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세대는 컴퓨팅,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의 시대를 살고 있다. (나는 나의 아들에게 이제 너는 AI와 로봇의 시대를 살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시대에서 빌 게이츠는 스티브 잡스와 더불어서 우리의 현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컴퓨터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시대부터 사업을 시작해서 세상 모든 가정이 컴퓨터가 한대씩 가지게 될 것이라는 말을 실천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알다시피 이미 모든 가정에 컴퓨터가 한대가 아니라 여러대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책은 빌 게이츠의 초기 인생에 대한 자서전이다.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부모님, 형제들, 할머니, 가정환경에 대한 이야기, 초중고를 거치면서 겪은 사춘기 시절과 학창시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대학을 간 후에 그만 두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다가 나중에 전념하기 위해서 학교를 쉬고 시애틀로 가는 장면에서 책이 끝난다. ‘더 비기닝’이라는 책 제목은 아마도 국내 출판사에서 붙인 것 같기는 하지만, 그의 초기 삶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한 책이라는 점에서 보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Windows 3.0부터 지금까지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지만, 나 또한 빌게이츠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는 몰랐다. 그러다가 비교적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빌 게이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고,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그의 가정환경과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은 거의 에세이에 가까울 정도로 그의 어린 시절 일상과 친구들과의 교우관계, 학교생활, 그가 좋아했던 수업 등에 대해서 자세하고 시시콜콜하게 나와 있다. 그의 성공에 있어서 그의 가정환경과 친구들과의 교우관계는 매우 중심적인 역할을 했고, 실제로 그가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만난 사람들과 함께 창업을 하고 오랫동안 마이크로소프트를 함께 경영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워싱턴주의 시애틀에서 매우 부유한 중상류층 생활을 했고, 그의 아버지가 명망 있는 변호사였다는 점과 어머니가 당시의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사회활동과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았다는 점 등은 그가 지금의 빌 게이츠로 자라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그의 관심은 수학과목에 맞춰져 있었음을 알수 있는데, 그는 수학을 잘하는 nerd 들과 어울리며 지냈다.
우리나라의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과 다르게 미국의 초중고 환경에서 그래도 그는 다양한 경험에 노출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하이킹이나 연극반 활동과 같은 활동들이다.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랐다면 영락없이 아무런 공감능력이 없는 nerd 로 자랐을텐데, 그래도 그는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서 조금 더 입체적인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한국의 교육만 받고 자랐던 나 같은 사람에게는 부러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다른 분야지만 창업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많은 부분에 감정을 이입하면서 이 책을 봤다. 롤모델 중에 한사람인 빌게이츠의 초기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초중고 자녀를 둔 부모들도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녀들이 한치라도 벗어날까 아둥바둥하는 한국의 부모들도 한번쯤 보면서 한 때 전세계 가장 부자였던 사람이자 여전히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조차도 갈대처럼 흔들렸던 청소년기와 대학 초년생 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사이드 빌 게이츠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누구나 궁금한 빌 게이츠의 머릿속. 이 억만장자는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갈까. 그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 그가 추구하는 대담한 목표를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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