을 끈 것은 Google의 CFO가 가족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 위해서 회사를 그만 두면서 남긴 편지였다. 전문은 아래에 첨부한 바와 같은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부인과 아프리카 여행을 하던 중에 더 여행을 계속할 수 없고 돌아가야 하는 순간, 도대체 언제쯤 계속 여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부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도대체 그 ‘언제가 언제쯤 인가?’ 라는 근본적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계속 의문을 갖게 되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결국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30여년 간을 쉴 새 없이 일했고, 2명의 자녀들도 이제 모두 대학을 가서 독립을 했는데, 언제까지 일을 계속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던 것이리라. 그리고 그는 이제는 남은 시간을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살고 싶다고 한다.

work & life balance는 내가 지금까지 다닌 2개의 회사에서 모두 강한 화두였다. 너무 열심히 일하다가 burn out 되어서 회사를 그만 두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회사를 다니는 중에도 중간중간 병가를 내고 쉬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많은 연봉보다는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서 연봉이 더 낮은 직장으로 옮기는 사람들도 내 주변에는 많다.

어제도 한시가 조금 넘는 시간까지 일하고 있다보니,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출근 시간이 되었는지 한 친구에게서 까톡이 왔다. 뭐하냐고 묻길래 일한다고 했더니, 그럴꺼면 거기까지 뭐하러 갔냐고 묻는다. 어차피 남들 출근하느 시간에 퇴근하는건 한국에 있으나 네덜란드에 있으나 똑같은거 아니냐며… 8시간이라는 시차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work & life balance를 잘 맞추며 산다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인가? 그리고 나에게도 그 언제는 언제 올 것인가? 에 대해서 좀 찬찬히 생각해 보게 되는 하루였다.

[구글 CFO의 편지 전문]

After nearly 7 years as CFO, I will be retiring from Google to spend more time with my family. Yeah, I know you’ve heard that line before. We give a lot to our jobs. I certainly did. And while I am not looking for sympathy, I want to share my thought process because so many people struggle to strike the right balance between work and personal life.

This story starts last fall. A very early morning last September, after a whole night of climbing, looking at the sunrise on top of Africa – Mt Kilimanjaro. Tamar (my wife) and I were not only enjoying the summit, but on such a clear day, we could see in the distance, the vast plain of the Serengeti at our feet, and with it the calling of all the potential adventures Africa has to offer. (see exhibit #1 – Tamar and I on Kili).

And Tamar out of the blue said “Hey, why don’t we just keep on going”. Let’s explore Africa, and then turn east to make our way to India, it’s just next door, and we’re here already. Then, we keep going; the Himalayas, Everest, go to Bali, the Great Barrier Reef… Antarctica, let’s go see Antarctica!?” Little did she know, she was tempting fate.

I remember telling Tamar a typical prudent CFO type response- I would love to keep going, but we have to go back. It’s not time yet, There is still so much to do at Google, with my career, so many people counting on me/us – Boards, Non Profits, etc

But then she asked the killer question: So when is it going to be time? Our time? My time? The questions just hung there in the cold morning African air.

A few weeks later, I was happy back at work, but could not shake away THE question: When is it time for us to just keep going? And so began a reflection on my/our life. Through numerous hours of cycling last fall (my introvert happy place) I concluded on a few simple and self-evident truths:

First, The kids are gone. Two are in college, one graduated and in a start-up in Africa. Beautiful young adults we are very proud of. Tamar honestly deserves most of the credit here. She has done a marvelous job. Simply marvelous. But the reality is that for Tamar and I, there will be no more Cheerios encrusted minivan, night watch because of ear infections, ice hockey rinks at 6:00am. Nobody is waiting for us/needing us.

Second, I am completing this summer 25-30 years of nearly non-stop work (depending on how you wish to cut the data). And being member of FWIO, the noble Fraternity of Worldwide Insecure Over-achievers, it has been a whirlwind of truly amazing experiences. But as I count it now, it has also been a frenetic pace for about 1500 weeks now. Always on – even when I was not supposed to be. Especially when I was not supposed to be. And am guilty as charged – I love my job (still do), my colleagues, my friends, the opportunities to lead and change the world.

Third, this summer, Tamar and I will be celebrating our 25th anniversary. When our kids are asked by their friends about the success of the longevity of our marriage, they simply joke that Tamar and I have spent so little time together that “it’s really too early to tell” if our marriage will in fact succeed. If they could only know how many great memories we already have together. How many will you say? How long do you have? But one thing is for sure, I want more. And she deserves more. Lots more.

