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우너스 – 윤상윤

“확실하고 안정적인 선택지와

불확실하지만 기회가 클 수도 있는 선택지 앞에서

사람들은 일관되게 서로 다른 경향성을 보일 것이다”

기업에서 업무를 하다보면 ‘확실하고 안정적인 선택지’를 택하는 사람들과, ‘불확실하지만 기회가 클 수도 있는 선택지’를 택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의 성향은 너무 다르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충돌하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노우너 knonwer’,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언노우너 unknowner’ 라고 분류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언노우너들에 대한 책이다.

언노우너들은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사고를 통해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창업자들과 혁신가들이 언노우너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꼭 창업가나 혁신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업무 스타일에 있어서도 언노우너들은 리스크 테이킹 성향이 강하다. 우리는 실제로 실무를 하다보면 그런 사람들을 종종 마주친다. 하지만 그 단점 또한 명확하다. 언노우너들의 강점은 탐색, 개척, 실험, 전환, 도전이라는 다섯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고, 단점은 정밀, 정제, 안정, 지속, 검증이라는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언노우너와 노우너들의 사고체계 (시스템)에 대해서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언노운 시스템은 정의되지 않은 문제와 불확실한 상황을 회피하기보다, 그것을 탐색과 실험의 기회로 전환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정해진 해답을 좇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사고를 확장해 나가며, 기존의 질서나 규범에 머무르기보다 스스로 해석의 틀을 만들어낸다. 예측 불가능한 변화는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통찰을 얻는 계기가 되며, 어느 정도의 위험은 창조적 시도를 위해 당연한 조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즉 언노운 시스템은 미지의 영역을 회피해야 할 영역이 아니라 들어갈수록 가능성이 열리는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한다.

노운 시스템은 명확히 정의된 문제와 검증된 방식 안에서 안정과 일관성을 구축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예측 가능성과 반복 가능성을 중시하며, 변화보다는 유지와 개선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한다. 불확실성은 통제와 관리의 대상이고, 위험은 사전에 제거하거나 최소화해야 할 요소로 여겨진다. 즉 노운 시스템은 확실한 근거와 충분한 정보가 확보된 환경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미지의 영역은 방향을 잃을 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판단한다.

언노운 시스템과 노운 시스템은 서로 다른 원리로 작동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두 시스템이 함께 존재하며,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이 더 강해지거나 약해지기도 한다. 인간은 이 두 시스템을 넘나들며 사고하고 결정하지만, 어떤 방향을 주된 경향성으로 삼느냐에 따라 인식의 초점과 행동 양식이 달라진다. 이 지점에서 ‘언노우너’와 ‘노우너’라는 두 유형이 갈라진다.

언노우너는 언노운 시스템을 사고의 축으로 삼는 사람이다. 정의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스스로 길을 설정하고, 변화 그 자체를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노우너는 노운 시스템을 사고의 축으로 삼는 사람으로,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질서와 효율을 구축한다. 검증된 틀 안에서 점진적인 개선을 추구하며, 위험보다는 통제와 재현을 중시한다.

본문 69-71

책의 본문 내용에서는 노우너스와 언노우너스의 사고체계의 차이를 정의하고, 특히 언노우너스들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다. 그들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사례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잘 예시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언노우너스의 사례로는 mRNA 백신을 만들어서 노벨상까지 수상한 커털린 커리코, 제로투원의 피터 틸, 장미셸 바스키아, 리드 헤이스팅스, 그리고 이건희 등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언노우너스에 대해서 칭찬만 하면서 성공 케이스로 치켜 세우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강점과 약점을 골고루 보여주고, 그들이 왜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는지, 어떤 고난을 겪게 되었는지도 가감없이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서는 언노우너스의 생존전략과 강점을 어떻게 살리고, 약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에 대해서 서술하면서 마무리 하고 있다.

*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두말할 것도 없는 언노우너이다. 그래서 이 책에 무척 공감하면서 읽었고, 한편으로 스스로에 대한 엄청난 반성의 계기이기도 했다. 나는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도 늘 기존의 방식대로 하는 것에 불만이 많았고, 새로운 시도가 아니면 시큰둥했다. 리스크 테이킹 하지 않는 삶과 태도에 대해서는 늘 폄하했던 것 같다. 창업 이후에 이런 성향이 더 심화 되었음은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회사 안에서 나 같은 성향의 사람이 대표를 맡거나, 또는 큰 의사결정권을 쥐었을 때의 부작용을 스스로 경험했다. 언노우너스 만으로는 조직이 성공할 수 없음을 느꼈고, 보완과 강화가 필요한 부분들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깊이 다가왔다. 아마도 창업을 하기 전이나, 한창 대표의 역할과 성향에 대해서 고민하던 시절에 읽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마도 이 블로그를 읽는 분들도 본인이 언노우너의 성향이거나, 아니면 본인이 일하는 조직 내에서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을 보거나 했을 것이다. 그들의 실험정신이나 위험감수 경향이 때로는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불편할 때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도 이 책을 통해서, 나 자신 또는 상대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갖추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단순히 MBTI 같은 가벼운 성향가르기가 아니라 기업의 조직에서 일할 때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 깊이 있는 담론이 담긴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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