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2년, 가장 많이 받는 3가지 질문

비건을 실천하기 위한 결심을 하고 하나하나 노력하기 시작한지 2년이 지났다. 사업을 하다보니 식사자리, 회식자리, 접대자리 등이 많다. 이런 자리에서 ‘저는 사실 고기를 안 먹습니다’ 라는 말을 꺼내게 되면 그 다음에는 예상되는 질문들이 꼭 나온다. 거의 한번도 빠짐없이 듣게 되는 질문들이다.

1. 어디까지 안먹느냐? (3콤보)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혹은 채식을 합니다. 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무척 당황하거나 신기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제일 처음에 묻는 질문은 역시

생선(혹은 해산물)도 안먹냐?

계란도 안먹냐?

우유도 안먹냐?

위의 3콤보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 역으로 생각해보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채식’ 혹은 ‘육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경계를 조금은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선 또는 해산물은 육류에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생선정도는…’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거꾸로 알수 있다. 그러니까 소, 돼지, 닭 등은 그래도 무언가 인식이 있거나 고통을 느끼는 것이 아주 명백하고, 반려동물과의 경계 또한 약간은 애매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잘 훈련시키거나 하면 지능을 보이는 경우도 매우 흔하지만,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은 좀처럼 지능이 있거나, 고통을 느낀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어쩌면 환경파괴에 있어서도 해산물을 많이 먹는 것이 소/돼지/닭처럼 메탄을 많이 발생시키지도 않아서 기상이변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최근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시스피러시 (Seaspiracy) 같은 다큐멘터리만 봐도 이런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혹시 아직까지 이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꼭 보시길 권한다.

https://www.netflix.com/title/81014008

씨스피라시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씨스피라시 2021 | 15+ | 1시간 30분 | 과학 & 자연 다큐멘터리 그가 사랑하는 바다가 죽어간다. 인간이 그 경이의 세계를 파괴한다. 그리하여 카메라를 들고 바다로 나간 감독. 그가 맞닥뜨린 것은 전 세계에 걸친 부패의 그물이었다. 무제한으로 즐기세요. 지금 가입하기 영상 씨스피라시 예고편: 씨스피라시 상세 정보 오프라인 시청 저장 가능 콘텐츠 장르 다큐멘터리 영화 , 과학 & 자연 다큐멘터리 , 자연 & 생태 다큐멘터리 , 미국 영화 영화 특징: 논쟁적 , 도발 , 수사 음성/더빙 English – Audio Descr…

그 다음이 계란과 우유인데. 역시 유제품이나 알은 동물을 잡아 먹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악이 별로 크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생명을 해치는 행위가 아니니 괜찮지 않냐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산업화, 공업화 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부작용이 있다고 봐도 무방한데, 계란과 우유만이 예외일 리가 없지 않은가? 계란과 우유를 얻기 위해서 사람들은 닭과 소의 유전자를 엄청나게 개량하였고, 이들이 자연상태에서 평생 생산하는 것 대비 말도안되게 많은 양의 계란과 우유를 생산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점은 유제품인데, 다른 동물의 젖을 먹는 포유류는 인간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굳이 다른 동물의 젖을 먹으면서 살게 되었을까? 역시 에너지원으로서 사용하기 위해서 고대 중동 지역에서 염소, 양부터 차례로 목축화 하기 시작해서 농경을 시작하면서 돼지와 소까지 차차 가축화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특히 소젖을 주로 이용한 것은 북유럽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동양인 중에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를 가진 유전자를 지닌 사람을 찾기 힘들지만, 과거 어느 시점에 북유럽의 어디선가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사라지지 않는 변이를 지닌 사람들이 나타난 것 만은 유전학적으로 이미 증명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초등학교때부터 우유를 모두 마시고 우유팩을 까서 선생님에게 다 마셨다는 것까지 보여주는 말도 안되는 교육과정을 겪으면서 자랐고, 그러다보니 우유가 내 몸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키리라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살았다. 스스로를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지만, 내가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것을 거의 30대 중반이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보통 동양인의 70%가 10~12세가 넘어가면서 유당분해효소가 사라진다고 하니, 넉넉잡고 15세에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20년간은 바보같이 소화도 못하는 우유를 마시면서 살았던 셈이다.

나는 지금은 우유 대신에 오틀리 같은 귀리음료를 주로 마신다. 가장 아쉬운 점은 내가 좋아하던 아이스라테를 못 마신다는 점인데, 종종 귀리라테 (오트밀크 라테)가 있는 커피숍을 만나면 너무나 반가워서 꼭 마시기도 한다. 그리고 치즈의 경우에는 아직도 조금씩은 먹는데, 이 역시도 어느 시점이 되면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는 늘 하고 있다.

