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후배들에게,

저는 학부를 경영학과를 나왔습니다. 저는 99학번이라서 지금의 여러분들이 다니는 학교와는 많이 다를 수도 있지만, 몇년이나마 먼저 사회에 나온 선배로서 느낀 점, 그리고 유학을 하고 있으면서도 느낀 점이 더러 있기에 후배님들과 이런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물론 저의 생각은 주로 기업에서 일하실 분들, 특히 마케팅이나 컨설팅 관련 일들과 연관성이 더 높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생각하는 힘을 많이 기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스펙을 쌓을 것인가?’ 라는 점에 요즘 학부생들의 생각이 많이 맞춰져 있는 것 같을때, 가장 슬픕니다. 많은 수의 professional들은 여러분의 레주메를 보는 순간, 그 레주메가 스펙쌓기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온 레주메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운좋게 그 관문을 통과한다고 하시더라도, 그러면 여러분은 그 정도의 깊이 밖에 안되는 회사 혹은 상사 밑에서 일하는 슬픈 운명을 맞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실무에 도움이 되는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까?’ 를 저의 관점에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수업입니다.

졸업을 하고 시간이 지나고 나니 가장 일하면서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은 경제학과 통계학입니다. 수학 수업들은 많이 듣기는 했지만, 문제는 기억이 안나거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수학을 안들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수학도 경제학과 경영학과에서 제공하는 수학도 많이 들으시고, 선형대수 같은 과목도 꼭 들으세요.

경제학 수업은 구체적으로는 미시/거시는 기본이겠지만, 산업조직론이나 게임이론같은 미시에서 과점(oligopoly)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수업들도 열심히 들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거시 수업의 세부 과목은 실무에서는 도움이 별로 안되었지만, 들어두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은 늘 듭니다. 아무튼 경제학과 수업들은 거의 다 도움이 되었던 것 같기에, 되도록 많이 들어두시길 권하고 싶네요.

통계는 회귀분석을 하시고, 통계 패키지를 돌릴 수 있을 정도면 된다고들 말합니다만, 사실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익숙해질때까지 쓰는 것입니다. 항상 일하면서 회귀분석 책을 다시 찾아보고, 또 까먹고 하는데, 여러분은 그렇게 하지 마시고, 회귀분석을 잘 하시는 상태에서 사회에 나오시길 바랍니다.

경영학과 수업은 개인적으로는 인사, 마케팅, 전략은 기본적인 수업만 들으시고, 회계/재무에 집중해서 들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어떤 분야로 가시든지 경영학과 출신이 재무에 취약하면 약점이 됩니다. 마케팅은 잘 이해하는데 3일 걸리고, 잘 실행하는데 30년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케팅은 이해보다는 실무가 더 중요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영학과 수업은 종합적인 수업들이 더러 있습니다. 마케팅조사방법론 같은 수업이 아직 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회귀분석을 마케팅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좋은가? 라는 주제일 것입니다. 이런 수업들은 꼭 들어야겠죠. 수학과 통계를 경영학적인 분석에서 어떻게 쓸 것인가? 라는 수업을 3-4학년때 최대한 많이 들어 두셔야 합니다.

다음으로 인턴십입니다.

지금은 인턴십의 기회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꼭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인턴십을 하라고 하지만, 저는 하고 싶은 일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도 많이 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왜냐하면 다시는 그 분야를 못하거든요. 엉뚱한 인턴십도 많이 해 보시고, 엉뚱한 회사에도 많이 가보세요. 여러분은 사실 별로 잃을 것이 없으니까요.

가고 싶은 인더스트리의 인턴쉽은 4학년 여름에 딱 한번만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인턴십을 job offer로 연결 시키면 최고겠지요.

그리고 인턴십을 너무 많이 하지 마세요. 사실 저는 2개도 많다고 생각 합니다. job search할 때 필요한 것만 딱 있으면 됩니다.

생각해보면 대학때 만큼 시간이 많은 적이 없습니다. 그럴 때 해야만 하는 것은 너무 고리타분할지도 모릅니다만, 독서/ 운동/ 여행입니다.

저는 대학때 읽은 책들이 지금까지도 너무 많은 도움이 되고, 그 때 감명 깊게 읽은 책들의 저자의 후속작들을 지금 읽고 있습니다. 책을 계속 읽어야 합니다.

책은 경영학 서적들도 물론 좋지만, 소설, 시집, 심리학 서적, 자연과학 서적 등을 닥치는대로 읽으세요. 가장 좋은 방법은 계속 카테고리를 돌아가면서 읽는 것인 것 같습니다.

운동은 한가지를 정해서 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저는 농구를 좋아해서 농구를 많이 했는데, 농구는 30을 넘으면서 꺾이더군요. 순간 테니스를 잘 치던 학부때 후배들이 부러웠습니다. 요즘은 골프에 맛이 들고 나니, 학부때부터 골프를 쳤더라면… 이라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다시 학부때로 돌아가면 저는 테니스와 골프 같이 좀 더 수명이 긴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여행은 시간 나는대로 가야 합니다. ‘이렇게 여행을 많이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행을 해야 합니다. 국내여행도 많이 하세요.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 여기저기 많이 다녀본 친구들이 가장 부럽습니다. 동남아 휴양지, 서유럽과 지중해 유럽, 미국의 대도시 등은 나중에 갈 일이 너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해 드리고 싶은 말은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을 많이 하라는 것 입니다. 말하기 읽기 쓰기가 가장 중요한 초등학교 국어의 세 과목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살면서 점점 이런 것들을 소홀히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세가지 만큼 생각을 다듬어 주는 것이 없습니다.

eat, prey, love 라는 영화가 있던데요, 저는 read, talk, write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시고, 주변 사람들과 계속 생각을 공유하고, 글로 그런 생각들을 남겨보시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질문이 있으시거나 추가적인 조언이 필요하시면 tkim2012@kellogg.northwestern.edu 으로 메일 주세요.

[이 글은 제가 대학때 활동했던 동아리 게시판에 동시 포스팅하였습니다]

“경영학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의 3개의 생각

  1. 좋은 글이네요.
    저도 경영학과를 졸업했는데, 재무/회계를 대충 배웠다는게 정말 후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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