Allow me to spare you the rest of the truths. But the short answer is simply that I could not find a good argument to tell Tamar we should wait any longer for us to grab our backpacks and hit the road – celebrate our last 25 years together by turning the page and enjoy a perfectly fine mid life crisis full of bliss and beauty, and leave the door open to serendipity for our next leadership opportunities, once our long list of travels and adventures is exhausted.

Working at Google is a privilege, nothing less. I have worked with the best of the best, and know that I am leaving Google in great hands. I have made so many friends at Google it’s not funny. Larry, Sergey, Eric, thank you for friendship. I am forever grateful for letting me be me, for your trust, your warmth, your support, and for so much laughter through good and not so good times.

To be clear, I am still here. I wish to transition over the coming months but only after we have found a new Googley CFO and help him/her through an orderly transition, which will take some time.

In the end, life is wonderful, but nonetheless a series of trade offs, especially between business/professional endeavours and family/community. And thankfully, I feel I’m at a point in my life where I no longer have to have to make such tough choices anymore. And for that I am truly grateful. Carpe Diem.

Patrick

— Google CFO Patrick Pichette, as posted on Google Plus

(출처: http://www.washingtonpost.com/blogs/on-leadership/wp/2015/03/11/this-retirement-letter-from-googles-cfo-is-like-few-youll-ever-read/)

작은도시 이야기

 

암스테르담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참 도시가 작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그나마 몇 달 혹은 몇년 씩 살아본 도시는 서울, 도쿄, 베이징, 시카고이다. 이 도시들은 정말 괴물처럼 어마어마하게 커서 도시의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을 가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인데, 암스테르담은 그 크기가 아담하다. 서울로 치면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정도를 합쳐 놓은 듯한 크기인데, 어쩌면 강남구+서초구 정도 밖에 안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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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중앙역을 기준으로 방사형으로 뻗어져 있는 도시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암스테르담은 중앙역 인근의 도심을 제외하고는 번화가가 잘 없어서 서울처럼 여러개의 부도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예컨대 서울은 광화문 일대를 제외하고라도 강남, 신촌, 삼성동, 종로 등등 여러개의 번화가가 존재하지만, 암스테르담은 그렇게까지 거대한 여러 번화가는 존재하지 않고, 작고 아담한 상점가들이 군데군데 분포하고 있는 구조이다.

또 한가지 특징은 우리가 세계지리 시간에 모두 배운 바와 같이, 네덜란드라는 나라 자체가 해수면을 메꾸면서 세워진 나라라서 암스테르담에는 산, 구릉이 없고, 모두 평지이다. 도시가 작고 평지로 이뤄진 곳이다보니 자전거로 돌아다니기가 정말 좋은 것이고, 그런 이유로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는 점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일부 한국 사람들 중에서 왜 한국은 네덜란드처럼 자전거 도로와 신호등 체계를 따로 하면 안되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것은 지형적인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하는 말로 들린다. 나도 자전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지형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자전거 도로만 확충해 놓는다고해서 사람들이 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지는 않을 것이다.

도시가 작고, 자전거로 다니기 편하다보니 생활이 간편하고 단촐한 느낌이 든다. 출근하는데 자전거로 15분, 장보러 가는데 자전거로 5분, 주말에 브런치 먹으러 가는 곳은 자전거로 10분 거리이다. 우리집에서 중앙역까지도 15분 정도만 자전거를 타면 갈 수 있으니, 사실 도시 내에서 왠만한 곳은 다 자전거로 20분 내의 거리에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보니 퇴근 후에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여유가 생긴다. 나는 컨설팅에 있어서 좀 예외지만, 네덜란드 근로자들은 4시 반에서 6시 사이에 대부분 퇴근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 집에 가도 5-6시 정도, 그리고 친구를 만나서 저녁을 먹어도 6시면 식사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인 것이다.

이 정도가 되어야 저녁이 있는 삶을 논할 환경이 되는 것 같다.

