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2021년에서 2024년까지 KBS특파원으로 일했던 저자가 일본의 경제/문화/사회/정치 등 다양한 면에 대해서 관찰한 면을 쓴 책이다.
책의 제목 자체는 ‘엑소더스’라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을 썼다. 그렇지만 일본이 당장 망할 것 같다는 것이 메시지는 아니고, 일본에서 인구가 줄고, 국민소득이 크게 늘지 않고, 젊은 층의 소득이 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젊은이들이 새로운 도전, 결혼, 출산 등을 하지 않으면서도 해외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 현상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여러가지 면들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젊은 세대의 ‘일본탈출’이 메인 테마라기 보다는 ‘코로나 이후, 일본 사회에 대한 보고서’ 성격이 강하다고 보인다. 실제로 나는 ‘세계는 지금’ 등에서 이 책에 나오는 몇몇 취재 토픽들이나 KBS 다큐멘터리에서 저자가 취재한 내용을 본 기억이 나서 책의 내용을 쉽게 기억해내며 읽을 수 있었다.
일본이 한국을 10년 선행한다. 20년 선행한다. 30년 선행한다. 아니다, 일본과 한국의 격차는 없다 등등 많은 말들을 사람들은 한다. 하지만 이는 다 어떤 측면을 보느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다. IT 산업이나 국민소득 측면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격차가 많이 줄었을테지만, 인구통계학 측면에서 보면 20년 정도 일본의 사회가 선행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일본의 지자체 중심의 문화나 지방분권 정치 모델, 아날로그 중심 문화 등은 또 우리나라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일본은 우리와 매우 닮아 있고, 그 구성원들의 유전적 성격이 유사한 측면에서 ‘어릴 때 잃어버린 자매’ 정도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내 고유의 표현은 아님)
인구가 줄다 못해서 이제는 오히려 일자리가 남아 돌고,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졸업자들이 거의 대부분 취업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우리에게 희망적인 메시지가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곧 이런 시기가 올 테니까. 그냥 출산율 숫자를 보면 이 점은 굳이 전문가가 아니라도 알 수 있는데, 우리와 비슷한 구조를 20년 정도 먼저 겪은 일본이 지금 글런 모습을 보이니까 이 점은 자명하다.
하지만 지방 소멸이나 도쿄/교토/오사카 같은 지역에서조차 빈집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점은 정말 피해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도 결국에는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1인가구가 증가, 이들이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으로 몰리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적게 낳고 교육의 중요성이 더 커지니까 수도권을 떠나지 않고, 그러니까 지방은 더 소멸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곧 겪게 될 일이다.
내가 훨씬 더 주목하는 것은 빈부격차의 문제이다. 일본도 저성장이 오랫동안 지속되다보니 빈부격차가 더 심해졌다. 자산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과, 저임금에서 오랫동안 묶여 있던 후리타 같은 사람들간에 20-30년간의 시간이 지속되다보니 너무 큰 빈부격차가 생겨 버린 것이다. 우리나라도 곧 지금보다도 더 심각한 빈부격차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모두가 알다시피 자본주의의 가장 큰 위기는 빈부격차에서 온다. 게다가 인구 구성원들이 민족적 다양성이 크지 않을 수록 빈부격차를 받아들이는 구성원들의 태도가 많이 다를 것이다. 중산층은 다 비슷하게 산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을 수록, 막상 중산층이 붕괴하면서 내가 위쪽이 아니라 아랫쪽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빈부격차의 문제는 일본보다 훨씬 심하게 한국 사회를 가격할 것이다.
나는 짧은 시간이지만 일본에서 공부했는데, 그래서인지 일본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리고 일본에 대한 좋은 책이나 다큐멘터리가 나오면 여유 시간에 보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본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많고, 새로운 정보도 많은 것 같다. 일본에서 짧은 시간 살면서 겪은 것은 일본은 우리가 초중고 교육을 받으면서 알고 있던 것 보다는 훨씬 크고 복잡한 사회라는 것이었다. 일본을 단순하게 이해하려는 시도는 좋지 못하다. 이 책은 그래도 일본의 다양한 측면과 최신 경제/정치/문화/사회적인 트랜드를 담고 있어서 유익했다.
*** 매주 빼놓지 않고 보는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생방송으로 전세계 소식을 전하는 것, 그것도 몇년간 이 포맷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
KBS 세계는지금
KBS 세계는 지금 공식 채널입니다.

답글 남기기