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무능에 동의하다 –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읽고

 

다니엘 튜더가 쓴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읽었다. 네덜란드에 있는 동안에 한국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하여 읽고 싶었던 책이다. 다니엘의 전작이었던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또한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구매해서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 시차적응에 완전 실패하고 있어서 4일째 새벽 2시면 멀뚱멀뚱 깨어 있다. 책 읽는 것 이외에 할일이 딱히 없어 하루만에 책을 흡입하듯 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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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다니엘은 한국 사회를 보는 인사이트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동의하는 부분은 바로 ‘야당의 무능’ 부분이었다. 최근 4-5년간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새정치연합의 아젠다 세팅 기능 상실 –> 새정치연합은 만년 야당으로 전락 –> 야당은 여당에 반대하는 역할에만 그침 –> 새누리당 내부에서 계파정치로 인하여 대안 제시 –> 새누리당의 선거 승리 –> 특히 젊은 층 대중의 정치 무관심과 피로감 증대 –> 새정치연합의 정책이 여당을 따라감 (혹은 여당에 반대한는 것 이외에 없음)

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고 생각한다. 즉, 이 악순환의 꼬리는 과연 어디에서 시작되어서 어디에서 끝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는 야당의 아젠다 세팅 능력의 상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내가 다니엘의 책을 읽으면서 동의했던 부분이다.

반면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당시에 MB 정부와의 선긋기를 하듯이, 새누리당 내부적으로 기존의 과오에 대해서 부정하기도 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같다. (일본의 계파정치에 대한 벤치마킹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흡사하다)

따라서 이 상태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여당의 무능 및 부패와 부정에 대해서 새삼 놀라거나 분노하기 보다는 야당의 대안제시 능력이 전혀 없음에 대해서 더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내가 다니엘의 책을 읽으면서 전적으로 동의했던 부분..

그 다음에 갑자기 다니엘은 여러가지 정책 아젠다를 내세우면서 책을 황급히 끝맺고 있다. 그 중에서는 책의 맥락과는 전혀 상관없이 ‘칼퇴근 기업에 법인세 경감’과도 같은 논리적인 설명 없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 같은 내용들도 있어서 동의하기가 좀 어려웠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야당(새정치연합)이 아젠다 셋팅 능력을 가질 수 있는가? 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니엘은 책에서 그 보다는 ‘언젠가 한국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정당이 등장할 것이다’ 라는 정감록 같은 예언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실현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당장 Actionable 한 대안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너무 쉽게 야당에 대한 희망을 버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새정치연합에서 희망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가정하자. (사실 나는 동의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풀뿌리 민주주의의 형성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대안제시를 해야 하는데, 이탈리아의 사례 언급 정도에서 그치고 있어서 좀 아쉬웠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이정도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고, 그 다음부터는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할 몫이다… 라고 한다면 수긍하겠다.

아무튼 이 책은 우리 세대가 한번쯤 꼭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책이다. 특히 2012-2015년을 거치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불신으로 가득차 있는 사람들이 트위터나 페북에서 박근혜 조롱하기에 시간을 쏟는 것 보다는 이 책을 좀 읽으면서 풀뿌리 민주주의 정당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보는 것이 더 건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해 주시는 분들은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하지 않는다. 그런곳에 계속 박근혜 조롱하기를 해 봤자 큰 효과는 없다고 생각한다.

“야당의 무능에 동의하다 –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읽고”의 2개의 생각

  1. 저는 이 책을 먼저 읽고, 며칠전부터 ‘한국, 불가능한 나라’를 읽고 있습니다.
    언급하셨던것처럼 저자의 대한민국 사랑과 관심이 고맙기도 하고 한낱 외국인이 갖는 한국사회에 대한 통찰력등도 몇몇 구절을 읽을때마다 공감하면서 한편으론 아주 놀랄때도 있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눈으로 볼 수 있어서 그런건가? 아니면 젊은 이 친구의 능력인건가? 싶기도 하고요.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주신 야당(새정연)의 무능에 대해 무척이나 공감하지만 알면서도 뾰족한 수를 내기가 어려운 마당에 개인적으로는 김상곤 전 교육감을 필두로한 혁신위의 행보를 기대(아주 조금…ㅠ)하고 있습니다…
    새누리2중대 생각하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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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쎄요? 야당이 아젠다 세팅능력을 가져서, 그래서 뭐가 바뀌나요?
    야당이 정권을 잡는거요? 그게 다니엘이 말한 ‘실제 우리삶에 도움이 되는 칼퇴근 진흥책’ 보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0.001그램이라도 나은지 설명좀 부탁드립니다.
    지금 본인이 하는 말들이 ‘무능한 야당과 동일하다’ 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는지요? 우리 삶에 하등,전혀,아예,1그램도 도움 안되는 ‘닥치고 야당정권탈환’ 나부랭이 따윌 최대기치로 내걸고 아등바등 하는것.
    그게 요즘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끊은 이윱니다. 과거세대 젊은이들이 정치에 뜨겁게 뛰어들었는데 요즘 젊은이는 안그런다. 따라서 과거 젊은이들이 더 뜨거웠다. 이건 도올김용옥 선생님도 거하게 비판하셨죠. 섣부른 혈기와 현실도피용 수단으로 운동권에 빠져서 허우적대다 뒤늦게 정신차리고 386버스 잡아타고 집단으로 인간쓰레기가 되길 자처했던 현 기성세대의 자기합리화용 개소리라고.
    현재 젊은이들이 과거 386 사이비 운동딴따라들보다 훨씬 깊이있고 훨씬 통찰력있는 방식으로 정치에 접근중입니다. 투표율이요? 우리가 무슨 이성친구랑 벚꽃놀이 하러 가느라 투표율이 낮다고요? 지금 3포세대 넘어서 7포 10포세대인데, 그딴짓 할 돈도 시간도 사람도 없습니다. ‘투표거부’ 자체가 젊은이들의 ‘정치행동’ 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상할 뿐이죠.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고, 실제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던 지난 서울시장 투표때 20,30대 투표율은 보셨나요? 역대 최고였습니다. 그런데 친노야당 개짓거리가 횡행하던 지난 총선,대선때 20대 투표율은 거의 역대최저에 근접했죠. 왜냐구요? 희망을 못봤거든요^^ ‘차악을 선택하라’ 는 것도 개소리인게, 차악이 없어요. 똥여당이나 설사야당이나 둘다 누구하나도 조금도 차악차선따위를 구분할수 없는 백프로 똥쓰레기거든요.
    요즘 20,30대를 중심으로 ‘탈조선’ ‘헬조선’ 론이 왜 나왔을까요?
    야당 따위, 문재인 따위, 정권을 탈환하든 잡아먹든 테러를 하든 핵폭탄을 떨구든, 젊은이들은 개똥만큼도 관심이 없습니다. 새민주 어쩌구가 망하든지 집단자살을 하든지 궐기대회 하다 끌려가서 물고문당해 뒤지든지, 역시 전혀 아무런 관심이 없구요.
    왜냐구요? 우리삶에 도움이 전혀 안되거든요^^
    그딴 ‘여,야’ 따위 구분하는것보단, 다니엘이 말한 당장 젊은층이 공감할수 있는 칼퇴근 진흥법 제안이 백배 천백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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