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호르몬 – 데이비드 JP 필립스

우리는 종종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라는 말을 듣는다. 그만큼 우리는 호르몬에 따라서 기분이 요동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를 의식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마냥 기분이 안좋은가보다… 라고 생각할 때도 있고, 오늘따라 뭔가 기운이 좋네?! 라고 느낄 때도 있다.

우리가 호르몬을 이해하고 우리 몸의 호르몬을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책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6가지 호르몬을 하나하나 꼽아가면서 이들의 작용을 설명하고, 이들을 줄이거나 늘리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책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에게 다가오는 무의식적인 감정을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표지에 보면 마치 실험실 플라스크 모양의 칵테일잔 같은 것이 그려져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렇게 호르몬의 작용을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을 ‘호르몬 칵테일’이라고 부르고, 이를 우리 스스로에게 만들어 준다고 비유하고 있다.

책의 표지에 나와 있듯이 이 책에서 다루는 호르몬은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 코르티솔, 엔도르핀, 테스토스테론이다.

도파민은 동기부여, 추진력, 욕구, 쾌락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이다. 도파민에는 빠른 도파민과 느린 도파민이 있는데, 빠른 도파민은 이를테면 우리가 쇼츠나 릴스를 볼 때 나오는 것이고, 느린 도파민은 진정으로 우리에게 장기적인 이득이 되는 무언가를 얻게 되었을 때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도파민 스태킹(dopamin stacking)은 여러가지 도구를 통해서 도파민을 과다분비 하고자 하는 행동인데, 이를테면 유튜브 보면서, 게임을 하면서, 단 음료를 마시면서 팝콘까지 집어 먹는 것을 말한다. 모두 알다시피 현대인들에게 도파민 스태킹은 큰 문제인데, 그 이유는 더 많은 도파민을 계속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빠른 도파민에 집중하다보면 느린 도파민에서는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도파민은 독소가 아니라 디톡스를 할 필요는 없으나, 여러가지 루틴을 통해서 관리할 수는 있다. (아래 표 참조)

옥시토신은 경외감, 인간다움, 애정 등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이다. 사람의 마음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고,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주며, 자연으로부터 경외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이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인간이 만든 거대 건축물 등에서 느끼는 경외감을 통해서는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남에게 친절을 베풀고, 상냥함을 건네고, 눈을 마주치고, 사랑하는 사람과 신체적인 접촉을 할 때 더 많이 분비된다. 아마도 현대 한국의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부족한 호르몬이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했다. 우리는 점점 더 자연을 멀리하고, 이성과의 육체적 관계도 멀리하고, 아이도 덜 낳고, 남에게 친절을 베풀 기회도 적어지고, 타인과 눈도 잘 마주치치 않는 21세기의 한국, 그 중에서도 서울이라는 대도시세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호르몬은 아닐까 생각했다.

세로토닌은 인간관계와 사회적 지위 등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안정감 등을 불러 일으키는 호르몬이라고 한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일 수록 세로토닌이 많고, 자존감이 높고, 타인에게 친절하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성공한 연예인들 중에서 인성이 좋다고 소문난 사람들이 떠올랐는데, 아마도 그런 사람들이 세로토닌 분비가 활발해서 남들에게 더 선행을 베풀거나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줄 알며, 안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풍부한 호르몬이라고 한다. 햇빛을 많이 접하거나 명상을 통해서도 늘릴 수 있다고.

코르티솔은 적당한 스트레스로 인한 에너지라고 한다. 도파민이 ‘하고 싶다’라고 한다면, 코르티솔은 ‘해야만 한다’ 같은 느낌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좀 받으면서도 침대에서 빠져나와서 ‘일해야지’, ‘공부해야지’ 등을 느끼는 그런 감정 말이다. 적당한 스트레스, 냉탕에서 느끼는 쾌락에 가까운 고통, 운동하고 나서 느끼는 고통스런 기쁨, 단식을 통해서 느껴지는 몸의 가벼움 등이 그 예이다. 코르티솔은 적절한 관리만 할 수 있다면 삶의 활력소이자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엔도르핀은 우리 몸이 자생적으로 만들어내는 마약과 같다. 이 책에서는 문지방에 발을 세게 부딪혔을 때 곧바로 바닥에 누워서 1분 정도 있으면 느껴지는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다. 고통 끝에 찾아오는 바로 그 기쁨. 통증을 느낀 후나, 매운 음식을 먹고 난 이후, 초콜렛을 잔뜩 먹고 난 직후 등에 느끼게 된다. 엔도르핀 역시도 냉수욕을 통해서 증가 시킬 수 있고, ‘뒤셴 미소’라고 불리우는 진짜 미소를 짓게 되면 나오기도 한다고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증폭효과’의 호르몬이다. 사람들이 남성 호르몬으로 오해한다고 하는데,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여성 모두에게 있다. 다만 남성에게 더 많을 뿐이다. 에스트로겐이 여성에게 더 많듯이 말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종종 폭력성과 연관이 있다고 오해받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고, 그렇게 오해받는 이유는 ‘증폭효과’ 때문이라고 한다. 부작용은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할 떄 충동 억제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후반에 이 6가지 호르몬을 관리하는 방법을 표로 정리해 두었는데, 아래와 같다.

