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이번에 제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106호에 기고한 글을 일부 발췌/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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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mbawritersblock.com/
최고의 마케팅 스쿨은 어디인가?
Top MBA 학장 중에서 유일한 여성, 바로 켈로그 MBA의 샐리 블론트 학장이다. 그녀는 NYU 학부의 경영대학 학장을 지내다가 2010년 새롭게 켈로그에 부임하였다. 그녀가 부임한 후로 켈로그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Northwestern University에 있는 Kellogg School of Management는 7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 최고의 MBA 스쿨로 자리매김했고, 그 과정에는 수 많은 얼럼나이들의 공헌도 있었지만, 도날드 제이콥스 (Jacobs, D) 학장의 리더십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그의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90년대 후반 이후로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에 경쟁 학교였던 MIT 슬론(Sloan), 시카고 부스(Booth) 등의 MBA 들이 빠른 속도로 켈로그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최고의 마케팅 스쿨은 어디냐고 물으면 백이면 백 모두 켈로그를 꼽는다. 반면에 최고의 파이낸스 스쿨은 어디냐고 묻는다면 와튼, 시카고, 컬럼비아 등 모두 제각각의 대답을 내놓는다. 한때는 ‘마케팅 스쿨’로만 기억되는 것이 General Management로 나아가야 하는 켈로그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면서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지양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샐리가 부임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샐리는 마케팅과 오퍼레이션, 그리고 경제학 등에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산을 최대한 이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의 마케팅 스쿨’이라는 표현은 우리만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파이낸스 분야는 Private Equity, Derivatives, Public Economics 분야 등 다른 학교대비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들을 발굴해서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향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다.
브랜딩에 대한 이슈도 있었다. Kellogg는 미국내에서는 최고의 MBA였지만,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경쟁학교에 비해서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다른 학교들의 경우에는 학부도 함께 유명하지만, Kellogg가 속해 있는 노스웨스턴 대학은 미국내에서는 top 10 정도의 순위를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유독 국제적으로는 인지도가 낮다.
예컨대 MIT 슬론(Sloan), UC Berkeley 하스(Haas), 시카고 부스(Booth) 등은 모두 학부의 이름과 MBA의 이름을 함께 병기한다. 졸업생들도 자신들의 학교를 전체 대학의 이름으로 말하는 반면, 유독 켈로그의 졸업생들은 ‘Kellogg’라는 MBA 스쿨의 이름만을 사용해 왔다. (아마도 이런 학교는 와튼을 나온 사람들이 U Penn 와튼을 나왔다고 하지 않는것과 비슷한것 같다.) 학부보다 MBA가 훨씬 강한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다른 학교들이 학부의 브랜드의 덕을 많이 보는 것에 비해서 켈로그는 그러한 혜택을 보지 못한채 불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졸업생들은 약 20개의 기업에 80%의 졸업생이 취업을 하지만, 켈로그는 약 200개의 기업에 80%의 졸업생이 진출한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하버드는 몇몇 기업에 집중하는 반면, 켈로그는 훨씬 다양한 방면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물론 투자은행, 컨설팅, 인터넷 기업 등에도 진출한다. 예컨대 2011년의 경우 베인앤컴퍼니, 맥킨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가장 많은 학생을 리크루팅한 MBA 스쿨이 켈로그였다. 하지만 그 외에도 농업, 유통, 건설, 제약 등등 더 다양한 분야로 학생들은 진출한다. 다른 학교의 한국인 졸업생들이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가는 커리어를 택하는 것에 비해서 켈로그의 한국인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현지 취업을 하는 것 또한 이런 이유에서이다. 켈로그는 앞으로도 이러한 다양한 커리어 패스로의 연결을 오히려 강점으로 더 부각시키려고 하고, 학교 내의 커리어 센터의 역량을 더 강화하고, 기업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2011년 미국내 최고의 커리어센터의 디렉터로 뽑혔던 담당자를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담당으로 임명했다.
70년대에 만들어진 MBA 커리큘럼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라.
