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심리에 대한 논리적 추론

이 글은 오래전부터 한번쯤은 쓰려고 했던 글이다.(첫번째 드래프트 작성은 무려 2012년 3월)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로 일본 정부와 노다 총리의 대통령 사과요구까지, 점점 격해지고 있는 양국간의 외교마찰을 보면서 다시금 이 글을 마무리해서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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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우리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런 반응을 보인다.

미친거 아니냐?
이해가 안된다!
우리나라에 36년동안 나쁜짓을 해놓고 어떻게 또 저럴 수가 있냐?
염치도 없다.

한마디로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된다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이다.

이 블로그에서 지향하는 바는 논리적 사고, 이성적 추론이기에 한번 이 주제에 대해서 건드려보고 싶었다 :)

배경

내가 일본 와세다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간 것은 2002년 9월 10일경이었다. 정확하게 날짜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 날이 고이즈미 총리가 북한의 일본인들 납치에 대해서 강하게 항의하고 이 사실을 북한이 인정한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일본으로서는 굉장히 역사적인 날이었다. 이 이유를 이해하려면 일본인의 역사인식과 심리를 좀 이해해야 한다.

2차대전에서 패전한 후에 항상 일본인의 마음속에는 다음과 같은 마음이 공존한다.

1) 아쉽다 – 역사나 세계의 패권이라는 것은 결국 승자의 논리대로 쓰여지는 것이다. 당시는 제국주의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시기였으므로 우리는 크게 잘못한게 없고, 당시의 국제 트랜드에 따라서 다른 나라를 지배한 것 뿐이다. 우리(일본)가 이겼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 극우 정치 세력

2) 잘못했다. – 우리(일본)가 주변의 여러 나라들에게 참으로 몹쓸짓을 많이 했다. 사과하고 살아야 하고, 우리는 다시는 군대도 가져서는 안된다. –> 이른바 ‘양심적 지식인들’

3) 잘먹고 잘살자. – 이제는 경제의 시대이다. 전쟁 따위는 모두 잊고, 경제 발전에 전념하자. 경제가 꼭 아니더라도 sex, sports, 등등 재밌는 놀꺼리도 많고, 우리(일본) 에게는 아시아 최고의 많은 문화적 유산이 있다. 과거는 잊고, 이제부터 잘 먹고 잘 살자 –> 중립적인 대중들

위와 같이 특정 집단들에서 각각의 사고방식이 좀 더 지배적일 수는 있으나, 나는 기본적으로 일본인들의 사고에는 위의 생각들이 공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 + 미래에 대한 준비라는 것은 인간의 심리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사고방식의 패턴이기 때문이다.

일본인에게 있어서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비난한다는 것이 주는 쾌감

역사적인 이유로 일본은 1945년 이후로 국제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누군가에게 큰 소리를 쳐 본 적이 없는 국민들인 것이다. 일본인들은 패전 후에 급격하게 국제사회에서 위축되었고, 그런채로 50년대를 지냈다. 60년대 이후에는 눈부신 경제성장과 함께, 70-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고, ‘economic animal’이라는 다소 조롱섞인 명칭을 일본인 스스로도 많이 사용하게 된다. economic animal로서 스스로를 인정하게 된 이유는 그 이외의 것들에 대한 포기를 어느정도 포함하는 것이기도 한데, 그 가운데에는 경제적 지위와는 격차가 있는 국제사회에서의 지위가 포함된다. 80년대부터 버블 이전까지 일본에서 유행한 논쟁은 ‘과연 일본은 강대국(superpower) 인가?’와 같은 논의들로서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으나, 패전국이라는 이유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에 들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반성과 회의를 담은 이야기들이다.

그런 일본에게 절호의 기회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였다. 이 문제는 70년대에 북조선의 몇몇 사람들이 일본인들을 해변가에서 꼬드겨서 배에 태운후에 북한으로 데려간 것으로써, 실제로 납치된 사람들은 10여명 내외였다. 남한에서 납치당한 사람들이 수백명인 것에 비하면 이는 새발의 피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수십년동안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채 항상 일방적인 가해자로 몰렸던 일본에게는, (즉,  항상 적극적으로 비난만 당하던 일본인들에게는), 이렇게 통쾌한 분출구가 없었다. 그리고 고이즈미 당시 총리는 이 기회를 자신의 지지율에 잘 이용했다.