2. 왜 채식을 하는가?

어디까지 안먹는가 쓰리콤보 질문이 끝나면 그 다음에는 여지없이 이 질문이 온다. 앞에 ‘도대체’ 라는 단어가 생략되어 있기는 하지만, ‘왜 시작하게 되셨나요?’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나는 2019년 5월경부터 채식을 단계적으로 시작했다. 당시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기 때문에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우리 외할아버지, 큰 외삼촌께서 모두 혈관 이슈로 돌아가셨고, 우리 어머님도 늘 혈관과 혈압 이슈로 고생중이시다. 게다가 술과 고기를 즐겼던 나의 방탕한 2030을 돌아볼때 전혀 놀랍지 않았다. 몇시간씩 차를 몰고 지방에 유명하다는 고깃집에 맛집여행을 다니던 나였기 때문에, 유전적인 영향까지 고려하면 40대 초반에 혈관 이슈가 다가온 것은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재미있는 점은 건강검진에서 LDL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와서 반드시 병원에 가라고 문자가 왔고, 몇차례 그냥 씹고 있었는데, 건강검진을 한 곳에서 진지하게 전화가 온 다음부터였다. 나처럼 말 안듣는 사람들이 있으니 직접 전화까지 해주는 것이었는데, 나는 특히 나이에 비해서 너무 높게 나왔다면서 꼭 병원에 가보라고 전화가 온 것이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가던 동네 의원에 가게 되었는데, 선생님이 아주 간단하게 ‘약먹으면 되요’ 라고 하셨던 것이다. 그런데 왠지 이런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것을 어디선가 들은것 같아서 선생님께 정말 그러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시더라.

나: 제가 어디서 들었는데 채식을 하면 괜찮아진다고 하던데요… 채식을 해보면 안될까요?

의사: 채식을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나: 평생 약을 먹는것 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요?

의사: 연구결과로는 8~10주 정도만 해도 좋아진다고 하니 그러면 한번 해보시고, 8주 있다가 다시 재볼까요?

황당하지 않은가? 그 의사선생님이 애초에 ‘채식’이라는 옵션이 있다는 것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리고 내가 채식이 LDL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것을 몰랐다면 나는 아마도 평생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하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런 과정 끝에 8주 후에 다시 수치를 쟀고, 거짓말처럼 정상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생각이 바뀐 다음에 행동이 바뀐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행동이 변해야 그 다음에 생각이 바뀐다.

채식을 하고 나니까 점차로 동물들에 대한 생각, 환경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마음속에 싹트게 되었고, 점차 더 엄격한 식생활로 선회하게 되었다.

3. 단백질은 어떻게 하느냐?

아! 이놈의 단백질.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직도 동물성 단백질을 안먹으면 근육이 흐물흐물 흘러내릴까봐 걱정이 된다면, 역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중에서 The Game Changers 를 보기를 권한다. 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어떤 아이는 엄청난 근육의 소유자에게 ‘고기도 안 먹는데, 어떻게 그렇게 황소같은 근육을 갖게 되었나요?’ 라고 물어본다. 그렇다, 사실 그 엄청난 근육의 소유자는 채식주의자인 것이다. 그 사람은 이렇게 답한다. ‘황소는 고기를 먹지 않는단다.’

더 게임 체인저스 | 넷플릭스
더 게임 체인저스 2018 | 12+ | 1시간 25분 | 라이프스타일 인간의 신체 능력을 강화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식단은 무엇일까. 육식일까, 채식일까. 오랜 시간 논쟁의 중심이었던 주제. 그 답을 찾기 위해 UFC 선수가 직접 나섰다. 유명 과학자와 운동선수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진실. 놀라지 마시라. 주연: 아널드 슈워제네거,루이스 해밀턴,제임스 윌크스 무제한으로 즐기세요. 지금 가입하기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루이 시호요스 연출 작품. 성룡, 아널드 슈워제네거,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을 맡았다.

동물성 단백질을 반드시 섭취해야만 살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은 언제 생긴 것일까? 아마도 근대에 한 독일 과학자가 심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이를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그 이후로 수없이 나왔지만, 사람들은 왜 그리도 동물성 단백질에 집착하는지…

고기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은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더 심하다고 느끼기는 한다. 이는 문화적인 이유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과거 농경중심의 문화에서 전쟁과 기근까지 겪으면서 현대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에 고기 (특히 소고기)는 부와 풍요의 상징이었고, 이를 입에 넣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게다가 접대가 중요한 한국의 문화에서는 상대방에게 그래도 값이 나가는 무언가를 사주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고기 혹은 생선이 되는 것이다. 결국은 문화적, 역사적으로 그릇된 관념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불판위에 다른 동물들의 살점을 하염없이 굽고 또 굽는 것은 아닐까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myth (그릇된 믿음)에 대해서 반박하는 내용의 팟캐스트가 있어서 공유한다.

