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니엘 핑크가 최근에 쓴 후회에 대한 책이다.
후회는 인간에게 부정적인 감정이지만, 그 역할 또한 막대하다. 후회를 함으로써 과거의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배움이 생기기도 하고, 성과를 더 향상시키는 일을 하기도 한다.

이 책에 따르면 사람들이 느끼는 후회의 종류는 크게 네가지라고 한다.
기반성 후회
담대성 후회
도덕성 후회
관계성 후회
여러분은 어떤 분야에서 큰 후회를 느끼는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평생 살면서 느꼈던 수 많은 후회들에 대해서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과연 어떤 것들에 대해서 후회를 하면서 사는지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기반성 후회
이 분야는 누구나 몇가지 쯤은 후회를 떠올리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주로 건강이나 교육에 대해서 더 잘 챙겼어야 했다고 하는 것이 바로 기반성 후회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쪽에 대해서는 후회가 별로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몇가지가 떠올랐다.
한가지 후회가 되는 사건은 고등학교 2학년때 심하게 몸을 사용하다가 결핵에 걸리고 만 일이다. 그 일은 나에게 여러가지 후유증을 남겼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이를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지금 피부 알러지를 비롯해서 걸리지 않았으면 내 인생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있다. 최근에 일어난 큰 자전거 사고로 인해서 고관절 골절이 있었던 일도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이다.
담대성 후회
나는 ‘했더라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하는 ‘담대성 후회’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크게 느끼는 타입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하고 나서 후회할 일들보다는 안해서 후회할 것 같은 경우에는 일을 저지르고 보는 편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하고 본다’ 라는 타입이다.
재수와 삼수, 교환학생을 가면서 졸업을 늦춘 일, 편한 직장을 버리고 MBA 유학을 간 일, 그리고 높은 연봉을 주는 직장을 포기하고 창업을 한 일이 대표적인 경우인 것 같다. 이렇게 인생의 몇몇 큰 결정에 대해서 내가 비교적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편인 이유는 (혹은 꽤 큰 경제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해보는 이유는) 내 인생이 엄청난 비극으로 끝날지는 않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신감에 대해서 약간은 위기감으로 바뀌는 순간이 몇번 있었다.
재수를 할 때 내가 한번에 원하는 과를 갈 줄로 알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삼수를 하고 나서야 원하는 대학과 원하는 과를 모두 만족시켜서 갈 수 있었는데, 문제는 재수를 하던 시기였다. 그 때는 정말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하며, 원래 다니던 대학을 그만 둔 것에 대해서 후회를 했다. MBA를 갔을 때에도 원래는 미국에서 몇몇 회사에 취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었는데, 현지 취업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서 후회했다. 마지막으로 창업하고 나서도 몇번의 위기가 오면서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었던 회사를 그만 둔 것을 후회했다.
모든 것은 과정에 있을 뿐이고, 결과적으로 해피앤딩이 올 것이라는 믿음은 지금도 여전히 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내 인생을 경작하는가? 라는 문제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나 스스로에 대해서 그릇된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어느 정도는 있기 때문에, 내 인생에 엄청난 비극이 닥칠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창업이 주는 무게는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어떤 묵직한 중압감을 나에게 지속적으로 준다. 창업은 정말 까딱 잘못하다가는 모든 것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항상 나에게 주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선택하기 이전까지는 몰랐다는 점이 가장 놀라운 점이다.
도덕성 후회
나는 도덕성 후회를 강하게 느끼는 편인 것 같기는 하지만, 딱히 그로 인해서 후회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없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도덕성 후회로 인해서 내가 너무 크게 스스로를 죄책감의 감옥으로 몰고 갈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그럴 일을 벌이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주변에서는 도덕성 후회가 약한 사람 중에서 크게 성공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도덕성 후회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면 큰 일을 하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예전 직장에서도 약간의 조작이나 거짓말에 대해서 별다른 guilty 함을 느끼지는 않는 사람중에서 클라이언트로부터 크게 인정받는 경우를 종종 목도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약간의 편법 혹은 거짓을 통해서라도 일이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되기를 바라지만, 나 스스로가 그런 일을 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런 일을 해준다면 기꺼이 그를 칭찬할 수도 있다. 다만 ‘나는 그 일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알고 싶지는 않다’ 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나도 리더의 입장이 되고 보니 나를 대신해서 여러가지 복잡하고 지저분한 일들을 ‘알아서’ 처리해주는 사람들이 좋을 때가 많이 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밑에 있으면 일의 처리가 빠르고, 내가 신경쓸 분야가 줄어들어서 좋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정치인들이 비리로 잡혀 들어가면서 ‘나는 전혀 몰랐다’ 라는 말을 할 때마다 일반인들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나는 이런 일들이 꽤 흔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리더들은 그렇게 디테일을 말하지 않고 약간의 도덕적 위험성을 감수하고 일을 처리해주는 사람들을 좋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너무나 큰 죄책감을 전가하는 부하직원을 두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관계성 후회
나는 연애, 가족, 친구와의 관계 등에서는 후회되는 일들이 더러 있다. 문제는 burn the bridge, 즉 되돌아갈 수 있는 다리들이 불살라져 버려서 다시는 관계 회복이 불가능한 관계들에 대해서 후회가 많이 남는 것 같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절대 후회없이 툴툴 털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나는 그렇게 쿨하지는 못한 편인 것 같다.
요컨대 나는 다니엘 핑크가 정의하는 ‘관계성 후회’ 에 대해서 민감한 편인 것 같다. 이 경우에 ‘어색함’을 극복하고 손을 내미는 것이 핵심이라고 다니엘 핑크는 이야기 하고 있다. 어색함은 순간이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이 어색함을 과대평가한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었다.
나는 일요일 아침 커피숍에 가만히 앉아서 도대체 내가 어색함 때문에 손을 내밀지 못했던 관계들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적어도 5명 정도는 명확하게 떠올릴 수 있었는데, 과연 그들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손을 내민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색한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스스로도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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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큰 후회들
- 1995년 결핵에 걸린 일
- 2000년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
- 2000~2006년 연애 상대방들에게 저지른 어린 행동들
- 2009년 MBA 진학 과정에서 실수들
- 2016년 창업과정에서 실수들
- 2016(?)년경 아내와 아들 앞에서 싸운 일
- 2017~2018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회사를 위기에 빠뜨린 일
- 2021년 10월 자전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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