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에 연재한 ‘ 기업, 그 존재의 목적’ 에 대해서 홍콩에서 공부하고 계신 한 분이 보내주신 의문점에 대한 답글입니다. 이 글도 역시 책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 견해가 있다.
첫번째는 주주 중심적 견해인 주주자본주의이다. 간단히 말해서 기업은 주주의 것이라는 뜻이다. 주주는 그 회사의 주식을 가진 사람이므로, 경영자나 종업원들은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된다. 이 관점의 대표주자이자 유명한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만(Milton Friedman)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영리를 추구하여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유일하다”라고 말했다. 때때로 우리는 이러한 명확한 이유 때문에 직장을 잃기도 하는데, 주주가치에 해가 되는 방향이거나, 혹은 다른 방법으로 주주가치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면 경영자나 종업원들이 얼마든지 교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잔인하게 하루아침에 종업원 및 경영자가 직장을 잃고 교체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이 철저하게 주주를 위해서 운영되므로, 투자자들에 대한 의무에 충실하다고 볼 수도 있다. 자본주의라는 명칭이 말하듯이 자본주의에서는 자본가들이 가장 우대받는 형태라고 생각해보면 주주자본주의적 견해는 매우 효과적으로 자본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해관계자 중심적 견해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적 관점’도 있다. 이 견해는 기업은 주주만의 것은 아니고, 그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것이라는 것이다. 이해관계자라는 것의 테두리는 정의하기 나름인데, 주주, 채권자, 경영자, 종업원 뿐 아니라 종종 납품업체, 소비자, 정부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를 넓게 해석하기도 한다. 즉, 기업은 단순히 주주만의 것이 아니라 그 기업으로 인해서 직간접적으로 생활의 영향을 받는 모두의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있어서 이러한 이해관계자들도 일정 부분 참여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경영참여가 이러한 이해관계자 중심적 견해의 대표적인 예로 종종 거론되곤 한다.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어서 주주들의 이익을 최대화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노조와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그 기업을 되살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이해관계자 중심적 견해에 따른 현상이라고 볼수 있다. (반대로 이해관계자들의 고집스러운 주장으로 기업이 망가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주주중심으로 기업의 소유권을 해석하는 관점은 영미권에서 더 지배적이라고 볼 수 있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기업의 효율화를 강조하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대체로 더 높게 평가받는다. 이해관계자 관점은 유럽 및 일본 등에서 지배적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이 관점은 기업의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효율성이나 주주이익 극대화 보다는 분배 정의에 좀 더 충실한 관점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최근에 들어서 주주이익을 꼼꼼하게 챙기는 기업보다는 오히려 주주의 이익보다 사회와 종업원에 대해서 배려를 더 많이 해주는 기업들의 성장률이나 수익률이 증대되고 있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종업원들도 수익률에 따라서 언제든지 짤릴 수 있는 부품으로 인식되기 보다는 기업의 한 이해관계자로서 충분한 배려를 받을 때 더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소비자들도 지나치게 이익을 강조하는 기업보다는 사회와 커뮤니티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주주 자본주의 관점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관점 중에서 어느 한 쪽이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는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두 관점의 장단점이 현실에서는 혼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TK야, 너 글 참 잘쓴다. 책 낸게 그냥 낸게 아니네. 너의 그런 통찰력이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 학계쪽으로 나가보심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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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왜 굳이 기업의 소유를 따지는지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생각도 있죠. 법인은 분명히 법적으로 독립된 존재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코넬법대의 Stout교수가 stakeholder 이론의 바탕으로 주장하는데, 이 견해를 따른다면, 계약에 의한 (그것이 일반주건 회사체건 간에) 권리/의무관계는 있을지언정, 근본적으로 기업은 주주의 소유라는 논리는 법적으로 이유없다고. 제가 100% 찬성하는건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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