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의 점심시간

Kellogg MBA에 다니면서 좋은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점심시간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수많은 세션이 Jacobs 센터에서는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다. 켈로그의 인트라넷인 Serial에 들어가서 캘린더를 열어보면, 어떤 세션들이 진행될 예정인지 모두 나온다. 오전 수업이 끝나는 12시부터 대충 훑어보고 흥미로운 세션이 보이면 샌드위치와 커피 한잔을 사서 강의실을 찾아서 들어간다. 보통 세션은 12시 15분에 시작되고, 1시 15분에 끝나거나 좀 길어져도 다음 수업이 시작되는 1시 30분이면 끝난다.

며칠 전에는 켈로그 얼럼나이 출신의 창업가들이 와서 자신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시연하는 세션이 있었다. 불과 10명 정도가 모였지만, 서로 열띤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그 소프트웨어는 취업활동을 전개할때에 리크루터나 과거 직장동료, 혹은 켈로그 얼럼드등의 인맥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이었다. 결국 그 툴은 켈로그를 포함해서 Wharton MBA, Chicago Booth MBA 등의 많은 학교에 파트너십을 맺고 공급될 예정이라고 한다. LinkedIn 이나 Facebook 등의 툴과 차별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네트워킹 툴들이 발전할지에 대해서 생각했던 시간이었다.

2월에는 다음 학기에 할 수업들에 대한 premiere 가 많았다. 다음학기에 진행될 수업 중에서 아직 학생들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수업들은 교수들이 점심시간을 할애해서 어떤 내용을 다룰지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교수님들이 진행하는 일종의 자기 수업에 대한 마케팅이다. 왜 한국의 대학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을까? 지금은 한국의 캠퍼스에서도 이런 세션이 있을까? 적어도 내가 대학을 다니던 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에는 이런 기회들이 없었기에 이런 premiere가 마냥 부럽다.

회사의 CEO 나 정치인, 혹은 다른 대학의 유명 교수들의 강연이 있을 때면, 미리 RSVP를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는 경우도 많다. 물론 alumni들이 와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세션들도 있다. CEO 강연 못지않게 인기가 많은 것은 각 클럽에서 진행하는 job interview 혹은 레주메 building에 대한 세션이다. 예컨대 Tech 분야에 지원하는 사람들에게는 Tech Club에서, Venture Capital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VC 클럽에서 어떻게 job search를 하는게 좋은지 알려주는 형식이다. 나와는 꼭 관련이 없더라도 들어가서 듣다보면, 그 인더스트리에서 무엇을 중시하는지 대충은 감이 온다.

졸업이 한학기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이런 세션들에 들어가서 재미있고 유용한 정보들을 듣는 한시간 한시간이 소중하다.

빌딩 숲으로 출근해서 오전 내내 일하다가, 점심이 되면 좁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밖으로 나와 밥을 먹고, 스타벅스에 들러서 커피한잔을 부랴부랴 마시고, 다시 일터에 돌아가야 하는 순간이 오면, 지금의 이 런치세션들이 너무나 그리워질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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