우리 서울은 퇴근하는 것 자체도 늦지만, 누군가를 만나러 움직이기도 힘들고, 또 그 후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여정이 길다. 그런 상황에서는 마음에 여유가 많이 없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 자체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를 꼽자면 아마도 물가, 교통, 치안, 출산율 등등이 있을텐데, 서울은 이런 모든 것들에서 아마 나쁜 지표를 보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할때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우리나라는 먹고 살 것들이 부족해서 모두 서울에 모여서 살다보니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서울의 끝자락을 한손으로 붙잡고 아웅다웅 살다가 잠시 외유 나온 사람으로서 할 말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일단 회사와 학교들이 모두 서울에 모여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회사와 학교들이 서울에 모여 있는 이상, 나도 그 밖을 벗어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우리나라도 좀 도시들의 기능과 집중도를 분산시키면, ‘작은 도시’ 건설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라는 혼자만의 상상을 좀 해봤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도시 기능의 분산, 교통수단의 체계적인 수립 등이 꼭 필요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헤이그 같은 주변도시로 상업, 무역, 행정 등의 기능이 잘 분산되어 있고, 그 도시간에 거리가 불과 1시간 정도 밖에 안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대학도 암스테르담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좋은 대학들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소개되지만, 도시의 기능과 기업과 학교의 이전 없이는 계속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교통이 혼잡해지고 물가가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아들이 커 가면서 우리나라에도 작은도시들이 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든다. 그러면 나의 생활을 조금 희생하고서라도 작은 도시에 살 것 같은데 말이다.

컨설턴트들의 저녁식사

 

우리 회사에서는 비슷한 연차의 컨설턴트들이 모여서 간혹 식사를 하거나 술을 한잔 하는 모임이 있다. 예를 들면 지금 나의 직급은 팀장인데, 서울 같았으면 팀장급 컨설턴트들이 1년에 한두번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가 있다. 마침 며칠 전에 암스테르담 오피스의 팀장 레벨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다.

컨설턴트들은 주로 클라이언트 회사가 있는 곳에서 일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같은 입사 동기라고 하더라도 한 곳에 모이기가 쉽지 않다. 오피스에서 행사가 있으면 오랜만에 입사 동기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래서 비슷한 연차를 한 곳에 모아두고 1년에 한두번이라도 밥을 먹는 이런 모임은 매우 중요하다. 비슷한 직급의 컨설턴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고민들이 있는지 서로 들어보고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

먼저 모임이 이뤄진 장소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 곳은 마치 일반적인 가정집 처럼 생긴 곳이었다. 밖에서 보기에는 평범한 건물인데, 4층까지 올라가니 천장이 높은 식당이 펼쳐졌고, 10-15명까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었다.

이 곳은 private dining 을 하는 곳으로 부부 요리사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서 저녁식사를 하는 분위기였는데, 음식도 맛있고, 내가 좋아하는 높은 천장의 방도 마음에 들었다. (나올 때 살짝 물어보니 7명 이상이면 예약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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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있었던 Class Dinner는 팀장급들만 모이는 자리이긴 한데, 이사 한 명이 Class Captain으로 참석했다. Class Captain 이 회사를 대표해서 그 클래스에게 기대하는 바나 앞으로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 등을 전달하고, 그 이후에는 자유롭게 식사도 하면서 회사에 대해서 각자 갖고 있는 생각 등을 이야기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Transfer를 온 나도 초대받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특히 한국이나 아시아에서는 비슷한 문제를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에 대해서 내가 아는 한에서 전달해 주었다.

한국과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면 한국에서는 보다 술 + 단합 + 이런저런 잡담을 많이 하는 분위기였다면 이 곳은 좀 더 대화와 갑론을박하는 토론이 주가 되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굉장히 솔직한 자기반성과 최근에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 클라이언트 이야기, 리크루팅 이야기 등등이 자연스럽게 논의되었다.

특히 어제 자리에서는 주로 최근의 구직 및 job offer 트랜드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갔다. 사실 컨설팅의 팀장급 레벨이 외부에서 가장 데려가고 싶어하는 레벨이라서, 한국에서도 팀장 레벨은 모이면 각자 자신이 외부로부터 받고 있는 job offer 등에 대해서 간혹 이야기하기도 한다.

내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던 편이었고, MBA나 다른 회사에서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곳, 즉 보다 internally focused 된 곳이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받는 job offer 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문화이지만, 사실 컨설팅 회사에서는 비교적 이런 대화가 자연스러운 편이다. 게다가 요즘 네델란드 또한 internet 업계에서 회사가 좀 안정되고 나거나, 아니면 뭔가 똘똘한 인재를 찾고자 할 때 컨설팅 인재 pool 을 뒤지는 모양이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음식과 가벼운 와인을 곁들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점점 더 많이 느끼는 것은, 우리 회사는 참으로 세계 어디를 가던지 컨설턴트들이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 그리고 행동하는 것이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이런게 바로 시스템의 힘인 듯.

