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온지도 벌써 2주가 되었다.
지난 한주 동안에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본다.
1. 집 그리고 베이징버디(Beijing Buddy)
집을 계약했다. 북경대학 근처에 있는 중관촌이라는 곳에 아파트를 얻었다. 중만국제(Win International, 중국어 발음 = 쫑원구워지 에 가까움) 라는 빌딩에 18층을 얻었는데, 전망이 매우 좋다. 이렇게 높은 아파트에 한번쯤 살아보고 싶었는데, 전망도 좋고, 아파트도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집에 대해서 마음이 안 드는 것 중에 하나는 핫 플레이트(가스레인지 대신에 사용하는 음식을 데우는 기구, 전기 레인지). 음식을 팔팔 끓여서 먹어야 하는 우리의 정서에는 잘 안 맞고, 자석을 사용해서 표면에 딱 붙어야만 작동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던 스테인리스 냄비나 후라이팬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집을 알아보는데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베이징버디’ 로 부터이다. 이 단체(혹은 회사)는 청화대에 교환학생으로 왔던 학생이 만들었다고 한다. 북경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이다. 한명의 자원봉사자가 붙어서 집얻는 것부터 시작해서 핸드폰 개통, 은행 개설, 인터넷 개설 등등을 모두 도와주었다. 그리고 받는 가격은 0원. 학교로부터 돈을 받거나, 집을 계약할 때의 계약금을 일부 나누는 형식으로 돈을 받는다고 한다.
나와 내 와이프 모두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했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혹시 중국에 오시는 다른 분들도 계시다면 이용해 볼 것을 강추한다. 한국어 서비스도 있다.
2. 장보기 (grocery shopping)
집 근처에 까르푸(프랑스의 유명 수퍼마켓 체인, 우리나라에도 몇개 점포가 있다가 지금은 철수함)가 있다. 중관촌의 까르푸는 중국 내에서도 최대규모라고는 하지만, 막상 우리나라에서 마트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간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먼저 쇼핑하기에 매우 편리한 매장 배치는 아니다. Z-plaza라는 중관촌 근처의 쇼핑몰 지하에 있는데, 매장 입구까지의 접근성이 좋지는 못하다. 즉, 쇼핑을 하러 들어가기까지, 그리고 쇼핑 하고 나온 다음에도 한참 걸어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 아주머니들이 장보러 가실때 사시는 손카트를 하나 장만하는 것이 좋다.
물가는 우리나라의 60~70% 수준인 것 같다. 물론 이것도 어떤 제품, 어떤 카테고리냐에 따라서 다르긴 하다. 그냥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홀푸드에 길들여진 우리 부부에게는 매우 싸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확실히 공산품의 가격이 놀라울 만큼 저렴하다. 물론 집에 와서 써 보면 품질은 별로이긴 하지만, 지불한 가격에 비해서는 그럭저럭 괜찮다.
하지만 문제는 과일, 야채 등이 신선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는 돼지고기를 잘 안먹기 때문에 소고기를 주로 먹는데, 중국의 소고기는 정말 맛이 없다. -_-
얼마 전에 베이징 시내 쪽으로 나갔다가 대안으로 발견한 수퍼마켓 체인이 바로 BHG라는 곳이다. 조양구의 신광천지라는 백화점에 갔다가 발견했는데, 한국 사람들이 많은 오도구에도 하나 있다. 대부분의 외국 수입 식품, 와인, 맥주, 과자 등등이 있고, 샐러드 등도 잘 구비되어 있어서 우리 부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3. 돌아다니기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다보니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한 방법은 여행 책자에서 지명을 한자로 베껴 적은 다음에 그 곳의 지명을 택시 기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한가지 맹점이 있다. 바로 택시 기사들이 우리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우리를 내려주지 않더라도 뭣 뭐르고 내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왕징 이라는 곳이 한인타운이라고 하여 주말에 가 봤다. 그런데 왕징도 워낙 넓어서 도대체 어디가 한인타운이고, 어디가 아닌건지 알 수가 없는 것!