The Protein Myth
Where do you get your protein?

나가며

1944년 함흥 출생이신 우리 어머님은 1.4후퇴때 남쪽으로 내려오셨다. 북쪽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셨던 외할아버지는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고향인 서울 군자동으로 돌아가기로 하신 것이었다. 어머님은 그 후로 군자동에서 살다가 중매로 우리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고, 천호동에 신혼집을 차렸다. 그런데 머지 않아서, 비만 오면 끊어지는 광진교 때문에 서울시내로 출퇴근 하기 어렵다는 아버지의 불만으로 충무로로 이사를 가셨다고 한다. 그 이후에 자식들을 낳고 키우면서 점점 도심에서 멀어진 곳을 찾으시다가 결국은 광진구 구의동에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 50년을 살고 계시다.

어머님에 따르면 서울시내에 ‘정육점’이 처음 생기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중반 즈음이라고 한다. 듣고보면 그럴 것 같기도 한게, 냉장유통(콜드체인)이 가능해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바로 정육점인데, 그 이전까지는 콜드체인은 커녕 제대로 된 물류망도 없었을 것 같기는 하다. 정육점 자체도 냉장고가 없으면 전혀 돌아갈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고, 집집마다도 냉장고와 냉동고가 없으면 고기를 사와도 며칠 가지 못했을터이니, 아마도 냉장고가 제대로 보급되기 시작한 무렵부터, 그러니까 70년대 초중반부터 정육점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는 어머님 말씀은 아마도 맞을 것이다.

“그러면 그 이전에는 고기를 어떻게 먹었어?”

“먹긴 뭘 먹어, 고기는 제사때나 명절때나 구경했지”

70년대 이전에는 고기를 아마도 1년에 서너번쯤 먹었던 모양이다. 설, 추석, 제사, 그리고 운 좋으면 생일날 고깃국을 먹은 정도였던 것 같다. 서울이 이 정도였으니 지방은 오죽했으랴. 아니 어쩌면 가축을 키우던 지방에서는 조금은 더 자주 그리고 많이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70년대 이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육류 소비량은 정말로 미미했다. 현재 1인당 육류 소비량이 60kg 가까이 되는데, 70년대에는 1인당 5kg 수준에도 못 미치니 말이다. 그래서 다들 이렇게 고기에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O2/ISSUE]“소고기 실컷 먹어보자” 갈망하는 한국인 심리는…
“손자가 명문대에 합격했다면서요?”라고 동네사람이 묻자 동네 ‘왕어르신’은 세상만사를 초월한 듯한 표정으로 말한다. “명문대 다 필요 없는 기라. 명문대 들어가면 뭐하겠노. 기분…

나는 딱히 타인들에게 고기를 무조건 먹지 말고, 100% 채식만을 할 것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채식을 하면서 여러가지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고, 주변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지금 현대인들이 고기를 너무 많이 먹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의 몸이나 행동을 보면 채식동물에 ‘가깝다’. 가깝다라고 에둘러서 표현하는 이유는 육식을 어느 정도는 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치아의 형태, 장의 구조, 아밀라아제의 분비량 등을 모두 종합해서 생각해볼 때, 호모 사피엔스는 95% 채식, 5% 육식 정도의 밸런스가 맞다는 것이 정설인 것 같다. 그러니까 매끼니마다 고기를 챙겨먹을 필요도 없고, 1주일에 한번씩 고기를 한판씩 구워먹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제는 벗어나도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육식의 양을 줄이고 채식의 양을 늘리는 것을 주변인들에게는 권한다. 보통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채식을 하라고 권한다. 가장 좋은 요일은 월요일이다. 금토일 동안 우리는 충분한 육식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일주일에 하루 정도 채식을 하는 것에 성공하면 그 다음은 일주일에 이틀. 가장 좋은 요일은 목요일이다. 역시 금토일 동안에 육식을 충분히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월요일과 목요일만이라도 채식을 하는 것. 이것이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는 습관이다. 이 정도라도 할 수 있다면 여러가지 건강에 대한 걱정도 덜고, 콜레스테롤에 대한 위험도 어느 정도는 줄여가면서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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