호가든 아니고 후가든이죠! – Hoegaarden Wit Blanche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 맥주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후가든이 다섯 손꼬락 안에 들어갈 것 같다. 처음에는 많은 한국사람들에게 밀로도 맥주를 만들수 있는 “밀맥주” 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격을 주었고, 따라서 마시는 법과 전용 잔이 따로 있다는 사실로 또 충격을 주었고, 맛으로 한번 더 충격을 주었으며,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파는 후가든은 한국에서 브루잉 된다는 사실로 다시 한번 충격을 주었다.

네델란드에 와서 보니 후가든 병 디자인이 조금 다르다. 나도 혹시나 하고 사서 한번 사서 마셔봤는데, 같은 맛이다. aroma, flavor, mouth feel 모두 같은 느낌이다. 병에도 넥 레이블에 분명하게 The original Belgian wheat beer라고 친절하게 쓰여져 있다. 그리고 몸통 레이블에 Wit Blanche 라고 쓰여 있으니, 분명 우리가 아는 그 후가든이 맞다.

암튼 병 디자인이 신기해서 한번 올려본다.

** 참고로 Hoegaarden은 벨기에 사람들이나 네델란드 사람들은 호가든 이라고 읽지 않고, 후가든 이라고 읽는다. 나도 네델란드에서 그래도 쬐끔이라도 살았으니, 후가든이라고 불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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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를 대표하는 풍차 브루어리 – 드 몰렌 (De Molen)

 

네델란드에서도 최근에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선봉에 서 있는 곳을 고르자면 드 몰렌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드 몰렌의 정식 명칭은 Brouwerij De Molen 이며, 암스테르담에서 서남쪽으로 기차로 한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Bodegraven이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2시 반에 영어 투어가 있다고 하여 나는 토요일 낮에 암스테르담 집을 나섰다. (오늘 투어에는 특별히 로테르담의 RSM(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국인 학생 오승환 군과 은성원 군이 이 블로그를 통해서 연락을 주셔서 함께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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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egraven역에 내려서 마을을 통과해서 지나다보니 이 마을의 한적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집들은 모두 나즈막하고, 군데 군데 있는 조그마한 가게들도 모두 손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한적한 모습이다. 역에서부터 약 10분 정도를 걸어가면서 네델란드 특유의 문화 중에 하나인 유리창을 통해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집들을 통과하다보니 멀리 풍차가 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이 풍차는 지금은 탭하우스 겸 레스토랑, 그리고 작은 바틀샵 정도로 사용되고 있고, 방문객들을 위한 투어 장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De Molen의 단어적인 뜻은 The Mill 즉 풍차라는 뜻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이 브루어리는 바로 이 풍차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규모가 너무 커져서 풍차 안에서만 머물기에는 이 브루어리에 대한 수요가 너무 크다. (현재 900 KHL정도라고 함) 그래서 약 3년 전에 풍차에서 약 150m 떨어진 곳에 별도의 브루어리를 지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풍차는 이 브루어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 브루어리의 로고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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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는 일반적인 맥주의 제조 공정과 이 브루어리의 맥주 이름들이 어떤 유래에 따라서 지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약간 커버하는 정도였다. 맥주 자체에 대해서 아주 흥미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설명해주는 곱슬머리 청년이 아주 말주변이 좋아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현재 풍차 안에 있는 작은 설비였다. 200 liter정도의 설비로 지금은 테스트 배치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구리 재질의 설비를 벽돌로 감싸고, 온도 조절장치를 그 안에 해 놨다고 한다. 벽돌로 주변을 둘러 놓은 모습이 좀 운치있게 느껴졌다.

15유로 정도의 투어에는 작은 테이스팅 글라스에 5개의 맥주가 나오는데, 맥주는 다음과 같았다.

