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c 혹은 Magic? MBA에서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할것인가?

벌써 다음학기 수강신청 시즌이다.

항상 수강신청때마다 고민되는 것은 바로 계량적인 과목들을 들을 것인가? 아니면 비계량적인 과목을 들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사실 Top MBA 중에서도 켈로그의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어떤 방향으로 선택하더라도 좋은 교수들의 좋은 수업이 많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다른 학교의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파이낸스쪽은 정말 좋은 수업이 많은데, 마케팅쪽은 별로 좋은 수업이 없다든지, 아니면 HR 혹은 operation 분야의 교수가 부족하다던지 하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켈로그는 그냥 각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 수업을 한두개씩만 들어도 졸업때까지 원하는 과목을 다 못듣고 졸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켈로그의 강점을 well-rounded school 이라고 부르는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Logic?

계량적인 과목들의 대표는 주로 Finance와 Accounting, 그리고 경제학 (Economics) 과목들이다. 켈로그에는 유명한 finance 교수들이 몇몇 있어서, ‘졸업하기 전에 이 사람 수업은 꼭 들어야해’ 라는 무언의 압력이 계속 가해지는 것이 문제이다. Derivatives Market을 강의하시는 Robert McDonald 교수는 대부분의 MBA에서 그의 책이 교재로 쓰일 정도로 유명하다. 그 밖에도 Financial Accounting and Reporting을 강의하는 Mark Finn 교수의 수업도 졸업하기 전에 한번은 꼭 듣고 싶었고…

가장 고민이 되었던 교수의 수업은 바로 Bensanko 교수의 공공정책에 대한 경제학 수업이었다. MBA에 온 사람들에게 이렇게 미국의 연방정부의 공공정책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수업기회는 많지 않은데, Besanko 교수는 그런 의미에서 켈로그 뿐 아니라 MBA 전체적으로 봐도 꼭 한번 수업을 들어보고 싶은 교수였기 때문이다.

요즘은 마케팅이라고 해도 그냥 말로 떼우는 마케팅은 없다. 다들 계량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마케팅 수업이 오히려 더 숫자를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광고전략이나 consumer insight 같은 수업이 아니면, 대부분 통계 패키지도 좀 돌려야 한다. 마케팅에서 점차적으로 information technology가 발달하기 때문에 이런 분야와 관련된 수업들도 물론 많이 개설되어 있다.

이렇게 숫자와 로직을 앞세우는 수업이 경험적으로는 ‘남는게’ 많은 것 같기는 하다. 아무래도 지식을 배우고, 머릿속을 채우는 느낌이 드니까. 하지만….

Magic?

그렇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경영학이라는게 어디 숫자와 로직만 가지고 되는 것인가? 조직이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도 알아야 하고, 또 그런 일이 가능하게 하는 Driver와 motivator는 무엇인지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라는 조직의 운영 논리, 상법의 체계, 정부와의 관계, 혹은 협상의 기술 등은 절대로 숫자로만, 로직으로만은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다.

특히 켈로그의 협상론은 80년대 전미 MBA의 협상론 수업의 근간이 되었다고 하니, 한번쯤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안들수가 없다. 다행히도 이 과목은 다음학기에도 강좌 개설이 되어 있어서 일단 이번 학기에는 패스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민이 되는 부분은 Jacobs교수의 corporate governance 하고, strategy & organization이라는 수업이었다.

먼저 제이콥스 교수는 80-90년대 켈로그가 MBA로서 자리잡게 한 것은 물론 미국에서 MBA 프로그램이 제대로 자리잡도록 힘쓴 사람으로 유명하다. 한마디로 지금의 켈로그 MBA를 있게 한 실질적인 설계자라고 일컬어진다. 그런 유명한 사람의 수업이라고 하니, 한번쯤 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 경험상으로 연세가 많으신 노교수님의 수업은, 그 분이 아무리 유명하다고 하더라도 뭔가 나와 공감되는 부분이 적었다. 예전에 필립 코틀러 교수님 강의를 들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고, 일전에 수업이 아닌 다른 자리에서 제이콥스 교수님을 우연히 만났는데, 그분의 행동이나 말투가 오히려 좀 기괴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수업에 대한 애착은 다른 수업대비 좀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Strategy & Organization 이라는 수업 역시 켈로그의 유명 수업인데, 조직의 모티베이션과 종업원들의 resource management 측면의 문제들을 고민해보는 수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을 너무나 계량적으로 접근한다는 선배들의 피드백이 있어서, 일단 이 수업도 좀 제쳐두기로 했다.

결론……?

결국 돌아오는 겨울학기에 내가 선택한 수업들은

– Derivatives Market
– Financial reporting and analysis (2)
– Financial Decision
– LBO (leverage buyout) Modeling
– Design org. system

결국 굉장히 finance & accounting 관련된 수업들로 깔아버렸다.

아직도 잘 한 결정인지는 잘 모르겠다. 약간의 변경기간이 향후에 있기 때문에 혹시 변경이, 아닌 변경하고픈 마음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수업들을 선택하면서 나름대로 Logic & Magic의 발랜스를 맞춰보겠노라고 결심한 것은 무참히 깨졌다. 수업을 막상 들어보려고 하면, 대체로 Logic 계열의 수업들이 Magic 계열의 수업들보다 배우는 점이 많은 것 같고, Magic 계열의 수업들은 역시 아무래도 노교수들의 오랜 연구끝에 얻은 인사이트 같은 것을 배우고 싶은데, 그런 노교수님들이 많지 않거나 말이 잘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MBA 트랜드가 그렇겠지만, 전체적인 수업 자체도 굉장히 계량적인 수업이 많아서, 순수하게 discussion 이나 생각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은 찾기가 힘들다.

점점 더 경영학 과목들이 공대 백그라운드나 통계, 혹은 경제학 백그라운드를 가진 친구들에게 유리해져 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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