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스에 넘치는 감정의 과잉

 

아무래도 한국을 떠나 있다보니 한국 뉴스에 더 관심이 많이 간다. 하지만 한국의 뉴스에서는 확실히 감정적이며, 과장된 표현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최근에 일어난 일본의 지진, 쓰나미, 방사능 등의 이슈에 대해서 뉴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물론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기 떄문에 우리 언론이 더욱 과민반응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향은 비단 일본 이슈 뿐 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많이 일어난다.

예컨대 오늘의 뉴스들을 보자. 여기서 소개되는 뉴스들은 모두 인터넷 뉴스이고 (아마도 요즘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므로), 내가 주로 구독하는 뉴스 사이트에 한정되었지만, 그래도 비교적 대부분 유명 사이트이므로 대표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겠다.

뉴욕 타임즈:
U.S. Calls Radiation ‘Extremely High,’ Sees Japan Nuclear Crisis Worsening

텔레그래프:
Japan radiation crisis: Just 48 hours to avoid ‘another Chernobyl’

CNN:
Japan confronts scope of catastrophe

Huffington Post (ABC News):
U.S. Concerned Japan Facing Situation That Could Be ‘Deadly For Decades’: ABC News

굳이 번역을 하자면

뉴욕 타임즈-
미국에서 일본의 방사능이 ‘극히 높은’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을만큼 일본의 핵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

텔레그래프 –
일본의 방사능 위기, 또 다른 체르노빌 사태를 피하기 위해 향후 48시간이 관건

CNN –
일본은 국가적 재난에 직면하고 있다.

Huffington Post –
일본 사태가 향후 몇십년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미국 정부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ABC뉴스가 보도함

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국내 뉴스를 보자

조선일보: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투벌이는 ‘현대판 사무라이’

프레시안:
“48시간 내 통제 못하면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

Naver 속보 (뉴시스):
전력공급 재개, 핵위기 해결에 구세주 될까?

 

전반적으로 한국의 뉴스들의 경우 ‘사투’, ‘사무라이’, ‘사상 최악의 사고’, ‘구세주’ 등등의 자극적 단어 사용을 많이 하고 있다. 재미있는 비교는 텔레그래프지와 프레시안의 뉴스는 같은 내용이지만, 텔레그래프가 훨신 더 차분한 어조로 서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레시안은 48시간 내 통제를 못하면 ‘사상 최악’이 될 것이라고 하는 반면, 텔레그라프에서는 ’48시간 안에 피해야(avoid)만 체르노빌과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하나의 경향은 외국의 주요 언론의 경우는 인용구에 대해서 누가 하는 말인지에 대해서 주체가 나와 있으나, 한국의 경우는 곧바로 인용하여, 누가 한 말인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막상 클릭하고 내용을 보도 도대체 누가 한 말인지 분명하지 않은 ‘낚시성’ 기사가 많아서, 과연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할때 6하원칙이나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냥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내서 클릭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경향은 비단 인터넷 뉴스뿐 아니라, TV 방송에서도 일어나는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 뉴스에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일단 유족들이 오열하고 울부짖는 인터뷰를 내보내고 자극적인 사진 등을 내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외국의 뉴스의 경우에는 담담한 어조로 일단 일어난 일들과 현장에 대한 사실적인 영상을 내보낸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한국의 자극적인 뉴스에 길들여진 나의 눈에도 처음에는 미국의 뉴스 방송의 영상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졌다. 참고로 아래 CNN영상을 보면, 주로 long take로 사실적인 영상을 보여주면서도 현장과 사실 위주로 보도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도하고 있는 기자의 말투도 자극적인 말 보다는 담담한 말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NN 쓰나미 영상

예전에도 비슷하게 한국의 뉴스에 대해서 비판하는 글을 쓸 때, 나의 페이스북 댓글에 누군가가 ‘한국 언론은 언론이기를 포기했다’ 라고 했는데, 그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 돈을 내도 좋으니 뉴스의 질이 좀 높았으면 좋겠고, 도대체 우리나라 언론이 어쩌다가 이렇게 몰락했는지 모르겠어서 안타깝다.

그런 와중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Podcast로 듣다보면, 손석희라는 진행자가 얼마나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사실을 전달하려고 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제대로 뉴스를 전해들을 수 있는 매체는 내가 지금 느끼기로는 손석희 시선집중 뿐인듯 하다.

“한국 뉴스에 넘치는 감정의 과잉”의 3개의 생각

  1. 요즘 기자들이 많이들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종이신문쪽 말이지요.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중동이라는 말도 옛말이고 이젠 조중매고..경제 위기때 제때 월급이 나오는데가 조매정도 였다고 하네요. 게다가 조중동매가 아니면 정말 박봉에 시달리는 듯 하구요.
    또한 신입사원 교육 제도 또한 기가 막히죠. 사쯔마와리, 하리코미등을 시킨다는데…자세한건 링크..
    http://www.leejeonghwan.com/media/archives/001696.html
    http://www.leejeonghwan.com/media/archives/0016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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