Pale Ale Simcoe
Vuur and Vlam (fire and flames – IPA)
Heen & Weer (Back & Forth – Belgian Trippel with coriander)
Mud & Funk (barrel aged imperial stout fermented with wild yeast)
Groot & Sterk (Big and Strong – smoked imperial st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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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맥주까지 마시고 나서 풍차에서 조금 떨어진 현대식 설비로 이동해서 투어가 계속 이어졌다. 현대식 설비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발로 발효조에 붙어 있는 스타워즈 캐릭터들이었다. Jar Jar, Obione, Chubaka, Yoda 등등 캐릭터가 붙어 있고, 발효조의 이름도 이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붙여져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다시 풍차로 돌아와서 마지막 투어를 간단히 끝내고 음식을 주문해서 조금 이른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함께 해 준 RSM 에서 와 준 학생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탭에 있는 맥주들을 하나씩 테이스팅 했다. 음식도 훌륭했고, 메뉴에는 친절하게 각각의 맥주에 대한 맥주 페어링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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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위 요리를 주문했고, 같이 온 학생들은 티본 스테이크와 돼지고기를 주문했는데, 모두 맛있었다. 전반적으로 네델란드의 음식들이 풍미가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모처럼 맥주와 함께 고기를 먹으니 간만에 아주 만족스럽고 푸짐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네델란드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리 중에 하나인 감자튀김을 마요네즈에 찍어먹는 요리를 맥주와 함께 먹으니 이보다 더 좋은 안주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는 “I cannot choose”라는 메뉴를 골랐다. 한국에서도 90년대에 일부 맥주집에서 ‘아무거나’ 라는 메뉴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유머 코드다.

드 몰렌의 맥주는 비교적 네델란드 내에서도 발품을 좀 팔면 구할 수는 있다. 물론 동네 수퍼마켓마다 들어와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동네마다 조금 좋은 리쿼 스토어 정도를 가면 있는 편이다.

드 몰렌 맥주들은 라벨(label)이 워낙 독특하게 생겨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드 몰렌 맥주들의 라벨에는 이름과 맥주 종류, 원재료는 물론이고Plato, IBU, ABU 등의 정보들, 심지어는 적정 음용 온도가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만든 사람들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비슷한 형태의 라벨을 또 꼽자면 아마도 영국 출신의 BBNO(Brew by numbers)를 꼽을 수 있을텐데, 네델란드 내의 BBNO 정식 수입사가 드 몰렌이라는 점 또한 흥미롭다. 한마디로 성격 비슷한 애들끼리 잘 어울리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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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드 몰렌의 맥주 중에서는 Barrel Aged + Wild Yeast 사용 같은 흥미로운 짓들을 한다는 것인데, 막상 브루어리에 가서는 이런 맥주는 sold out이라서 구하기 어렵다는 소리를 듣게 되니, 그냥 동네 바틀샵에서 구하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 브루어리 자체는 풍차를 좀 가까이서 보거나, 풍차 속에 마련된 탭하우스에서 운치있는 저녁식사를 하려는 분들에게는 권할만 하다고 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1시간 혹은 1시간 반 정도면 닿을 수 있으니, 반나절 정도의 여유가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일 듯 싶다.

로테드람 여행 – Rotterdam Day Trip

 

암스테르담에서만 있는 것이 조금 지겨워서, 암스테르담 정착 3주만에 드디어 도시를 벗어나 보기로 했다. 일단 가장 만만하고 가까운 도시인 로테르담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은 기차로 불과 한시간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도 몇몇 사람들은 로테르담에서 우리 회사까지 출퇴근을 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과 인천 정도라고 할까? 회사의 몇몇 친구들에게 로테르담에 가면 무엇을 꼭 봐야 하는지 물어봤는데, 뾰족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들 하나같이 로테르담의 건축물들은 잘 눈여겨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로테르담은 2차 세계대전 때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을만큼 지독한 폭격을 당한 곳이다. 히틀러가 이곳을 무차별 폭격하였고, 그 결과 네델란드는 바로 독일에게 항복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철저하게 파괴되었기 때문에 로테르담의 건물들은 대부분 전후에 새롭게 지어진 것들이며, 그래서 더 계획적으로 지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로테르담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많은 리뷰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어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앱(App) 중에서도 로테르담을 소개하는 앱들이 몇가지 있어서 나름대로 출발 전부터 계획을 가지고 출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만에 모든 것을 둘러볼 수는 없기에 나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많은 여행기나 리뷰들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꼭 봐야하는 몇가지 혹은 나름의 테마를 가지고 여행할 때 가봐야 하는 곳일 것이다.

