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질문들 – 안철수 교수의 팀은 누구인가?

블로그의 성격과 크게 맞지는 않지만, 오늘은 전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안철수 교수의 ‘안철수의 생각’과 ‘힐링캠프’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를 해야겠다. 워낙 많은 사람이 책도 읽었고, 방송도 봤을테고, 게다가 지금 인터넷을 뒤져보면 ‘안철수의 생각’과 ‘힐링캠프’에 대한 포스팅은 백만개쯤 구할 수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2012년 7월 현재, 상황 요약

하지만 예전에 내가 한번 올린 적이 있었던 포스팅 ‘아무래도 안철수 교수는 출마할 것 같지 않다.’ 는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위의 포스팅에서 안철수 교수가 출마할 것 같지 않은 이유를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1) 스스로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2) 자신의 정치 컨텐츠를 갖고 있지 않다. 라는 두가지로 요약했는데, 최근에 나타난바로는 1) 경험이 부족한 것은 구태 정치의 ‘나쁜경험’이 없다는 뜻도 되므로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2) 정치 컨텐츠에 대한 내용을 보여주고자 ‘안철수의 생각’을 냈다. 라는 측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나는 이에 대해서 조금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두가지 부분 모두에 대해서 참으로 안철수 교수다운 대응이며, 또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안철수 교수의 논리와 그의 ‘생각’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note: 책이나 방송의 줄거리를 기술하는 서머리들은 많지만, 체계적으로 요약한 것들은 아직 없는 것 같아서 한번 정리해본다)

  1. 모든 것은 2010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시작되었다. 또 다시 한나라당의 후보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10%’ 결심했다.
  2. 박원순 변호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그의 의견들이 ‘납득할만 한 것들’ 이라서 시장 출마를 양보했다.
  3.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야당이 2012 총선에 패배하면서 다시 자신이 대선후보로 거론되었고, 당황했다.
  4. 그러나 자신에 대한 지지는 다른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정치에 대한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힌 적이 없기 때문이며, 자신에 대한 지지는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의 표현인 부분도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5. 그래서 책을 내고 미디어 활동도 재개를 해서, 자신의 ‘생각 (=현재 정치에 대한 견해)’ 말해주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싶다. 이 반응이 일정수준 이상이라고 판단되면 출마할 의사가 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비전을 제시했다.

  • Value(핵심가치):복지, 정의, 평화가 지켜지는 사회.
  • Measure(성과측정): 출산율과 자살율.행복한 현재(낮은 자살률)과 밝은 미래(높은 출산률)을 꿈꾸는 사회라는 의미.
  • Leadership(추구하는 리더십): 소통과 중재를 통해서 당면한 과제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결해 나가는 리더
  • Qualification(필요한 자질 혹은 자신이 갖춘 자질):
  •    1) Success story: 성공한 경영자 출신으로 (우려하는것 처럼) 우유부단하지 않고, 결단력이 있다.
  •    2) Social contribution: 의대생 시절부터 의료봉사 등을 통해서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을 해 왔다.
  •    3) Understanding: 청춘콘서트를 통해서 젊은 세대의 아픔을 잘 이해하고, 이를 치유하려고 노력했다.
  •    4) Military service: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으나) 군대를 제대로 다녀왔다.
  • How?: 보수냐 진보냐의 논쟁이 아닌 상식을 통한 우선순위 도출과 문제 해결(문제 해결은 직접 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는 좋은 인재들이 많으므로..)

남겨진 질문들?

 1. 기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출마를 결정한다고 했는데, 과연 어떤 수준이 되면 출마를 할 것인가? 책의 판매부수나, 지지율이 아니라, 그 스스로 마음속에 갖고 있는 ‘이 정도면 해야겠다’ 라는 것은 과연 어떤 기준인가? 서울시장때 10% 결심했다고 하는데, 과연 100% 결심은 무엇인가?

2. 가치판단 

상식이 아닌 가치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즉, 나 또한 논리나 상식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때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경우, 혹은 상식과 비상식이 아닌 단순히 가치관이 다른 것에 기인하는 문제들이 충돌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스스로 리더로서의 판단 기준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상식에 따라서 판단하겠다는 말은 그런 면에서 ‘나는 정의의 수호자다’라고 말하는 것 처럼 위험할 수 있다. 정의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게 보니까)

3. 사람들 (Squad)

가장 중요한 점은 안철수의 팀은 누구인가? 라는 점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리더의역할은 비전제시, 소통과 중재, 그리고 우선순위 도출에 국한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리더가 정해놓은 우선순위와 이슈를 해결해 줄 수 있는손과 발은 필요하다. 현실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축구에서는 이러한 주전 선수들을 스쿼드(squad)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실제로 감독의 전략과 전술을 실행해 줄 주전선수를 말한다.  아직 안철수 교수의 스쿼드에 대해서 물어볼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꼭 명백하게 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예컨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같은 사람들은 자신과 함께 군대생활을 해 온 사람들이 있었고, 김영삼/김대중 같은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의 동지들이 있었으며, 노무현과 같은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 인권 운동 등을 함께 한 사람들이 있었다. 하물며 이명박 대통령도 고소영과 영포라인이 있었는데, 안철수 교수는 그런 자신만의 squad가 확실하지 않다. 물론 그의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겠지만, 그들이 과연 현실 정치와 행정에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는 사람들인지 드러나지 않았다.

