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의 ‘관치물가론’
요즘 한국에서 물가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는 것을 각종 뉴스를 통해서 본다. 물가를 잡기 위한 MB정부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MB정부의 접근법, 이른바 ‘관치물가’에 대해서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특히 불만인 부분이 바로 공정위를 통한 물가 잡기와 원가 공개를 들먹이는 방법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 이명박 정부에서 자꾸만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제재를 들먹이는데, 이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공거위는 말 그대로 담합 등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지 전혀 물가를 잡기 위한 기관이 아니다. 정부 기관들의 역할에 대해서 전혀 이해가 없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공무원들이야 말로 이명박 정부에서 마음을 잡아야할 가장 중요한 대상이 아닐까? 한국은행이나 공정거래 위원회에서 일하는 분들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불만들이 쌓여가는 것 같은데, 이런 점을 고려는 하고 있을까?
Price down 보다는 Value Up을..
마케터로서 가장 불만인 점은 바로 뻑하면 원가를 들먹이는 부분이다. 물가가 올라가므로 원가를 까보면 폭리를 취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것이 그 요지인데, 이것은 말이 안된다. 도대체 ‘폭리’ 라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얼마전에 소개한 윤석철 교수님의 생존 부등식에 대입시켜서 생각해 보자면, Value > Price > Cost 에서 ‘Price – Cost’ 를 관리하겠다는 것은 매우 반자본주의적 접근이 아닌가 생각된다. 경제학적으로 소비자잉여 (consumer surplus)라는 것은 소비자의 willingness to pay – price 의 합인데, willingness to pay 가 높은 소비자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도 있고, 기업들 Value – Price 부분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다양하고 부가가치가 많은 제품을 통해서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된다.
몇몇 생필품들이나 정유사들의 제품들에 얼마나 Value의 차이가 있을까? 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정부의 이러한 행동 자체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시그널이 엄청난 것 같다. 또 하나는 국민들이 이러한 ‘원가 까봐라’ 라는 자세에 대해서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걱정이다. 원가라는 것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기밀이다. 이런 기밀을 수시로 정부에서 까보겠다고 하다니..… 이건 자본주의 사회인지 사회주의 사회인지 좀 의심이 되기도 한다.
가격으로 경쟁하게 하자니 자꾸만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들을 쪼아대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아서 진퇴양란인 듯도 하다. 나도 유통업체들의 쪼임을 당해보기는 했으나, 그래도 비교적 대형 제조사여서 버틸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영세 업체들은 아마도 큰 고민일 것이다.
이럴때일수록 유통업체들의 다변화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회가 발전할 수록 Segment가 다양해지고, 경제가 어려워도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소비자들은 항상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오히려 그들이 다양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사업을 추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들을 입안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