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를 돌아보면 나의 2013년은 5B, 즉 B로 시작되는 다섯 단어로 요약이 되는 것 같다.
BAIN

첫번째 B는 Bain & Company 이다.
Bain은 나의 두번째 직장이자 현재 직장이다. Bain에 들어와서 Private Equity Group에 들어온 후로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P&G에서 마케팅, 소비재, 리테일에 대해서만 알던 내가, 어느샌가 컨설턴트라는 감투를 쓰고 앉아서 생판 모르던 M&A, Private Equity, 투자 같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이 분야에 대해서도 조금씩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나의 career는 P&G에서 시작했다는 원죄(?) 때문에 소비재 영역에 대해서 어느정도 expertise를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industry axis 가 아니라 functional axis가 필요하다면 나는 마케팅에 더불어 M&A를 덧붙이고 싶다. Deal screening, Due diligence, Post-merger integration, divesture (exit) 까지 한번 경험해 보고 싶은게 나의 목표이다.
정말 감사하게도 Bain은 과자팔고, 칫솔팔던 나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었고, 지금까지는 별문제 없이 해 온 것 같다. 좋은 coach 들도 많이 만나고, 훌륭한 junior 들도 많이 만났다. 똑똑한 client 들도 많이 만나고, 흥미로운 산업도 많이 경험했다. 게다가 MBA 졸업 이후로 같은 시기에 입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동기’라는 사람들도 생겼다. 대학교 새내기 이후로 ‘동기’가 생긴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었다.
마케팅은 자신이 한 일을 최대한 드러내고 알려야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Private Equity Group (PEG)의 일은 내가 PEG 소속이라는 것 이외에 밝힐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런 점들 조차도 재미있다.
내년 초에는 아마도 내가 많이 기대하는 프로젝트를 하게 될 것 같아서 더욱 2014년이 기대된다.
BEER
이번 크리스마스에 마시려고 몇주 전에 담근 Black IPA
두번째 B는 Beer 이다.
비즈니스 스쿨 유학시절 맛보았던 맥주들의 맛을 잊지 못해서 이것저것 찾아서 마셔보다가 홈브루잉도 하게 되고, 이태원에서 벌어지는 외국 홈브루어들의 파티에도 어울리고, beerforum 활동도 하고, 이태원 사계(four seasons)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되었다. 요즘은 이태원 사계에는 가끔 혼자 가서 술도 마시고, 일도 한다.
평소에 나느 인터넷을 통해서 취미를 공유하는 ‘동호회’라는 활동들에 대해서 그다지 열정을 가지지 않았다. 온라인을 통한 모임이라는 것이 그다지 나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고, 무언가 이질적인 느낌도 없지 않았다.
그렇지만 맥주는 나에게 이런 ‘동호회’활동에 대한 기쁨을 알려주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중에서 공유하는 무언가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쁨에 대해서 알려주었고, 맥주에 대해서 새벽녁까지 토론하고 토의하는 기쁨을 알려주었다.
올 한해 내가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분야가 맥주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아마도 내년 한해는 더 많은 시간을 쏟을 것 같다.
BIKE
세 번째 B는 Bike 이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이면 안장위에 앉아서 패달을 밟았다. 매주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2-3주에 한번은 꼭 한강변을 달렸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면 모든 힘든 일, 괴로운 일을 잊을 수 있었다.
자전거는 참 좋은 운동인 것 같아서, 앞으로 오래 오래 친구로 두고 싶다. 일단 내년의 목표는 경기도를 벗어난 지방 도시까지 자전거로 왕복하는 것이다.
BOOKS
네 번째 B는 Book 이다.
내가 올해 읽은 책들은 다음과 같다.
- 습관의 힘 by 찰스 두히그
- Lessons from private equity any company can use by Orit Gadeish
- Be the solution – michael Strong
- 문명의 대가 – 제프리 삭스
- 최고의 전략은 무엇인가 – Repeatability by 크리스 주크
- 시빌라이제이션 – 서양과 나머지 세계 by 니얼 퍼거슨
- 금융의 지배 by 니얼 퍼거슨
-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일본편 1-2권) by 유홍준
- 총, 균, 쇠 by 제레드 다이아몬드
- 하루키잡문집 by 무라카미 하루키
- 꾸뻬 씨의 행복 여행 by 프랑수아 를로르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by 무라카미 하루키
그 밖에 링크는 찾을 수 없지만 분명 읽은 책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by 샘 혼” 이외에도 아직 리뷰를 쓰지 못했지만 읽은 책들은 맥주책 4권과 기타 다른 책 몇권이 더 있다. 어림잡아 대략 20권이 약간 못되는 듯 한데, 적어도 한달에 2권은 읽었어야 했다는 후회와 함께, 내년에는 더 분발해서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여담이지만 오늘 본 About Time 이라는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출판사에서 책 읽는 것을 직업으로 삼던데, 이런 직업이 한국에도 있다면 나는 진s지하게 이직을 고려할지도….
BOY

다섯 번째 B는 Boy 내 아들이다.
올 한해 가장 많이 미안한 사람은 내 아들, 그리고 동시에 가장 많이 자랑스러운 사람도 우리 아들.
게다가 10월 중순부터 12 월까지 거의 두달 이상을 우리 아들은 주중엔 아빠를 전혀 볼 수 없었다. 내가 계속 상해와 홍콩에 출장중이었기 때문. 그런데도 이렇게 씩씩하게 잘 자라주어서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내년에는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
다섯 가지 B들 다 너무 멋진데~ 2014년엔 더 씐나고 근사한 일들 많이 생기길 기대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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