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 Ferris의 4 hour workweek를 읽었다. 나는 그의 4 hour body 라는 책을 먼저 보고, 그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가 예전에 먼저 낸 책인 4-hour workweek를 사 본 것이었다. 두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의 느낌은 4-hour body가 조금 더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책은 완벽한 미국판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책의 메인 메시지가
1) 9시출근 5시(한국은 6시)퇴근의 굴레를 벗어나라 –> 한마디로 회사 그만 둬라
2) 자기를 둘러싼 온갖 억압의 굴레 (책임감 등)을 벗어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라
3) 니치 마켓을 찾아서 사업을 시작해라, 그리고 그 사업이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게 해라
4)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놀아라.
라고 말할 수 있다.
먼저 Yes24의 책 소개 페이지에 나온 작가소개를 보자.
Timothy Ferriss
미숙아로 태어나 생존 가능성 10%라는 진단을 받고도 살아남았으며, SAT 점수가 평균보다 40%나 낮았는데도 프린스턴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 뒤 일본어 · 중국어 · 독일어 · 스페인어 응용 언어학자이자 정치적 망명 조사관, 타이완 MTV 브레이크 댄서, 태국과 중국의 TV 진행자를 거쳐 사상 가장 치사한 방법으로 미국 산슈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IT 버블기인 2000년 가을 스물셋의 나이에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가 하루 14시간씩 일하고도 해고 당하는 비운을 맛본다. 이에 굴하지 않고 창업한 회사가 한 달에 4만 달러라는 수익을 올렸지만, 이번에는 일주일 내내 하루 12시간씩 일해야 하는 상황이 문제가 된다. 견디다 못한 그는 회사가 돌아가도록 응급조치만 해 놓고는 해외로 나가 유유자적하게 지내며 탱고 기네스 기록을 가진 최초의 미국인이자 상어 떼 사이의 다이버, 오토바이 경주 선수로 활약한다.그의 대표저서 『4시간』은 그가 프린스턴 대학교의 기업가 과정 초빙 강사로 ‘재미와 수익을 위한 마약 밀매’ 강좌에서 선보인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책으로, 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남다른 그의 이력은 현재 youtube.com에서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슈퍼카를 시승하며 코멘트를 날리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인생을 살고 있는 내용을 책으로 써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삶을 멋지게 즐기면서 자신의 삶에서 즐거운 것들만을 찾아가면서 살고 있는 그의 모습이 머릿속에 충분히 그려진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아주 친절하게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한단계 한단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예를 들면 회사를 그만 두는 법, 주변사람들의 부탁을 친절하게 거절하는 법, 전화/이메일에서 불필요한 내용 빼고 짧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법, 바쁜 척 하는 법, 적절한 개인 사업기회 찾는 법, 개인 비서 고용하는 법(물론 인터넷을 통한 개인비서이지만), 하루에 얼마나 벌면 될지 계산하는 법 등등. 구체적인 방안들이 자세하게 나와 있을 뿐 아니라 그때 그때 활용해야 하는 웹사이트들도 무지무지 많이 나와 있다.
그 뿐이 아니다. 그는 각 단계에서 접하게 되는 심리적인 장애물들에 대해서도 까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마디로 이러한 심리적인 장애물들에 대해서 그는 ‘타이밍을 미루려는 변명’ 이거나 ‘복잡한 것과 어려운 것을 혼동하는 착각’ 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챕터는 간단하게 DEAL로 요약된다.
D: Definition (자신의 인생을 리셋하고 행복을 찾아서 탈출하기)
E: Elimination (주변에 나를 둘러싼 굴레들을 벗어 던지기)
A: Automation (자동적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사업을 마련해 놓기)
L: Liberation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인생 즐기기)
나에게 이 책은 가장 첫 부분, 둘째부분과 가장 마지막 부분이 재미있었다. 세번째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 따로 언급하겠다.
