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에 미국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인 R.E.M 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 Amazon에서 pre-order를 해더니 오늘 바로 도착했다. 그리고 내가 Keith Jarrett 다음으로 좋아하는 Brad Mehldau 의 라이브 독주 앨범도 나와서 함께 구매했다.
나에게는 새로운 CD가 나왔을때마다 꼭 사는 그런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REM, Brad Mehldau, Keith Jarrett 등이 그런 아티스트들인 것이다. 이렇게 음악을 들어보지도 않고 나올때마다 꼬박꼬박 사는 경우에는 저작권이라기보다는 그들에 대한 Respect측면이 강한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CD 를 사는 행위는 나를 Old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혹시 누군가가 나의 이런 모습을 본다면, 과거 어디선가 타임머신을 타고 온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MP3를 다운받거나 iTunes에서 음악을 사서 듣는 경우가 많고, 나도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한다.
그러다가 어제 나의 FB에서 박정현이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 부른 ‘꿈에’에 대해서 링크를 건 것에 대해서 Lea누님께서 따끔한 충고를 주셨다. 그래서 저작권이나 가수들의 수익에 대한 몇가지 생각을 정리해본다.
요즘 미국에 살면서는 hulu.com도 이용하고, Netflix.com 도 이용하다보니, 미국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TV 프로그램도 돈을 내고 보는 경우가 많다.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보니 그냥 사이트에서 스트리밍으로 보는데, 그런 경우도 그냥 돈을 내고 본다. 무료 방송을 찾느라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싶지도 않고, Hulu와 Netflix의 스트리밍에 만족하기 때문에, 한달에 $10 ~$15 정도는 기꺼이 낸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방송들은 돈을 안내고 보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내가 이용하는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를 받으면, 어떤 경우는 저작권이 걸려 있는 파일이라서 500원 혹은 700원을 내라고 나오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생각해보건대 저작권에 대한 나의 행동에는 일관성이 없는 것 같았다. 저작권에 대한 법적 강제성이 피부로 와 닿지 않다보니, 그냥 편한대로 행동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작권료를 내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실 내야 하는 경우가 오면 대부분 기꺼이 낸다. 나에게는 그렇게 큰 돈도 아니고, 그런 돈을 피하려고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것이 오히려 아까우므로. 그렇다고 공짜로 다운받는 곳을 발견했을때의 기쁨이 엄청 큰 것도 아니고…
하지만 결국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도 그러하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공짜 다운로드를 꼭 찾아헤매서라기 보다는 그냥 있으니까 다운받아서 보고 듣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와이프랑 마지막으로 간 콘서트가 박정현 콘서트였다. 그런 공연을 보는 것은 삶의 즐거움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수들중에서 적자를 내면서 공연한다는 사람들이 간혹있다. 이승환, 김장훈 등 그나마 공연 정말 잘하고 볼만하다고 하는 가수들이 그런 이야기할 때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아티스트가 ‘자본주의’적인 면을 보이는 것이 순수 예술혼에 반대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걸까? 잘 모르겠으나, 마케터로서 그리고 미래의 경영인으로서 나는 그들이 그런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런 훌륭한 가수들이 공연 많이해서 돈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CD나 MP3로 샘플링을 하고, 정말 멋진 무대를 보여줘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면, 더 많은 가수들이 더 좋은 공연 하려고 경쟁하고 노력하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마케터의 관점에서 하는 말이지만, 이렇게 First Trial을 해봐야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알 수 있는 경우, 그리고 그 Trial의 기회가 너무 쉽게 많이 널려 있는 경우에는 결국 돈은 Repeat에서 벌게 되는 것이지 First Trial에서 버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돈을 벌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질 좋은 제품의Trial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서 repeat을 유도하는 쪽으로, 그리고 Down-scale에서 자꾸만 소비자들을 up-scale로 trade-up시키는 것이 고객의lifetime value 를 최대한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MP3가 down scale이었다면, 콘서트가 up-scale이고, CD가 Trial generation이었다면, concert가 repeat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 시장은 너무 작아서, 너가 생각하는 것 처럼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기 어렵고, 또 다양한 공연 시장이 생겨나기 어려우니, TV에 나와야 돈을 벌고, 극소수의 아티스트만 살아남을꺼야’ 라고 누군가 반론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숫자만이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럴 것 같은 느낌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왠지 이제는 그렇지 않은 다양한 음악 장르와 segment 도 슬슬 보이는 것 같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