책의 후반에서 저자는 결국 호르몬 관리가 중요하며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 운동, 수면, 명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도 많이 공유한다. 저자는 TEDx 강연에서 프리젠테이션 망치지 않는 법에 대한 강연으로 유명해 졌다고 하는데, 나도 개인적인 호기심에 찾아봤는데 한번 볼만 하다.

이 책을 통해서 더 이상 우리가 ‘호르몬의 노예’라고 스스로를 부르지 말고, 보다 능동적으로 호르몬을 관리해 보면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명상(요가), 운동, 식단, 수면은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삶에 녹여서 잘 하고 있는 편인데, 술에 대해서는 취약한 편이라서 그런 부분은 많이 고민이 되었다. 지금까지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호르몬들의 특성과 작용 그리고 관리법에 대해서 알게 되어서 매우 유용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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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도 수영 전후로 하는 냉수욕을 꽤나 좋아하는데, 저자가 소개한 냉수욕법도 있길래 전문을 소개한다.

1000번도 넘게 냉수욕을 해본 고수의 입장에서 볼 땐 사실 대 부분의 사람이 잘못된 방식으로 냉수욕을 하고 있다. 아니, 잘못되었다기보다는 더 최적화된 방식으로 즐기고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 게 맞을 듯하다. 이 기술은 내가 정착한 최적의 냉수욕 비법이기도 하다. 물론 냉수욕 자체가 미칠 영향을 책임질 수는 없기에 얕은 물이나 주변에 사람이 있는 곳에서 시도하기를 권한다.

일단 냉수에 즉시 들어가서 반드시 어깨를 푹 담그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곧바로 부교감신경이 통증과 인지된 위험에 반응해서 몸이 긴장하고 과호흡이 시작된다. 냉수욕 경험 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시점에 미친 듯이 물에서 도망치려 할 테고, 만약 목욕탕 안이라면 열탕에 있는 사람들이 감탄이나 야유 섞인 눈길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이때 물에서 나오지 말자!

냉기를 참으며 할 수 있는 한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 고 입으로 내쉬자. 호흡을 통제할 수 있어지면 곧장 의도적으로 근육을 이완시키자. 차분한 호흡과 근육 이완은 즉각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통제할 수 있게 돕는다. 15초쯤 지났다면 다시 15초를 더 기다리고 나서 얼굴을 물속에 집어넣자. 그러면 타고난 잠수 반사 반응이 활성화돼서 심장박동수는 줄어들고 호흡은 더욱 느려진다. 그러다 30초가 흘렀다면 이때쯤부 턴 엔도르핀이 통증을 완화하고 행복감을 주는 효과를 경험 할 수 있으리라. 이 시점은 근육을 이완하자고 다시 한번 상기하기 알맞은 단계이기도 하다. 그렇게 45초 정도가 흐르면 이 경험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된다. 신체 감각에서 세상의 아름다움으로 주의를 돌려보자. 야외에 있다면 새 소리에 귀 를 기울이고, 실내에 있다면 타일의 색상과 패턴을 즐겁게 감상하는 것이다. 15~30초 동안 주변 환경을 감상한 다음엔 밖으로 나와 냉수욕 성공을 축하하자!

물에서 나오면 몸에서 벌어지는 모든 반응을 잠시 만끽 하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아름다움에 고마워하자. 그러면 다 량의 엔도르핀,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이 든 칵테일의 효과 가 느껴질 것이다. 냉수욕의 효과는 보통 몇 시간 동안 지속 된다.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적은 없지만 냉수욕이 선사하는 감격스러운 만족감과 자부심에는 세로토닌도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냉수욕 하나로 1분 만에 공황 상태에서 유포리아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감정을 이렇게 빠르게 전환하기 어렵다.

나는 모든 셀프리더십 강의에서 계절에 관계 없이 수강 생이 냉수욕을 시도해볼 수 있게 도와준다. 여태껏 많은 사람 이 냉수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고, 불안 발작을 경험한 적 있는 사람들도 실시간으로 지도받으며 냉수욕을 하여 별 탈 없이 증상을 다스릴 수 있었다. 이 경험은 호흡으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과, 통증에서 달아나기보다 담하게 받아들였을 때 얼마나 강해지는지를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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