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국의 뉴스를 보다 보면, 기자들의 경제학 상식을 의심할 만큼 황당한 기사들이 꽤 많다. 물론 이런 기사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풋~’ 하고 비웃고 넘어가주면 그만일텐데, 혹시라도 이런 기사를 보면서 기업들을 ‘도둑놈들’이라고 욕할 사람들이 나올까봐, 그리고 그로 인해서 기업에 대해서 일반인들의 오해가 깊어질까봐 두렵다.
기자들의 경제상식과 회계상식을 의심케 하는 가장 황당한 것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기업들이 마치 매출원가 혹은 그냥 원가 (Cost of goods sold)를 기반으로한 가격책정만을 해야 하는 것 처럼 몰고가는 기사들을 꼽겠다. 그것도 우리나라의 ‘경제신문’이라는 곳들에서 이런 기사가 나온다고 하니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예)
헤럴드 경제: 냉면값의 ‘불편한 진실’
동아일보: [수도권]팥빙수가 1만3000원? 커피가 울고갈 ‘거품’
이런 신문 기사들을 보면서 ‘신문사들도 종이값 만큼만 신문값을 받아라’라고 말하는 사람도 봤다. 신문사에 일하는 기자들도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자기들이 신문을 팔 때 종이값과 잉크값만큼만 가격을 받는 것이 아님을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명백할텐데, 왜 자기 자신에게는 남들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지 모르겠다. 왜 자신들의 인건비, 취재과정에서의 피나는 노력, 자기가 속한 신문사의 브랜딩,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요소 (상승요인 혹은 하락요인 모두), 그리고 소비자들의 신문에 대한 지불의사 등등은 이해를 하면서, 다른 산업에서는 이러한 논리가 가격에 반영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는가 ?
예컨대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의 커피의 원가는 원두가격 + 감미료 (시럽/크림 등의) 가격 + 물값 등등을 포함해서 몇백원 밖에 되지 않는데, 왜 몇천원의 돈을 받는가? 라는 기사들이 종종, 아니 너무 많이 등장한다. 그러면 왜 그 기사에서는 직원들의 임금이나 렌트 비용, 그리고 에스프레소 기계의 감가상각등의 비용, 그리고 그 프랜차이즈를 열기 위해서 점주가 지불했을 수도 있는 이자비용, 세금, 로열티 등은 고려하지 않는가?
뭐 여기까지도 좋다고 치자.
그렇지만 브랜드의 가치와 보이지 않는 많은 권리들이야말로 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다. 예컨대 여의도와 시청 근처에 있는 진주회관이라는 국수집이 있다고 하자. 그 국수집의 ‘진주회관’이라는 브랜드는 국수에 있어서는 전통과 맛을 자랑한다는 Quality Assurance를 나타낸다. 브랜드는 여러가지 속성이 있지만, 일관된 품질로서 소비자들이 실망할 확률이 크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8000원을 내고 먹는 국수가 비쌀 수 있지만, 더운 여름날 맛있는 콩국수를 ‘실패하지 않고 꼭‘ 먹어야만 하는 사람은 8000원이라는 비싼 비용을 내고서라도 진주회관에 가서 콩국수를 먹겠다는 지불의사가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그 브랜드가 나타내는 정신과 가치 등도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TOMS 라는 신발은 실제 제작비는 굉장히 쌀 것 같지만, 약 $50 ~ $60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이 탐스 신발은 한 켤레 팔릴 때 마다 한 켤레를 아르헨티나의 신발이 없는 불우한 아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꼭 원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가격을 책정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왜 많은 신문기사에서 원가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원가는 원가일 뿐이고, 고객의 지불의사 (Willingness-to-pay) 혹은 TOMS Shoes가 하는 것과 같이 가치에 기반해서 Pricing이 정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정부에서 물가를 잡겠다고 할때, 자꾸만 업체들의 원가정보를 까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것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물가관리가 본연의 업무가 아닌 부서에서 말이다) 원가정보는 기업에게 있어서는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만큼이나 특별한 것인데, 그런 것을 정부에서 마음대로 통제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다.
물론 나도 좋은 물건을 싸게 사고 싶고, 나의 생활비를 아끼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나’라는 소비자의 선택이 바뀜으로 인해서 이뤄져야하며, 그런 움직임들이 많은 소비자들과 함께 일어남으로써 시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일어나야 하는 변화이지, 강제로 기업들의 원가를 까보고, 원가 이상을 거품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이뤄져서는 안된다.
원가가 높은 기업들이 많다고? 그래서 거품이 끼어있는 제품/산업이 많다고?
그것은 수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업의 기회일 뿐이다. 거품을 빼고, 가격을 낮춰서 시장에 뛰어들 사람들이 있다면 가격은 내려갈 것이다. 그럼에 진정한 문제는 이렇게 부풀려진 가격이 만연한 인더스트리에서 저가의 전략을 가진 새로운 기업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는지, 아니면 어떤 이유에서라도 그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장벽이 있는지가 촛점이 되어야 한다.


