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을 읽고, 토요일에는 강남 교보문고에서 열린 저자의 강연회에도 다녀왔다. (뒷풀이는 갈 수 없었기에 아쉽…)
맨 처음 Economics of almost everything (http://seoul.blogspot.kr) 블로그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싱가폴에서 트레이더로 일하는 친구가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굉장히 인사이트 있는 블로그가 있다면서 소개해 주어서였다. 글을 읽다보니 흔히 말하는 ‘내공’이 느껴져서 종종 들어가서 읽게 되었고, 최근에 그 분의 책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사서 읽었다.
사실 블로그보다 책의 내용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당연한 것인가?) 그리고 강연회보다는 책이 더 좋았다. ^^
이 책의 백미는 바로 서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경제학적 관점에 대한 생각, 아니 “믿음”을 읽을 수 있었던 점, 그리고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전략적이거나 철학적이거나’ 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핵심이 서문에 다 녹아져 있다. (아니나다를까 강연회에서 저자도 이 책의 서문을 쓰고 흐뭇했노라고 말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아주 분석적이거나 계량적인 경제학 서적은 아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미시 혹은 거시 경제학 서적으로 분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기계발서’라는 이름으로 묶기에도 어려운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철학이 담긴 것을 기반으로 다양한 지식에 대한 큐레이션을 통해서, 독자 혹은 우리 사회가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글의 형식들은 내가 지향하는 바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책을 읽게 되었따. 또한 형식 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수긍하는 부분이 많아서, ‘편견으로 가득찬 책을 쓰고 싶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편견’에 99% 정도 동의하는 태도로 이 책을 끝까지 읽었다.
다시 서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 책의 서문에서 가장 동의한 부분은 경제학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분석능력과 예측능력, 그리고 전략적 사고이다. 최근에 전세계 경제에 몰아닥치는 몇몇 기존 경제학의 문제점에 대해서 ‘시장의 싪패’로 규정해서는 안되며, 그것은 ‘시장의 한계’라고 한 문장에서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은 맞닿아 있다. (반면 결혼이나 사랑에 대한 부분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 그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파생된 부분이 많은 듯 하다는 것을 강연회를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책 이야기와는 한발짝 벗어나지만, 나의 최근의 고민은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경제적이고 전략적이고 분석적인 관점에 대해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정도의 분들이 꽤나 많고, 반대로 경제/경영 분야에 있어서 인사이트를 가지고 글을 쓰시는 분들은 절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경제/경영 분야와 관련된 책이나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도 매우 극소수이고, 서점가에서도 좋은 책들이 찻잔속 돌풍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요컨대 적어도 나에게는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이 편견으로 가득찬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지극히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쓰여진 책으로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저자의 편견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분도 트윗을 통해서 밝혔지만, Economics of almost everything 블로그에서 보여지는 날선 정치 이야기, 한국 현실에 대한 내용이 책에서 다뤄지지 않은 점에 다시 한번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