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포스팅…
요즘 일이 바빠서 못올리다가 지금 현재 미국 보스톤에 2주간 출장을 와 있어서, 밤에 시차적응을 못하는 바람에 (?) 글을 쓴다.
1. 역사교과서 문제는 결국 보수진영의 자폭으로 끝날 것 같다.
대중에게 공개되는 발언대와 토론에 나오는 사람들의 계속된 헛발질도 그렇고.. 원래 보수진영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략은 우리나라가 아닌 밖에 있는 공적을 만들어서 ‘저놈들 때문에 우리가 큰일났다’ 라고 하는 방향으로 사용해서 내부적으로 국민들이 보수진영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완전 잘못된 전략, 잘못된 전술의 연속이다.
내부적으로 분란을 만들어서 일단 ‘Go’ 버튼을 눌러놨는데, 여론이 점점 악화되기만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지지하고, 이미 너무 빨리 일사천리로 일을 처리해버린 판국이라서 돌이키기 어려워 보인다. 돌이키고 싶은 사람들도 눈치를 보면서 말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략과 전술이라는 것은 얼마나 유연한가? 라는 부분이 중요한데, 지금의 국정교과서 논란은 전혀 유연성이 없다. 만약 관철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더 크게 역효과가 날 것이다.
“저 고지를 점령하라!” 라고 대장이 명령을 내렸으니 돌격 앞으로를 했는데, 막상 지형과 지물이 생각과 달랐다. 그런데 전략과 전술을 바꿀 수가 없다. 그러므로 꽝이다.
2.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솔직히 국사 교과서에 묘사되는 내용들이 ‘미묘하게’ 어떻게 북한을 찬양하는지, 인민 민주주의를 옹호하는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다만 그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뿐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평소에 민생에 관심도 없던 정치가들이 갑자기 역사인식이 투철했던 애국자로 둔갑해서 무언가를 밀어붙이려고 하는 모습은 별로 정치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좋아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되어서 고쳐야 한다고 외치는 보수진영의 (논리가 아닌) 태도는 폭력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걸 빨리 깨달아야 한다.
3. 진보의 화두는 “다양성”
아마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의 화두는 ‘다양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양성’이라는 화두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해 왔다. 많은 이민의 역사가 있지도 않고, 민족적, 인종적으로 다양성이 충분히 발달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냥 균일한 사람들이 경제개발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달려서 ‘효율성’이라는 것이 ‘다양성’을 이겨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양상이 완전 달라질 것이다. 위에 언급했듯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보수진영의 자폭으로 끝날 것이 분명한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진보진영에서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라는 점은 우리나라 진보진영에 제대로된 인식과 사고가 존재하는지를 증명해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다양성이라는 화두를 제대로 이용하고 넘어가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진보진영의 미래는 앞으로 없을 것 같다. 이민이 늘고 있고, 다민족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 언젠가는 북한에서 들어오는 탈북자나 난민이 대규모로 생길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균질한 사람들의 사회만을 바라며, 다른 사람들의 뇌속에 내가 원하는 사상을 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보수진영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번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내 왼쪽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좌파라고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너무 오른쪽에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거나, 세상에는 좌/우 뿐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즉, 다양성에 대한 인식은 지금 보수진영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이라는 것을 우리는 국정 교과서 문제로 확인한 것 같다. 이걸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면 진보는 스스로의 무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것이고, 만약 제대로 이용한다면 보수는 스스로의 약점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 오랜기간 후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