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에게 왜 한국에 가냐고 물어봤더니…

 

지지난주였던 10월 초는 중국에서 가장 큰 명절인 국경절이었다. 이 기간동안만 10만명 가량의 중국인이 한국을 다녀갔다는 기사를 접했던 적이 있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기간동안 명동이나 각 백화점의 면세점을 가 보면 중국인들로 버글버글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동아닷컴의 아래 기사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우리의 실태를 잘 정리한 것 같아서 한번쯤 읽어보시기 바란다.

주간동아: ‘중국인 환영’ 말뿐인 혼저옵서예

기사를 요약하자면,

1. 중국인 관광객은 176만명 수준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0% 이상, 일본에 이어서 2위이다.
2. 중국인 광광객의 1인당 spending은 일본인 관광객보다도 커서, 돈을 많이 쓴다.
3.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대상의 관광 인프라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4. 일본 보다는 중국 쪽으로 관광정책의 무게가 옮겨져 가야 한다.

내 주변에 있는 중국 친구들 중에서도 이번 국경절 기간에 한국을 다녀왔다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가 아니었더라도 예전에 한국을 다녀온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그 친구들 중에서 일부는 회사에서 단체로 간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연수나 워크샵 차원에서 제주도를 가는게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여행산업이 중국에 대해서는 단순히 B2C 비즈니스가 아니라 B2B의 성격을 띨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답변이라서 흥미로웠다.

궁금해서 물어봤다. 도대체 왜 한국에 가냐고 말이다.

여기서 내가 도대체라는 다소 부정적인 어감으로 물어본 이유는 중국에는 자연경관이 한국보다 아름다운 곳이 많고, 대도시는 서울이나 상하이나 북경이나 동경이나 더 거기서 거기로 비슷한것 아닌가? 라는 생각과, 한국은 아무래도 중국보다 물가도 비싼데 왜 굳이 가려고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친구들이 대답한 이유는 1) 가깝고, 2) 한류 드라마/영화/가수 등의 영향으로 뭔가 세련되고 멋질 것 같고, 3) 공기도 좋고, 물도 좋고, 심지어 나무(녹지)도 많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고, 4) 고가의 제품을 살 경우 중국은 세금때문에 가격이 비싼데, 한국은 비교적 싸다는 것이다.

위의 답변들을 들으면서 1번과 4번은 어느정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물론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에서는 이미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많은 프로모션이 이뤄지고 있고, 대부분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의 작업을 ‘이미’ 끝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이라는 국가와 문화에 대한 마케팅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느낌이다. 정부의 규제 때문인지, 아니면 중국 현지 여행산업체들과의 무슨 문제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방문’에 대해서 관광공사나 여행사들의 적극적인 홍보나 광고 활동을 목격하지 못했다.

2번과 3번은 나 스스로에게 속으로는 ‘정말??’ 이라고 되묻게 만드는 것들이었다.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세련되고 멋진 부분이 물론 많이 있지만, 길거리 곳곳에 연예인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우리나라에 물도 좋고, 공기도 좋고, 녹지도 많은 느낌이라고? 물론 중국의 대도시 대비해서는 공기도 좋고, 물도 좋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의 지방에 비해서는 확실히 우리나라가 그런지는 의문이다.

아무튼 중국인들 중에서 다시 한국에 재방문하겠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다시 오지 않겠다고 한단다. 그 이유는 아직 중국어 인프라가 부족해서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관광산업을 증진시키려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재방문이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단순히 그 사람들이 다시 오고, 안오고를 떠나서, 관광산업이 입소문이라는 것이 워낙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재방문 의향이 떨어지면 문제가 된다는 것.

한국 관광공사나 중국의 여행전문업체들이 얼마나 한국에 대해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마케팅 활동들이 얼마나 정교하게 접근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내가 피부로 느끼기에는 한국의 업체들이 중국에서 현지시장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 보다는 한국으로 중국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

북유럽/서유럽의 많은 사람들이 여름이 되면 지중해로 바캉스를 떠난다. 그 시즌에 맞춰서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등의 지중해 국가들은 이 가까운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 총력을 다한다. 지중해 국가들은 패션, 공연, 리조트 등의 다양한 옵션으로 서유럽/북유럽의 통큰 소비자들의 지갑을 노린다.

한가지 유럽의 사례를 보면서 남유럽 국가들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한류와 같이 유행적인 측면의 것들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 그리고 휴양지 같은 다양한 개념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도 가을하늘, 제주도/강원도/남해 등의 고급휴양지, 그리고 수 많은 명승고적이 있으며 이것들은 충분히 중국인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인 매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표지판/안내책자 등을 중국어로 표기하면서 언어 인프라를 더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하고, 중국의 언어도 좀 더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도 수반되었으면 한다. 물론 마지막 바람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기도 한, 나의 개인적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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