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서 MBA 첫학기가 끝났다. 몇가지 생각을 정리해본다.
솔직히 힘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힘든 첫학기였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힘들었던데는 나 스스로 자초한 일들로 인한 이유와, 첫 학기라서 힘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있는 것 같다.
나 스스로 자초한 실수는, 먼저 학부를 경영학과를 나왔다는 이유로 무리해서 수업을 들었다는 점이다. 이번 학기에는 총 4과목을 들었다. Strategy, Accounting 그리고 Turbo Finance와 Turbo Decision Science (DECS) 라는 두 과목을 들었는데, 터보가 들어가는 두 과목을 동시에 들었던 것이 실수였던 듯 하다. 참고로 Turbo는 한학기에 두학기 내용을 커버해서 거의 두과목 정도의 work load가 있다.
Turbo Finance는 MBA에서 두 학기 수업인 Finance 1과 Finance2를 합쳐서 한학기에 끝내는 수업이었다. 대학때 들었던 재무관리와 투자론을 합쳐 놓은듯한 수업으로, 내심 ‘들었던 내용이니까 좀 열심히 하면 따라갈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개념들도 배웠다.
Turbo Decision Science 과목도 역시 두학기 과목을 한학기에 몰아서 하는 것이었는데, 확률+통계 과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에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문제는 Multiple regression 을 불과 4-5주만에 끝내는 중간고사 이후였다. 엄청난 work load와 함께 엄청 고생했다. 하지만 Regression 의 개념들과 몇몇 확률과 통계의 개념들은 배우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점들이 확실히 MBA에서 다시 들으니 보이기 시작했다. 예컨대 Binomial distribution 이 실무에서 주는 의미라든지, multiple regression 모델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드는 방법 등은, 학부때는 백번 들어도 이해 못했을 것 같다.
결국 기말고사가 가까워진 시점에서 나는 뒤쳐진 두 과목중에서 Turbo Decision Science 를 택했다. 제한된 시간에서 한 과목에 좀 더 몰빵을 해서 공부를 따라잡았다. 왜냐하면 Trubo DECS가 좀 더 오래 남을 것 같았고, Turbo Fin은 교수가 별로(?)였기 때문이다. -_-
MBA 첫학기 = 미국생활의 시작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미국을 만만하게 봤나보다. 미국 생활을 처음해본다는 생각을 미쳐 하지 못하고 수업을 빽빽하게 듣다보니 다른 생활에서 작은 문제들이 생겨도 해결하는데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설마 그런 일이 생기겠어?’ 라는 일들이 종종 생겨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전기 요금 신청이 안되어 있어서 전기를 끊겠다는 경고를 받는다든지,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갑자기 나의 보험신청을 거절한다든지, 먹을게 떨어져서 갑자기 먹을게 없다든지, 운전면허시험장에 갔는데 한달이 넘도록 이민국에서 내 정보가 넘어오지 않아서 시험을 볼 수 없는 일이 생긴다든지 등등, 사실 생각지 못했떤 작은 장애물들이 생겼다. 문제는 미국에서 처음 사는 international student 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 + 발품이 든다는 것과 공부할 내용이 많다는 것의 콤보펀치가 생각보다 강력하게 나의 스트레스샘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제 돌이켜보면 정말 별것 아닌 일들이고, 한번 해결되고 나면 너무 후련한 일들인데, 그 당시에는 약간의 압박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이제는 미국 생활이 많이 안정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Peer pressure + Fear of missing out = chaos
어느 조직에서나 처음에는 다들 우왕좌왕하게 마련이다. 특히 멀쩡하게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온 상태로 job을 찾고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Networking, job searching 등의 단어들이 들려오고, 몇몇 친구들이 인터뷰를 보고 오퍼를 받고 하는 모습들을 서서히 보면서 슬슬 압박감이 오는 것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내가 이렇게 하려고 MBA를 온 것은 아닌데’ 라는 생각에서 자꾸 놀고 싶어진다. 동시에 많은 파티들에 서서히 못가게 되고, 회사들의 company presentation에도 좀더 선택적으로 참석하게 되지만, 동시에 FOMO (내가 안가면 뭔가 영양가 높은 내용이 있었을 것 같은 느낌)가 고개를 든다.
예전에 친구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잘들 나가는데, 나 혼자 군대에 있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면 나도 저런거 다 따라다니면서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의 결론은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자신감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예외는 내가 하려는 일들에 대해서 정보를 더 많이 모으는 활동 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중간고사 이후에는 파티도 거의 안가고, 활동도 내가 co-chair로 있는 트라이애슬론 클럽 활동 이외에는 거의 안했따. 결국에 계속 돌아오는 생각은 ‘결국에는 나 자신을 믿을 수 밖에는 없다’ 이다.
Winter Quarter
일단 앞으로 1주간은 Bay Area 에 다녀오는 Tech Trek을 가고, 그 다음에는 정말 오랜만에 와이프를 만나러 간다. 휴식이다. 하지만 1월 3일부터 바로 Winter Qtr가 시작하므로, 휴식의 기간도 오래지 않을 것 같다. 다음 학기에는 Financial Reporting 수업과 Economics 수업을 듣고, Advertising Strategy 수업을 듣는다. 보통 3-4과목을 듣는데, 이번 학기에 너무 데어서 다음 학기에는 3과목만 듣기로 했다. 리크루팅 시즌이라서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Financial reporting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듣고, Econ은 필수 과목이라서 듣고, Ad Strategy는 내가 친숙한 마케팅이자,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듣는다. 다음 학기는 부디 편안하면서도 재미있는 학기가 되기를..

ㅎㅎ 오랜만에 와 뵙습니다 .~
Peer pressure + Fear of missing out = chaos
법칙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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