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기간 동안에 LA를 다녀왔다. LA에 있는 친구들도 보고, 오는 길에 라스베가스에도 들려서 머리도 식힐겸 해서 간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와이프도 한국에 두고, 혼자 가는 여행이라서 꼭 가야하나?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지만, 돌아오면서는 여러모로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었다.
LA 조쿠나!
LA 근교에 있는 버뱅크라는 도시에 사는 친구네 집에 묵기로 했다. 그곳에 가서 정말 깜짝 놀란 것은 도시가 놀랍도록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이었다. 주택가와 IKEA, Macy’s 등의 대형 몰은 물론, 극장, pub등이 모두 걸어서 10분 거리에 모여 있는 이런 도시는 미국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도시였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곳에 한국 사람들도 많이 모여 살고, 또 미국 영화산업 관련된 일을 하는 미국인들도 많이 산다고 했다. 생활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꽤 있는 듯 했는데, 또 거리를 걷다 보면 히스패닉과 아시안이 대부분이어서, 백인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쨌거나 버뱅크에 대한 나의 인상은 약간 서울의 압구정동에 가까웠다. 걸어가면 백화점, 상점가, 주택가가 모두 모여 있는 그런 동네 말이다.
그 다음으로 본 곳은 Korean Town 이었는데, 정말 말로만 듣던 코리안 타운은 한국이나 다름 없었다. 이 이야기는 너무 많이 하면 나 자신이 너무 촌스러워지므로 한가지만 말하자면… 식당 테이블에 종업원 부르는 벨을 보는 순간 너무 반가웠다는 말과, LA북창동 순두부집의 순두부는 정말 맛있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이 Santo Monica 였는데, 이곳 역시 너무나 좋은 느낌의 도시였다. 사람들의 여유와 낭만이 도시 곳곳에 베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8년만의 Thomas!
8년 만에 일본에서 교환학생 시절에 가장 친하게 지냈던 토마스를 만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작년에 MIT 를 졸업하고 현재 Apple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토마스는 원래 LA에서 오래 살았고, 학교도 USC를 나와서 LA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나와 함께 브런치를 먹고 LA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이곳은 무슨 영화를 찍었떤 곳이고, 여기는 어떤 영화에 어느 장면에 나오고..’ 라면서 세세하게 설명도 해 주었다. 정말 좋은 친구이다.
Nexon America
넥슨 아메리카에서 일하는 친구도 만나고 왔다. 넥슨 아메리카는 내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큰 회사였다. LAX 근처의 El Segundo 에 있는 회사를 방문했을 때, 회사 크기도 크기지만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그리고 넥슨 아메리카가 올해 1000억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로 이제는 게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다. 가끔 이렇게 다른 인더스트리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새로운 자극을 많이 받게 된다.
Cirque Du Soleil – O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O 이다. Cirque Du Soleil (태양의 서커스) 중에서 가장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다른 장소에서는 할 수 없고 오직 라스베가스에서만 할 수 있고, 퍼포먼스가 물에서 이뤄진다고 해서 단순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실제로는 기대보다 100배 정도 재미있었다. 사실 서울에서 퀴담과 알레그리아를 모두 봤는데, 퍼포먼스 측면에서 보면 O가 백배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 무대의 활용도도 만점이다. 사실 어디까지를 무대라고 정의해야 할지 모를만큼 폭넓게 무대를 사용했고, 아마도 무대의 깊이와 넓이로 따지면 객석의 두배 이상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도대체 어디까지가 무대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두시간 정도의 공연 시간 내내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특히 중간에 그네 같은 것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공중을 나른 다음에 물속에 들어가는 퍼포먼스가 있었고, 하늘에 매달린 배 위에서 공중그네를 타는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Cirque Du Soleil의 다른 공연들도 시간이 되는대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글로 써 놓고 보니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아서 유튜브를 찾아보니 동영상이 몇개 있어서 링크를 걸어 놓는다.)
Black Friday
미국에서 thanksgiving 주간의 금요일을 Black Friday라고 해서, 모든 상점들이 대대적인 세일을 하게 된다. 사실 목요일 밤, 금요일 0시부터 시작되는 몰들도 많아서, 사람들이 목요일 저녁무렵부터 상점 앞에 줄을 선다고 하길래, ‘와~ 재밌겠다’ 라는 단순한 생각에 한번 몰을 가보기로 했다. LA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Palm Spring이라는 곳에 있는 Desert Hill Mall이 좋다고 해서 그곳으로 도착한 시간은 목요일 저녁 10시경.
12시에 맞춰서 올걸 너무 일찍 왔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도착했는데, 놀랍게도 주차장에는 주차 공간이 별로 남아있지 않았고, 이미 상점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특히 Dior, Gucci 등이 명품 브랜드 상점 앞에는 200-300미터는 족히 될만큼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래, 뭐 그런데는 명품이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그들보다도 더 줄이 긴 곳들이 있었으니 바로 juicy couture 라는 곳과 UGG 매장 앞이었다. 이곳에 한번 들어가려면 족히 2시간은 기다려야 하는데도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있었다. 리테일을 돌아다닐때면 그 나라 사람들의 습성이나 산업을 단적으로 볼 수가 있다는 생각을 평소부터 갖고 있었는데, 참으로 내가 미국을 이해하려면 멀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미스테리는 왜들 이렇게 Black Friday에 미친듯이 세일을 할까? 라는 의문이었다. 보통 30~50% 는 기본이고, 50% 하고 추가 20~30% 세일을 하는 곳도 많다. 사실 거의 원가 수준에 재고를 떨어내는 곳들도 있다는 얘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너무 궁금했지만, 몇가지 가설만을 세운체 답을 찾기는 어려웠다.
가설 1) 빨리 구재고를 떨어내고 신상품을 받아야 12월 – 2월까지 크리스마스 + 발렌타인 시즌에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가설 2) 가을까지의 상품과 겨울 상품간의 차이가 커서, 더 이상 재고를 가져가면 내년까지 재고 보관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원가 수준에라도 떨어내는 것이 맞다.
가설 3) 누군가가 먼저 Black Friday Sale을 시작했는데, 안할 수 없었다. (promotion war)
가설 4) 이 기간동안에는 사람들이 집에만 있어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매장 유지비도 나오지 않는다.
가설 5) 싸게 파는 제품들도 많지만, 곳곳에 사실은 원가보다 높은 마진을 남기는 재고를 숨겨 놔서 Sweetening the margin 할 수 있다.
아직도 어떤 이유에서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암튼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는 생각한다. 덕분에 나도 내년에 인터뷰때 신을 구두를 장만했다.
Additional)
LA가는 비행기 안에서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를 봤음. 정말 악마를 본 듯한 기분.
내가 좋아하는 민영누나도 만남. 절정동안의 민영 누나는 세월이 멈춘듯 98년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 ㅋㅋ
베가스에서 블랙잭으로 약간 딴 돈을 룰렛으로 다잃음. 도박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다.
지호 딸래미 민우랑 놀다 옴. 느무느무 귀엽다.


잘 읽었습니다. luckyme님 글 곳곳에서 뜻하지 않게 알게되는것들이 많아 항상 놓치지 않고 잘 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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