일단 나는 로테르담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을 한 곳 찾아봤다. 주중에 죽도록 일한 다음인데다가 주중에 계속 샌드위치만 먹고 일했기 때문에 좀 영양보충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로테르담의 남쪽에 위치한 FG Restaurant 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이 곳은 쉐프 François Geurds 가 만든 레스토랑으로 로테르담을 대표하는 레스토랑 중에 하나로 많은 리뷰에 소개되어 있었기에 꼭 한번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일단 이 곳에 앉아서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하고 그 다음에 시내를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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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일단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간 다음에 다시 기차를 타고 로테르담으로 향했다. 기차편이나 시간을 제대로 확인 안하고 무작정 암스테르담으로 간 덕분에 기차를 좀 잘못 탄 것 같다. Rotterdam Sprinter 라고 쓰여져 있길래, 당연히 로테르담으로 빨리 갈 수 있는 급행열차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45분 정도면 가는 로테르담을 둘러 둘러 1시간이 넘는 시간에 가는 열차였다. 중간에 내려서 빠른 열차로 갈아탈까 고민을 잠깐 하다가, 그래도 주말이니까 여유를 갖으려고 그냥 타고 쭉 갔다.

FG Restaurant, Rotterdam

계획대로 일단 FG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토요일 아침 일찍 방문한 FG 레스토랑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내가 앉은 테이블 이외에 한 테이블 정도가 더 있는 정도였다. 창 밖으로는 부둣가가 보이는 레스토랑의 풍경은 부슬비가 오는 와중이라서 그런지 더 한적하고 여유있어 보였다. 한켠에 한 사람을 위한 자리라고 치기에는 좀 넓은 자리를 잡아 주어서 책도 읽어가면서 거의 2시간 반에 걸친 느긋한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다.

FG레스토랑은 음식 하나하나에 쏟은 정성과 그 안에 담긴 아이디어도 느껴지고, 서비스나 맛은 말할 나위 없었다. 기본적으로 네델란드의 음식이 그렇게 풍미를 자극하는 음식은 아닌데다가 샌드위치 위주의 식단을 몇주째 먹고 나니 이런 음식들의 고마움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된다. 게다가 나로서는 꽤나 오랜만에 와보는 미슐렝 스타 레스토랑이던가. 이 곳에 대한 내용은 아래 사진들로 대신하고자 하며, 만약 로테르담에 가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꼭 한번쯤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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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자체가 건축 박물관

로테르담은 거리 자체가 건축 박물관의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면적의 효율성을 강조한 정육각형 형태의 건물들이 많지만, 로테르담에서는 정말 특이한 형태의 건축물들을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5분이 멀다하고 나타나는 신기한 건축물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나는 연신 카메라를 꺼내 들었고, 사진을 찍다보면 주변에 나처럼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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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탈

아마도 로테르담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을 꼽으라면 이 곳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거대한 아치형 건물 안쪽에 커다란 시장이 들어서 있다. 이 시장 안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팔고 있으며 물론 네델란드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긴 하다. 다양한 치즈나 고기류들을 파는 상점이나 샐러드, 주스, 커피를 파는 상점들까지. 이 곳은 흡사 중세의 유럽 장터가 현대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거대한 아치의 내부에는 예술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고개를 들어서 천장을 바라보게 한다. 이 아치의 바깥 부분은 아마도 주거용 공간들이 들어 있는 것 같다. 한마디로 안쪽은 거대한 시장, 바깥 쪽은 주거 공간인 주상복합 건물인 셈이다.

건축의 도시 로테르담의 위상에 걸맞게 대표하는 장터마저도 너무나 예술적이어서 놀랐다. 게다가 이 건물은 단지 지상 1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하로도 넓은 공간들이 이어져 있다. 이 곳은 길을 잃고 한두시간 쯤을 헤매면서, 집에 가면 별로 찾게 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이런 저런 식료품 쇼핑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지치게 되면 근처 커피샵에 들어가서 잠시 지친 다리를 쉬며 휴식을 취하면 된다.

