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HBO에서 올해 5월에 방영한 것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그린 영화이다. 미국의 경제 관료들과 주요 은행의 총수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 특히 당시 미국의 재무장관이었던 핸리 폴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데, 그의 인간적인 고민들이 영화적으로 나타나 있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영화적 허구가 가미되었으므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영화의 스토리는 우리가 모두 아는 내용이다.
리먼 브라더스가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폴슨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재무부 직원들이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흥미롭게도 리먼을 구하려는 과정에서 투자자로서 한국인들도 등장하게 되는데, 아마도 당시의 산업은행이 리먼 브라더스를 인수하려던 상황을 묘사한 듯 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천만 다행으로 인수가 물건너갔지만, 당시 MB정부 초기에 산업은행이 좀 이것저것 적극적으로 달려들던 시기였기 때문에, 한국 사람으로서 참으로 아찔했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장면은 폴슨이 중국에 가서 겪는 일. 우리 모두 알다시피 중국은 미국에게 있어서 최대의 채권국가이다. 미국정부의 어마어마한 재정적자는 모두 미국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막고 있는 것인데, 그것은 대부분 중국이 사주기 때문에 지금의 미국의 재정이 유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폴슨은 중국에 가서 호되게 당한다. 중국의 관료가 미국에게 ‘똑바로 안하면 돈 빼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 이 장면은 사실이었을까? ^^
아무튼 리먼 브라더스를 파산시키기로 결정을 한 후에, 핸리 폴슨은 미국의 주요 은행들을 불러놓고, 어떻게하면 그들이 경제 시스템을 버텨 나가도록 할 수 있을지 고심한다.
우리는 이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영화에도 등장하고,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결론은 구제금융(bailout)으로 났다. 수많은 잘못을 저질러서 경제를 위기의 상황까지 처하게 했던 미국의 대형 은행들에게 결국은 구제금융으로 돈을 엄청나게 퍼 부어서 이 상황을 무마했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 이 영화의 제목이 나타내는 주제의식이다.
이미 대형은행들은 너무 커져버려서, 이들이 망하게 내버려 둘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에서 삼성이 망하기를 정부가 두고 볼 수 없는 상황과도 같은 것이다. 일례로 만약 삼성에게 위기가 온다면 정부의 돈을 넣어서 삼성의 일부 자본을 국유화 하면서까지도 삼성의 부도는 막을 것이라는 정도는 이미 우리도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오지 않길 바라야 하겠지만, 만약 온다면, 그런 방법으로 구제하는 것은 옳은 일인가?를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영화에서 재무장관을 맡은 사람의 대사중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현대의 모든 금융 시스템이라는 것이 서로간의 신용(믿음)을 바탕으로 쌓아온 것인데, 그것이 무너지면 한순간에 모든 것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금융시스템이라는 것이 얼마나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는지 새삼 생각해 보게 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우리는 이 상황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얼마전에 내가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했던 Tim Harford의 책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지금 전 세계의 금융 시스템은 커다란 도미노 판 같아서, 어느 한쪽에서 넘어지기 시작한 도미노를 한번쯤은 끊어주어야 다른 곳에 피해가 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도미노들은 계속해서 넘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도미노는 이미 유럽으로 건너가서 주변의 도미노들을 넘어뜨리고 있다. 또 우리는 이런 상황이 아시아로 번지지는 않을까 모두들 노심초사하며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의 경제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확실히 더블딥에 들어선 것이 맞는 것 같고, 이 상황은 2-3년 정도 더 지나야 해결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독일의 마르켈 총리가 EU내의 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에 대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과 같이 각 국가들이 자국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이러한 위기가 극대화 되는 것은 아닌지..
오늘 저녁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의 현금보유액이 말라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온다.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기업의 현금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소식은 한마디로 위기가 이미 우리나라에도 침투해 있다는 소식과 다름이 없게 느껴진다.
앞으로 2-3년간 우리의 경제에 대해서 암울함이 느껴졌다. 한바탕 쓰나미가 올 것 같은 이 상황에서 이 모든 스토리의 프리퀄 격인 이 영화를 보면서 왠지 우울한 저녁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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