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리테일 이야기 (2) 중국에서 철수한 Best Buy, 그리고 테크노마트.

중국에서 철수한 Best Buy

올해 초에 Best Buy가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Best Buy는 미국에서 가장 큰 전자제품 유통 체인이다. 이들의 중국내의 경쟁자는 Suning, Gome와 같은 로컬 업체들로서 우리나라의 하이마트 같은 개념의 스토어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이들 로컬 업체들은 모두 제조업체들을 압박해서 프로모터들을 매장에 배치하여 제품 판매에 따른 비용을 제조업체들에게 떠넘겼던 것에 반해서 Best Buy는 미국에서의 오퍼레이션 방식을 고수하여 실패했다고 한다. 사실 제조업체 입장에서 프로모터들에 대한 비용을 대는 것이 부담이 된다. 왜냐하면 인건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그렇게 인건비가 비싸지 않아서인지, 레스토랑 등에 가 봐도 필요한 인원보다 항상 더 많은 종업원들이 있는 것을 많이 본다. Suning, Gome등이 적극적으로 제조업체들을 쪼아서 프로모터들을 지원받았고, 이러한 프로모터들은 단순히 상담원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체들로부터 제공되는 다양한 프로모션이나 A/S를 홍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과연 어떤 방식으로 리테일 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객관적 상담을 제공하는 일본의 전자제품 리테일

개인적으로는 과거 일본에서 살면서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요도바시 카메라, 사쿠라야, 비꾸(Bic) 카메라 같은 전자제품 전문점에 가면 항상 그곳에서 자기의 카테고리를 담당하는 중립성을 지닌 점원이 있어서 그들에게 허심탄회하게 내가 찾는 물건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던 점이다. 항상 어떤 특정 제조업체 출신의 프로모터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 그들은 자신들이 담당하는 브랜드 안에서만 제품을 권해주니까 믿음이 안가는게 사실이다.

완전경쟁시장의 실패모델, 테크노마트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는 극단적인 실패 사례로 우리나라 테크노마트를 든다. 테크노마트에 가보면, shop-in-shop 개념으로 똑같은 제품을 파는 똑같은 상점들이 수백개가 경쟁을 하고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이른바 ‘완전경쟁시장’이 따로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최저가로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 편리한 쇼핑환경이 아니다. 나는 이곳에 갈때마다 원숭이 우리에 던져진 바나나 같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 모두들 나를 한조각이라도 가져가기 위해서 호객행위를 할 뿐이다. 결국 테크노마트는 90년대 후반 처음 문을 열 때보다 훨씬 트래픽도 줄었고, 당연히 매장내 매출들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물론 건물의 안전성이 의심되기 이전에 있었던 일들이다.) 어느정도 통합을 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중심으로 객관적인 상담원을 배치하는 일본의 전자제품 스토어 모델로 가는게 더 맞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용산이나 테크노마트와 똑같은 모델이 중국에도 있는데,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중관촌이 그런 곳이다. 이 곳은 그냥 한국의 용산과 99% 똑같은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많은 스토어들이 그 안에서 차별화를 해 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어디까지나 비효율적인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애플 스토어의 성공으로 인해서 많은 제조업체들이 자신들이 직접 경영하는 리테일 스토어를 꿈꾸고 있는 것 같은데, 기존의 리테일 업체들이 가져가는 매출과 그들과의 관계 등의 이유로 이러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것도 모두 시간문제이고, 장기적으로 브랜딩을 생각하는 전자 업체들은 지금의 shop-in-shop 모델이나 수퍼마켓 모델 보다는 자신만의 브랜드 스토어를 가져가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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