북한의 일본 민간인 납치 관련 위키피디아 페이지

일본정부의 북한의 일본인 민간인 납치문제에 대한 공식 홈페이지

일본인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마인드가 강하게 존재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일본인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이 말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폐를 끼친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인식도 포함되어 있다. 주변 나라에게 폐를 끼친 사람에서 어느날 갑자기 주변 나라의 피혜를 입어서 억울한 입장이 된 일본에서 가장 신이 난 것은 극우 정치세력이다.

독도… 일본의 마지막 변명

어떤 사람이 무슨 잘못을 했던지 간에 그 사람을 100% 나쁜 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에게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준다. 그 사람 스스로도 자신이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를 완벽하게 악인으로 인식하는 것은 굉장한 고통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자신의 좋은 점을 찾거나, 혹은 자신이 잘못을 저지른 상황에 대해서 스스로 합리화를 하려는 이유들을 찾게 된다.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거나, 혹은 피해자가 먼저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하게끔 유발하게 했다는 등의 이유들 말이다.

이것은 논리학에서는 balancing이라고 하고, 심리적으로는 인지부조화 라고 한다. 자신이 100% 잘못했고, 나는 무조건 나쁜놈이라고 인정하면, 나는 너무 마음이 괴로운 것이다. 뭔가 이유가 있었기에.. 뭔가 나를 움직였기에… 내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100% 가 아닌 99%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사람들에게는 존재한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가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심리가 작용을 한다. 일본의 국민들은 수십년간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욕을 먹었고, 심지어 지금의 세대는 과거의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들도 아니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가 100% 잘못한 것만은 아니고, 그 와중에 우리가 덤탱이를 쓴 것도 조금은 있었다.’라고 말할 ‘꺼리’를 주는 것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

‘꺼리’를 주어서는 안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좋은 대응 방안은 ‘무대응’ 이라고 생각해 왔다. 물론 아무런 일이 없이 조용하게 지속되는 상태에서 계속 우리가 독도에 대한 실질적 점유를 계속 했을 대의 말이다.

각계 각층에서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할 때마다 위기감이 들기도 하고, 이러다가 정말 독도가 일본에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것도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점은 일본의 국민들은 그동안 이웃들에게 많은 욕을 먹었고, 이웃들은 매번 그들에게 사과하라고 윽박지를 뿐 아니라, 이제는 경제도 예전같지 않아서 매우 위축되고 의기소침되어 있는 국민들이라는 점이다. 그런 일본 국민들에게 그들이 하나가 되어서 비난할 꺼리를 던져주는 것은 좋지 못한 처사이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8월 10일 독도 방문은 뜬금없는 면이 있다. 무엇을 얻으려고 했는지, 무슨 의도였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그 점을 분명하게 밝혔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에 만약에 국제 사법재판소로 간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이승만 라인이 그어져서 독도가 우리 영토에 편입된 것(일본에 따르면 한국이 불법 강제 점유한 것)이 공식적인 사실이 된 1952년 이전의 역사라고 한다. 즉, 지금 우리가 아무리 우리 영토라고 해 봤자 국제 사법재판소의 판결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국제 사법재판소로 이 건을 가져갈 하등의 이유도 없지만,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방문보다는 역사적 고증이나, 사실상의 점유권을 더 확실하게 하는 것, 혹은 무대응이 더 나은 전략/전술이었다는 것이다.

몇몇 언론에서는 이번 사건을 각각의 나라에서 인기 없는 두 지도자들의 정권 막바지 지지율 반등용 카드로 해석되는 경향도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그 파급 효과가 정치의 영역을 넘어서 경제, 문화, 심지어는 여행산업으로까지 너무 커지고 있는 것 같아서 불필요한 논란들이 생성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언제 칼을 뽑아야 할지, 언제 총을 뽑아야 할지 그리고 언제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 것도 지도자의 중요한 능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심리에 대한 논리적 추론”의 3개의 생각

  1. 이해할수없는 시기인것만은 확실하죠.경선이 한창이고,대선이 코앞인 지금 왜 하필 이럴 발언을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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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해외거주중인 한국 대학생입니다. 친하게 지내는 일본인 하우스메이트와 정말 조심스럽게 한일관계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같은 젊은 세대라 그런지 오히려 그 친구와는 얘기가 많이 통하더군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긴 했지만,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갈등’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었습니다.
    어쩌면 양국의 대부분의 국민들은 원하지 않는 분쟁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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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애국심을 자극해서 여론의 관심을 보수쪽으로 옮기는것은 보수진영의 전통적인 전략이지만 독도관련 이슈는 여야 막론하고 하나의 입장인데 왜 저런 행보를 가져가는지 정말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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