결국 이상한 곳만 헤매다가 돌아왔다. ㅠ.ㅠ
그래도 며칠 더 베이징에 적응하다보니 표지판도 조금씩 눈에 들어오고, 지명들도 익숙해져서 전철도 타보고, 버스도 타보고 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대중교통의 가격이 엄청나게 싸다는 것이다.
전철은 2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350원 가량), 버스는 0.4 위안 (100원도 안됨) 정도니까 거의 공짜라고 할 수 있다. 알아본 즉슨, 계획경제 사회인 중국에서는 10% 가 넘는 고도성장 속에서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교통비를 통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관료들에게도 한번쯤 고려해 볼 것을 권하고 싶은 정책이다. 자꾸 기업들에게 원가공개나 요구할 것이 아니라…
4. 중국어 그리고 MBA 수업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나는 우다커우(오도구)에 있는 지구촌학원이라는 곳에 등록해서 하루에 3시간 정도 수업을 듣고 있다. 나의 와이프는 북경어언대학교의 수업을 신청했는데, 아직 시작하지는 않은 상태.
내가 사설 학원을 택한 이유는 좀더 유연하게 시간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내가 가고싶을 때 가고, 안가고 싶을 때 안 갈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 중국어가 (바라건대) 빨리 는다면 내 클래스를 내 마음대로 레벨 높은 곳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북경 어언대학을 등록할까도 고민했다. 내 자신을 코너로 몰고 가야만 공부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포기하게 된 이유는 아침 8시에 시작하기 때문.
MBA 수업은 기대 수준 이하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Kellogg에 비해서 확실하게 배우는 부분이 적다. 물론 내가 이번학기에 듣는 수업들이 영어수업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어 수업중에서 좋은 수업이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곳 북경대학의 MBA 수업들은 학부생이나 international MBA 혹은 part time MBA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들어야 하므로, 어떤 한가지 토픽에 대해서 깊이 있게 다루기 보다는 그저 중국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어쨌거나 나에게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내년 1월에 켈로그로 돌아가게 되면 켈로그의 수업들에 대해서 엄청나게 감사하면서 들을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학교에 온 아이들의 백그라운드는 재미있다. 이렇게 중국까지 온 international students라면 다들 무언가 사연 하나쯤은 있는 것이다. 앞으로 그들에 대해서 알아가는게 참 기대된다.
5. 기타
중국 모기가 무섭다. 오자마자 팔에 한방 물렸는데 팔의 절반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아마도 내 몸에 중국모기에 대한 항체가 없었나보다. 버물리를 아무리 발라도 소용이 없었는데, 맥주 한병 마시고 잤더니 다음날부터 많이 괜찮아 진것 같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배가 아파서 하루종일 고생했다.
와이프가 한국에서 하는 프로그램 ‘짝’ 을 즐겨본다. 이곳에서도 다운받아서 봤다. 40대 여성들이 ‘짝’의 주요 시청자라고 하는데, 우리 와이프가 벌써부터 몰입해서 보는 것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 10년은 장수할 것 같다.
중국 길거리에서 파는 고구마, 밤 등이 너무 먹음직 스럽다. 한번쯤 사먹어 보고 싶은데 아직 기회가 없어서 못 사먹었다. 다음주에는 꼭 한번쯤 먹어보리라.
(우리집에서 내려다 본 풍경. 중관촌 근처이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북경대학 서문에서 나와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있는 동네이다.)
그 밖의 집 사진들 –> Click Here

참고로 어제 잠시 연결되었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다시 안된다. VPN을 사용해서 접속했더니 갑자기 모뎀이 고장나버렸다. 그래서 오늘 다시 고치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앞으로 당분간은 허튼짓을 안하고 얌전히 중국의 정보 차단 정책에 순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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