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설명회와 초심에 대하여

 

2달쯤 전의 일이다.

한국에 돌아온 바로 다음날이 바로 서울에서 열린 kellogg information session, 즉, 우리 학교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던 날이었다. 어차피 시차 적응 때문에 깨어있을 것 같았고, 졸업 후에 첫 설명회인지라 설명회 자리에 꼭 참여하기로 했다. 학교측에서도 이제 막 졸업한 Class of 2012의 참여를 독려했다. 결과적으로는 학교측에서 나온 Adcom 직원이 나에게 패널을 부탁하는 바람에 패널로 학교 생활에 대한 증언(?)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많은 지원자들이 와 주었고, 설명회도 그럭저럭 잘 끝났다. 다만 졸업생으로써 아쉬웠던 점은 너무 딱딱한 분위기에서 프리젠테이션 위주로 진행되어서 다소 지루했다는 느낌과, 지원자들과의 interaction 없이 너무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이뤄졌다는 점이었다. 혹시 과거 설명회에서 지원자들의 질문을 너무 많이 받거나 해서 진행에 문제가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쨌든 좀 지겨운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설명회가 끝나고 2달이 지나고, kellogg 사람들과 모일 기회가 몇번 있었다. 요즘이 MBA 지원 시즌이고해서 모두들 여기저기서 학교에 대한 문의도 받는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두달 전에 열린 설명회 이야기도 잠시 나왔다.

솔직히 말해서 한 학교에만 다녀본 사람으로서 다른 학교가 어떤 분위기인지 알기는 어렵다. 내가 우리 학교에 대해서 갖고 있는 느낌도 다른 학교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어떠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그냥 내 스스로의 느낌을 절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설명회나 학교별 졸업생 alumni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는 지원자들의 입을 통해서 들을 수 밖에 없다. 다른 곳들은 다녀보니 어땠냐? 고 한번씩 물어보게 된다. 결국 학교들간에도 좋은 지원자들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우리 Kellogg의 경우에는 80-90년대와는 달리 최근에는 MIT, U of Chicago (Booth)등의 경쟁학교에도 간혹 합격자들을 빼앗기고 있어서 그런 점에 더 민감하다.

(여담이지만 얼마전에 HBR 블로그에서 Anthony Tjan의 아티클을 읽었다. 그는 잡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그 사람의 skill(기술)이나 will(의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과연 그 지원자가 우리 회사를 선택할 것인가? 라는 문제라는 굉장히 인사이트 깊은 이야기를 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길 바란다: The Most Important Job Interview Question by Anthony Tjan)

지원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1. Kellogg는 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좋다. alumni 들끼리 친한것 같다.
2. Kellogg 설명회는 alumni가 많이 왔다.
3. Kellogg MBA는 갔다 온 사람들이 MBA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4. Kellogg 는 (이미지와는 달리) 공부를 빡세게 시킨다는 이야기가 많다.

정도로 요약이 되는 것 같다.

1번과 3번은 아마도 켈로그의 생활 자체가 에반스톤이라는 분위기 좋은 미국의 중소규모 도시에서 이뤄지기 때문인 것 같다. 켈로그 사람들은 대부분 학교 반경 1마일 이내에 모여살기 때문에 뉴욕이나 시카고 대도시에 모여 사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생활을 하는 것과는 달리 거의 매일 (하루에 몇번씩) 보는 일도 있다. 물론 이렇게 ‘친밀한’ 생활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나의 경우에는 여러번 밝혔다시피 나는 ‘켈로그’라는 학교보다 ‘에반스톤’이라는 도시를 더 좋아한다. 에반스톤과 같이 좋은 환경의 도시에서 2년간 살 수 있었던 것은 가장 큰 행운인것 같다.

2번은 왜 그런지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이런 것이 학교의 분위기인것 같다. 솔직히 나는 team person은 아니다. 개인주의적인 성격이 더 강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ellogg에서 2년간 공부하고 나니까 왠지 팀웍을 잘 해야 할것 같은 강박이 생겼다. 문화의 쇠뇌작용이랄까?

4번은 사실이다. 나도 가기 전에는 이렇게까지 열심히 시킬 줄도 몰랐고, 또 그렇다고 애들이 그렇게까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지 몰랐다. 아마도 모든 커리큘럼이 (심지어 재무와 회계까지도) 팀으로 이뤄지고, 그러다보니 학교에 가는 날 수가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다른 몇몇 학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로드 load 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MBA에서 공부를 많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모두 있는데, 그것은 지원자가 판단할 일이다.

최근에 MBA 지원시즌이 돌아오면서 여기저기서 많은 문의도 받고, 지원자들도 만나보고 있다. 그분들을 볼 때면 2-3년 전의 나의 모습이 많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때만 가지고 있을 수 있는 푸릇한 초심과 MBA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환상 또한 동시에 보게 된다. 한편으로는 그곳에 가보기 전에는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들에 대해서 그 분들이 과연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 학교에 대해서 지나치게 칭찬하는 분들을 보면, 과연 가보지 않고 어떻게 저렇게 확신이 들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도 사실이다. 가끔 신기하게도 가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지원자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Naive한 지원자들을 보면 그들의 그런 naive 함에 대해서 비난을 하기 보다는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이 더 많이 생각날 뿐이라는 점이다. 예전에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보면서 나의 선배들 또한 답답해 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그런 풋풋한 초심을 떠올렸으리라…

 

(최근에 인터뷰 시즌이라서 지원자 분들의 문의 메일을 종종 받는데,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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