내용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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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으로 댓글을 다는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제 신문의 기자들이 원가라는 개념을 정말로 몰라서 그렇게 빗대어 쓴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제기사에 종종 나오는 커피관련 특히 스타벅스 가격 인상 관련 기사는 결국 과점형태의 구조로 인한 가격인상을 비판하기위해서 원가라는 일반인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기 쉬운 개념을 가져다와서 글을 썼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말씀해주신대로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 가격에 분명히 포함될수가 있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비싸면 안먹으면 그만이다는 얘기는 사실 맞는 얘기입니다. 자본주의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결국엔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구요.
여기서 두가지 포인트만 얘기하고 싶은데요
첫째로, 사실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 결국엔 영업권의 성격인 것이고, 영업권을 객관적인 수치로 측정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되네요, 결국 소수의 기업들의 의한 과점시장의 형태에서 가격인상의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가 있는데, 그 원인들로 브랜드 가치가 상승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수치로 측정될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과연 원가 상승의 예로 들수 있는가 의문이 듭니다.
둘째로, 기계장치의 감가상각비나 여러가지 유통비용 등의 변동도 고려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스타벅스처럼 안정적인 유통망을 갖춰야하는 사업에서, 그리고 사업연도가 몇해 지나지 않은 기업이 아닌 꽤 오랜시간 운영되어온 스타벅스에서 유통망의 가격상승, 감가상각비의 증가 같은 예를 원가 상승의 이유로 드는 것은 사실 그러한 구조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기만하는 행위로 밖에는 생각되질 않습니다.
지구촌 전역에 홍수나 기온변화 같은 천재지변으로 인해서 커피값이 폭등했다거나, 신기계의 등장으로 가격이 폭등하는 사례가 없다면 사실상 스타벅스의 가격은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한 요건들이 일정하다는 가정하에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요소는 결국 기자들이 말하는 원가; 좀더 정확하게 지칭한다면, 원두 가격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재료비, 가공비 등의 원가요소들 중에서 직접재료비를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이 제한된 상황을 가정했을때를 얘기한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어쩌면 기자들이 정말 비판하고 싶은것은 과점시장의 형태에서 소수 기업의 횡포라고 생각됩니다. 스타벅스, 카페베네 등 서울 도심내에 진출한 상황에서 서로 눈치를 보며 다른 타회사의 가격 인상에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말씀해주신대로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인해서 가격상승이 이루어질수도 있고, 당신들은 모르는 원가의 상승이 있었다 라는 어설픈 해명을 듣고, 내 뱃속을 채우기 급급한 돼지를 위해서 그래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겠지 비판없이 돈을 지불한다면 그 또한 멍청하다고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결론은 다시 돌아왔지만, 어차피 자본주의 하에서 꼬우면 먹지마라 식의 대변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그럼 다른 먹을 것을 내 마음대로 다양하게 고를수 있게 해주던가? 라는 식으로 항변할수 있겠네요.
추가적으로 사실 사회에서 이루어진다는 경제 활동 그리고 그것에 기반한 자본주의가 옳은 걸까요?
이 세상 모든 거래가 등가교환으로 이루어진다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사실 그러한 전제는 맞지 않습니다. 결국 자본주의에서 화폐나 서비스의 교환 또한 분명 이득을 얻고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고, 사회 통념상 그러한 차이가 눈에 띄게 심하지 않다면 묵인하는 것이겠지요.
정말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과연 지금처럼 부의 차이가 심화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적어도 스타벅스 정도 되는 기업이라면, 커피값인상이 단순히 본인들의 순이익을 증가 혹은 유지가 아닌,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는가에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최고의 서비스와 기술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결국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한 똑똑한 돼지에 불과할 테니까요.
어쩌면 기자들은 그 모든 사실을 올바른 언어로 서술하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그러한 돼지들을 비판하고 싶었던 것이고, 단지 본인들의 어휘 선택이 부족했을뿐이지, 가격 인상의 불합리함 이라는 사실까지 간과하지 않은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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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지막 결론부분은 읽지 않고 댓글을 달았네요, 네, 사실 스타벅스가 돈을 더 받는다고 해도, 어차피 소비자가 저가 브랜드를 선택하면 될 문제지요, 하지만 과연 진입장벽이 없는가? 이미 커질대로 커진 공룡 돼지들을 상대로 과연 새로운 틈새를 만들 수 있겠는가? 이 물음에 답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으로, 흥분해서 글을 써버렸네요, 하고자 하시는 말씀은 마지막 문단이셨을텐데요, 괜히 혼자 중간까지 읽고ㅋㅋ
사실 지금 시대에서 자본주의의 잘못된 점이 드러날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분명히 문제긴한데, 어쩌면 새로운 체계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그 끝은 뻔하다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더 올라간다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겠지만, 아직은 모든 국민들에게 그러한 수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요
잘읽었습니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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