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증대로 인한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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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썰전’을 보는데 로스쿨과 사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강용석 변호사가 예전에 사시만으로 사람을 뽑을 때에는 일단 사시를 패스하고 나면 사람들의 일의 quality가 일정했는데, 요즘은 로스쿨 졸업생이 많이 나와서 사람들마다 일의 quality가 일정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 유학시절에 내가 정말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의 교수님인 Besanko 교수님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미국은 다양성에 큰 가치를 두는 것 같다. 그렇지만 다양성과 효율성에는 서로 trade-off가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효율성이 많이 침해당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교수님은 그렇다고 말했고, 자기도 그런 미국의 현실이 좀 걱정스럽다고 했다.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은 다양성을 좀 희생하더라도 빠른 발전을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어제  썰전을 보면서 다시 그 질문이 생각이 났다. 결국 다양한 분야의 변호사를 양성하려는 취지도 분명 로스쿨 제도에 있었을 텐데, 획일적이고 효율적인 인재 양성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컨설팅 업계도 비슷한 이슈가 있다.  원래 대학을 처음 졸업하고 지원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른바 SKY 대학을 나온 서울대, 연대, 고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정도까지의 국내 대학 출신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해외 대학출신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SKY 졸업생들은 안정적인 대기업과 금융권을 선호하거나, 아니면 아예 벤처로 발을 돌리고 있어서 컨설팅 회사에 대한 열의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은 것도 사실. 우리 회사만 봐도 Harvard, Yale, Upenn, Princeton, Berkeley, Northwestern, Dartmouth 등,  미국의 좋은 대학으로 유학을 갔던 친구들이 국내 대기업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선적으로 선택하지 않고 컨설팅 업계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때는 상상도 못할 얘기.. 후덜덜)

그러던 와중에 컨설팅에서도 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즉, 예전에 SKY가 많이 들어올 때에는 비교적 일의 quality 가 일정했는데, 외국계 대학 출신들이 많이 들어오면서부터는 일의 quality 가 약간 들쑥날쑥이라는 것이었다. 대신에 이들의 다양성은 확실히 증진되고 있는데, 그 부분이 아무래도 standard라는 것이 명확했던 예전 시대에 익숙한 높은 분들에게는 조금 익숙하지 않은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인 듯 하다.

사실 나는 장기적으로는 다양성이 효율성을 이긴다고 믿는 편인데,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이 골이 아프긴 하다. 나도 이제 컨설팅에서 tenure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회사의 마케팅이나 리크루팅 등에 조금씩 발을 걸치고 있기는 한데, 그럴때마다 이런 딜레마들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단기적으로 standardized 되지 않은 인력들로 인해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효율성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또 장기적으로 효율성이 승리하리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

그런데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법조계나 경제계나 어디서나 이런 논의들이 공통적으로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어떤 한가지 커리어트랙만 존재하던 곳들에 여러가지 경로로 사람들이 흘러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조금씩 외부의 새로운 물결들이 유입되고, 조직은 단기적으로는 ‘다양성 증대로 인한 혼란’  및 그로 인한 ‘일시적인 효율성과 스탠다드의 붕괴 현상’을 겪는 것 말이다.

문득 그만큼 우리 사회 곳곳에 한쪽으로만 형성되어 있는 많은 결들이 다양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의 하나의 화두랄까? 그리고 앞으로 5-10년은 보다 더 넓고 다양한 곳에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날 것만 같다.

우리는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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