안철수 교수가 자주 비교되는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현실 정치에 경험이 없어 보이지만, 그와 그의 동료들이 전쟁영웅이라는 점에서는 40년대-50년대 워싱턴을 장악하고, 아이젠하워를 대통령의 손발이 되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클린턴이나 오바마 같은 케이스도 그 전에 주지사나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팀을 구축하였다. 하지만 안철수 교수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박경철, 법륜스님 같은 분들은 현실 정치/행정에 참여하는 분들은 아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 왜냐하면 안철수 교수가 간단하게 말한 것 처럼 ‘문제해결’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모여서 뚝딱뚝딱 그렇게 간단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기에, 그의 주변에 누가 그를 도울 것인지에 국민들은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것은 그의 다음행보가 될 수도 있겠다.)

나가며..

Source: 연합뉴스, 조선일보 재인용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다. 이 정부에 대해서 사람들은 많은 실망을 했지만, 사실 이 정부가 들어설 당시만 해도 많은 부분을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자조섞인 후회도 나온다. 왜냐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과거 행적과, 그 주변 사람들만 보아도 그들이 일을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 대략적으로 짐작 가능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 뿐 아니라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측근비리로 퇴임 직전에 곤혹을 치뤘다. 대통령 스스로는 한푼도 안받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는지 어떤지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측근들은 줄줄이 구속되기 일쑤였다. 대통령이 호언장담을 하기도 하고, 청와대내에 관리감찰기구를 만들기도 하고, 법으로 제정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이제는 외국으로 보내버린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눈을 돌려야 하고, 대통령 후보들은 자신의 ‘팀’ 안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한 사람만 보고 뽑았다가, 그 주변에 있는 수십명에게 속는 일들이 계속 되어서는 안되며, 그 과정에서 우리도 배움이 있어야 한다.

짧게 쓰려고 하다가 길어졌다. 사실 ‘안철수의 생각’은 전부 읽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힐링캠프’에 등장한 안철수 교수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등장한 제정임 교수의 인터뷰 내용만 듣고 나서도 확실히 안철수 교수가 현실 정치에 한발 더 들어선 느낌이다.결론저적으로는 나 자신 또한 안철수 교수가 대통령이 되어서 지금까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의 세습을 한번쯤은 끊어주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몇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이 아직도 명확하지는 않다.

“남겨진 질문들 – 안철수 교수의 팀은 누구인가?”의 2개의 생각

  1. MBA 블로거 님 글을 구글리더로 매일 구독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항상 깊이 있고 깨어 있는 글을 올려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저도 미국에 있는지라 안철수 교수님의 책을 읽어보지는 못 했지만 무릎팍 도사와 힐링캠프, 신문기사들을 통해 안교수님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 그의 비젼에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번글도 많은 부분 공감해서 짧게나마 제 생각을 덧붙이고 싶었습니다.
    안교수님의 SQUAD 가 다른 후보들 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그렇게 까고있는 안교수님의 제로에 가까운 행정, 정치경험을 보완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능한 지도자는 무리에서 가장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라 능력있는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고 부리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안교수님은 살아온 삶으로 이미 어느정도 검증은 됬다고 보지만, 아무리 이상적이고 깨어있는 생각을 가지셨어도 그 생각을 전달해서 움직일 수 있는 팔과 다리 그리고 “몸통” (이영X같은 ㅎㅎ) 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저도 MBA 블로거 님 생각처럼 안교수의 사람들을 검증하고 알아보고 싶습니다. 오히려 안교수님 보다 더 궁금합니다.
    안교수님이 대통령이 되어 생각하는 데로 뜻을 펼치셨으면 정말 좋겠지만 제 예상으로는 그리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만약에 대통령에 되더라도 세상을 안교수님이 원하는대로 바꾸기 힘들 것 입니다. 지금의 기득권들이 가만 있겠습니까? 아마 들고 나오는 개혁, 개정 족족 새누리, 민주 할 것없이 일일이 반대하고 나올 것입니다. 당파, 세파, 편갈이…우리가 한국 정치를 그렇게 비판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게 정치라는 것의 일부분입니다. 정치계 내에서 강력한 안철수파와 Supporters가 없는 지금 무소속으로 나가실까요 아니면 민주당을 통해 나가실까요…정당정치의 폐해를 point out 해오셨으니 무소속이 더 가까운데 무소속으로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불가능합니다. 아마 적당한 시기에 민주당과 통합하여 나가시겠지요.
    지금의 기성세대, 그리고 박정희 향수를 그리워 하는 어르신분들이 많은 지금 시대에는 변화를 원하는 젊은층들의 파워만으로 안교수님을 청와대로 보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미 지난 4월에 보지 않았습니까…마치 세상이 바뀔 것만 같았는데 여당이 승리했던 것을 말이죠.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 하고, 우리들의 기억력은 짧디 짧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안교수님의 존재만으로 이렇게 벌벌 떨고 totally stirred up 된 한국 정치판을 보니깐 정말 꼰대냄새가 진동해서 못 보겠더군요. 배 안 곪고 잘 살아보자고 전력질주 해서 유형의 가치를 많이 이룩했으니 이제는 무형의 가치도 추구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일깨워 준 것만으로도 안교수님은 큰일을 하신 겁니다. 저같이 객관적으로 힘들 것 같다는 사람들을 보란 듯이 틀렸다고 안교수님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제 우리에게도 정말 내세울만한 대통령 하나 쯤 나올 때 되지 않았나요. 암튼 주저리 주저리 길게 써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릴게요.

    좋아요

  2. 안철수 씨를 매우 좋아했었는데 요즘의 안철수 씨의 모습에 조금씩 실망하게 되네요. 다른 모든 것은 그렇다쳐도, 눈치만 보고 너무 재는 것을 보면 답답할 뿐입니다. 이제 대선이 얼마나 남았다고, 아직까지고 ambiguous한 대답만 내놓고 있고 말이죠. 물론 신중히 내려야 할 결정이겠지만, 답답합니다. 이제 와서는 너무 잃을 것이 많아지신건지…

    좋아요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