마르크탈을 나오면 국내 언론에도 여러번 소개된 바가 있는 큐빅 하우스가 있다. 나는 TV 프로그램에서 몇번인가 본 적이 있었기에 굳이 내부를 들어가보지는 않았으나, 내부도 꽤 재미있는 장치(?)들이 있다고 하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한번쯤 들어가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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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us Publicus Rotterdam

마이클 잭슨의 책 The Great Belgian Beers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이 곳은 벨기에 맥주를 많이 취급하는 펍이다. 벨기에 맥주 셀렉션도 훌륭하고, 펍의 분위기도 좋다고 인터넷에 리뷰가 많이 올라와 있었기에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들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담한 분위기에 탭에는 15종류의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대중적인 주필레나 기네스부터 시작해서 트리펠 카라멜리에를 탭도 탭으로 볼 수 있었다. 그 밖에 굉장히 강력한 Bottle 라인업도 보유하고 있었는데, 벨기에 트라피스트 맥주나 Abbey 맥주가 웬만한 것들은 거의 다 있었다.

2층으로 된 복층 구조인데, 2층은 주말에는 주로 단체모임이나 파티를 위해서 할애되고 있었고, 1층에는 낮부터 동네 사람들 및 이 곳 단골로 보이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들이 목을 축이고 있었다.

펍에는 빼곡한 맥주 병들로 장식이 되어 있고, 한쪽에는 분위기를 살려주는 벽난로도 있다. 나는 이 벽난로 앞에 앉아서 몸을 데우면서 막시무스 임페리얼 세종(Maximus Imperial Saison)을 한잔 마셨는데, 임페리얼 세종 탓인지 아니면 따뜻한 벽난로 탓인지 금새 몸이 뜨거워졌다.

높은 천장에는 해바라기 모양이 등이 운치있게 달려 있고, 테이블위에는 작은 촛불들이 켜져 있어서 분위기를 더해 주었다. 직원들은 갈색 앞치마를 두르고 맥주를 서빙하고 있었는데, 조금은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준다. 검은색 앞치마는 주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나 요리사들에게 어울린다면, 이 펍의 내부가 온통 원목 느낌이라서 그런지 왠지 이곳에서만은 갈색 앞치마는 맥주를 서빙하는 사람들만 두를 수 있는 고유의 색깔 같은 느낌이다. 직원들이 아주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묻는 말에는 꼬박꼬박 대답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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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 역으로 돌아와서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다.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은 가까이에 있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암스테르담이 더 고풍스럽고 오래된 건물이 많으 반면 로테르담은 보다 현대적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차이라고나 할까.

그 동안 회사 업무가 너무 많아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기에 적당한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인근에 산책을 다닐 수 있는 도시가 있으면 종종 방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오믈레그 (Omelegg) – 암스테르담에서의 아침식사

 

혼자 사는 사람이 주말 아침에 집에서 요리를 하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별로 요리를 안하던 내가 암스테르담까지 와서 요리를 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내가 사는 곳은 암스테르담에서도 파이프(Pijp)라는 곳인데, 이 곳에는 꽤 맛집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발견한, 나의 주말 아침식사를 책임져 주는 소중한 곳을 소개한다.

이름은 오믈레그, 오믈렛 + 에그의 줄임말인 것 같다. 이름 그대로 주로 오믈렛을 파는 곳인데, 다양한 오믈렛에 추가 토핑도 가능해서 입맛에 맛게 먹을 수가 있어서 주말 아침에는 이 곳을 자주 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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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암스테르담에 그냥 관광온 사람이라면 지난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하이네켄 체험관을 한번은 방문할텐데, 이 곳에 가기전에 오믈레그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하이네켄 맥주 체험관에 다녀오다

 

주말을 맞아서 집 앞에 있는 하이네켄 체험관에 다녀왔다. 문자 그대로 집 앞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창문 밖으로 보면 보일 정도인데, 지금까지 차일 피일 미루면서 가보지 않고 있다가 아침 먹으러 집앞에 나온 김에 들러보기로 했다. (원래 가까울 수록 잘 안가게 되는 법이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하이네켄은 네델란드를 대표하는 맥주이다. 세계적으로 판매/유통이 되고 있는 브랜드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가 많고 판매량도 꾸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이네켄 체험관은 영어 이름은 Heineken Experience 인데, 즉, 하이네켄의 여러가지 요소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평소에 맥주에도 관심이 많고, 마케팅에도 관심이 많아서 굉장히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몇몇 블로그에서 이곳을 본 사람들이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글을 읽을 수 있었는데, 나는 흥미롭게 봤다.

