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 하노벡 지음

인플레이션에 대한 역사적인 기초부터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금융시장에서의 현상까지를 다룬 책이다. 독일인 작가라서 그런지 독일과 유럽에 대한 사례가 많이 있었고, 미국과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자료 또한 후반부에 많이 다루었다. 2017년에 나온 책이라서 그런지 아쉽게도 코로나19 이후에 그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양적 완화를 통한 경기부양 등은 다루지 못했고, 비트코인과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도 좀 더 많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화폐가 만들어진 이래 지긋지긋하게 벌어진 일이 바로 인플레이션이 아닐까? 우리가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서, 때로는 전쟁이나 공황, 또는 대규모 국가사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계속 화폐는 발행된다. 그 과정에서 화폐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국가와 국가 간에 일어나는 투자와 무역까지 더해지면 함수가 더 복잡해지고, 인플레이션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돈을 벌어도 번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러한 인간의 탐욕과 무지의 역사를 초반부에 다루고 있는데 아주 흥미 진진하게 읽었다.

흥미로웠던 전반부에 비해서 후반부는 다소 박진감이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과연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라는 내용에서 코로나19 이후의 대규모 양적완화와 everything rally 그리고 그 이후에 벌어진 금리 인상과 최근의 이란 전쟁까지, 다루지 못한 채 책이 끝을 맺음으로서, 독자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의문부호만을 남기게 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상의 본질에 대한 이해는 많이 생겼는데, 과연 그것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어떤 함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답을 못했다고 할까..

‘급변하는 세계정세’라는 말을 클리셰처럼 쓰지만, 요즘이야말로 정말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까지도 하루하루 영향을 받는 세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 나라의 미치광이 리더에 의해서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운명까지도 좌지우지되는 세계이고, 2차대전 이후에 장기간 지속된 세계질서가 파괴되거나 재편되는 과정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AI의 눈부신 발전, 반도체 수퍼사이클과 한국 내수경기침체 그리고 환율 변화, 그리고 자고나면 오르는 부동산가격까지, 과연 이런 것들이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 많은 질문들을 남기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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