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확실히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력이 exponentially 떨어짐을 느낀다. 슬프지만 진실.
하지만 그럴 수록 더욱더 용기를 내어서 이 사람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한국적인 것들의 끈을 버리고 자꾸만 중국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만 이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에 와서 가장 공감하는 말 중에 하나가 You never understand chinese people unless you see them through chinese eyes. 라는 말이다. 즉, 중국인들의 시각으로 중국을 해석하지 않으면 결코 중국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중국인들의 시각으로 보기 위해서 중국인들의 삶에 빙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끔 나를 옭아매는 한국적인 마인드들도 있다. 결코 중국에 익숙해 지지 않고, 마음속으로는 ‘왜들 이러는지 이해가 안가네…’ 라고 말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북경에 온지 4주, 이제는 많은 것들이 안정되고 익숙하지만, 그럼에도 북경에 와서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을 써 봤다.
1. 음식과 위생 그리고 비위
베이징에 와서 놀랍게도 적응이 잘 안되는 점 중에 하나는 바로 음식이다. 한국과 중국은 밥과 반찬을 기반으로 한 문화라서 나는 일본에서처럼 쉽게 적응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다.
베이징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이라고 해도 소용없다. 음식에 적응이 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냄새’ 때문인데, 냄새는 이 곳에 직접 오지 않고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묘한 향신료 냄새들, 퀴퀴한 두리안 냄새 등은 아직도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중이다. 신기하게도 이번주에 두리안 디저트를 한번 시도 해 본 이후로 두리안 맛이 가끔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냄새는 참 구리다.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점에 갔다가 종업원에게 떨어뜨린 젓가락을 바꿔달라며 건냈더니, 그 종업원이 그 젓가락을 다시 젓가락통에 던져 넣는 것을 봤다. 그리고 정확히 5분 뒤에 그 레스토랑 밑바닥을 열심히 돌아다니고 계시는 쥐도 봤다. 참고로 이곳은 국가에서 지정한 다이아몬드 5개 짜리 (최고등급) 음식점이었다. (@신중관쇼핑몰에 있는 루루주가)
이번주에는 우다커우(오도구)에 있는 철판구이집에 갔다. 요리사가 손님들 테이블 앞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음식을 나눠주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철판 옆에 뭐가 자꾸 움직여서 밥을 먹다가 딱 봤는데, 바퀴벌레 님과 눈이 마주쳤다.
중국은 세스코 같은 위생관리 회사에게 아직 미개척 시장일텐데, 내가 볼땐 완전 대박으로 넓은 시장이 널려 있다. 문제는 중국인들의 위생 관념인데, 아직까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닌 듯 하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들은 정말 기름에 그냥 절여져 있는데, 이런 것들을 아침마다 많이들 사먹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요즘 중국 신문들에서 중요한 기사로 다뤄지는 것들이 바로 ‘가공식품 스캔들’ 관련 기사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80-90년대에 공업용 쇠기름 라면파동 같은 사건들이 있었는데,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요즘 들어서 수시로 음식에 대한 신뢰도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들도 서시히 바뀔 것을 보여준다.
‘위생’ 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다들 저마다 깨끗한 방식으로 살고 있지만, 남이 볼 땐 더러운 행위 투성이인 경우도 있다. 심지어 결혼 생활에서도 내 와이프는 굉장히 깔끔한 편인데, 자기 나름대로 깨끗함을 추구한다고 하는 행동들이 나의 눈에는 오히려 그 반대방향일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빨래를 할때 세제를 조금 넣으면 세제 찌꺼기가 없어서 좋지만, 반대로 빨래가 덜 빨리지는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결국 중간에 접점을 찾으려면 서로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중국인들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하지만 나의 약한 비위가 그럴 때마다 몸에 안좋은 신호를 보내서, 결국은 탈이 날 때가 아직도 있다.
한가지 터득한 노하우 중에 하나는, 밥 먹기 전에 화장실을 가지 않는 것. 자칫 잘못하면 식욕을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2. 화장실
우리나라는 왠만하면 비데까지 설치되고 있으며, 화장실에 휴지가 없으면 ‘인권유린’ 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화장실에게 이런 것들을 요구하면 비웃음을 살지도 모른다.