일단 초반에는 하이네켄이라는 회사의 역사와 그들이 추구하려는 가치가 나오는데, 이 부분은 사실 큰 재미는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이네켄이라는 회사는 네델란드를 대표하는 아주 큰 회사이긴 하지만 여전히 지분의 50% 가량은 하이네켄 가문이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가문의 4대째 자손인 하이네켄 여사가 지금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 박물관에서 이 가문이 어떻게 하이네켄을 오늘날의 하이네켄으로 만들었는지를 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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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는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보여주는 코너이다. 구리로 만든 옛스런 브루 케틀들이 보인다. (실제로 맥주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것은 아니고 전시용인것 같다) 한쪽에서는 하이네켄 직원 한명이 직접 워트를 만들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맥주에서는 빠져서는 안될 물, 홉, 맥아, 효모에 대해서 보여주는 부분도 있다. 사실 이 부분은 하이네켄만의 특별한 부분은 아니고, 모든 맥주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일반인 중에서는 맥주의 제조 과장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니 유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중간에 작은 영화관 같은 곳이 있는데, 이 곳에서는 하이네켄 맥주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관람객이 맥주가 된 입장에서 체험해보는 4D영화관이 있다. 중간중간 물도 뿌리고 바닥도 흔들리곤 하니 놀라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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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하이네켄 맥주를 간단하게 시음할 수 있는 곳이다. 제대로 된 시음은 맨 마지막에 다시 나오기는 하는데, 이 곳은 맛보기 정도로 보면된다. 별모양의 바 안쪽에 직원이 들어가 있고, 맥주를 따르는 과정부터 색, 향, 거품 등을 감상하는 것부터 마시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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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켄의 마케팅을 조금이라도 관심있게 본 사람이라면 하이네켄이 EDM(Electronic Dance Music)과 챔피언스리그를 엄청나게 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하이네켄은 센세이션이나 스타디움같은 행사를 스폰서해서 많은 (젊은) 친구들이 가고 싶어하는 것을 봤다. 그리고 나 같은 축구팬들은 챔피언스리그 경기 곳곳에 삽입되어 있는 하이네켄의 광고를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곳 체험관에서도 하이네켄이 스폰서를 하고 있는 EDM과 챔피언스리그와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가 준비되어 있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그 이유는 이 브랜드만의 고유한 영역을 지속적으로 잘 추구하고, 또 끊임없이 전달하려고 노력하는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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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이 모두가 기다리는 시음 코너이다. 입구에서 처음 입장할때, 코인 세개가 끼워진 팔찌를 나눠 주는데 흰색 코인은 나갈 때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것이고, 녹색 두개는 바로 여기에서 맥주로 받아서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하이네켄 필스너 맥주를 마시면 코인 2개로 2잔을 받을 수 있고,  Extra Cold로 마시려면 한잔 밖에 받을 수 없다. 한편, 시음코너 다른 한편에서는 직접 맥주를 따르는 것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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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마지막에는 기념품 가게가 자리잡고 있다. 나는 평소 브루어리 투어를 많이 하는 편이라서 별로 맥주 기념품에는 부족함이 없는 편인데, 그래도 이 곳에서는 기념품을 하나 샀다. 그 이유는 컵에 이름을 새겨주기 때문. 나와 와이프의 이름을 하나씩 새겨서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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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이 하이네켄 체험박물과은 이름 그대로 하이네켄의 이모저모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직접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뛰어 들어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구비되어 있어서, 그냥 걸어가면서 눈으로 보는 박물관과는 다르다.

평소에 맥주와 마케팅 모두에 관심이 있는 나의 입장에서는 이 곳의 마케팅적인 가치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이네켄이라는 브랜드는 네델란드 국민들에게는 자존심과 같은 브랜드이다. 그리고 암스테르담에 오는 사람이라면 하이네켄 한잔 정도는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온다. 수 많은 관광객들이 꼭 방문하는 코스로서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이 하이네켄 체험 박물관인데, 그들에게 하이네켄의 여러 면모를 각인시킨다는 측면에서 이 박문관은 아주 짜임새 있게 잘 설계되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 오는 관광객들에게 꼭 마셔야 할 정도의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맥주 브랜드가 없다는 점도 참 아쉽다. 아직은 수출보다는 내수위주의 브랜드가 많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맥주 브랜드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이웃나라 일본의 아사히나 기린, 중국의 칭따오 같은 대표 브랜드가 있는 점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더 안타까워진다.

국내에서도 서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와보고 싶어할 만큼의 맥주 박물관, 아니 체험관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그런 체험관을 만들 수 있는 브랜드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