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이익과 물가잡기

 

기업은 영리를 추구한다. 이것을 우리는 이익이라고 부른다. 이익을 다른 말로는 마진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마진 혹은 이익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겠지만, 편의상

이익 = 판매가 – 원가

라고 정의하자.

그러면 이익률, 혹은 마진률은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이익률 = 이익 / 판매가

여기까지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회계학이었다.

그러면 판매가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경제학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수요는 소비자들의 willingness to pay 라고 부르는 개념으로 설명하자.

수박 한통에 대해서 만원내려고 하는 사람, 5천원 내려고 하는 사람, 100원 밖에 낼 수 없는 사람 등 모두 사람들마다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소비자들마다 특정 제품에 대한 가치평가는 다르지만 그들을 일렬로 줄을 세워서 물건의 공급 가격과 마주치는 곳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여기까지는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경제학이었다.

그러면 기업은 소비자들이 내려고 하는 가격의 범위 안에서 물건을 공급하게 되며, 그 범위 안에서 가격이 정해지고, 마지막으로 그 기업의 효율성에 따라서 이익도 결정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물건을 사는 능력에는 많은 외부요인이 개입된다. 소비자들의 소득, 시장에 돈이 많고 적음 (통화량), 그 나라의 수출과 수입이 어떤 상황에서 균형을 이루는 지 등등이 소비자들의 물건을 사려는 의지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요소들은 기업이 생산을 하는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업들도 이런 요소들에 따라서 물건의 가격을 올리고 내리고 한다. 하지만 너무 올리면 장사가 안될테고, 너무 내리면 이윤이 안남게 된다.

이윤이 남지 않으면 기업의 입장은 장난이 아니다.

일단 종업원들 월급을 못 줄 수 있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못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돈을 넣어서 그 기업이 굴러가게 해 주는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대한 보상을 해 줄 수가 없다.

여기까지는 고등학생 정도 되면 이해할 수 있는 미시/거시 경제의 개념과 기업의 이윤추구 개념이 들어가는 정도의 레벨.

여기까지 읽는 동안 모든 사람들은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제도에서는 기업이 영리를 (법의 경계를 넘지 않는 한) 많이 추구하고, 그것을 세금이나 기부 등으로 사회에 환원한다. 어쨌거나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물가를 통제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너무 많은 이윤을 추구하면 물가가 너무 올라서 곤란한 경우가 있다. 예컨대 기름을 파는 업체, 설탕을 파는 업체, 과자를 파는 업체 등에 대해서는 물가가 너무 오르니까 이윤 추구를 자제해 달라고 말하고 싶어 지는 것이다.

그것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원가구조를 공개해서, ‘너희들 마진을 30%나 먹지 말고 20%만 먹어라!’ 라고 정부가 기업에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이데올로기에서 위배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또 이해할 수 없는 하나는 유통업체들에게 ‘너희들이 가격을 좀 통제해라’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 뿐이다. 그들의 종업원과, 투자자와, 그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홈쇼핑 채널은 원래 마진이 30~40% 정도는 먹어야 돌아가는 채널이다. 그들에게 너무 많이 먹는다고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정부관료들의 딱딱한 생각이다.

오해하지 말자. 담합이나 카르텔처럼 몇몇 기업들이 짜고 가격을 올리는 것은 확실히 막아야 한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의 마진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정부가 물가를 통제하려면 거시적 관점의 레버들을 건드려 주어야 한다. 혹은 기업의 공정경쟁을 더 확보해주고, 이윤이 많은 인더스트리에 새로운 창업의 기운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이 맞다.

두부를 만드는 대기업에게 두부를 만들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영세 상인들이 죽어가기 때문이란다. 그 영세 상인 중에서 누군가가 또 좋은 두부를 만들어서 그렇게 큰 기업을 만들면 그 다음에는 또 어쩌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기업의 이윤 극대화에 대한 동기부여는 최대한 확보해 주면서,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가격경쟁과 차별화 전략을 육성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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