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평소 잘 가는 블로그에 관련 글이 올라와서 나도 평소 몰랐던 MS-SOV 법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각 브랜드별로 시장 점유율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share of voice를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글이었다.
그런데 바로 얼마 전에 나도 한 지인에게서 비슷한 질문을 이메일로 받은적이 있었다. 얼마 정도의 돈을 광고에 써야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냐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답을 한 적이 있었는데, 위의 글에 소개된 내용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한다.
그 분의 정확한 질문은 ‘매체 광고 (주로 4대매체)를 할 때 어느정도 써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었다.
사실 이 질문은 몇가지 요소가 먼저 정의가 되어야 한다. 먼저 1) 어떤 industry 인가?, 2) 어떤 경쟁사들이 있으며, 각각의 MS(시장 점유율)은 어떠한가?, 3) 어떤 크리에이티브(광고 contents)를 사용하는가? 4) 기존에 얼마나 그리고 어떤 성격의 인지도(brand equity)가 있던 브랜드인가? 등의 문제이다.
실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산업별로 대략 쓰는 돈이 어느 정도로 정해져 있다. 얼마나 마케팅에 집중하는 산업인지, 그리고 경쟁사 대비 과거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집행해 왔는지 등의 히스토리가 있는 경우가 아마도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신제품을 론칭하거나, 뭔가 새로운 캠페인을 해 보려고 할 경우에는 마케터도 뭔가 새로운 대안을 찾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결과물(OUTPUT)이다. 즉, 광고를 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Tech industry 에서는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에 대해서 광고하려는 경우가 많고, 소비재 회사의 경우는 마트에서 비슷한 제품과 비교할 때 왜 굳이 (비슷비슷한 제품중에) 우리것을 골라야 하는지를 말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며, 몇몇 서비스 산업에서는 인지도 자체가 생명인 경우도 많다.
위의 메일에만 집중을 해 보자면 인지도를 높이고 싶다는 것인데, 답부터 말하자면 얼마를 썼을때 얼마나 인지도가 올라갈지는 아무도 알기 어렵다.
다만 가장 정확하게 측정 가능한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을 미디어에 썼는가를 마일리지(GRP) 개념으로 벤치마킹 해 볼 수 있다. 즉, 과거에 이 산업, 혹은 경쟁자 등이 ‘돈을 얼마나 써서 몇 GRP를 달성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GRP는 미디어 효과의 단위라고 보면 된다.)
그 밖에도 ad stock이라고 해서 기존에 광고를 했다면 어느 정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인지도가 쌓여 있다고 보기도 한다. 따라서 얼마나 ad stock이 쌓여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아무튼 돈을 얼마를 써서 몇 GRP를 달성할 것인가? 를 measure 하는게 보통이고,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광고 캠페인이 몇 GRP나 썼는가? 라고 물어보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접근법인것 같다.
하지만 같은 GRP를 틀고도 인지도를 얼마나 올릴 수 있는가? 라는 것은 광고에이전시의 능력일 수도 있고, 적은 돈으로 효율적인 GRP를 달성하는 미디어 플랜을 짜는 것은 미디어 에이전시의 능력이다. 예컨대 신문에 1억, TV에 9억써서 1000GRP 를 할 것인가? 신문에 2억, TV에 8억 써서 1200 GRP를 달성할 수 있는가? 등은 어떤 타겟 혹은 시청자에게 접근하는가? 에 따라 다르고,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플래닝 할 것인가는 마케터와 에이전시의 머릿속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라는 얘기.
광고에서 가장 일반인들이 재미있어하는 것은 바로 크리에이티브, 즉 어떤 내용의 광고를 틀 것인가? 라는 부분일텐데, 사실 이 영역은 비즈니스맨의 영역에서 약간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 즉, 소비자들에 대한 이해와, 소비자 인사이트는 마케터가 어느 정도 제공해야 하지만, 세세하게 어떤 광고를 만들 것인지는 광고를 만드는 분들에게 일임해야 한다. 일임하는 것 뿐 아니라 그 분들은 엄청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이라서, 그들이 자신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줘야 한다는 것.
아무튼, 위에서 내가 먼저 정의되어야 한다고 한 내용을 안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대략이라도 GRP를 얼마나 달성해야 하는가? 한국은 미디어(방송국, 신문사)에서 광고를 떼어다가 도매처럼 파는 에이전시들이 있는데, 그들이 숫자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내가 예전에 일했던 모 글로벌 생활용품회사의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그리고 전세계 어떤 시장에서나 일관되게 1-2개 회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일하는 미디어 에이전시나, 리서치 에이전시들이 있어서 이들의 DB 를 많이 활용할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돈을 얼마나 써야 얼마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가? 라는 문제는 1) 그 산업의 특성, 2) 경쟁자와의 역학관계, 3)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4) 기존에 쌓여 있던 그 기업의 인지도 (그리고 그 인지도의 성격) 등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맨 마지막에 언급했던 인지도의 성격, 즉 과거의 인지도가 어떤 것으로 형성되어 있는가? 라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 소비자들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던 내용을 바꾸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원래 교과서적으로는 기존에 생성되어 있던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더 신장하는 쪽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확률적으로).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마케터가 바뀌면 일단 전임자의 업적을 리셋하려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는 한번 캠페인이 바뀔 때 마다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컬러가 완전 바뀌는 경우도 많다. 한국 사람들이 ‘새로운 것 = 자극적인 것’ 이라는 공식에 맹신해서 그런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 돈이 많이 낭비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