지난 3월즈음, 샐리 학장과의 대화시간에 참여한지 정확하게 한달이 지났을 때, 학생회 (Kellogg Student Affairs)에서 연락이 왔다. 최근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니셔티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커리큘럼 리뷰(Curriculum Review)의 학생 워크샵에 참석할 자원자를 모집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자원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제비뽑기에서 뽑혀서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커리큘럼 리뷰라는 것은 무엇인가? MBA라는 시스템이 미국에서 정착된 것은 70년대이다. 마케팅, 재무관리, 생산관리, 회계, 국제경영, 경영전략과 같이 기업의 직무나 부서 구분 등에 따라서 과목들이 편성되었고, 학생들은 이 중에 몇가지 분야를 골라서 전공(major) 혹은 집중분야(focus) 라는 것을 정한 다음 졸업하면 관련 분야로 진출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정해진 MBA의 커리큘럼은 지난 30년이 넘는 기간동안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경영대학도 대동소이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대부분의 MBA 에서도 1학년 초에는 경제학, 통계학, 심리학, 리더십 등의 경영학의 기초학문을 배우고, 학기가 진행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앞서 언급한 자신만의 특별 분야에 더 집중하면서 관심 있는 다른 분야들의 수업도 듣게 된다. 물론 남미, 아프리카, 중동, 인도, 극동 등 다른 국가들을 돌아다니면서 그 국가의 주요 기업들도 탐방하고, 경제/ 정치 분야의 인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 오지를 탐험하면서 팀웍과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기회, 자신의 관심분야나 인근 커뮤니티에 있는 기업등과 연계하여 학교에 있으면서 컨설팅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기회 등이 가미되어, 단순히 교실 안에서만 이뤄지는 학습에 더 실무적인 면을 가미하여 지금의 MBA 커리큘럼을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Kellogg에서는 이렇게 30년 이상 지속된 커리큘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과연 마케팅, 파이낸스, 생산관리 등의 전공 중심의 커리큘럼이 과연 지금의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가치가 있는가? 라는 것이 근본적 질문이다. 학생들은 어쩌면 ‘창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목적 지향적 경영(Purpose Driven Management)’, 실리콘 밸리가 아닌 농업, 소비재 와 같이 ‘이미 정착된 산업분야에서의 이노베이션(Innovation in established industries)’과 같은 분야에 더 관심을 가질지도 모른다. 기업의 리크루팅 담당자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마케팅, 재무/회계, 생산관리 등 한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진 매니저보다는 보다 포괄적인 통섭의 시각을 가진 경영자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MBA의 커리큘럼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위에 언급했듯이 켈로그는 이번 커리큘럼 리뷰를 통해서 앞으로 MBA 커리큘럼을 어떠한 방향으로 재수정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중이다. 이를 위해서 학생, 교수, 졸업생(alumni), 그리고 기업(employers) 들의 의견을 수립하고 있다. 내가 참여한 워크샵은 그 중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묻기 위한 자리였다.
맺으며
이 포스팅을 통해서 최근에 켈로그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샐리 학장의 변혁의 이니셔티브들에 대해서 모든 디테일한 내용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도 안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학교의 움직임에 대해서, 그리고 샐리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큰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변혁의 주체에 학생과 교수가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워크샵을 조직해서 커리큘럼 리뷰에 우리의 의사를 제시하고, 이런 워크샵에 많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또 앞으로 이 피드백들이 어떻게 반영될지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뭉클했다. (참고로 앞으로 5년간의 샐리의 마스터 플랜과 켈로그의 변화의 이니셔티브 과감하게 생각하라 ‘Think Bravely’ 라는 내용은 켈로그의 웹사이트와 envisionkellogg.com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졸업을 한달여 앞둔 지금의 시점에서 학교에 대한 애정이 점점 더 커지고, 지난 2년간의 MBA생활이 정말 꿈만 같았던 느낌이 종종 든다. 학교의 상징인 보랏빛 꽃들로 물든 캠퍼스를 걷다보면 정말 영원히 이 캠퍼스 타운을 떠나고 싶지 않을 지경이다.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 5년 후, 그리고 10년 후에 켈로그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지도 무척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는 졸업생으로서 내가 사회에서 활동하면서 켈로그에 대해서 기여를 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