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스타일스 x 무라카미 하루키 – Runner’s World(Spring 2026)

무라카미 하루키가 해리 스타일스를 인터뷰 했다고 해서 발간전부터 화제가 된 Runner’s World. 이 만남이 성사되다니! 정말 훌륭한 기획 인터뷰이다. 어떻게 하루키와 해리 스타일스를 엮을 생각을 할수 있었을까? 너무 궁금해서 나도 오랫만에 종이로 된 잡지를 사봤다. 내용도 훌륭했지만 사진들이 정말 훌륭했다.

무엇보다 해리 스타일스가 이렇게 러닝을 좋아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그냥 꽃미남 아이돌 출신 가수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심지어 베를린 마라톤 Sub 3라고 한다. RESPECT. 어떤 것은 그냥 흉내낸다고 되지 않는다. 마라톤 서브3가 바로 그런 것이다. 척 한다고 되지 않는 것. 단기간에 흉내낼 수 없는 것.

하루키와 나누는 대화의 깊이도 대단했다. 이들은 아티스트로서 러닝이 주는 명상적인 효과와, 러닝이 갖는 단순함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금번 인터뷰에서 크리에이터란 무엇인지, 대중의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관찰자가 된다는 것과 관찰을 받는다는 것. 러닝이 주는 지속가능한 크리에이터로(예술가)로서의 삶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티스트는 왠지 담배에 쩔고, 술에 쩐 듯한 모습으로 고뇌에 차 있어야 한다는 스테레오타입이 있었다. 지미 핸드릭스, 짐 모리슨, 커트 코베인. 모두 너무 일찍 가버렸다. 하지만 지금의 아티스트들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더 지속가능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에이터가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일깨워준 책이 아마도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 에세이집을 아직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꼭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내 인생 책 중에 하나는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라는 에세이이긴 한데, 이 두 책 모두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으며, 모두 똑같이 감동적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사상 – 예스24
달리기에 대해 정직하게 쓴다는 것은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정직하게 쓰는 일이기도 했다 – 무라카미 하루키서머싯 몸은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 계속하다 보면 나름의 철학이 우러난다는 뜻일 게다. 하루키의 `달리…

해리 스타일스도 대단하다. 전세계적으로 이 정도로 유명한 아티스트가 보통의 사람처럼 거리를 달리고, 마라톤에 참여한다는 것 말이다. 30살이라는 나이도 부럽지만 그의 이런 건전한 사고방식이 부러웠다. 런던의 사람들은 가끔 러닝을 하는 해리 스타일스를 길거리에서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방금 저 사람?’ 이럴까? 아니면 ‘우와~ 해리 스타일스다’ 라고 할까?

패셔니스타인 그가 신는 옷이나 신발 하나하나가 화제가 되니까, 나도 당연히 그가 무슨 신발 신고 뛰는지 사진을 유심히 봤다. 해리 스타일스는 나이키 알파 플라이3를 신고 뛰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77세 라는 점이 새삼 놀랍다. 하긴 나도 나이가 벌써 50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말이다. 하루키의 새로운 소설이 올해 7월에 나온다고 하니까 너무나 기대가 된다.

이번 인터뷰를 읽으면서 감동적인 부분들도 많았고,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된 부분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계속해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누구의 아이디어로 성사된 인터뷰인지는 모르겠지만, 러너스 월드의 이번 호 인터뷰 기획자에게 박수를.

마지막으로 Project Hail Mary 에도 나왔던 Sign of the Times 를 들으면서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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