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에 뉴욕을 다녀왔다. 이번 뉴욕 여행에서 뮤지컬 위키드 ‘Wicked‘를 보았다. 그리고 몇주가 지난 오늘도 나는 아직도 1막의 마지막 장면에서 사악한 마녀 엘파바가 Defying Gravity를 부르던 장면을 본 그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본 뮤지컬 장면중에서 가장 강렬했던 듯 하다.
위키드는 정말 심오하면서도 풍자적인 주제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잠시동안 생각해본 것들만 해도
-남들과 다른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것
-자신의 꿈을 좇아서 갔지만 막상 허무한 결과를 얻는 것에 대한 교훈
-나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비방하는 사람들에 대한 풍자
-인기라는 것, 그리고 그 인기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 느끼는 공허함
-권력이 지식인 계층과 권력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현상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한 동화의 이면에 숨겨진 (혹은 있을 수도 있는) 슬픈 이야기들
-친구와의 우정
-모든 것을 다 갖더라도 진정 나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라는 질문
대략 생각해봐도 너무 재미있는 주제들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다. 게다가 이 내용들을 모두 하나의 줄거리로, 그것도 코믹하게 엮은 이 뮤지컬을 만든 사람의 능력에 탄복할 지경이다.
아직 뮤지컬을 안 보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딱 하나의 스포일러만 흘리자면…
내가 가장 풍자적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2군데이다.
하나는 글린다(Glinda) 가 Popular 를 부르는 장면(아래 유튜브 동영상) 그리고 동영상은 없지만, 엘파바(Elphaba)가 오즈의 마법사의 정체를 알게 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오즈의 마법사는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는 엘파바에게 ‘자신과 함께 일하자고’ 권한다. 하지만 이것을 거절하자 오즈의 마법사는 ‘너는 너무 많이 알고 있다’ 라고 몰아부치면서 그녀를 ‘사악한 마녀’로 몰아서 오즈의 모든 주민들에게 그녀를 배척할 것을 명령한다.
기존에 권력을 가지고 있는 기득권이 나에게 협조하지 않으면서도 능력과 지식이 뛰어난 상대방을 없앨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너는 사악하다’라고 말하는 상황은, 왠지 낯설지 않아서 슬프다.
한국에서도 곧 위키드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내가 이 작품을 즐긴만큼 많이 즐기시길 바란다.
한국에서는 VIP 16만, R 석 13만 이라는 가격으로 포기하게 만든 오리지널팀의 공연이 있어요. 전 그냥 다음에 한국사람들이 하는 공연을 보려구요 ㅎㅎ 아마.. 12만 9만 정도로 싸질거 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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