아직까지 쪼그려서 일을 봐야 하는 화장실이 대세인 중국. 사실 생각해보면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즈음에 우리 학교도 그런 스타일이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도 좌변기가 보급 된 것이 불과 20년 남짓이라는 이야기이다.
다시 이런 시스템에 적응하려니 쉽지 않은 편인데, 그래도 조금씩 적응은 하고 있다. 적응을 안하면 너무 괴로우니 말이다. ^^
하지만 문제는 역시 화장실의 청결도이다.
기본적으로 화장실의 청결도가 우리나라 고속도로보다 못한 곳이 많다. 북경대학 내에서도 그런데,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라고 공중 화장실마다 붙어져 있던 표어가 좀 중국인의 마음에도 어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운다. 어떨 때에는 담배 꽁초로 발 디딜 팀이 없는 화장실 들도 있다.
담배 이야기가 나온 김에…
3. 담배연기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 담배연기가 주는 불쾌감은 이루 말해서 무엇하랴. 하지만 그래도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30년 이상을 잘 살아왔다 .
중국에서 담배와의 경험들이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이들이 실내에서 담배 피우는 것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엘레베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종종 봤다.
우리 아파트, 우리호 앞에는 우리 층에 사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운다. 그러면 가끔 저녁때는 우리 집안으로 담배 연기가 솔솔…
이들이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을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내 남은 중국 유학 기간이 너무 짧다.
4. 횡단보도
북경에 처음 내리자마자 가장 놀란 장면은 우리나라 광화문 사거리 쯤 되는 길을 수십, 수백명의 사람들이 건너고 있는데, 차들이 마구 지나다니는 장면이다.
‘저런 몰상식한 운전자들을 봤나!!’
라며 나와 내 아내는 입에 거품을 물고 운전자들을 욕했다.
그런데 막상 우리가 길을 건너보니, 문제는 운전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보행신호가 빨간 불인데도 건너고 있는 것이었다!!!
‘저런 몰상식한 보행자들을 봤나!!’
하지만 양쪽 다 이 나라의 교통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일 뿐이다. 북경에 자주 왕래하는 한 고등학교 선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러다가 한국에 가면 건널목이 빨간불일때 조차 ‘왜 차가 안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안건너지?’ 라면서 답답한 느낌마저 든다고 한다.
이제는 나도 그냥 빨간 불에도 슉슉 잘 건넌다. 그래도 아직은 겁이 좀 나서 사람들 무리 속에 파묻혀서 건너는 편이다.
중국은 보행신호가 파란 불이어도 안심할 수 없다. 계속 길을 건너면서 좌우를 살펴야 한다.
그런데 8차선 도로라면 4차선을 건너서 중앙선에 다다를 때까지는 왼쪽만 잘 보고, 중앙선을 넘어서 건너면 다시 오른쪽에서 오는 차들만 잘 보면 되는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길을 역주행해서 오는 자전거들이 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양쪽을 다 살펴야 하고, 혹시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해서 오는 차들도 있기 때문에 등뒤에서 차의 기척이 없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얼마전에 중국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본 외국인이 ‘길을 건널때 보행자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1. 보행자가 건널때까지 기다린다.
2. 보행자에게 빵빵 경적을 울리면서 빨리 가라고 한다.
3. 보행자를 피해서 빨리 간다.
의 보기에서 당연히 1번을 골랐다고 한다. 하지만 정답은 2번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중국의 건널목에서 차들은 경적을 엄청나게 울려대며 사람들에게 빨리 가라고 독촉한다.
상상초월.
5. Business Opportunity
경영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중국에서의 사업 기회가 아직 많다고 느낀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들만 가지고 생각해 보자면
1) 세스코와 같은 음식 혹은 음식점에 대한 청결도 assurance program
2) 변기사업 – 몇년 내에 지금의 쪼그려 변기에 대한 교체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3) 화재경보기 사업 – 실내금연에 대한 개념이 발달하면 몇년 내에 실내에서의 화재 경보에 대한 concern이 함께 늘어날 것이다.
4) 편의점 사업 – 지금은 수많은 길거리 음식점, 가판대, 음료수 판매대 등이 널려 있다. 하지만 우리도 겪었다시피 이들은 곳 편의점으로 통합될 수 있다. 아직 북경에는 편의점이 많이 없다.
정도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1)번 사업이 좀 빨리 성장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