Definition & Elimination
가장 첫 부분은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라는 부분이다. 자신이 행복(happy)하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 자신을 흥분(excitement)시키는가? 라는 것이 그의 정의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할 수 있다면 그 일은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서 재미(excitement)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현실을 크게 바꾸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이 때로는 ‘현명’하거나 ‘책임감’있는 행동으로 비춰지기 때문이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쉽지 않다. 모두들 한두번 이런 경험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한두번 쯤은 노력해 보는 것 말이다.
한국인들이 이러한 심리를 갖는 것의 원인은 위에서 말한 현명함, 책임감에 대한 압박도 있고, ‘한번 회사를 다니면 2-3년은 다녀야지’ 라든지, ‘여기서 잘 적응 못하면, 다른데 가서도 잘 못할꺼야’ 라는 등의 억압적 꼬드김이 대부분인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혹은 다른 확실한 대안이 없는 경우도 많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불행을 불확실성 보다는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도 한국 사회가 그만큼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거나, 그렇다고 사람들이 느끼기 때문일 것 같다. (두가지는 엄연하게 다르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첫번째 부분이라면 나는 이 내용에 대해서 100% 공감했고, 특히 한국 사람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책에서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는 삶이 우리 한국 사회에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Liberation
이 부분은 가장 내가 살고 싶어하는 라이프스타일이기도 하고, 사실 현재도 어느 정도는 이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한 곳에서 6개월 정도까지 살아보고,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하고 싶은 일을 또 찾고 하는 것 말이다.
재미있었던 내용 한두개를 소개하면
–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모든게 무엇을 위한 것인가’ 따위의 질문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 이런 질문들은 그 질문의 정의와 문맥에 따라서 너무 다른 답들이 나올 수 있고, 이런 질문은 생각할 수록 더 복잡하게 자신을 괴롭힐 뿐이라는 것이다. 좀 얄팍하더라도 그냥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가면서 행복하게 살자는거.
–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더 빠르다. 100% 공감한다. 아이들이 어른대비 빠른 것은 발음과 청력일 수는 있지만, 외국어를 배우는 것의 의미는 그 나라의 문화와 그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나 자신의 사고방식과 내가 자란 문화에 대해서도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 따라서 아이들은 새로운 개념을 배울 때마다 오히려 더 이해하기 어렵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어서, (만약 일을 하지 않는다면) 어른들이 훨씬 빨리 배운다는 것
Automation … 한국에서도 가능한가?
내가 세번째 챕터인 Automation에 대해서 재미가 없었던 이유는, 이 챕터가 지나치게 미국적인 사고방식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미국이야 시장이 크고, 영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기회가 전 세계에 널려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자동적으로 돈이 벌리는 사업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번 언급되었던) 우리나라의 실패의 경험에 대한 엄격함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나라는 실패에 관대하지 않고, 그 경험을 appreciate해 주기 보다는 오히려 ‘무능한’, ‘실패자’ 등으로 낙인 찍는 경향이 강해서, 좀처럼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automation 은 불가능한 것인가?
현재로서는 성공한 개인 몇몇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 처럼 ‘누구나 할 수 있다’ 의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젊은 벤처가 많이 등장하고, 그들 중에서 착실하게 성공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스토리는 한번에 바뀔 수 있다.
예전에 켈로그에서 Groupon의 초기 창업자 중에 한명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그루폰에 투자하고 대박이 나기 전에도 수 없이 많은 사업을 망해 본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그는 80년대부터 열심히 이것저것 말아먹어 본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하는 말이 인상깊었다.
미국도 80년대에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성공을 보이기 이전에는 창업에 대해서 매우 보수적인 시각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두명만 성공한 기업가가 나오기 시작해도 그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뀐다는 것. 그것이 불과 10~15년 사이에 미국에서 일어났던 일이고, 결국 90년대 후반 실리콘밸리를 근간으로 한 벤처붐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번 포스팅은 한국의 창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항상 ‘시장이 작아서’, ‘정부 정책 때문에’, ‘기득권 때문에’ 등등의 변명으로 자꾸만 타이밍을 늦출 것이 아니라, 좀 과감한 시도들이 보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들었다.
그때쯤은 나도 4 hour workweek 해야지 …
(인터넷을 찾아보니 한글 번역서도 나와 있다: 책 제목은 4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