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 첫경험 후 느낀점 – 여행사에는 CRM이 필요하다!?

 

지금 나는 한국의 모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여행상품으로 중국의 한 지방을 여행중이다. 아직은 중국어도 서툴고 해서 한국의 여행사의 왕징(북경의 한인타운) 지점을 이용해서 이 여행상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난생 처음 해보는 패키지 투어를 해 보게 된 것이다.

(여행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루기로 하겠다.)

처음으로 해 보는 패키지 투어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 참고로 나와 함께 여행하는 그룹은 우리 부부 이외에 다른 모든 참가자 분들 모두 55세 혹은 그 이상의 장년층 분들이시다. 한마디로 30대 초반의 우리 부부는 우리 세그먼트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여행상품을 구매한 덕분에 뜻하지 않게 재미있는 구경들을 많이 하고 있다.

여행 현지 가이드가 우리 호텔방까지 들어와서 호텔방의 스위치 하나하나를 설명해 주시는 것을 포함하여, 다음날 무슨 옷을 입어야 투어 일정에 적합한지 등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여행 목적지에 도착하여 케이블카를 타야 하거나, 박물관에 입장해야 하면 우리 그룹이 줄을 서 있는 동안 가이드가 표를 사다 주는 등의 편의를 제공해 주어서 시간도 많이 절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패키지 여행에 꼭 들어가는 쇼핑코스는 나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내가 기존에 이해하고 있던 쇼핑센터 방문은 여행사에서 매장으로 Traffic을 몰아주는 댓가로 두당 얼마 정도의 돈을 받는, 아주 단순한 give-and-take 매카니즘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 안에 들어가서 함께 이 프로세스를 겪어 보니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놀라운 점은 생각보다 이 쇼핑코스가 기분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역의 특산물이나, 그 지역에서 싸게 파는 물건을 제공하기도 했고, 좀 생뚱맞은 제품이 있기도 했지만, 쉬어가는 코스로 안성맞춤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쇼핑코스중에서 여행 참가자(고객)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나타나게 되면, 그 피드백이 가이드나 여행사 쪽에 잘 전달이 안 되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투어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취향이 워낙 다양하여, 선뜻 자신은 별로 좋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없는 것도 있고,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강력히 주장하지 않으셨다. 혹은 대부분 친구나 가족들과 단체로 모처럼 온 것이기 때문에 여행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는 분위기도 있는 듯 하다.

나는 A 타입의 쇼핑센터라면 만족하고, B 타입의 쇼핑은 뭔가 싫고… 이런 내용들에 대해서 이 여행사가 다음에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번에 내가 또 패키지에 참여하면 그런것을 고려해서 짜 주기만 해도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쇼핑센터 방문뿐 아니라 다른 여행 코스들에 대해서도 현지 가이드가 많은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듯 했는데, 그 중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곳과, 나쁜 반응을 얻은 곳들에 대해서 피드백이 제대로 본사에 전달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본사에 전달하는 것 뿐 아니라, 고객 개개인에 대한 선호와 니즈를 제대로 파악해서 기록하기만 해도, 다음번에 그것에 맞춰서 여행 상품을 제공해 준다면 나는 기꺼이 그 여행사를 다시 이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대부분 1년에 한두번 정도 하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에, 여행사 측에서는 이들에 대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필요성을 잘 못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투어에 참여하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 분들 모두 1년에 한두번 여행을 하는 것은 맞지만, 더 많이 할 때도 있고, 연세가 지긋하시기 때문에 이제는 여행이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로써 매년 하는 주기적인 구매상품인 것이다.

간단히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여행사들이 고객 DB를 제대로 구축해 놓고 있지 않은 듯 햇다. 나는 국내 여행사들이 이러한 장년층의 고객들을 대상으로한 CRM 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다소 놀랬다. 왜냐하면 호텔이나 항공과 같은 다른 여행과 관련된 산업에서는 CRM 이나 마일리지 제도가 거의 필수적인데, 그 중간단계인 에이전시인 여행사들은 전혀 이런 시스템에 대해서 고려를 못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여행 에이전시들이 매우 fragmented 되어 있어서, 통합적인 고객 관리가 힘들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컨대 하나투어와 같은 경우 수 많은 중소 여행 에이전시의 집합체와 같은 성격이라서, 본사의 통합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들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고객 관리를 총체적으로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패키지 여행상품 산업에서 CRM을 제대로 하는 플레이어가 나타난다면 시장을 한번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자. 한번 만족한 고객이 55세부터 70세까지 계속 한 여행사의 상품을 매년 2-3회 이용해 준다면 그 밸류는 엄청날 것이다. 제대로 된 피드백 시스템과 고객 DB 관리가 필수적인 요소이자, 현재 비즈니스의 barrier 인 것 같다.

* 혹시 여행산업에서 CRM을 활용한 서비스 등을 알고 계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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